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00원. 웅진홀딩스의 멈춰진 주가다.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거래정지된 웅진홀딩스의 주가는 이 기업의 현주소를 가장 잘 말해준다. 5년여 전 주가가 3만원에 달하던 호시절은 과연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증시만큼 기업의 기상도를 재빠르고 민감하게 반영하는 것도 없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10대 그룹 계열사의 10년 전 시가총액과 10월 8일 기준 시총을 비교한 결과 삼성그룹의 시총은 4.6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상승 폭이 큰 기업은 삼성엔지니어링으로, 이 기간 시총이 50배 증가했고 호텔신라는 11배 늘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위력은 시총에서도 드러난다. 삼성전자는 2002년 말 시총이 47조9585억원였던 것이 10월 8일 현재 202조242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은 2007년 말 7.8%에 그쳤지만 2008년 말 10.7%, 2009년 말 12.1%, 2010년 말 11.3%, 작년말 13.6%에 이어 올해 15%대로 올라선 상태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6조797억원에서 52조3157억원, 기아차는 3조2536억원에서 28조7807억원으로 시총이 증가했다.
반면 LG전자 시총은 11조1771억원으로 1.94배 느는데 그쳐 삼성전자와 대조를 보였다. SK텔레콤ㆍ포스코강판ㆍ한진해운홀딩스처럼 오히려 10년 전보다 시총이 감소한 곳도 있다.
한국기업의 약진은 일본기업의 증시와 비교할 때 더 뚜렷히 나타난다. 지난 8월 13일 기준으로 한국과 일본의 대표지수(코스피, 닛케이225) 구성 종목의 시총을 10년 전과 비교 분석한 결과 한국증시의 시총은 지난 10년간 322% 늘어난 반면, 일본은 5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니는 10년 전만 해도 시총이 397억달러로 삼성전자 415억달러와 비슷했으나 10년 후인 지금 124억달러에 불과해 삼성전자 시총 1730억달러의 1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어 명암을 드러냈다.
철강 부문에서 10년 전 신일본제철(96억달러)에 뒤졌던 포스코(88억달러)도 10년 만에 신일본제철보다 시총이 2배로 커졌다. 불과 10년 전 일본 도요타자동차 시총의 7%에 불과했던 현대차도 지금은 도요타의 35% 수준으로 커졌다.
어떤 업종이 뜨고 지는가도 증시에서 쉽게 알 수 있다.
최근 약진이 돋보이는 업종은 바로 콘텐츠의 힘이 좌우하는 곳이다. 이달 초 기준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연예기획 8개사, CJ E & M 등 미디어 관련 6개사, CJ CGV 등 영화ㆍ드라마 관련 5개사, 소리바다 등 음원 관련 3개사, GKL 등 카지노 3개사, 위메이드 등 모바일게임 5개사 등 오락ㆍ문화 관련 30개사의 시가총액은 20조원을 넘기며 핵심산업으로 부상했다.
< 오연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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