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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어떤것] 22
#1. 재인 거실
태하 : 할아버지. 저 현진씨랑 결혼하고 싶습니다.
규철 : 뭐? 누구? (현진이가 누구야 하는 얼굴이고)
수영 : 절대 안돼.
미정 : 우리도 안돼요.
미정 맞받아치고, 두 사람 노려보고 있으면, 규철 중재 들어가는.
규철 : 잠깐만, 진정들 하세요. 두 사람 얘기도 들어보고.... 그리고 나서 얘기하지요.
태하, 너 이게 무슨 소리냐. 결혼이라니...
태하 : 결혼하겠습니다. 아니, 결혼합니다.
수영 : 태하야.
규철 : 그럼 사돈처녀는...
현진 : 죄송해요. 전 결혼 생각없어요. 아직 공부할 것도 많이 남았고 비슷한 사람이랑 하고 싶어요.
태하 정말 힘들어지고, 현진 얼굴 어두워지는,
재인과 다현 걱정스럽게 눈 마주치는.
수영 한편으로는 다행이지만, 그래도 기분나쁜.
#2. 재인 집앞
집 나오면서, 차에 오르기전. 수영 열받아 있는.
수영 : 아니, 싫다는 여자 뭐하러 쫓아 다니는 거야. 너 바보야. 내가 그렇게 모자라게 키웠어.
태하 : 어머니... 어머니가 포기하시면 안돼요?
수영 : 뭐?
태하 : 전 그 여자 없이는 안됩니다. 그러니까 어머니가 포기해주세요.
수영 : 너 지금, 눈에 뭐가 쒸었어. 그러니까 이러는 거야.
태하 잠시 수영 바라보고.
태하 : 그런가 봅니다. 죽어도 그 여자 포기 못하겠어요.
혁주 : 타. 오피스텔에 내려 줄테니까.
태하 : 됐습니다. 내려가서 택시를 타든, 전철을 타던 하겠습니다.
수영, 태하 때문에 또 열받고.
수영 : 그냥 가요. 싫다는 애, 뭐하러 억지로 태워요.
태하 걸어가고, 차 지나가는.
#3. 재인 방
재인 : 고모가 왜 온거야? 당신이 불렀어?
다현 : 난, 현진이랑 도련님만 챙겼어요. 아마, 할아버지가 부르셨나봐요. 말씀을 해주셨으면 좋았을텐데...
재인 : 후... 현진씨네 어렵게 풀린다.
다현 : 어렵게라도 풀리면 되는데... 전혀 풀릴 기미가 안 보여요. 그렇다고 두 사람 마음이 확실한 것도 아니고.
재인 : 태하는 확실해. 절대 물러서지 않을 거야. 걔도 우리집안 사람이야.
다현 : 현진이도 확실해요. 고모님이 허락 안하시면 현진이 아무리 사랑해도 결혼하겠다고 하지 않을 거에요.
두사람 눈 마주치고, 오랜만에 얼굴 마주보는.
다현 : 하긴 요즘 같으면 현진이 결혼하는 거 말리고 싶어요.
재인 : 왜?
다현 : 왜는요... 몰라서 물어요? 재인씨 결혼하고 나서 하루도 일찍 오는 날이 없잖아요.
재인 : 그거야 바빠서 그렇지.
다현 : 바빠도 그렇지요. 어떻게 같이 사는 사람, 얼굴보기가 이렇게 힘들어요?
재인 : 당신도 바쁘잖아. 아침에는 둘다 출근하느라 정신없고,
다현 : 당신은 매일 늦구요.
재인 : 그래도, 난 당신 자는 얼굴은 봐. 매일 밤.
다현 : 나도, 재인씨 자는 얼굴만 봐요. 매일 아침.
두 사람 흘겨보다가 후유하고 한숨쉬는.
재인 다현 안고. 다현도 재인 허리에 팔두르고.
다현 : 무슨 신혼이 이래요?
재인 : 그래도 같이 있잖아. 그게 어디야. 결혼 안했으면 그나마 얼굴 보기도 힘들었을텐데... 다행이잖아.
재인 잠깐 떨어져서, 다현 바라보면서 얘기하면 다현 고개 흔들고.
다현 : 다행인지 아닌지 난 모르겠어요.
재인 : 다행이야. 이렇게 같이 사는 것만으로도. 태하네 못 봐.
그럼 다현 고개 끄덕이고. 다시 품에 안는.
#4. 서재
규철 : 거참, 태하가 목매고 있는 여자가 그럼 사돈 처녀라니.
동석 : 저도 놀랐습니다.
규철 : 지 에미가 펄펄 뛸만하구만, 안그래도 욕심많은 앤데... 집에 새식구 늘겠어.
동석 : 뭐 그게 그렇게 쉽겠습니까? 말씀대로 이여사가 가만있을 사람도 아닌데...
규철 : 태하 그녀석도 내 핏줄이야. 지에미 반만 닮았어도 지거라고 생각하는 거 포기 안해. 그 고집 어디 가겄어?
동석 고개 끄덕이는. 규철 어쩐지 기쁜 얼굴이고.
#5. 다현 거실
진만 : (당신은) 사돈어른 앞에서 꼭 그래야 했어?
미정 : 그 고몬가 하는 여자가 우리 무시하는 거 못들었어요?
진만 : 그래도 그렇지. 같이 그러면 어떡해. 어른 앞에서... 얼굴이 다 뜨겁더구만.
서현 : 어머니.... 그냥 우리 쪽에서는 허락하지요. 다현이도 잘 살잖아요.
진만 : 그래, 오늘 보니까 다다 걱정은 안해도 되겠드라. 잘하고 있어.
미정 : 너무 잘있어서 탈이지요. 아니, 다다 걘 언제부터 그렇게 넉살이 좋았대요?
진만 : 왜? 다다가 뭐 어쨌어?
미정 : 어머니, 어미너... 아주 혀가 닳겠어요. 내 보기엔 다 그만그만 하더구만, 무슨 진수성찬 먹는 거처럼 너무 맛있어요...
이러는 거 있지요. 우리 집에서 밥먹을 땐 그냥 끼적거리만 하더니만.
서현 : 어른들하고 잘 지내면 좋지요. 그리고 밥도 잘 먹으면 더 잘된 거 잖아요.
유진 : 나도, 밥 잘 먹는데, 그치요. 할아버지?
진만 : 그럼 우리 유진이는 밥도 잘먹지. (진만, 미정 향해 타박하는) 다현이가 밥도 잘먹고 잘지내니까 당신 질투해?
미정 : 누가 그렇대요? 애가 결혼하더니, 너무 비윗장이 좋아져서 그렇지... 내 딸 안같아요.
진만 : 이제 남의 집 식구다 이렇게 생각해. 그냥 내 품안에 자식이 다 하고 움켜쥐지만 말고.
미정 : 내가 배 아파서 낳는데 왜 남의 집 식구에요?
진만 : 아이구... 잘 살아도 뭐라고 그래요? 다현이 잘하고 있는거야. 당신말대로 당신 배아파 난 자식 어디가?
실없는 소리말고 물이나 한잔 줘요.
하는데 희진 어느새 물떠서 진만 가져다 주는, 가족들 약간 눈커져서 희진 바라보고.
#6. 규철 서재
동석 : 민상무, 정말 다시 들어올 생각은 없는 거야? 백화점에선 휴가처리 해놓고 기다리고 있는 거 같은데...
규철 : 백화점이 애들 장난하는데야? 사표 쓰고 나갔으면 끝이지.
동석 : 회장님.
태하 : 다시 일하겠다고 부탁드리러 온거 아닙니다.
규철 : 그럼, 왜 온거야? 갑자기 집에서 노니까 시간이 남아 돌아?
태하 : 할아버지... 저, 여태 할아버지한테 많이 받았습니다. 한번만 더 도와주세요. 그럼 다시는 손 벌일 없을 겁니다.
규철 : 백화점은 아니다 했고... 사업할 생각이냐, 돈 필요해? 그럼 다른 데 알아봐. 꿔줄 돈 없으니까.
태하 : 그런거 아닙니다. 뭘 해도, 제 힘으로 먹고 삽니다.
규철 : 그럼 뭘 도와달라는 얘기야.
태하 : 결혼하고 싶습니다. 허락해 주세요.
규철 : 니 결혼을 왜 나한테 허락을 받아. 내가 할애비인거는 맞다만, 너 엄연히 부모가 있어.
당연히 양가어른한테 허락을 먼저 받아야지.
태하 : 반대가 심하세요. 어머님도 ... 그쪽 집안도.
규철 : 그럼 니가 설득을 해야지. 그걸 왜 나보고 해달라는 거야?
태하 : 할아버지.
규철 : 잘들어. 이 녀석아. 부모가 누구야. 너랑 제일 가까운 피붙이야. 그런 사람도 하나 설득 못하면서
무슨 결혼을 하고, 사업을 해. 내 옆에 있는 사람부터 니편으로 만들어. 그리고 나서 결혼을 하겠다고 해.
아니면 꿈도 꾸지 말아.
태하 : ...
규철 : 돈보다 중요한 거 사람이야. 사람마음 하나 움직이지 못하는 녀석이 무슨 돈을 벌어.
옷벗고 잘 나갔다. (까딱했으면) 백화점 말아먹을 뻔했어.
태하 : ...
태하 힘든 얼굴 보고, 규철 안됐다 싶으니까. 마지막으로 툭하고 내뱉는.
