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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죄와벌 2
지금곁에서 딴생각에 잠겨 걷고 있는 그대
설레는 마음에 몰래 그대 모습 바라보면서 내안에 담아요
사랑이겠죠 또다른 말로는 설명할수 없죠
함께 걷는 이길 다시 추억으로 끝나지 않게 꼭 오늘처럼 지켜줄게요
사랑한다는 그말 아껴둘걸 그랬죠
이제 어떻게 내 마음 표현해야 하나
모든것이 변해가도 이마음으로 그대 사랑할게요 -내게 오는길...중에서-
음악파일에 담긴 노래가 이어폰으로 흘러나오고 작은 조명등이 밝히는 예쁜 산책로를 따라 발길을 옮기는 은수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나지막히 노랠 흥얼거리며, 선선한 바람을 온몸으로 느낀다.
산책로를 따라 걷는 은수 얼마나 걸었을까? 또하나의 , 긴그림자 하나가 드리우자, 발걸음을 순간 멈춘다.
분명 자신의 그림자가 아닌 또다른 ....하나의 그림자......??
다른이의 인기척 조차도 나지 않는 어두운 공간에서의 상황이라 돌아보는것 마저 두려워진다. 이미 콘도에서
멀찌감치 걸어나온터라 주변의 인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갑자기 머리속에 떠오르는 잡념들....
[20대여성, 청평콘도 근처인근야샨에 암매장되다. ....20대후반의 하모양.... 괴한에게 납치 감금 , 살해되다
괴한에게 성폭행당한뒤 살해당한 하모양....]
수만가지 끔찍한 생각에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최대한 그림자와 멀어지려 발걸음을
서두른다. 하지만, 점점 가까워지는 누군가의 발자국소리....
'어....어쩌지? 소리라도 지를까? 해...핸드폰...."
가디건속 핸드폰을 꺼내드는 은수, 누군가의 인기척이 등뒤에서 싸늘하게 느껴지자, 두눈을 질끔감고는
두주먹을 움켜쥔체 돌아선다.
"덤벼.....덤벼보라구....강도든 살인범이든...뭐든 다덤벼...."
",......"
눈앞에 보이는 신발을 따라 위로 시선을 옮기는 은수, 어이없다는듯 자신을 쳐다보고 마주선 율을 보고는
나지막히 한숨을 내쉰다.
"그렇게 겁나면서, 이시간에 왜돌아다녀? 여긴 또 어떻게 온거야?"
"뭐?"
그의 입술이 움직인다는건 알면서도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자, 율이 은수의 귀에서 이어폰을 떼어낸다.
"여기서 왜이러고 돌아다니냐고 묻잖아"
"무슨 상관이야? 알거 없잖아...서로...."
돌아서려는 은수의 앞을 율이 다시 막아선다. 고집스럽게도 도망치려는 은수를 붙드는 율....
은수의 차가운 눈빛이 그를 노려본다.
"하은수..."
"친구랑 놀러왔고, 잠자리가 바껴서인지 잠이 안와서 나온거 뿐이예요... 대답....다한거 같은데....
비켜요....이제...."
어떻게 이런데서 원치도 않는 만남이 생긴건지.... 좀전의 수많은 카메라 앞에선 잘도 웃더니
지금 그사람의 표정이란.... 같은사람인지 조차도 의심스러울따름이다.
완벽한 이중인격..... 그의 잔인함이 다시 그녀의 머리속에 떠오르자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쳐진다.
"그딴짓 또할만큼 사이코는 아니야. 겁낼것 없어"
"겁안나....너 따위..."
"안믿겠지만....작정하고 그런짓한게 아냐. 난 그저.........."
푸드득.....푸드득....
어두운 숲속에서 들려오는 괴이한 소리에 말을 멈추는 율.... 흔들리는 나뭇가지 소리에 미간을 찌뿌리며,
두눈을 질끈감는다. 그런 그의 모습에 주윌 둘러보는 은수, 그저 바람과, 작은 산짐승이 내는 소리임에
발걸음을 옮기려한다.
