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산의 우리말 혜윰]
부추, 정구지의 내력
정구지 : [명사][방언]‘부추’의 방언(경상, 전북, 충청).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경남 경북, 전북, 충남, 충북]의 방언으로 정식 등록된 단어이다
정구지가 표준말이냐 아니냐. 결론은 둘 다 통용된다는 것이다.
굳이 따진다면 부추는 우리말이고, 정구지는 한자말이라는 점이 차이가 있다.
부추는 흔히 밭에서 자라는 ‘천연 정력제’라고도 한다.
'4월 이것은 사촌도 안 준다'거나 '봄에 나는 이것은 인삼 녹용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강장(强壯) 채소. 오죽했으면 양기를 일으킨다는 기양초(起陽草), 오줌 줄기가 벽을 뚫는다는 파벽초(破壁草)라는 별명이 붙었을까. 동의보감에선 '간(肝)의 채소'라 했다. 마늘, 파, 달래 등과 함께 예로부터 사찰에서 특별히 삼갔던 오신채(五辛菜) 가운데 하나다.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잘 자라고 여러 번 잎만 잘라 먹을 수 있으니 '게으름쟁이 풀'이라고도 하는 봄 채소의 대표주자, 부추다.
그 사연만큼이나 방언도 많아 '부추계' 부추·부초·분추·분초·푸추·뿐추, '솔'계 솔·소불·소풀·졸·줄, '정구지'계 정구지·정고지로 나뉠 정도다. 특히 방언 분화와 세력권이 뚜렷한 점이 특색이다. 부추계는 경기와 강원을 거점으로 하며, 솔계는 대체로 전남·북과 함께 경남 서부에 많고, 정구지계는 경남·북에서 두드러진다.
부추라는 말의 어원은 야사에서는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옛날 어느 지방에 색을 밝히는 한 여자가 살았는데 남편의 거시기가 여름에는 쓸 만한데 겨울이 되면 시들시들해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원인을 곰곰이 생각하니 여름에는 남편에게 부추를 자주 먹였는데 겨울엔 못 먹여서 그렇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그 후로 그 여인은 한 겨울에도 부추를 부뚜막에 심어 남편에게 먹였고,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한다. 이 일을 계기로 ‘부뚜막에 심어 먹는 채소=부추’라는 이름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그런데 부추를 경상도를 비롯한 일부 지방에서는 ‘정구지’라고 부른다. 그 내력은 다음과 같다.
예로부터 부추를 일컫는 말로
정구지(正九芝) : 정월부터 구월까지 먹으면 약이 되는 芝草라 해서
정구지(正九芝) : 꾸준히 잘 먹으면 구순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芝草라 해서
정구지(情久芝) : 부부간의 정이 오래가는 芝草라는 뜻에서
정구지(情固芝) : 부지간의 정을 굳건하게 해주는 芝草라는 뜻에서 情固芝라고들 한다.
정구지(精久持) : 부부간의 정을 오래도록 유지시켜준다고 하여 ‘정구지(精久持)’라 하며,
기양초(起陽草) : 남자의 양기를 세운다하여 서태후는 기양초(起陽草)라고 불렀고.
월담초(越譚草) : 과부집 담을 넘을 정도로 힘이 생긴다 하여 월담초(越譚草)라 하기도 한다.
파옥초(破屋草) : 운우지정을 나누면 초가삼간이 무너진다고 하여 파옥초(破屋草)라고도 하며,
파벽초(破壁草) : 장복하면 오줌줄기가 벽을 뚫는다 하여 파벽초(破壁草)라고도 하였다.
온신고정(溫腎固精) : 신장을 따뜻하게 하고 생식기능을 좋게 한다고 하여 온신고정(溫腎固精)이라고도 했다.
게으름뱅이 풀 : 부추를 '게으름뱅이 풀’ 이라고도 부른다. 그 이유는 부추를 많이 섭취하게 되면 일할 의욕이 없어지고 성욕만 커진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불가에서는 금기음식으로 정했다고도 한다.