규철 : 정 안된다 싶으면 도망이라도 가던지... 이도저도 아니면 마음을 접던지. 남의 집 귀한 딸 괜히 마음 고생시키지 말고.
#7. 병원
유진 : 아저씨. (... 하고 달려오는)
서현 : 숨 안 차? 이렇게 뛰어 다니면... (유진 고개 흔들고, 서현 웃으면서 희진 향해) 담당 선생님 만나 봤어요?
희진 : 아니요. 좀 일찍 왔어요. 유진이가 선생님 보겠다고 하도 보채서...
하면서 현진, 희진 향해 인사하는.
현진 : 그럼, 이분이.. 안녕하세요. 유현진이에요. 오빠한테 얘기들었어요.
누군가 싶은데.
서현 : 아, 두 사람 처음 보는 거지. (희진 향해) 희진씨, 지금 그 방 같이 쓰는 사람이에요...
워낙 바빠서 병원에서 자는 일이 더 많지만.
희진 : 강희진입니다. 주인 허락도 없이 제마음대로 들어가서 죄송합니다.
현진 : 죄송하긴요... 다현이 시집가버려서 혼자 쓸쓸했는데.. 잘 됐어요.
희진 : 저기요... (이러다가 갑자기 꾸벅하고 인사하는)
서현 : 왜그래요? 갑자기.
희진 : 저번에 때려서 미안하구요. 거기 있게 해줘서 고맙습니다. 이 은혜 꼭 갚을게요. 진짜에요.
유진 : 저도 고맙습니다.
유진 따라 인사하는. 서현 유진이 머리 쓰다듬으며 그냥 웃는.
서현 : 어른들이 허락하신 거지 내가 허락한 거 아니에요. 아, 그래도 또 때리지는 말아요. 그건 안되니까.
희진 고개 끄덕이고, 서현 웃는데,
현진 옆에서 쓰러지는. 놀란 서현 얼른 받쳐들고.
#8. 병원 대기실
서현 : 괜찮아?
현진 : 오빠... 미안해.
현진 고개 숙이면 그런 현진 바라보면 서현 안쓰럽고. 화나는.
#9. 태하 오피스텔
태하 문 열면 서현 서 있고,
가만히 태하 노려보던 서현 홱하고 얼굴에 주먹 날리는.
서현 : 왜 맞았는지 알아?
태하 : ...
서현 : 저번에 얘기했지. 내동생한테 상처입히면 가만 안있겠다고. 어떻게 할거야?
태하 : 뭘 말입니까, 현진씨가 난 쳐다보지도 않는데 내가 뭘 어떡해야 합니까?
아무리 설득하고 사정해도 끄덕도 하지 않는데 나도 답답합니다.
태하도 소리지르고, 서현도 열받아서 소리지르는. 멱살잡고.
서현 : 그럼, 현진이 이대로 방치하겠다 이거야? 사랑은 둘이하고 나머진 여자 혼자, 알아서 하라고. 그런거야? 그런 거냐구?
태하 : 내 몫은 내가 알아서 합니다. 그리고 현진씨 짐도 내가 지고 싶어요.
태하 얘기에, 서현 이 남자는 임신 사실 모른다 싶은. 그래서 겨우 이성 찾는. 손 놓고, 휴우하고 진정하고.
서현 : 현진이 홀몸 아니야. 그거, 민태하씨 몫인거 같은데.
태하 : 무슨? 홀몸 아니라, 그게 무슨 뜻입니까?
서현 : 말그대로에요. 임심했어요.
태하 : 정말이에요? 정말 임신한 거 확실해요?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하느님 고맙습니다.
서현 : 어쩔거야? 남자가 사고를 쳤으면 책임을 져야 할 거 아니야.
태하 : 당연히 책임집니다. 책임 질 거에요.
#10. 다현 거실
태하, 쇼파에 앉아있고.
태하 : 현진씨랑 결혼하고 싶습니다.
진만 : 아니, 자네 집안 사람들은 우리한테 뭐 서운한 거 있나? 왜 얌전한 우리 집애들을 가지고 이래.
미정 : 어머니부터 설득하고 와요. 우리한테 이러지 말고. 솔직히 그쪽에서 찬성하고 나와도 마음에 안들지만.
태하 : 고생 안 시키겠습니다. 저 믿고, 허락해주십시오.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진만 : 그러게 자네가 알아서 뭘 해? 자네가 내내 내 딸 뒤만 쫓아다닐 건가? 내 딸 싫다는 집안 나도 싫어.
그쪽에서 현진이 부족하다 싶으면... 우리 쪽에서도 자네가 부족하네.
미정 : 부족해도 한참 부족하지요.
태하 :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미정 : 그러니까 안돼요. 반대하는 집에는 절대 안보내요. 달라고 사정해도 줄까말깐데... 어디서 내 딸을 무시해요. 무시한긴.
하는데 현진 들어오는. 두 사람 눈 마주치고.
#11. 공원
현진 : 여긴 어쩐일로 왔어요. 태하씨 이제 그만 봤으면 좋겠어요.
태하 : 아이 낳아서 혼자 키울거에요?
현진 눈 커지면.
태하 : 그 아이, 우리 아입니다.
현진 : 아이가 생겼다고 다 결혼하는 거 아니에요.
현진 외면하지만, 태하 물러나지 않고.
태하 : 아니요. 난 합니다. 뱃속의 아이도 현진씨처럼 키우고 싶어요? 아버지 없이 자라는 거 불쌍해서
아무나 결혼해서 현진씨처럼 힘들게 하고 싶어요?
태하 얘기에 현진 발끈해서 고개들고 또박또박 큰소리로 말하는.
현진 : 그럴바엔 결혼 같은 거 절대 안해요. 나 혼자 죽었으면 죽었지.
태하 : 두둘겨 패는 부모도 힘들겠지만, 아버지 없이 자라는 것도 힘들어요.
현진 태하 바라보면.
태하 : 현진씨 아무리 뭐라고 그래도 난 합니다. 당신, 이대로 납치해서 가둬두는 한이 있어도 우리 아이 그렇게 안키워요.
현진 : 태하씨.
현진 바라보면, 태하 표정 조금 부드러워지고.
태하 : 현진씨는 그냥 가만히 있어요. 다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싫다고만 하지 말아요. 알았어요?
#12. 재인거실 (2층)
재영, 거실탁자에서 책자 뒤적이는. 메모같은 거 하면서. 공부하는 분위기고.
형준 : 재영아.
재영 : 어, 오빠. 왠일이야? 여기까지.
형준 : 너, 요즘 한가하지? 나 자료정리하는 것 좀 도와주라. 내일모레 세미난데 사무실일 바빠서 손도 못댔어.
재영 : 나 바빠, 요새 취업대란인거 몰라? (재영 형준 쳐다보지 않고, 중얼거리는) 그러지 말고 오빠 첫사랑 불러서 같이해.
아니다, 은주씨 부르면 되겠다. 오빠, 운명.
형준 : 왠일이냐? 니가? 너 또 방해하려고 그러지?
재영 : 아니라니까. 은주씨 생각하면 같은 여자로써 안됐다 싶지만, 오빠 생각하면 그럼 안되지.
재영 씩하고 웃고, 형준 이상한.
형준 : 야, 이재영. 너 자꾸 그러면 정말 은주씨 오라고 그런다.
재영 : 그래, 불러. 운명이랑 같이 일하면 좋지.
재영이 적극적으로 얘기하면 형준 헷갈리고, 어쩐지 재영 같지 않은데.
형준 : 재영아, 너 정말 괜찮아? 어디 아파?
재영 : 아니, 괜찮은데... (밑에서 아가씨 내려오세요. 하는) 네. 갈게요. 오빠, 안가?
형준 : 어, 어. 가.
#13. 재인 거실 (대사 다듬을 것)
재영 형준두고 내려가면서 혼자 중얼거리는.
재영 : 부르기만 해봐라. 가만 두나. 김형준, 나한테 딱 걸렸어.
재영 기분 좋은 얼굴로 내려오면, 다현 나오다가.
다현 : 잘되가고 있어요?
재영 : 일단은요.
두사람 웃는데, 수영 들어오는.
선희 : 고모 왠일이세요?
수영 : 오면 안되는 데에요.
선희 : 아니.. 연락도 없이 오셔서요.
다현 : 어머니, 저녁 뭐할까요. 고모님 오셨어요?
수영 쌀쌀하게 인사받고. 그러면서도 다현 살피는.
재영 : 고모 오셨어요. 엄마, 오랜만에 육개장 해먹자. 날도 쌀쌍한데.
다현 : 아가씨, 저 그거 할 줄 몰라요.
다현 기겁하면, 재영 킥 웃는.
재영 : 내가 해요. 언니는 그냥 간이나 보세요.
선희 : 그럼 둘이 해봐. 다현이도 배워야지.
다현 : 네. 어머니... 제가 근사하게 끓여 놓을게요. 고모님 식사하시고 가세요.
하고 인사하고 들어가는.
수영 : 언니, 언니는 쟤가 정말 마음에 들어요?
선희 : 누구요? 다현이요?
수영 : 네. 내가 보기엔 한참 모자란다 싶은데... 언니는 그냥 좋기만 한가봐요.
선희 : 다 마음에 들기는 하겠어요.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사는 거지.
수영 : 그러게, 왜 그러고 살아요. 처음부터 좀 괜찮은 집안 여자로 골라보지. 솔직히 재인이 정도면 어디 안빠지잖아요.