"자....잠깐.... 조금만 있다가....가.... "
자신의 팔을 붙드는 율을 되돌아보는 은수, 주위를 살피는 그의 눈빛에 자신도 모르게 피식웃고 만다.
"왜요? 설마....무섭기라도 해요? 귀신이라도 나올까봐?"
"설마...귀신따위가 있을리 없잖아..."
"왜 없어요 귀신이? 원래 이시간이 귀신들 주활동시간인데 .... 갑자기 발밑에서 귀신이 확!!!"
"흡...."
그녀의 말에 흠짓 놀라는 율.... 은수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못하고, 깔깔거린다.
"큭큭큭.... 그럴줄 알았어...겁먹은거 맞으면서.... 처녀귀신이 와서 확 잡아갔음 좋을걸...."
"그만하지.... 귀신따위 안믿어.... "
"그럼, 그쪽 어깨에 있는 손은 누구손이려나? 그럼 난 이만...."
"뭐?"
은수의 말에 또다시 화들짝 놀라 움찔하는 율의 모습에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걸어가는 은수, 율이 스산한 한기를
느끼며, 은수의 뒤를 바짝 뒤따라간다.
"겁쟁이주제에...감히 ..."
은수의 혼잣말에 그제야 괜히 뒤따라 왔단 후회가 밀려드는 율.... 왜 자꾸 이여자와 얽히게 되는지 왜자꾸 이여자가
눈에 거슬리는지 알수가 없다. 눈에서 보이지 않으면 잊을거라 생각했는데.... 자신이 한 짓에 대한 죄책감 때문일까?
알수없는 수많은 감정들이 율을 혼란스럽게 한다.
"그동안....잘지냈어? 걱정했어.... 이것도 믿진 않겠지만...."
율의 말에 걸음을 멈추는 은수, 천천히 그를 되돌아보더니, 고갤 든다.
"내가....하은수로 보이니? 이히히히....빨간종이줄까? 파란종이줄까?"
"?"
은수의 장난에 나지막히 한숨을 몰아쉬는 율.... 무안함이 밀려드는 은수의 곁을 쌩하니 지나친다.
"뭐요 ? 왜요? 한심하면 한심하다고 해요.... 사람 무안하게..."
"정작 사람무안하게 만든게 누군데? 나라고 맘편했는줄 알아?"
"그러니까 그딴짓은 왜해서.... 용서...할맘없으니까... 맘불편하게 살아요....벌이니까"
"언제까지? 죽을때까지....? 그러면...되겠어? "
"네....죽을때까지....아주 오랫동안 힘들어했음 좋겠어요"
"............."
자신을 바라보는 율을 지나쳐서 걸어가는 은수.... 자신의 발아래에 있는 돌부리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걸려 휘청인다.
어....어?"
그대로 바닥으로 곤두박질 칠듯한 은수를 한팔로 붙들어 품에 당겨 안는 율....순간적인 사고에 맞닿은
서로의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됐어요....이제.....고마...워요... "
그에게서 물러서려는 은수와 더욱 그런 그녀의 허릴 당겨안는 율.... 자신을 향한 그의 시선이 느껴지자
알수없는 미묘한 두근거림이 은수의 가슴이 찾아든다. 그를 밀어내려 손을 뻗자 그의 손이 은수의 손을
가볍게 움켜쥔다. 흔들리는 그녀의 눈빛을 바라보는 율.... 천천히 그녀의 입술위로 그의 입술이
찾아든다. 결코 서두르지도, 거칠지도, 집요하지도 않은....부드럽고 감미로운 그의 움직임에
은수...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에게 자신의 입술을 내어준다.
머리속에서 수천수만가지 부정적인 저항들이 그를 거부하지만, 지금 이순간 그에게로 향한
미묘한 감정앞에선 마치 자신의 몸이 자신의 것이 아닌것 마냥, 그의 리드에 따를 뿐이다.
숨조차 쉴수없을 만큼 자신의 입술안을 파고드는 율의 키스에 그의 옷깃을 꼭 움켜쥐는 은수,
천천히 그에게 해방되었다고 생각한 순간, 자신의 가슴에 은수를 안은체 서로의 거친숨을 진정시킨다.
