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순례기간 내내 아침 6시 모닝콜, 7시 미사 또는 조식, 8시 호텔 출발 등으로 하루일정을 진행했다.
모두 버스에 오르자 신부님이 다미아노 사무장의 장인상이라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한다.
아침 기도에 앞서 위령기도를 먼저 하면서 고인을 추모했다.
성지순례 2일 차 첫 번째 일정은 보스포루스 해협에 있는 돌마바흐체 궁전.
돌마바흐체의 명물인 시계탑
튀르키예어로 '뜰로 가득 찬'이라는 뜻인 돌마바흐체.
원래 이곳에는 베식타시 사힐이라는 궁전이 있었는데, 1814년의 대화재로 불타고 비어 있었던 상태.
그러다가 1843년 31대 파디샤인 압뒬메지트 1세가 파리 베르사유 궁전을 본떠 유럽식 궁전을 지을 것을 명령,
13년간의 공사 끝에 1856년 완공된 석조 건축물 궁전.
짓고 보니 베르사유 궁전보다 더 화려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외부는 사진촬영이 가능하지만, 내부는 절대불가. 유물 보호차원에서 그렇다는데,
그럼 입장료를 받지 말든가? 아야 소피아보다 더 비싸게 받으면서 기념촬영을 하지 말라니 기가 찬다.
오스만 제국의 황제인 파디샤의 전용 유람선 접안장.
내부 유물이라는게 대부분 거기서 거기지~ 뭔가 사기당한 기분이다. 쩝!
대충 둘러보고 나오니 진눈깨비가 계속 내린다.
갑자기 연못 주변이 소란스러워진다. 말지나 자매가 옆사람과 부딪히는 바람에 쓰고 있던 안경이 연못에 빠졌다.
모두 발만 동동 구르는 가운데, 신부님이 기지를 발휘해서 우산을 연못에 밀어넣어 무사히 테를 건져 올렸으나,
아뿔싸 렌즈 하나가 빠져 버렸네~ 우짜면 좋노? 하던 차에 또 한 명의 의인이 나타났으니 바로 비아 자매다.
소매를 걷어 부치더니 손으로 직접 건져 올린 것이다. 형제들이여 모두 고개 숙여!
2일 차 오전 미사를 어제 방문했던 성령 대성당에서 올린다.
다시 찾은 한식점 '태백'에서 점심으로 오징어볶음 등을 먹는다. 튀르키예식으로 몇 끼를 해결했더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싹싹 비워낸다.
점심식사 후 이스탄불 국제공항으로 가서 국내선 여객기를 타고 튀르키예 동부에 있는 카이세리로 간다.
1시간 20분 밖에 안 걸리는 단거리 국내노선인데 기내식이 나온다.
그것도 튀르키예 중부지방 명물인 되네르 케밥에 향과 맛까지 일품인 커피에 아이스크림까지~
우와~ 놀랠노자다!
카이세리 공항에 도착해서 다시 1시간 10분을 버스로 이동해 무스타파 카파도키아 리조트에 여장을 푸니
주변이 어두워졌다.
2일 차 저녁엔 곽경용 세례자 요한 형제가 턱을 내 또다시 '하마스'를 외친다.
식사하느라 식탁 위에 카메라를 올려놨더니 누군가 가져가 연신 셔터를 눌러 댄다.
신부님이 쑥스러워 어쩔 줄 몰라하신다.
멀리 오르타히사르 동굴 유적지가 화려하게 빛난다.
3일 차 아침 미사를 리조트 세미나실에서 올린다. 원래는 미사를 야외에 있는 성모 성당에서 드리려 했지만,
아침 기온이 영하 15도로 곤두박질하는 바람에 부득이하게 실내에서 올리게 됐다.
미사 후 조식을 마치고 버스로 30분 거리에 있는 괴레메 야외 박물관으로 이동한다.
현재 기온 영하 10도. 게다가 눈발이 휘몰아치고 도로도 미끄러워 조심조심 이동한다.
괴레메 야외 박물관에 도착하니 견공이 제일 먼저 반긴다.
입구부터 별세계에 온 듯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