선희 : 모자란 거만 보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고... 이왕 내식구 된거 그냥 좋게 봐주자 생각하고 있어요.
수영 : 좋게 봐주자 하면 무조건 좋아 보여요?
선희 : 노력하는 거지요. 내가 어쩐다고 바뀌는 것도 없는데. 사람 미워하면서 꼬치꼬치 캐고 사는것도 피곤한 노릇이다 싶어요.
고모도 알다시피, 여태 나도 힘들었잖아요. 이제 인생 좀 즐기면서 살아야지요.
수영 : 그래도 자식 일인데요. 내가 좀 힘들더라도 아닌건 막아야지요.
수영 아무래도 아니다 하는데, 선희 그냥 웃는.
선희 : 부모가 자식을 어떻게 이겨요. 우리 재인이 아버지도, 그렇게 순한 사람이 아버님, 뜻 끝까지 거역했잖아요.
수영 생각해보면 그렇고.
선희 : 이거저거 다 생각해보면... 그냥 내가 좋게 마음 먹는게 낫지 싶어요. 솔직히, 고모가 나 싫어해도
그냥 내쪽에서 고모 좋아하면 되지, 하고 마음 접고 나니까 편했거든요. 다행히 다현인, 잘 하려고 해요.
수영 좀 찔끔하고. 선희 웃는.
수영 : 언니.
선희 : 그냥 그랬다구요. 그리고 재인이가 좋다잖아요.
어찌됐건 간에, 다현이 덕에, 아들 얼굴 매일 볼 수 있는 것만으로 고마워요.
수영 : ...
선희 : 사는게 다 그런 거 같애요. 가족끼리 다 같이 모여서, 좋은 일로 웃고, 부족한 거 채워주고...
기쁜 일 있으면 또 나누기도 하고... 이러면서 가족이 한집에 다 같이 모여 사는게, 그게 행복인 거 같아요.
#14. 집 앞 공원
태하 : 자꾸 이럴 거에요. 현진씨, 아이 생각 안해요?
현진 : 난 아이 때문에 결혼 안해요. 나 혼자서도 아이 하나 키울 능력은 있어요.
태하 : 나 없이는 그 아이 혼자 못키워요. 아마, 낳자마자 우리집에서 데려갈 겁니다.
현진 : 태하씨!
태하 : 아이 낳겠다고 결심한거지요? 그럼 결혼해야, 애도 지킵니다.
현진 : 무슨 뜻이에요?
태하 진지하고 현진 눈 커지는. 심각한.
태하 : 우리집안, 아무리 자식이 미워도 핏줄을 포기할만큼 호락호락한데 아닙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법, 아직도 여자한테 불리해요. 돈도, 법도, 권력도 다 나한테 유리합니다. 그래도 결혼 안할래요?
현진 : 태하씨... 지금 협박하는 거에요?
태하 : 네. 맞아요. 협박이에요. 현진씨 마음 돌리 수 있는 거면 협박 아니라 그보다 더한 거라도 합니다.
결혼해요. 제발 부탁이에요.
현진 : ...
현진 바라보기만 하고 태하 답답한데.
태하 : 어떡하면 결혼할래요. 내가 뭘 어쩌면 내 마음 알아주겠습니까?
현진 : 시간 좀 줘요... 나도 생각 좀 해보게요.
태하 : 싫어요. 현진씨 시간 줘봤자 나랑 헤어질 궁리만 할텐데, 그런 바보짓 한번이면 충분합니다. 지금 결정해요.
현진 : 두사람, 아니 세사람 인생이 달린 거에요. 그렇게 성급하게 생각할 문제 아니에요.
태하 : 맞아요. 나도 인생이 걸렸어요. 그래서 이번일 양보 못합니다. 사랑합니다. 죽을때까지 지켜주고 싶다구요.
당신 뱃속의 우리 아이까지.
현진 망설이는데. 태하 더 단호해지고.
태하 : 당신이 끝까지 아니라고 하면, 현진씨 집에가서 다 털어놓겠습니다. 아마, 그럼 난 그 자리에서 죽일 놈 되겠지만
우리 둘 결혼은 할 겁니다.
현진 : 그건 안돼요. 그러기만 해봐요.
태하 : 그럼 결정해요. 뭘 결정하든 답은 하나에요. 난 현진씨랑 결혼합니다.
두 사람 한참 바라보고. 현진 포기 한숨 쉬는.
현진 : 태하씨, 일단 집에 들어가요.
태하 : 그건 내가 알아서 해요.
현진 : 들어가요. 그리고 허락 받아요.
태하 : 허락 받으면 결혼할 겁니까?
현진 고개 끄덕이고.
현진 : 난 이해해요. 아마... 내가 태하씨 엄마라도 나 같은 여자 반갑지 않을 거에요.
태하 : 현진씨.
현진 : ... 넘치는 사람, 그거 복받은거에요. 나도 태하씨 어머니처럼, 우리 엄마한테 그렇게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우리 엄마, 그 사람 무서워서, 그저 눈빛만 보내요. 잘있니, 잘있지, 이렇게요...
태하 : 내가 현진씨 사랑합니다. 나 하나로 안되겠어요? 나로 만족하면 안될까요.
현진 가만히 태하 바라보는.
#15. 태하집
수영 고민하고 있는데, 태하 짐들고 들어오는. 아줌마도 있고.
수영 : 왠 일이야. 집 싫다고 나간 녀석이.
혁주 : 당신은 가만있어요. 그래 잘 들어왔다. 그럼 회사도 들어오는 거냐? 얼른 와서 일 해. 나 혼자 아주 죽겠다.
태하 아무소리 안하고 들어가려고 하면.
수영 : 왜, 나가보니까 힘든거 알겠든. 세상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싶으니까 들어와?
혁주 : 여보.
태하 : 지금도 썩 들어오고 싶지 않았습니다.
수영 : 그런데 왜 들어왔어. 싫으면 지금이라도 나가. 너 안들어온다고 무서울 거 없으니까.
태하 : 현진이 때문에 들어온 겁니다. 들어가지 않으면 아주 도망가버린다고 해서, 그거 무서워서 들어온거에요.
수영 : 사내녀석이 그깐 여자하나가 무서워서 고집을 꺽어? 니가 그러고도 내 자식이야.
수영 말에 태하, 꾹참고 담담하게 말하는.
태하 : 어머니. 이제 현진이 남의 식구 아닙니다.
혁주, 수영 마주보다가, 다시 태하 향하는.
혁주 : 뭐? 그게 무슨 소리야? 혼인신고라도 한거야?
태하 : 아니요... 저도 가족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수영 : 혹시 너...
혹시 하는 얼굴에 태하 얼굴 긍정이고. 가족들 눈커지는.
#16. 집 앞
세 사람 걸어오는.
유진 : 아저씨, 그 언니도 나처럼 아파요?
서현 : 아니... 그냥 조금 힘든거야. 그리고 유진이도 이제 안 아플거야.
유진 : 응. 나 이제 안아파. 근데 주사맞는 건 싫어.
희진 : 조금만 더 참으면 돼. 유진이 씩씩하니까 참을 수 있지?
유진 고개 끄덕이고.
준현 : 어, 형. 유진아.
유진 : 어, 작은 아저씨다.
준현 : 아저씨가 뭐야. 오빠라니까... 오빠야, 유진아.
유진 : 아저씨야.
유진 고집스럽게 고개 흔들고.
준현 : 꼬마가 고집 엄청 세네. 희진이 누나한테는 언니라고 부르면서 왜 나한테는 아저씨라는 거야.
서현 : 8살짜리 눈에 니가 오빠로 보여? 당연히 아저씨지.
준현 : 그래도 19살에 아저씨 되는건 싫어.
집앞 도착해서, 벨 누르기 전에 준현, 유진이 손잡고 희진이 어깨에 팔 두르면, 희진 놀라고.
준현 씩 웃으면서.
준현 : 형, 우리 셋 이렇게 있으니까, 부부같지 않아. 애하나 딸린.
서현 : (무슨 말인지 모르고)
준현 : 아 둔하네, 미련곰탱이 아냐 우리 형. 뒤에서 보니까 형이 그랬단 말이야.
서현 : 뭐?
미정 : 준이니?
준현 : 예, 어머니. 자 들어가자. 유진아 오늘은 뭐하면서 놀까?
유진 : 아저씨 오늘은 소꿉놀이하자, 유진이는 불자동차놀이나 전쟁놀이는 싫어, 병원놀이도 싫구.
준현 : 알았어. 근데 오빠야. 아저씨가 아니라 오빠.
유진 : (흉내내며) 알았어 오빠가 아니라 아저씨야.
준현 콩때리면 유진 앙하고 우는 흉내, 준현 얼른 빌고 들어가면
서현, 희진 어색하게 섰다가
서현 : 들어가죠.
희진 : 예.
#17. 재인 집 앞
형준, 재영 나오면서.
형준 : 재영아. 오늘 저녁 같이 먹자.
재영 : 오늘, 나 안되는데..
형준 : 왜 안돼? 무슨 일 있어?
재영 : 응, 바빠. 면접도 한건 있고... 저녁때 약속도 있고. 오빠도 바쁘잖아. 은주씨 안만나?
형준 : 어, 어... 만나야지.
재영 : 잘 만나, 그럼 먼저 갈게.
재영 걸어가면, 형준 얼른 쫓아가서 재영 팔 잡고, 그럼 재영 쳐다보는.