의도치 않았던 이상황에서 또다시 도망치고싶은 은수.... 자신을 향한 그의 떨림을 온전히 느껴지자
알수없는 안도감이 그녀를 찾아든다.
툭....
그의 품에 안겨있는 순간 발밑으로 핸드폰이 떨어지고, 민준의 전화에 핸드폰이 울려댄다.
본능적으로 그를 밀어내고는, 뒷걸음질 치는 은수, 혼란스런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나고픈 맘에
도망치듯 그곳을 벗어난다.
'내가....지금....무슨짓을....한거야....내가 대체....어쩌자고....하은수.....정신차려....'
사라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율.... 자신의 발아래 떨어진 그녀의 핸드폰을 주워든다.
핸드폰을 돌려주려, 황급히 그녀를 뒤따라 콘도로 향하는 율.... 얼마 지나지 않아, 은수가 그의 눈에
들어오고, 핸드폰을 건내려 다가서려하다 발걸음을 멈춘다.
마주보고 서있는 민준과, 은수..... 그를 향해 다가서는 은수의 모습에 율이 나무뒤로 몸을 숨긴다.
"여기 왜 이러고 있어요? 아직 안잤어요?"
"방에도 없고, 핸드폰도 안받아서 걱정했어. 산책할거면, 같이가자고 하지....안무서웠어?"
"가로등도 있고, 달빛도 환해서 괜찮았어요. 산책로도 이뻤고...."
이순간 밀려드는 죄책감에 그의 얼굴을 바로 쳐다보지도 못하는 은수.... 그런 은수의 손을
민준이 조심스레 붙잡는다. 놀란 눈으로 민준을 올려다보는 은수, 민준의 따뜻한 미소가 그녀를
향한다.
"그럼, 좀더 걸을래? 나랑 같이...."
"..............."
민준이 은수의 손을잡아 이끌고, 은수가 그와 나란히 걸어가는 모습이 율의 눈에 들어온다.
휴대폰을 들고있던 손을 맥없이 아래로 떨구는 율.... 자신의 방으로 되돌아와, 그녀의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테이블위로 던져놓고, 맥주를 꺼내 마신다.
저 어두운 공간 어딘가 은수가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걸 떠올리는것 만으로도 짜증이 나는 율....
끝을 알수 없는 갈증에 맥주를 비워내고는 테라스로 나가 한숨을 크게 내쉰다.
"뭐냐? 한율....꼴사납게.... "
어처구니 없게도 민준을 질투하는 자신을 깨닫자, 자신이 얼마나 비겁하고, 찌질한지 새삼 깨닫고 만다.
"그애가 보는건.... 내가 아닌거잖아.... 더는....질척대지마...."
민준을 바라보는 은수를 떠올리자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는 율.... 테라스를 뒤로하고 방으로 되돌아와 침대에 쓰러지듯
누워버린다.
두손을 꼭 맞잡은체 산책로를 걸어가는 민준과 은수, 형형색색 조명등이 화려하게 장식된 정원의 풍경에
은수가 작게 탄성을 내지르자, 민준이 환하게 미소지어 보인다.
"은수야..."
"에?"
망설이다 주머니에 가져온 자그마한 선물상자를 꺼내 은수에게 건네 준다.
"뭐예요? 이걸 왜?"
조심스레 상자케이스를 여는 은수, 생각지도 못한 아니 감히 기대치도 않았던 그의 마음이
전해지는 선물에 은수의 두눈이 그를 향한다.
상자속에 든 반지와 똑같은 반지를 낀 자신의 손가락을 보여주는 민준.... 그의 미소에
그의 마음이.... 지금 자신을 얼마나 미안하고 죄인으로 만드는 건지....
밀려드는 죄책감에 고갤 떨구고 만다.