부추와 관계되어 전하는 옛 말로는
“부추 씻은 첫물은 아들은 안 주고 사위에게 준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아들에게 주면 좋아할 사람이 며느리이니 차라리 사위에게 먹여 딸이 좋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또한
“봄 부추 한단 은 피 한 방울 보다 낫다”
"봄 부추는 인삼, 녹용과도 바꾸지 않는다"
“부부사이가 좋으면 집 허물고 부추 심는다”
"단오 전에 먹는 부추는 인삼보다 좋다"는 옛말도 있다
부추는 불교․도교 선교의 금기식품이다, 여성들 냉증․ 불임증에도 치료효과가 뛰어나다고 해서 「어수신화」에 나오는 얘기다.
어느 부부가 잠자리에서 운우의 정을 나누면서 대화를 하는데, “ 내가 피곤하면서도 이 짓을 하 는 것은 오로지 부인을 위해서이지 나를 위해서가 아니야 ” 라고 남편이 아내에게 말하자 아내가 대꾸했다.
“ 그러면 숫돌에다 칼을 가는 건 칼을 위해서가 아니라 숫돌을 위해서인가요? ”
그러자 남편이 되 받아 한마디 왈. “ 그럼 귀이개로 귓속을 후비는 것이 귓속의 가려움을 달래려는 거지 어디 귀이개를 위해 후비고 긁는단 말이요? ”
▶오신채 : 부추, 염교(달래), 파, 마늘, 생강
경상도 남자들이 틈만 나면 일은 안하고 아내에게 “ 마! 누라(누워라) ” 라고 해서 마누라란 말 의 어원이 경상도에서 생겼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재미있게도 한방 강정제 중에 이것을 먹으면 성욕이 치솟아 일은 안하고 매일 거시기만 밝힌 다고 해서 「게으름뱅이풀」이라 이름 붙여진 약재가 있다. 그래서 일명 「양기초(陽氣草)」라 고 하는 데, 동의보감에서는 「구채」라 하고 민간에선 부추 혹은 「정구지」라고 한다. 부추 는 오신채(五辛菜) 중 하나인데, 소송(蘇頌)에 의하면 음력 정월에 오신채를 먹으면 일년 내 내 전염병을 예방한다는 중국 풍습이 있다. 오신채란 부추, 염교(달래), 파, 마늘, 생강인데 불교와 도가에서는 성욕을 항진시킨다고 금하는 식품이다.
추운 겨울동안 영양분을 가득 머금은 봄 부추는 맛이 풍부하고 건강에 좋아 약으로 먹기도 한다.
부추는 체력이 떨어져 밤에 잘 때 식은땀을 많이 흘리며 손발이 쉽게 차가워지는 사람.
배탈이 자주 나는 사람에게도 좋다고 한다.
부추의 원산지는 중국이며, 우리나라에는 고려시대의 "향약구급방"에 기록된바 그 이전부터 심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부추의 꽃말: 무한한 슬픔
백합과(百合科 Lili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로, 잎은 곧추 서며 조금 두툼하다. 길이는20~30cm정도 자라며, 잎은 선명한 초록색으로 독특한 냄새를 지닌다.
▶부추에는 ‘5덕’이 있다고 한다. 즉,
①날로 먹어도 좋고,
②익혀 먹어도 좋고,
③절여 먹어도 좋고,
④오래 먹을 수 있어 좋고,
⑤매운 맛이 변하지 않아서 좋다.
부추만큼 영양가가 풍부한 채소도 드물다. ‘비타민의 보고’로 불릴 정도로 비타민A, B1, B2, C 등이 풍부하다. 또 다른 채소에 비해 단백질과 지방, 탄수화물도 많이 들어 있고, 철분이 풍부하며, 칼륨과 칼슘 등의 무기질도 풍부하다.
부추를 생으로 먹으면 비타민C, 그로로필 등의 성분들이 손상되지 않아 좋고, 익혀서 먹으면 베타카로틴 흡수율을 높이므로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