형준 : 태워줄게.
재영 : 뭐하러. 귀찮은데..
형준 : 귀찮긴. 전철역 여기서 멀잖아.
재영 : 좋아. 그럼 나야 고맙지.
#18. 형준 차
차에 타서 형준 재영 눈치 살피는.
재영 회심의 미소 짓고 있는.
#19. 태하 집
혁주 : 그만하고 승낙합시다.
수영 한숨 푹쉬고. 태하 대답 기다리고 있는.
혁주 : 그 아가씨 괜찮다며, 이쁘고 참하다고 그랬잖아.
수영 : 내가 언제요?
혁주 : 왜 그 날 생각 안나요. 재인이 약혼식날... 둘째가 훨씬 낫다고 당신이 당신입으로 그랬어요.
태하 그렇다 하는 얼굴로 수영 바라보면, 수영 조금 당황스럽고.
수영 : 그거야, 그냥 하는 얘기지. 누구 내 아들 색시감으로 좋다는 얘기에요.
혁주 : 평상시 그냥 하는 얘기가 진짜 마음이에요.
수영 : 사람 하나 놓고 보면 큰딸보다는 참하고 야무지긴 한데... 문제는 집안이에요.
혁주 : 어차피 내식구 될 사람인데 그런게 뭐 중요해요. 그만 허락합시다.
수영 할 수 없이 후하고 한숨 쉬고.
수영 : ... 할 수 없네요.
혁주 : 그럼 허락한 거에요?
태하 : 고맙습니다. 어머니.
수영 : 고마울 거 없어. 니가 저지른 일이니까 할 수 없이 허락하는 거야. 솔직히, 그 애보다 태하 니가 더 마음에 안들어.
수영 태하한번 노려보고.
수영 : 그럼 날짜는 어떻게 할 거야. 배부르기 전에 잡아야 할 거 아니야.
태하 : 아직... 현진이가 허락을 안합니다.
수영 : 왜 허락을 안해? 급한 건 그쪽인데...
태하 : 임신했다고 저랑 순순히 결혼해줄 사람 아니에요.
혁주 : 아니면, 그럼 처녀가 혼자 어떻게 하겠다고.
수영 : 그게 무슨 소리야. 둘이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태하 : 자기랑 결혼해서 제가 어머니 눈밖에 나는게 싫답니다. 그래서 절대 결혼 못하겠대요.
수영 : ...
수영 어쩐지, 현진이 마음, 마음에 전해오고.
#23. 커피숍
재영 들어가다 여자랑 나오는 형준과 정면으로 마주치는.
형준 파트너한테 양해구하고 재영 향해 웃는.
형준 : 왜 안 쫓아오나 했다.
재영 : 누가 쫓아와?
형준 : 그럼 아니야?
재영 : 아니야. 나도 약속 있어서 온거야.
형준 : 됐어, 장난 그만 치고 나가자. 밥 사줄게.
재영 : 밥은 무슨, 약속있다니까...
하는데 저쪽에서 재영씨하는.
서현 : 많이 기다렸어요?
재영 : 아니요. 저도 지금 왔어요. 오빠, 안가?
형준 : 어? 어... 가.
재영, 서현 눈빛 오가는.
#24. 재인 거실
형준, 재영 기다리고 있다가 벌떡 일어서는.
형준 : 너 여태 그 남자랑 같이 있었던 거야?
재영 : 응.
형준 : 응, 이라니? 너 지금 시간이 몇신데...
재영 : 걱정할 거 없어. 서현씨가 집앞까지 데려다 주는데 뭘.
형준 : 서현씨? 뭐 하는 남자야?
재영 : 오빠, 서현씨 몰라? 재인이 오빠 결혼식때 오빠도 봤잖아. 우리 올케언니네...
형준 : 아, 맞다. 어쩐지 어디서 본 얼굴이다 했는데...
재영 : 멋지지... 어떻게 저렇게 멋진 남자를 여태 아무도 안채갔나 몰라. 오빠 말이 맞는 거 같아. 역시 운명은 따로 있었어.
형준 : 야. 너... 이건 운명이 아니라 사돈이야. 니네 오빠, 처남이라고.
재영 : 그게 어때서? 우리나라에서 겹사돈 상관없어. 변호사가 그것도 몰라?
형준 : 누가 몰라서 그래, 뭐야, 그럼 진짜, 저 사돈이랑 결혼이라도 하겠다는 거야.
재영 : 당장은 아니라도, 일단 생각해볼 만은 하다 이거지. 인물 좋고, 능력 있고, 거기다 성격까지 좋고. 삼박자가 완벽해.
형준 : 너,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 그럼 일이 얼마나 복잡한 줄 알아?
니네 오빠가 널 뭘라고 불러, 저 남자는 다현씨를 뭐라고 부르고.
재영 : 호칭이 뭐가 중요해. 사랑 앞에선 국경도 나이도 상관없다는데.. 법에 걸리는 것도 아니고 다같이 모여 살 것도 아닌데..
정 안되면 미국가서 둘이 살지 뭐. 나도 유학가서 공부 더 하고 싶은데.
형준 기가 막히고.
#25. 태하사무실
태하 : 제가 갑니다.
혁주 : 넌 이번엔 가만있어라. 이 문제는 어른이 나서야 해결되는 일이야. 니들이 끼어봤자 정신만 없어. 일만 커지고.
태하 : 그럼 임신 얘기는 하지 말아주세요.
수영 : 왜? 왜 그걸 하지 말래? 그게 얼마나 중요한 얘긴데.
태하 : 현진씨가 부모님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고 결혼하기 전까지 모르셨으면 해요.
수영 : 아주 가지가지 한다. 입만 열려지면 저 쪽 부모님들,
태하 : 더 펄펄 뛸겁니다. 그럼 저 정말 결혼하기 힘들어요.
수영 : 임신을 혼자 했어? 자기네 딸도 책임이 있는거지. 왜 펄펄뛰어?
혁주 : 여보, 그래도 태하가 저렇게 얘기하는 거 보니까 당신이 좀 참아.
수영 : 당신이 몰라서 그래요. 그 잘난척하는 꼴을 어떻게 봐요.
#26. 다현 집
수영 : 두 사람 결혼 시키지요.
미정 : 누굴요? 우리 현진이랑, 그 댁 아드님, 말씀이세요?
수영 : 그럼 또 누가 있겠어요. 시켜야 할 것 같다 싶어요.
미정 : 글쎄 그건 안된다니까요. 우리 애 이제 겨우 마음 잡았는데.. 왜 여기까지 와서 그러세요. 비좁아서 앉을 때도 없구만.
예전에 수영이 했던 말 생각나서. 빈정거리는, 수영 알아들었지만 흠 하고 모르는 척하는.
수영 : 그게 누구 때문에 마음을 잡았겠어요? 다 우리 태하 때문에... (태하 때문에 그렇다는 얘기 하고 싶은데, 미정 맞받아치는)
미정 : 그 집 아들때문은 아니니까 걱적마세요. 애가 워낙에 씩씩해서 왠만한 일은 알아서 털고 일어나요. 남의 신세 안지고.
수영 : 그럼 우리, 태하는 누구 신세 지고 다니는 앤 줄 아세요? 걔, 누구한테 여태 아쉬운 소리 한번 안하고 큰 애에요.
미정 : 그건 사돈어른이 잘 몰라서 하시는 소리세요.
수영 : 내가 뭘 몰라요?
미정 : 우리집에 와서는 어찌나 우리딸 달라고 조르는지... 뭐 그래도 안되는 건 안되는 거지만.
수영 : 그거야, 내가 이 집 딸을 반대 하니까...
뻐기듯 말하는 미정 말에 수영 열 받아서 뭐라고 받아치는데.
미정 : 우리는 (댁의 아드님이) 마음에 들구요?
진만 : 여보, 좀 가만히 있어봐요. (두 사람 노려보면, 미정 진정시키고, 수영 향해) 왜 갑자기 마음이 변하신 겁니까?
그렇게 반대를 하시더니...
진만 얘기하니까 혁주 개입하는.
혁주 : 자신이 좋다는데 부모가 어쩌겠습니까. 허락해야지.
수영 : 왜 어쩔 수 없어요? 연애는 혼자 해요? 둘이 눈이 맞았으니까 그런거지.
혁주 : 당신은 좀 빠져요. 이번일은 내가 알아서 하는게 낫겠어요. 우리 아들이 이 집 따님 없으면 안되겠답니다.
미정 : 그럼 아드님을 설득하셔야지요. 저희 쪽에 이러실게 아니라.
혁주 : 태하가 끄덕도 안합니다.
미정 : 저희도 안돼요.
수영 : 우리 아들이 왜 그렇게 마음에 안드시는 데요? 공부도 할만큼 했고 능력있고 인물 그만하고, 집안 좋은데...
도대체 왜 이렇게 싫어하세요?
미정 : 그야... (당신때문이지 이러고 싶지만 진만 얼른 막고)
진만 : 가만있어요. 저희는 그냥 평범하고 착실한 사위 얻고 싶습니다. 큰 애때도 마음 고생 많이 했는데..
이거저거 다 알면서 현진이까지 그 댁으로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수영 : 아니, 조카며느리가 무슨 고생을 한다고 그러세요? 어른들이랑 사이만 좋던데...
미정 : 사실은 그거 믿고 보낸거에요. 그나마 어른들이 이뻐 해주시니까, 다행이다 싶어서요...