지금 그를 어떤 얼굴로 어떤 답으로 그를 대해야 할지.... 방금 전 자신이 다른 남자와 무슨짓을 하고 왔는지
그사람과 한집에서 지내면서 어떤일이 있었는지 민준이 다 알게되도 지금처럼.... 이순간처럼.... 저런 따스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웃어줄지..... 벅차오르는 감정들을 주체하지 못하고, 결국 두눈가득 눈물이
고인체 울먹이는 은수를 보며, 민준이 천천히 다가선다.
조심스레 은수를 감싸품에 안고는 토닥이는 민준,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체 은수의 눈에 눈물이 떨어 흩어진다.
언제부터 이렇게 바보처럼 울보가 되버린걸까? 자신조차도 감당할수 없을만큼 일어난 많은 일들이
그녀를 송두리째 흔들리게 한다.
천천히 민준의 입술이 은수의 입술로 다가오자, 은수자신도 모르게 그를 밀어내버리고 만다.
자신의 갑작스런 행동에 민준보다 더 당황하는 은수.... 그를 마주대할 면목조차 없는맘에 고갤 숙이고 만다.
"미안해요...."
"아니....내가 미안해...이럴 맘은 아니였는데.... 내가 성급했어... "
도리어 자신에게 사과하는 민준을 보며, 죄인이 되어 버리고 마는 은수,.... 아직 율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는듯한 기분에 그를 쉽사리 받아들일수가 없었음을 그에게 말할수는 없다.
"늦었...어요.... 들어가는게 좋겠어요..."
"그래....들어가자..."
고갤 떨군체 돌아서는 은수의 어깰 감싸안는 민준, 두사람의 그림자가 하나가 되어, 콘도안으로 되돌아온다.
이제막 CF하나 찍은 신인에게 가당치도 않을 파격적인 조건으로 율을 스카웃하는 LK엔터테이먼트사,
일약스타덤에 오른 그에 대한 기대치가 얼마나 큰지 새삼 깨닫게한다.
그의 CF가 방송을 탄지 체 1개월도 채우기전에 방송국과 영화사에서 그에 대한 러브콜이 쇄도하고, 그에대한
인터뷰를 따느라 날마다 사무실안은 기자들로 넘쳐난다.
덕분에 계속되는 무리한 스케쥴에 지쳐가는 율.... 이른새벽 율의 오피스텔로 들어와 커튼을 젖히는 매니저,
실신한듯 잠든 율을 보고는 냉장고로 가서 물을 가져와 테이블에 놓아준다.
눈부신 햇살이 얼굴위로 스며들자 율이 이불속으로 더욱 파고들며, 작게 투덜댄다.
"형, 이제 그만 일어나요. 오늘 아침부터 스케쥴 빽빽하게 잡혀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아~ 형...."
"3시간도 체 못잤어...좀만 더.... "
"안돼요 형.... 약속늦어 빵구나면 저만 죽어요"
율의 두팔을 잡아당기며, 어린아이달래듯 일으키는 매니저, 체, 떠지지도 않는 눈을 하곤 욕실로 비틀대며
율이 걸어들어간다.
한켠에 미리 준비해둔 의상을 체크하고 챙겨드는 매니저, 율이, 젖은 머릴 털고 나오자, 물을 건넨다.
"아참...형, 어제 사무실로 형 찾아온 손님 있었는데..."
"손님? 누구?"
"전에 형이 세들어살던 집 주인이였다던데.... 이거... 보증금이라도 돌려주라고 하던데요. 꽤 귀엽던데...
그집딸인가 봐요. 몇살이예요, 그아가씨..."
매니저가 건네는 봉투를 바라보는 율.... 아무렇지 않게 테이블위로 던져 놓는다.
"한시간 내로 압구정 커피숖에서 인터뷰있어요. 샵에 미리 연락해 뒀으니까....."
매니저의 말을 들으며, 캐쥬얼한 정장차림으로 갈아입는 율, 테이블위 봉투가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지, 결국
봉투를 손에 쥐고는 매니저를 향해 다가선다.
"준비다되셨으면 가요. 형...."
"잠깐 나갔다 올테니까 시간좀 벌어줘"
"에? 왜 이래요 형? 안돼요. 지금가도 시간 맞출까 말까인데...."
