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의 힐링 로드, 용마루길과
금성산성길
담양은 늘 푸른 대나무처럼 사계절 여행지로 사랑받는 곳이다. 볼거리와 먹거리가 풍부하다 보니 담양에서 걷기 여행은 인기 명소 코스에
밀린다. 에메랄드빛 담양호 수변을 따라 걷는 용마루길과 금성산성의 감동적인 풍광에 매료되는 산성길을 걷고 나면, 안일한 핑계 따위는 스트레스와
함께 날아간다. 연인과 걸으면 달콤하고, 친구와 걸으면 편안하며, 가족과 걸으면 건강한 미소가 떠오르는 길이다. 이번 여행에는 담양의 힐링
로드를 걸어보자.
용마루길을 걷는 가족의 표정이 행복하다
남녀노소 누구나 언제 걸어도 좋은 힐링 로드, 용마루길
담양호는 영산강 본류 최북단에 있는 호수다. 영산강의 시원지인 용추산 용소에서 본 에메랄드빛 맑은 물이 계곡을 타고 내려와 담양호로
모여든다. 담양의 명소로 떠오르는 용마루길은 담양호 수변을 따라 나무 데크와 흙길을 걷는 3.9km 산책로다. 용마루길의 출발점은 추월산
주차장이다. 주차장 건너편으로 담양호를 가로지르는 높이 10여 m 목교와 삼삼오오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이 보인다. 목교를 걷는 즐거움 중 하나인
전망대 옆의 인공 폭포는 운이 좋으면 볼 수 있다. 주말과 공휴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50분 간격으로 가동되기
때문이다.
용마루길로 이어지는 목교
목교를 건너자마자 첫 번째 전망대에 서면 추월산(731m) 풍경이 또 달라진다. 추월산은 그리 높지 않지만, 울창한 숲과 기암절벽으로
등산객의 사랑을 받는다. 산 중턱 절벽에 있는 작은 암자가 보리암이다. 고려 때 보조국사가 나무로 매 세 마리를 날려 보냈는데, 순천 송광사와
장성 백양사와 추월산에 날아와 앉았다. 매가 앉은 곳에 보리암을 지었다. 추월산은 바라볼수록 한 번쯤 오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깊은 산세가
매력적이다.
담양호와 추월산이 어우러지는 용마루길
용마루길은 나무 데크 산책길이 2.2km, 흙 산책길이 1.7km로 왕복 두 시간이면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다. 산책 나온 사람들의
옷차림은 등산복이나 일상복부터 운동화나 구두까지 각양각색이다. 무엇을 입고 신었든 사람들의 표정은 자유롭고 편안하다. 용마루길의 가장 큰
즐거움은 숲 속을 걷는 상쾌함이다. 소나무와 졸참나무, 떡갈나무, 단풍나무가 울창한 과녁바위산을 왼손에 잡고 기분 좋은 바람을 보내주는 담양호를
오른팔에 두르고 추월산과 눈을 맞추고 걷다 보면 어느새 더위는 잊어버린다. 타박타박 걸을 때마다 탄력이 느껴지는 나무 데크의 느낌도 좋고,
산자락 아래로 걸으니 따가운 햇볕은 무성한 나뭇잎이 막아주고 이마에 맺힌 땀방울은 담양호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식혀준다. 용마루길을 걷다 보면
우아하게 선 연리지가 데이트하는 이들에게 환한 미소를 선물한다.
[왼쪽/오른쪽]과녁바위산의 나무 그늘이 시원한 용마루길/용마루길에서 만나는 연리지
[왼쪽/오른쪽]나무로 지은 쉼터에서 바라보는 담양호가 아름답다/용마루길에는 가족이 특히
많다
용마루길을 걷다 보면 나무로 지은 쉼터가 곳곳에 마련되었다. 힘든 길은 아니지만, 시원한 물 한 병 들고 출발하면 쉼터에 앉아 목을 축이며
여유를 부릴 수 있다. 벤치에 앉아 담양호를 감상하노라면 바람처럼 스쳐 지나간 풍경이 여유롭게 다가온다.
용마루길에서 바라보는 추월산
데크에서 인파에 밀려 서둘러 가야 할 때도 있다. 사람들이 붐비는 시간이 아니라면, 용마루길의 전망 좋은 곳에 잠시 멈춰 호흡을 고르는
여유도 좋다. 멀리 보이는 추월산의 푸른 숲에 눈을 주어도 좋고, 잔잔하게 흘러가는 담양호의 물결에 눈을 주어도 좋다.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도 사랑스럽고, 나무 사이를 뛰어다니는 귀여운 다람쥐와 눈인사를 해도 즐겁다. 용마루길에선 무엇을 봐도 맑고 깊은 담양호처럼 마음이
넉넉해진다.