그런데 현진이는 시집가도 어디 마음 붙일 때나 있겠어요.
진만 : 여보.
수영 : 그럼 시어머니 자리 마음에 안들어서 시집 못보내겠다 이거에요?
혁주 : 그런 말씀이 아니잖아요. 왜그래요?
혁주, 곤란해서 수영 향해 중얼거리는.
미정 : 뭐 꼭 그렇다기보다... 아드님도 대단하다고 그러지만, 우리 애도 어디 빠지지 않거든요.
인물이 모자라요. 공부한게 부족해요. 애 착실하고, 성격좋고.... 뭐 집안 한쪽이 좀 복잡한 데도 있지만,
하나도 안모자라고 완벽한 사람이 이세상 어디있어요. 이거저거 따져보면 절대 우리 현진이 부족한데 없는 애에요.
수영 : 지금 부족하다, 아니다 하는 얘기가 아니잖아요. 애들 결혼문제를 의논하자는 거지.
미정 : 그러게, 우린 싫다니까요.
수영 : 아니 현진이 생각은 물어보지도 않고 왜 부모들이 나서서 반대를 하세요?
미정 : 네?
수영 : 따님 생각도 물어봐야 할 거 아니에요. 우리 태하가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둘이 한 얘기가 있으니까
집에와서 결혼하다고 하지, 그냥 허튼 소리로 그런 얘길 하겠어요?
미정 : 글쎄, 우리 딸은 아니라고 그랬다니까요.
수영 : 그럼 다시 물어봐요. 정말 아닌지.
미정 : 그러지요. 뭐 무서운 거 있나. 여보, 현진이한테 전화 좀 해요. 오늘 들어올 수 있나.
수영 : 여보, 당신도 태하 좀 불러요. 삼자대면가지고는 안되겠어요.
혁주, 진만 얼굴만 마주보고 있는.
(화면 바뀌고)
미정 : 현진아. 너 정말 여기 이분이랑 결혼 할거니?
현진 : ...
진만 : 말을 해봐. (사돈총각은) 너랑 다 얘기 됐다고 그러는데 정말 그런거야?
현진 : 아직... 아니에요.
미정 : 거봐요. 아니래잖아요. (현진 향해서 표정 부드럽게) 그래, 아닌 줄 내가 알았다.
수영 : 아직이라잖아요. 그러니까 마음은 있다는 소리 아니에요?
미정 : 그래도 아닌건 아닌 거지요.
태하 : 현진씨! 나랑 잠깐 얘기 좀 해요.
진만 : 여기서 얘기하게. 우리 없는데서 괜히 애 몰아댈 생각하지말고.
혁주 : 저기, 지금 상황이...
태하 : 그만두세요. 제가 얘기합니다. (현진 향해) 결혼해요. 우리 부모님 걱정 말아요. 다 얘기 됐으니까.
수영 : 그래, 니가 썩 마음에 드는...
혁주 : 여보...
수영 말에 미정 또 열받는.
미정 : 그러게 썩 마음에 안드는 애를 왜 자꾸 달라고 그러세요?
수영 : 끝까지 들으세요. 처음에 그랬다는 얘기에요. 지금은, 손색이 없다 싶어요.
(수영, 현진 향해서 말하는) 뭐 아까 어르신 말씀대로 배울만큼 배웠고, 야무지다니까... 괜찮다 싶다.
시간 너무 안끌었으면 좋겠는데...
태하 : 결혼해요...
미정 : 절대 안된다.
가족들 시선 현진 향하는.
#27. 집앞 공원
태하 : 왜그래요? 도대체... 그렇게 내가 싫은 겁니까?
현진 : 아니에요. 정식으로 허락 받고 어른들 축복 속에서 결혼하고 싶어요. 결혼해서, 가족을 잃는 일, 하기 싫어요.
결혼(은).. 가족이 생겨야 하는 거잖아요.
태하 : 우리집은 허락했어요. 어머니, 더 이상 반대 안해요.
현진 : 우리 집에서 하락안하시잖아요. (어머니, 아버지...) 태어나서 처음으로... 날 가족으로 받아주신 분들이에요.
부모님 반대하면 나, 결혼 못해요.
현진 진지하면, 태하 이해하고.
태하 : 알았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허락 받습니다. 허락 받으면 결혼 하는 겁니다.
현진 : 쉽게 허락 안하실 거에요.
태하 : 걱정마요. 그건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현진 가만히 바라보면.
태하 : 몸은 괜찮아요? 버틸만해요?
현진 : 괜찮아요.
현진 고개 끄덕이면, 태하 한숨 푹쉬고.
태하 : 얼른 결혼을 해야, 내가 챙겨줄 수 있는데... 아무것도 못먹잖아요. 먹고 싶은거 있으면 말해요. 내가 사줄테니까.
현진 그냥 웃어버리는.
#28. 태하 집
수영 : 아니, 우리 아들이 결혼해주면 고마운 줄 알고 해야지. 이렇게 사정가지 해야 하는 거에요?
혁주 : 그럼 어떡해요. 우리 아들이 더 좋아하는 눈친데... 할머니, 할아버지 되는게 어디 쉬워요.
수영 : 누가 손자 보고 싶대요?
혁주 : 왜요? 난 보고 싶은데... 당신은 안그래요?
수영 : 그거야... 그래도 이렇게까지 해서 결혼을 시켜야 하나 싶어요.
상황이 이러면 당연히 여자네 쪽에서 먼저 고개 숙이고 들어와야지요.
혁주 : 그 집 어른들, 우리 같은 집안에는 절대 안보내겠다고 작정하신 분들 같은데..
게다가, 당신 성격까지 다 알고 있는 판에 쉽게 승낙하겠어요.
수영 : 여보! 당신까지 왜 그래요? 아니, 내 성격이 어떻다고 그러는 거에요?
혁주 : 아니, 그게 ... 그거야 본인이 더 잘 알 거 아니에요. 암튼... 이번엔 아무 소리 하지 말고 우리고 숙이고 들어 가요.
(이러다 큰소리 치는) 태하, 또 집나가고, 우리 손자 밖에서 낳아오면 당신, 그때는 나도 화낼거에요. 알았어요.
혁주 큰소리에 수영 기가 막히고.
#29. 병원
재영 : 어제 고마웠습니다.
서현 : 효과는 좀 봤어요?
재영 : 일단은요. 새언니 덕분에, 좀 쉬어진 것 같아요. 이런 방법 생각 못했거든요.
서현 : 남자들 참 단순하지요? 나도 남자지만... 옆에 있는 사람이 제일 소중하다는 거, 가끔 잊어먹게 되요.
유진, 아저씨. 하고 달려드는.
유진, 서현한테 안겨들면서, 재영 빤히 쳐다보는.
유진 : 누구에요. 이 아줌마?
재영 : 아줌마? 언니야. 아저씨 친구.
유진 : 아저씨, 나말고 여자친구 또 있어요?
서현 웃고. 유진도 안심하는 얼굴이고. 희진도 그런데.
재영 인사하고 돌아서고.
서현 : 주사 맞으면서 잘 참았어요? 힘들어 하지는 않구.
희진 : 네. 걱정했는데 기특하게 잘 견뎠어요... 저희가 방해한 거에요?
서현 : 아니에요. 사돈 아가씨에요. 부탁할 거 있어서 잠깐 들렸어요.
희진 : 저, 유진이 아니에요. 그렇게 열심히 변명안하셔도 되요. (하다가, 갑자기 물어보는) 근데 정말 사돈이지요.
희진 뜻밖의 질문에 서현 잠시 멈칫하다 웃고.
#30. 수영 집
현진 선물든 쇼핑백 하나들고, 수영 바라보면.
수영 : 어쩐 일이니? 여기까지.
현진 : 인사드리려고 왔어요.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수영 : 됐어. 너보다 더 괘씸한 건 우리 아들이니까. 내가 절 어떻게 키웠는데, 뒤도 안돌아보고 그러고 나가는지.
현진 : ...
현진 보고 있다. 수영 툭하고 말던지는.
수영 : 니가 태하 집에 들어가라고 했니?
현진 : 아니에요. 태하씨가 들어가서 허락받겠다고 했어요.
수영 : 관둬라. 내가 내 아들을 몰라? 그녀석 나 닮아서 순순히 고집 꺽고 고개 숙일 애 아니야.
현진 : ...
수영 : 이러다 영영 아들 며느리에 손자까지 놓친다 싶어 내가 손을 든거야. 나쁜 녀석 같으니라고.
현진 : 죄송합니다. 전부 제 탓이에요.
현진이 다시 고개 숙이면, 그 모습 바라보던 수영 한마디 하는.
수영 : 이제 우리집 식구 된다고 해서 이르는 말인데..
현진 고개 들고 긴장해서 바라보는데.
수영 : 그렇게 무조건 내 탓이에요. 하고 들어가면 남들이 우습게 알아.
현진 : 네?
수영 : 둘이 합의하에 한 일인데 그게 왜 전부 니 탓이야? 책임도 같이 져야지. 그래서 내 아들한테 더 실망했어.
현진 : 아니에요. 태하씨 책임진다고 했어요. 제가 싫다고 그런거에요.
수영 : 니들, 아주 한 셋트구나. 서로 편들어 주느라 정신 없는 거보면.
수영 한심스러운 얼굴로 현진 바라보는.
(화면 바귀고)
조금 분위기 풀어진 상태이고. 찻잔들던 현진 주위 둘러보고.