"금방이면 돼... 좀있다 보자"
"아...형....~나 죽어요...형...."
울먹이는 매니저를 뒤로하고, 집을 나서는 율.... 핸드폰을 꺼내들다 말고, 조수석 서랍속에든 은수의 핸드폰을 꺼내 손에 쥔다.
은수의 집앞....
여느때처럼, 편의점에 들러, 삼각김밥과 라면을 사들고 집으로 향하는 은수, 차문을 열고 나와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율의 모습에 발걸음을 멈춰세운다.
"어떻게 된거예요? 여긴 왜?"
"잠깐 타...할말 있어"
"난 없어요....그만가요 "
"할말있다잖아... 말좀...들어..."
결국 은수의 잡아 끌어 차에 태우는 율.... 근처 커피점문점앞에 차가 멈춰서고 두사람이
그안으로 들어선다.
"해요...할말있다면서요..."
말없이 은수가 보낸 봉투를 꺼내 내미는 율.... 은수가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바라본다.
"계좌로 넣고 싶었는데... 번호를 몰라서요. 도윤씨한테 물어봤어요. 한율씨... 있는곳... 보증금이랑
계약위반한거에 대한 사례금조금 넣었어요. 아시다 시피 제가... 지금은 큰돈이 없어서
많이 넣진 못했지만...."
"필요없으니까 넣어둬"
"?"
"돌려줄 필요 없으니까 너...가지라구"
"지금 무슨 말하는 거예요 ? 내가 왜요? 보증금이란건 당연히 세입자가 나가면 돌려줘야 맞는거라구요.
난 당연히 돌려줘야 되는걸 돌려준거 뿐인데...왜?"
"너한테 이돈 받을 생각없었어. 그러니까... 가져...그리고 이것도....저번에 청평에서 떨어뜨리고
간거... "
율이 건네는 자신의 핸드폰을 바라보는 은수, 손을 뻗어 핸드폰을 집어들고는 자리에서 일어선다.
"가져가라잖아"
"싫어.... 지금 뭐하자는 거예요? 자고나니 스타됐다고 이까짓건 우스워요? 아니....이돈이 아니라
내가 우스운건가? 이깟거라도 던져주고 나면, 내가 감지덕지라도 할까봐? 대체 날 뭘로 보고....
당신정말.... 나쁜인간이야...알아?."
"내말 안끝났어..."
"이거놔..."
자신을 붙드는 율을 뿌리치고는 커피매장을 뛰쳐나가버리는 은수....
자신을 찾아온 그를 보고 조금은 설레하던 자신을 떠올리며, 수치심마저 든다. 대체 뭘바란걸까? 그런 인간한테 뭘 기대했길래...
저사람 말한마디에 행동하나에 상처받고 화를 내는 자신이 한심스럽기만 하다.
차라리 주는 돈 감사합니다 하고 받는다 한들 뭐 어땠을까? 차라리 고맙게 잘쓰겠다고. 이런거 라도
받아 먹고 떨어지겠다고 할걸랬다고 자신에게 화를 내는 은수, 가진것도 없는 주제에 자존심만 내세우는
자신의 못난 비겁함이 너무도 견디기 힘들게 한다.
투둑....투둑...쏴아아.....
갑작스런 소나기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은수가 근처 상가건물안으로 뛰어들어가 젖은 옷과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내린다.
"일진한번 더럽게...사납네...이꼴이 뭐야? "
손을 내밀어 떨어지는 빗방울을 느끼는 은수, 차가운 빗물의 감촉이 , 마치 자신을 바라보던 그의 눈빛만 같아서
더더욱 시리고 차갑게만 느껴진다.
"집까지 뛰어갈까?"
쉬이 그치지 않을것같은 빗줄기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는 은수, 누군가 익숙한 모습을 한 남자가 자신이 있는 건물안으로
뛰어드는 모습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듯 하다.