담양호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데크가 끝나고 흙길이 이어지면 숲길의 정취가 느껴진다. 40분 정도 걷다 보면 옛 마을 터가 나온다. 용연리 마을이 있던 자리인데,
담양호가 완공되면서 모두 이주하고 대나무 밭만 남았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돌아오는 길, 돌아서서 바라보는 용마루길의 풍경은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용마루길에서 워밍업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트레킹을 하고 싶다면 금성산성으로 출발하자. 한 시간 이내에 담양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환상적인
전망대가 기다린다.
남녀노소 누구나 언제 걸어도 좋은 용마루길
가슴이 뻥 뚫리는 전망을 만나는 곳, 금성산성
담양 10경 중 한 곳인 금성산성(사적 353호)은 담양호를 지나 담양리조트 뒤편의 금성산성 주차장에서 올라간다. 담양과 순창의 경계를
이루는 금성산(603m)에 있는데, 호남의 3대 산성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금성산성은 주변에 높은 산이 없고 경사가 가파르며, 가운데가
분지여서 요새의 지리적 요건을 완벽하게 갖췄다. 임진왜란과 동학농민운동의 치열한 전투로 성의 모든 시설은 불타 없어졌지만, 주변의 자연석을
이용해 지었으리라 추정되는 산성은 그 자체만으로 근사한 건축물이다.
금성산성을 등산하는 데 4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산성을 다 돌아보지
않더라도 한 시간 정도 올라가면 가슴이 뻥 뚫리도록 시원하고 근사한 풍광에 할 말을 잃는다.
[왼쪽/오른쪽]지난해 여름 태풍을 이겨낸 나무의 흔적/산성으로 오르는 길이 온통
초록빛이다
산성으로 오르는 길은 작은 밀림처럼 무성하게 자란 나무와 풀로 온통 초록빛이다. 햇볕을 가려주는 나무 덕분에 모자는 벗어도 좋다. 산에
오르는 길에는 뿌리가 드러난 소나무가 계단처럼 이어진다. 지난해 여름 태풍을 이겨낸 나무의 고단한 흔적이 금성산성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기억하듯
꿋꿋이 자리를 지키는 것 같아 마음이 먹먹하다.
가파른 바위 위로 성벽과 성문이 보인다. 금성산성의 외남문인 보국문으로 산성이 시작되는
곳이다. 보국문에 들어서자 새파란 하늘이 눈에 들어온다. 맑고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며 산 아래를 내려다보면 눈앞에 펼쳐지는 산자락과 하늘,
담양호까지 환상적인 풍광에 가슴이 탁 트인다. 쉬어 가는 김에 보국문 위 정자에 앉아본다. 그곳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간은 더할 나위 없이
고요하고 평화롭고 행복하다.
산성을 모두 돌아볼 계획이라면 충용문을 지나 보국사 터를 거쳐 북문으로 향하는데, 북문에서 내려다보는 전망도
최고의 풍광을 자랑한다. 성벽을 따라 높이 오를수록 첩첩산중의 봉우리가 그림처럼 이어져서 걸음을 멈추기 어려운 것이 금성산성의 치명적인
매력이다.
충용문에서 내려다본 보국문
[왼쪽/오른쪽]산성으로 들어서는 첫 관문인 보국문/성벽을 따라 걷다 보면 금성산성의 매력에
빠져든다
여행정보
담양호 용마루길
주소 : 전라남도 담양군 용면 추월산로 981
문의 :
061-380-3064(담양군청 녹색환경과)
금성산성
주소 : 전라남도 담양군 금성면 금성산성1길 10
문의 :
061-380-2812(담양군청 문화체육과)
1.주변 음식점
장미가든 : 메기찜 / 전라남도 담양군 용면 추월산로 1284 /
061-381-2006
덕인관 : 떡갈비 / 전라남도 담양군 담양읍 죽향대로 1121 /
061-381-7881
승일식당 : 돼지갈비 / 전라남도 담양군 담양읍 중앙로 98-1 /
061-382-9011
2.숙소
메타펜션 : 전라남도 담양군 담양읍 깊은실길 22-8 /
061-381-2002
대나무이야기호텔 : 전라남도 담양군 담양읍 추성로 1346 /
061-382-1335
담양리조트 : 전라남도 담양군 금성면 금성산성길 202 /
061-380-5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