현진 : 여기 혼자 계시는 거에요?
수영 : 아줌마 있잖아.
현진 : 저, 아직 인턴이라, 결혼해도 어머니 힘들게 할 거에요.
수영 : 내가 왜 힘들어? 공부는 니가 하는데.
현진 : 어머니, 말 벗 못해드리잖아요. 너무 조용해서 혼자 적적하실텐데...
수영 : 그거야. 뭐 하루이틀 된것도 아니고... 워낙에 식구가 단촐하고 다들 바쁘다보니... 난 나대로 운동도 하고,
사람들도 만나고... 그것도 아니면 백화점 나가서 쇼핑도 하고, 아들 얼굴도 보고... 그래도 니말대로 적적은 하지.
현진 : ...
수영 : 이제 애들 소리 나고 하면 나아지겠지. (이러다 현진이 바라보며 기특한) 의사라서 그러더니 똑똑하다.
내 사정 봐주고, 분위기 살필 줄도 알고.
현진 : ..
수영 : 몸은? 몸은 괜찮은 거야?
현진 : 네.
수영 : 홀몸 아니라서 힘들겠지만, 공부는 계속 해. 애는 걱정하지 말고. 의사며느리, 아무나 보는 것도 아니고.
그걸로 참는다 싶어. 그러니까 공부 절대 그만두면 안돼, 알았지?
현진 : 고맙습니다. 어머니.
#31. 재인 사무실
재인 : 고모가 허락했으면 다 된거네.
태하 : 아니야. 아직 현진씨네 집에서 끄덕도 안해.
재인 : 아버님이 반대하셔?
태하 : 아버님, 어머님 두분 다. 어머님이 특히 더. 방법 없겠니?
재인 : 없어. 할아버지가 나서도 끄덕없는 집안이야. 아, 너 바둑 둘 줄 아냐?
태하 : 바둑? 조금은...
재인 : 나보다 유리하네. 난 지금도 배우고 있는 중인데.. 아버님 좋아하시는 거, 몸에 좋은 인삼술하고 바둑이야.
태하 : 바둑 상대 해주실 만큼 마음 안주셔.
재인 : 당연하지. 그럼 한번에 허락받으려고 했어. 나도 몇 번을 가서 사정을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까 결혼한번 하려고 별짓 다한 거 같다.
태하 : 그래도 넌 결혼 했잖아. 허락받을 수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재인 : 그래, 그 심정 나도 이해한다만... 우리 장인, 장모님, 자식 문제만큼은 한발도 양보 안하실 거야.
태하 미치겠는데, 그런 태하 가만히 보다가 재인 생각나서 말 던지는. 표정 장난스러운.
재인 : 아참, 형준이가 가르쳐 준 방법인데 제일 좋은 건 속도위반이란다. 현진씨 설득할 수만 있으면 말이다.
태하 가만히 재인 바라보는.
#32. 다현 집
진만 : 아니, 조를 걸 졸라야지. 매일 이렇게 와서 달란다고 내가 내 딸을 덥석 줄 것 같은가?
태하 : 현진씨, 힘들게 안할겁니다. 정말 잘 할 자신 있습니다.
진만 : 거참, 안된다니까 그러네. 입장 바꿔 놓고 생각해봐. 자네가 딸가진 부모라면, 시집보내고 싶겠나.
미정 : 집안이 편안한가, 시댁식구가 정이 넘치나, 애가 고생할거 뻔히 보이는데...
태하 : 어머님... 제가 현진씨한테 잘하겠습니다. 그리고 집에서도, 현진씨 마음에 드신답니다. 무조건 좋다고 하세요.
미정 : 아니, 끝까지 반대를 하셔야지. 왜 이제와서 마음에 드신대요... (수영 마음에 안들어서 삐죽거리는데)
태하 : 그동안은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희 두사람 사랑합니다. 결혼 허락 해주셨으면 합니다.
사랑이라는 얘기에. 진만, 미정 바라보고.
#33. 재인 거실 (2층)
다현, 재영 찻잔 놓고 속삭거리는.
다현 : 그럼 잘되고 있는 거에요?
재영 : 일단은요. 오빠 표정 언니도 봤어야 했는데..
다현 : 형준씨는 연애박사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실전에는 약하네요.
재영 : 연애만 박사지, 사랑은 빵점이에요... 자기 여자도 몰라보는 거 보면.
다현 : 대신에 아가씨가, 알아보잖아요. (그럼 됐지요 하는 얼굴로 웃는, 재영도 마주 웃고)
재영 : 그거야, 그렇지요. 그래도 여태 이만큼 기다렸으면 알아채야 되잖아요.
경험없는 우리 오빠도 언니, 한눈에 알아봤는데...
다현 : 아니에요. 재인씨도 처음에 결혼은 절대 안한다고 얼마나 펄펄 뛰었는데요...
재영 : 오빠두요?
다현 : 그럼요. 남자들 다 똑같아요.
하는데, 재인이 문 열고 말하는.
재인 : 안 잘거야?
다현 : 먼저 자요. 아가씨랑 얘기 좀 하고 들어갈게요.
재인 : 재영이, 너 안바빠? 직장 알아본다면... 공부해야 하잖아.
재영 : 걱정마.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두사람 소곤대고 있으면 재인 인상쓰고 할 수 없이 다시 들어가는.
#34. 재인 방
재인 : 둘이 무슨 얘기가 그렇게 많아. 언제부터 친했다고.
다현 : 모처럼 일찍와서 왜그렇게 툴툴대요?
재인 : 내 말이 그말이야. 모처럼 일찍 들어왔더니, 내 열굴은 쳐다도 안보잖아.
다현 : 그래서 화 난 거에요? 내가 당신 얼굴 안봐줘서.
재인 : 누가 그렇대. 현진씨 임신한 거 알아?
다현 : 도련님이 그래요? 그거, 우리집에는 비밀이에요. 현진이, 가족들 실망시킨다고 알려지는 거 싫대요.
재인 : 어차피 시간 지나면 알게 될일이야. 금방 배부를텐데 그걸 어떻게 감춰.
다현 : 그래도요. 결혼하고 나서 아시면 그때는 괜찮을 거에요. 그러니까 당신이 먼저 얘기하면 안돼요. 알았지요?
재인 : 지금 그게 중요해. 결혼은 우리가 먼저했는데 임신은 저쪽이 먼저 했단 말이야.
다현 : 누가 먼저 하면 어때요. 그래서 현진이 일 잘 풀리면 되지. 왜 그렇게 화를 내고 그래요?
재인 : 몰라서 물어. 난 여태 뭐든지 태하한테 져 본적 한번도 없어. 나도 아버지 되고 싶단 말이야.
다현 : 그럼 좀 일찍 들어와요.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요.
재인 : 그래서 일찍 들어왔잖아.
재인 툴툴대고 이야기 하면 다현 픽하고 웃어버리는.
그런 다현 바라보며 재인 심술내고.
#35. 다현 거실
미정 : 다현이나, 현진이나 어디가나 그 사랑이 문제에요.
진만 : 그러게 말이야. 둘이 사랑한다는데 말릴 수도 없고.
미정, 진만 두사람 얼굴보고 후유 하고 한숨 쉬는. 포기하는 분위기고.
미정 : 시어머니 자리가 문제가 있긴 해도... 그래도 사람 하나는 진국 같아 보이니까 그나마 낫다 싶긴 한데...
진만 : 이서방 같지는 않은 거 같애. 이서방은 하나도 양보안하고 그냥 달려들기만 했는데...
이 친구는 그래도 우리 눈치를 보기는 봐.
서현 : 어머니, 보내요. 현진이 싫다고 안하잖아요.
미정 : 서현이, 너, 그 집 엄마 보고도 그래?
서현 : 또 누가 알아요. 결혼하면 잘 해주실지. 그냥 보내요.
미정 : 넌, 어떻게 된게 니 동생들 시집 못보내서 안달이야. 너나 서둘러. 현진이 챙길 생각말고.
서현 : 저야, 아직 임자가 없잖아요. 임자있는 애들부터 얼른 보내요.
유진 : 아저씨, 결혼하면 안돼요. 나랑 할 거에요.
식구들 웃음 터뜨리고.
진만 : 보내자니 껄거름하고, 안보내자니 지들이 좋다고 그러고.
미정 : 시어머니 자리만 괜찮음 그래도 좀 마음이 놓일텐데... (이러다 뭐 생각나서) 여보, 우리 각서라도 하나 받아놔요.
진만 : 각서? 무슨 각서?
미정 : 내딸 고생시키면 알아서 해라. 뭐 이런거 말이에요. 저번에 당신 이서방이랑 얘기 잘했잖아요.
진만 미정 심각하고. 그럴까 하는 얼굴인데.
(화면 바뀌고, 태하 앉아있는. 현진도 같이 있고)
진만 : 자네, 혹시라도.. 현진이 힘들다 소리만 들려봐. 결혼을 했던 뭘하던 당장 데리고 올거야.
미정 : 당연하지요. 이렇게 사정해서 데려가면서 고생시키면 안되지요.
태하 : 걱정마세요. 현진씨. 절대 고생안시킵니다.
진만 : 현진아, 너 요만큼이라도 힘들다 싶으면 당장 보따리 싸들고 와, 그냥 와.
여기 니 집이고, 니가 무슨 짓을 해도 우린 니편이니까 걱정말고 와, 알았어.