얼마나 뛰어온건지 비에 흠뻑 젖은체 자신을 향해 점점다가오는 율의 모습.... 더는 상대하고픈 맘이 없음에
은수가 빗속으로 나가려 하자, 율이 팔을 잡아 당긴다.
"왜요? 또 무슨말로 사람 비참하게 하려구? 그렇게 심심해? 그렇게 할일없어요? 내가 우수워? 내가 한심해?
당신은 내가 쉬워서 막대하는지 몰라도...나...당신한테 이런 취급받을 이유없어'
"비참? 그게 무슨뜻인지 알고나 하는말이야? 정작 사람 비참하게 만드는게 누군데?심심하냐구? 아침부터 잠들기 전까지
스케쥴로 꽉차있어. 막대해? 너야말로 니 멋대로 날 휘두르고 있다고는 왜 생각안해? 눈앞에서 안보이면
괜찮으려니 생각하고 또생각하고, 문득문득 생각이 나는건 너에대한 내 죄책감이겠지.... 그렇게 여기고
하루이틀.... 견디고 또 견뎠어... 그런데 왜 또 내앞에 나타나서 날 흔들어놔? 이렇게 날 신경쓰이게
만들어 놓고, 넌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딴놈 하고 맘대로 굴거면서, 날 왜이렇게 비참하게 해....
대체....내가널..... 뭘 더 얼마나...."
"무슨말을 하는거예요....난 하나도 모르겠어...그쪽이 하는말...."
그를 뿌리치려 할수록 그의 손이 은수의 어깰 더더욱 세게 붙든다. 아픔에 미간을 찌뿌리는 은수를 보고야
서서히 놓아주는 율..... 그의 한팔이 건물벽을 짚고는 은수를 그안에 가둔다.
".... 나한테...와...하은수"
"뭐?"
"그놈하고 끝내고....나한테 오라고 했어....다시 말해줘?"
"당신이 뭔데.... ? 그딴 소릴해.... 니가 뭔데?"
"대답해.... 그놈하고 끝내고 나한테 올수있어? 그럴수 있냐고 묻잖아?"
"..........."
"그럼 다시 물을게....오늘 이시간 이후로.... 나하고는 이대로 영영 끝이야....다신 볼수도
만날수도 없어....그래도 정말 넌.... 후회안할 자신있어? 대답해.... 진짜 네 대답 들어야 겠어...
어느쪽이든.... 니가 하잔대로 할게.... 그러니까...말해....하은수"
자신을 향한 진지한 맘이 담긴 그의 눈빛.... 빗속에 갇힌체 온전히 두사람만이 서있는 공간안
무거운 공기만이 두사람을 감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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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4.04.05 09:17
첫댓글 율한테갈꺼니?
은수의 맘은 어디로 향해 있는걸까요? 민준도...율이도....에효...복많은 년....
넘 재밌어요~^^
감사합니다. ^^
1부부터 다시 정주행하고 왔네요~~~~ 다음편이 궁금해요
에효....고생하셨습니다. 열심히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가야지..율한테....가라..가..!!!!!!
고고싱.... ㅋㅋㅋ 은수의 맘이 불확실해서 걱정입니다.
1편부터 정주 하고 왔어요~~ 율이 한테 어서 가주었으면 으으~ ㅋ 잘보구 갑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은수도 율이도 혼돈스런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어떤식으로든 진정한 서로의 맘을
확인할 순간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어떤 선택을 하려나?? 난 율이도 좋지만..율은 이제 너무 대스타가 돼버린듯~~ 그냥 민준으로 갑시다~ㅋㅋ
저도 개인적으로는 민준을.... 하지만, 율이가 이대로 은수를 놓진 않을듯해서 저도 흔들립니다. 은수처럼....
율이도 좋지만 ~ 저런 남자는 감당하기에 은수가 넘 힘들지않을까? 싶어서~ 민준이가 좋을거 같은데~~
저도 민준일.... 은수에겐 첫사랑이자 설레는 사람인데...율과 그런일까지 있었으니....은수의 맘이 참 복잡할것 같습니다.
맘이아파요...ㅜㅜ
토닥토닥..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