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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29일 서해 교전에서 부상당해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받 고 있는 이해영 상사가 급박했던 당시의 상황을 기자들 에게 설명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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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해교전으로 부상당해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통합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19명의 장병들은 교전 당시의 긴박함과 동료들의 처절한 죽음을 힘겹게 회고했다. 처절한 교전 과정에서 동료들이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가는 장면을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설움이 복받친듯 말을 잇지 못했다. 부상 장병들은 “전투에서 승리하지 못해 국민과 전사한 동료들에게 미안할 뿐”이라고 말했다.
조타실 화재에 따른 연기에 질식돼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고 있는 병기장 황찬규(29) 중사는 북한이 불과 수백m 앞에서 포를 쏠 당시 완전무장 상태에서 검은색에 ‘608’이라는 숫자가 쓰여진 적의 고속정을 노려보고 있었다. 우리 측 함정이 정면으로 내려오는 북측 고속정을 막기 위해 왼쪽으로 뱃머리를 돌리는 순간, 마치 탱크 포신처럼 생긴 북의 함포가 갑자기 불을 뿜었다. 함포는 대형 포신 3개가 달려 있었다고 했다. 황 중사는 “조타실이 북측의 포에 명중되면서 검은 연기가 치솟으며 불이 붙었다”며 “그 뒤 20분간 정신없이 적선을 향해 대응사격을 했다”고 말했다.
갑판장인 이해영(51) 상사는 “북방한계선(NLL) 북쪽으로 올라가라는 사전 경고방송을 하고 2~3분 뒤 배를 좌측으로 틀어 남진을 막으려는 순간, 북측의 포탄이 날아왔다”며 “조타실 내에 있는 사람들이 몸에 불이 붙고, 파편에 맞아 픽픽 쓰러져 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이 상사는 바로 2m 옆에 있던 서후원 하사가 적탄을 맞고 쓰러지는 장면을 목격했다. 서 하사는 M60 기관총 부사수로 적진을 향해 기관총을 쏘고 있었다.
권지형 상병은 손가락이 날아가는 부상 속에서 한 손으로 K2 소총의 탄창을 갈아 끼우며 대응사격을 하고 있었다. 황 중사는 “권 상병은 파편에 맞아 왼쪽 손가락이 모두 잘려나간 상태였다”며 “그 가운데서도 오른 손으로 탄창을 갈아 끼우며 대응사격을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격이 계속되면서 맞은편에 있던 적의 함정에도 불이 나고 연기가 치솟아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전투가 끝난 뒤 우리 측 함정은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아수라장이었다고 했다. 사망한 장병들의 시신과 부상당한 장병들의 신음소리로 뒤범벅이 돼 있었다. 고속정장인 윤영하(28) 대위는 함교(조타실 위의 함정 지휘소) 위에서 등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황찬규 중사는 “아직 숨이 끊기지 않은 상태여서 인공호흡을 했지만 끝내 윤 대위는 숨을 거뒀다”고 말했다.
불탄 조타실에는 끔찍한 조천형(26) 하사와 황도현 하사의 시신이 있었다. 조 하사는 화재때 온몸에 불이 붙어 시커먼 숯덩이로 변해 있었고, 북측의 포탄에 바로 맞은 황 하사는 머리 일부를 알아볼 수 없는 상태였다. 살아남은 황찬규 중사는 “한솥밥을 먹던 전우들의 시신 앞에 할 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이해영 상사는 “북한은 교전을 벌이겠다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온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 상사는 “함포사격으로 자동사격 장치의 전자전원 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수동사격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군인의 기본을 지키지 못해 국민들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 金鳳基기자 knight@chosun.com>knight@chosun.com )
( 陳仲彦기자 jinmir@chosun.com>jinmir@chosun.com )
손가락이 잘려나간 수병이 오른손으로 탄창을 갈아끼우며 응사했다는데
진위여부를 떠나서 눈물이 나려합니다~~~
내 사촌동생뻘정도 되는 수병이~~~ 왼손의 손가락이 다 잘려나가고~~
그 손으로 응사를~~~ 너무 슬픕니다~~~ 절대로 이대로 넘어갈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