현진 태하, 한번 바라보고 고개 끄덕이는. 고맙고.
진만 : 내딸, 자네 믿고 주는 거야. 알았나?
태하 :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진만 : 내딸 힘들게만 해봐. 가만 있나. 두고 볼거야. 자네.
#36. 커피숍
종업원, 주문 받으러 오면.
태하 : 커피 말고, 우유 마셔요. 그게 몸에 좋다니까.
현진 : 그러고 싶은데, 우유... 갑자기 비린내 나서 못마시겠어요.
태하 : 그럼, 뭐 마실래요? 과일 쥬스 먹을래요? (종업원 향해) 여기, 생과일 쥬스 되요?
종업원 : 네.
태하 : 과일 신선해요? 좋은 거 쓰는 겁니까? (현진 향해) 내가 보고 올게요. 괜찮은가...
태하 일어나면 종업원 뜨악한 얼굴이고.
현진 얼른 잡는.
현진 : 괜찮아요. 그냥 물 마실래요.
태하 : 물이요? 찬물이요, 더운물이요?
현진 : 태하씨... (태하 흘겨보고, 종업원 향해 사과하고) 미안합니다. 그냥 차가운 생수 주세요.
태하 : 그럼, 생수 두잔 줘요. 차가운.
종업원 황당한 얼굴이면. 현진 태하 때문에 웃고.
현진 : 태하씨는 뭐 시켜야지요? 둘 다 물만 마셔요.
태하 : 아, 그럼 난 ... 생과일 쥬스 줘요. 신선한 걸로.
종업원 가고 나면.
현진 : 태하씨. 커피 좋아하잖아요?
태하 : 나 먹는 거 보면, 혹시 현진씨도 먹고 싶을지 모르잖아요. 그러니까 쥬스 먹고 싶으면 말해요.
현진 웃고.
화면 바뀌고 생수랑 쥬스 놓여있고.
태하 : (나) 원망 안해요?
현진 : 무슨 원망을 해요.
태하 : 결국 내가 발목 잡은 거잖아요.
현진 : 그거 보통 남자들이 그러잖아요. 발목잡혔다고.
태하 : 아니요. 이번엔 현진씨가 나한테 발목 잡힌 거에요. 나 치밀한 사람이라고 했지요. 그거 맞아요.
현진 : ?
태하 : 현진씨.. 뒤돌아갈 자리 같은거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날 집에 안들여 보낸 거에요. 계획적이고 의도적으로.
현진 : 태하씨...
태하 : 일부러 그랬습니다. 이 여자, 도망같은 거 못가게 해야지, 도망갈 자리 같은 건 아예 남겨두지 말아야지...
두사람 눈 마주치면, 태하 정말 진지하고, 그리고 희미하게 웃는.
태하 : (이 아이) 쌍둥이였으면 좋겠어요. 현진씨 도망 못가게. 얼른 하나만 더 낳으면 되니까.
현진 : 지금도 도망 못가요. 나, 선녀 아니에요.
태하 : 잘 생각했어요. 앞으로도 그런 생각하지 말아요.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갈거니까. 알았어요?
현진 고개 끄덕이고.
태하 : 그럼 됐어요. 이제 한군데만 더 해결하면 됩니다.
#37. 현진네 집
태하 : 저, 현진씨랑 결혼합니다.
현진모 현진아. 하는 현진 고개 끄덕이는.
현진부 : 뭐, 결혼을 해?
태하 : 네. 그러니까 싫든 좋든 우리도 가족입니다.
현진부 : 가족은 무슨... 얼어죽을, 쟤 하나도 내 딸인가 아닌가 햇갈리는데, 너까지 가족이라고?
태하 : 네. 앞으로 그렇게 될겁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앞으로, 이 사람은 물론이지만,
어머니한테 주먹이라도 휘두르게 되면 그때는 혼자 살 생각하셔야 할 겁니다.
현진부 : 뭐야?
태하 : 어머니 모시고 우리끼리 살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그 나이에 가족 잃은 거, 직장없는 거보다 더 힘들거에요.
현진부 : 누구 마음대로. 니가 뭔데, 그런 소릴 하는 거야.
태하 : 말씀드렸잖아요. 앞으로 가족이 될 사람이라고.
현진부 : 가족이면 혼자 잘먹고 잘살 생각하지 말고 보태줄 생각을 해. 나도 먹고살만 하면 이런 꼴로 안 살아.
현진 꾹꾹 참고 있는.
태하 그런 현진 바라보다가, 다시 현진부 향하는.
태하 : 일할 생각이 있으면 도와드릴 수는 있습니다.
현진부 : 뭐? 일을 해?
태하 : 아직 은퇴할 나이 아니신 거 같은니까 아파트 경비 정도는 알아봐 드리겠습니다.
현진부 태하 바라보고. 현진모, 현진 바라보는.
태하 : 처제랑 처남 학비까지는 저희가 맡겠습니다. 하지만, 다른건 아버님이 알아서 하세요.
더 이상, 이 사람이랑, 어머니 힘들게 하지말고.
현진부 태하 노려보는.
#38. 회의실
재인 : 협정서 최종안이에요. 세부사항은 영업부말고, 마케팅 부서랑 상의해요.
인규 : 알겠습니다. 안그래도 계속 협의중에 있습니다.
이부장 : 그럼 겨우 마무리 된 겁니까.
재인 고개 끄덕이고. 서류 내려놓고 숨 몰아쉬는.
재인 : 사인만 남았는데, 모르지요. 또 막판에 마음 바뀔지.
창수 : 브이아이피 유치하기 정말 어렵네요.
재인 : 뭐는 쉬워요. 조건이 까다로운 만큼, 홍보효과는 충분해요.
인규 : 아참, 저쪽에서 이번 총회 하는 동안에, 비즈니스 플로어 한 개층을 전용으로 이용하길 희망하는데... 미팅룸 포함해서요.
재인 : 예약 잡힌 거 확인하고, 플로어 매니저한테 통보하세요. 해줄 수 있을대까지 해주고, 받을 건 챙깁시다.
아참, 유경씨 오픈 이벤트는 어떻게 됐대요. 홍보실에 알아봤어요.
유경 : 이미 초대장 발송이 끝난 상태랍니다. 그쪽에서 일일이 수신확인 하고 있습니다.
재인 : 이벤트 스텝하고 미팅한번 주선해요. 리허설 들어가기 전에 진행 차질 없나, 확인해봐요.
창수 : 네. 알겠습니다.
재인 : 그럼 오늘은 여기 까지 하지요.
직원들 서류 덮고.
#38. 사무실
회의 끝내고 이부장 사무실로 오면서 중얼거리는.
이부장 : 아주 일이 몰아칩니다.
인규 : 어째 연말되면, 항상 전쟁이에요. 안그래도 바쁜데.
재인 : 이제 시작이에요. 아직도 한달 남았습니다.
재인 말에, 창수, 유경 소근대는.
창수 : 한 사무실에 있길 정말 다행이다. 안그랬으면 바빠서, 얼굴 잊어먹을거야.
유경 : 그러게... 야근이 좋을대도 있네. 하루 종일 볼 수 있고.
이부장 : 두 사람 그만 좀 표내, 한사람 얼른 다른데로 보내야지... 원.
직원들 휴우하고 한숨쉬는.
문 열면 태하 기다리고 있고.
#40. 실장실
태하 : 니 힘으로도 정말 안되는 거야? 빈날이 하루도 없어?
재인 : 평일이고, 주간이고 꽉 찼어. 그날도 겨우 빼낸거야.
태하 : 밤에 하는 거 현진씨 힘들텐데.
재인 : 새벽에 하는 것보다 낫잖아. 아님, 내년 봄까지 기다릴래?
태하 : 그건 절대 안돼.
재인 : 그럼 그냥 그날 해. 일단 일어나자.
태하 : ?
재인 : 니가 처음이라 잘 모르는데... 날은 여자네 집에서 잡는 거야.
떡하니 날부터 잡았으니까, 어른들 설득이라도 해야 할 거 아니야. 안그럼 너 절대 결혼 못한다.
태하 일어나는.
#41. 다현 거실
재인네, 태하네 다 있고.
미정 : 왜 현진이 너까지 들어가서 산다는 거야? 그 집 어른들, 너 몰라서 그래? 어쩔래고 거길 들어가.
현진 : 어머니, 태하씨 외아들이라 어른들 제가 모셔야 해요.
미정 : 외아들이라고 다 시집어른 모시고 살아? 다현이나, 너나 어째 그렇게 똑같니? 왜 이렇게 뭘 몰라.
다현 : 엄만... 전 괜찮아요. 어른들이 얼마나 잘해주시는데.
다현 재인 마주보고 흐뭇한.
미정 : 넌, 가만히 있어. 안 이쁘니까.
진만 태하 눈치 한번 보고.
진만 : 현진아. 내가 민서방도 있는데 이런 얘기 하기 그렇지만 넌 좀 나중에 들어거서 살아. 그게 낫겠다 싶어.
너랑 다현이랑 틀려.
미정 : 얘한테 이런 말 암만 해봤자 소용없어요. (현진 바라보다 태하 향해서) 자네, 내 딸한테 잘한다고 하더니만,
겨우 그게 이건가? 자네 어머니가 현진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면서도 들어가서 살겠대?
재인 : 고모도 이제는 어쩔 수 없어요. 걱정마세요.
다현 재인씨. 하고 툭 치지만 미정 눈치 못채고.
미정 : 걱정을 어떻게 안해. 내 눈으로 빤히 다 봤구만.
진만 : 현진이 너 마음 바꿀 생각 없냐?
현진 : 들어와서 살아도 괜찮다고 허락해주신 것만으로도 전 감사해요.
미정 : 감사하긴... 얘, 그쪽에서 하락한 게 아니라 우리쪽에서 허락한거야. 너, 달라고 사정해서 주는 거야.
그러니까, 꿇릴거 하나 없어.
태하 : 맞아요. 어머님 말씀이. 우리 집에서 현진씨 달라고 사정해서 모셔가는 거에요.
(부모님 향해) 걱정마세요. 현진씨 안힘들게 제가 잘하겠습니다.
미정 : 벌써, 걱정이야. 요새 애들은 다 둘이 나와서 살고 싶어하는데,
어떻게 된게 우리 집 애들은 전부 지 발로 들어가서 살겠대.
미정 궁시렁 거리면, 유진 듣다가.
유진 : 아줌마. 난 아줌마랑 살 거에요.
미정 : 그래, 너 밖에 없다. 꼭 나랑 살자. 우리딸들은 하나 필요없으니까.
하면 가족들 웃고.
진만 : 그럼 날짜는? 언제 할 거야? 아, 올해는 안되네.
진만 딱잘라서 얘기하지만 태하 역시 날 잡았고.
태하 : ... 다음주에 하고 싶습니다. 호텔에 자리 났다고 해서 예약하고 오는 길입니다.
진만 : 자네도 다음주야. .. 아니, 어떻게 결혼 말만 나오면 다, 다음주래. 이서방 이거 자네가 가르쳐준건가?
재인 : 아닙니다. 태하도 급한 모양입니다. 아니, 좀 급하답니다.
진만 : 이게 좀 급한 거야. 말 나오자마자 바로 식장부터 예약하는 경우가 어딨어. 여자네 집 허락도 떨어지기 전에.
태하 : 죄송합니다. 저는 정말 급합니다. 현진씨 마음 바뀌기 전에 하고 싶습니다.
진만 : 난, 우리딸 마음 바뀐 다음에 하고 싶네.
가족들 웃고.
#42. 차안
재인 : 태하 녀석은 왜 이렇게 일이 잘 풀리는 거야. 우린 며칠을 쫓아다녔는데...
다현 : 아이가 복이 많은 가봐요. 현진이 임신하고 일이 다 잘풀리는 걸 보면.
재인 : 그러게 우리도 얼른 서둘러야 한다니까.
다현 : 그건 좀 천천히 해도 돼요. 당장 급한 일부터 해결하고 나서도 안 늦어요.
재인 : 이거보다 급한게 뭔데?
#43. 재인 거실
규철 : 새 애기가 할 말 있는 게야.
선희 : 그러게 무슨 일인데, 이렇게 다 불러모았니.
재영 : 언니, 얼굴이 아주 심각해.
다현 : 가족이 너무 쓸쓸해요.
규철 : 쓸쓸하다는 얘기야?
선희 : 쓸쓸? 재인이 너, 내가 잘하라고 그랬지?
재인 : 어머니, 저 아무짓도 안했어요.
재영 : 아무 짓도 안하는게 문제지. 오빤 그것도 몰라.
재영 타박하면 가족들 다 그렇다는 얼굴이고.
다현 : 재인씨 문제만이 아니라요...
규철 : 그럼? 온가족이 다 너 쓸쓸하게 해?
다현 : 네. 다같이 얼굴 볼 시간도 없잖아요. 한솥밥 먹고, 같이 자고, 그래야 정도 붙는다는데...
저 시집오고 나서, 가족들 다 모여서 밥먹는거, 손가락 꼽아야 해요.
규철 : 그렇구나. 뭐 다들 바빠서 그런 걸 어쩌겠어.
다현 : 어쩌긴요. 가족인데 그래도 얼굴은 매일매일 봐야지요. 할아버지, 다른 건 몰라도 밥은 다 같이 먹어요.
선희 : 니들이 시간을 못 맞추잖아.
재인 : 저녁한끼 먹으려고 집엘 어떻게 들어와.
다현 : 그럼 아침을 다 같이 먹으면 되지요.
규철 : 그래, 그건 다현이 말이 맞는 거 같다. 어떻게 얼굴 보기가 힘들어.
가족들 다 재인이 바라보고.
재인 : 왜 절 보세요?
선희 : 니가 우리집에서 제일 바쁘잖아. 너만 괜찮으면 다 괜찮아.
재인 : 아침은 같이 먹을 수 있어요. 저녁은 힘들어도.
규철 : 그럼 아침식사는 다 같이 먹는거고. 그래 또 다음은 뭐냐?
다현 : 다음은... 제가 부탁드리는 거에요. SOS요.
재인 : SOS?
재영 : 무슨 무탁인데요. 언니. 말해요. 해줄 수 있는 건 해줄게요.
다현 : 청소하고 밥하고 빨래하고, 집안치우는 거 아무래도 저 혼자 힘으로는 안되겠어요.
지금도 어머님이 다하시지만... 방학때까지만 도와주세요.
규철 : 그래, 뭘 도와주면 되냐?
다현 : 할아버지는... 연세 있으시니까 특별히 빼드릴게요.
규철 : 그래, 그럼 고맙고.
재영 : 2층 청소는 내가 할게요.
다현 : 고마워요, 아가씨. 그럼 아래층은 재인씨가 해요.
재인 : 청소? 그걸 내가 왜해? 내가 얼마나 바쁜 줄 알아.
다현 : 그럼 밥할래요? 하고 싶은 걸로 말해요 바꿔 줄게요.
재영 : 오빠 나도 바꿔 줄 수 있어. 아님, 빨래를 해라. 그게 널고 어쩌고 하려면 손이 꽤 가거든.
선희 : 안그럼 밥을 해. 나도 바꿔 줄 수 있으니가 말만 해.
재인 : 그럼 2층 청소만 하면 돼?
가족들 웃고.
#44. 규철 서재
규철 : 왠일로 수영이가 결혼을 허락했대. 걔 성격에 쉽지 않을텐데.
동석 : 이유는 정확히 몰라도 허락은 한 모양입니다. 그러니까 민상무가 백화점에 복귀했지요.
규철 : 혼사가 줄을 잇는구만. 우리 집에 복덩이가 들어왔다니까.
동석 : 그것도 그렇게 되는 겁니까?
규철 : 그럼, 새 사람 들어오고, 달라진게 많아. 아참, 자네도 밥먹을 때 빠지면 안되네.
다현이가 자네랑 형준이도 가족이라고 꼭 챙기라고 그랬어. 아침 안먹으면 벌금이래.
동석 : 저희도요?
규철 : 응. 그러니까 형준이한테도 그렇게 일러. 아침은 가족끼리 다 같이 먹는 거니까.
#45. 재인방
재인 다현 노려보는.
다현 : 왜요? 왜 그렇게 쳐다봐요.
재인 : 당신 아무리 생각해도 머리 좋아. 아주 약았어.
다현 : 나도 알아요. 그러니까 2층 청소는 꼭 해요. 빼먹기만 해봐.
재인 : 나 바쁘잖아. 내가 놀면서 안해?
다현 : 나도 바빠요. 재인씨가 하는 거 나도 다하고, 거기다 난 집안 살림까지 하잖아요.
다현 얘기에 할말은 없지만 그래도 일단 변명해보는.
재인 : 그거야... 할 수 없잖아. 원래 다 그런거지. 여자랑 남자랑 다 똑같아.
재인 툭하고 내뱉은 변명에 다현 기막히고, 빤히 바라보는.
다현 : 그러니까, 집안일은 여자가 하는 게 당연하고, 남자는 손놓고 있겠다. 그거에요?
재인씨도 그런 생각하고 잇는 남자였어요? 기가막혀. 진짜 속았네.
재인 : 내가 뭘, 누가 그렇대. 그냥 일반적인 얘기를 하는 거지.
다현 : 그거 일반적인 얘기 아니에요. 재인씨처럼 꽉 막힌 남자가 하는 생각이지. 그리고 우리 거래 잊었어요. 공평!
재인 : 공평? 이게 공평해서 되는 일이야? 난, 진짜 바쁘다고. 그러니까 좀 봐줘라.
다현 : 봐줬잖아요. 처음엔, 설거지에 빨래까지 다 시키려고 했는데...
재인 : 그럼 머슴을 써야지. 남편을 얻을 게 아니라.
다현 : 나, 남편없어요. 밤중에 잠깐 왔다가는 하숙생 한명 키우지.
재인 : 하숙생?
다현 : 하숙생이면 많이 봐준 줄 알아요. 하숙생은 주인 아줌마 어려워나 하지.
다현 노려보면, 재인 할 말 없고. 그래도 발끈해서.
재인 :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그렇게 금방 남편 없다는 얘기가 나오니? 결혼한지 한달밖에 안된 새색시가.
다현 : 결혼한지 한달 밖에 안된 새신랑이 매일 늦으면 그런 얘기 저절로 나와요.
재인 할 수 없고. 다현 나가려고 하면.
재인 다현아. 하고 얼른 손목 잡아서 안으려고 하면. 다현 순순히 안기고. 그래도 마음 안 변하고.
다현 : 청소기 돌리고, 걸레질도 해요. 알았지요.
재인 다시 다현 노려보지만. 다현 웃기만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