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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전송 2008-12-0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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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지도자인 신태용은 갑자기 커다란 기회를 얻었다. 젊은 감독의 영입은 그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경우가 있다. 마크 휴즈나 위르겐 클린스만처럼 성공하는 케이스도 있지만, 폴 인스, 로이 킨, 졸라처럼 문제에 쉽게 빠지기도 한다. 이는 비교적 새로운 트렌드라 할 수 있다. 70~80년대에는 은퇴한 선수가 감독을 원할 경우, 하위리그부터 성적을 내며 차근차근 올라와야 했었다. 예외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이러한 과정을 거쳤다. 물 론 엄청나게 유명했던 선수들은 곧바로 일류 팀의 감독이 됐다. 요한 크루이프는 아약스와 바르셀로나의 감독을 맡았고, 베켄바워는 감독 커리어를 서독 대표팀부터 시작했다. 이 시절 잉글랜드 최고의 선수였던 보비 찰튼은 프레스톤에서 첫 지휘봉을 잡았다. 문제는 훌륭한 선수가 좋은 감독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이다. 이는 딱히 놀라운 일은 아니고 상식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감독과 선수는 완전히 분리된 별개의 자리다.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재능 있는 선수들은 재능이 덜한 선수들과 함께 뛰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한다. 전 잉글랜드 국가대표였던 글렌 호들은 이 문제에 대해 잘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다. 뛰어난 재능의 소유자였던 호들은 잉글랜드 감독 시절 베컴의 프리킥 능력에 짜증을 냈다고 전해진다. 베컴의 프리킥이 자신이 선수시절에 차던 킥에 못 미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최고 수준의 감독들을 보면 엄청난 스타플레이어였던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퍼거슨 감독은 그저 그런 선수였고, 웽거 감독도 프로 경기를 뛴 적이 많지 않다. 무링요는 아예 선수도 아니었다. 로이 킨 같은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의 액션으로 선수들을 독려할 수 있지만, 의사소통을 통해서 같은 일을 하기에는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경 험이 없는 유명 선수를 감독에 앉히는 것은 90년대부터 본격화됐다. 미들스브러에서 선수 겸 감독으로 뛰던 브라이언 롭슨, 첼시의 선수에서 감독으로 승격한 루드 굴리트가 대표적인 예다. 굴리트의 지휘봉은 지안루카 비알리가 이어받았다. 이러한 감독 임명이 유행이 되자 너도나도 이를 따라 했었다. 젊은 감독들을 둘러싼 문제는 이것이다.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실력을 보이라고 주어진 기회가 아니다. 이번 시즌의 프리미어리그만 봐도 젊은 감독들은(인스, 졸라, 킨) 강등권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왔다. 출발부터 너무 많은 압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웨스트햄 팬들은 졸라의 감독 임명에 기쁜 마음을 드러냈었다. 졸라는 첼시 시절의 활약으로 잉글랜드에서 상당한 입지를 다진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는 경험이 없었고 웨스트햄에는 돈이 없었다. 첫 감독직을 수행하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던 것이다. 여러분이 이 글을 읽을 때쯤이면 폴 인스는 블랙번 감독에서 잘렸을 테고, 로이 킨은 어딘가로 휴가를 떠났을 것이다. 신태용 감독과 위에서 언급한 인물들과의 차이점은 신 감독에게는 커다란 리스크가 없다는 것이다. K리그에는 강등이 없고, 강등이 있었다고 해도 성남의 전력이면 강등권 근처에 머무르는 일이 결코 없을 것이다. 신태용은 파비오 카펠로와 비슷한 배경을 갖고 있다. 카펠로도 훌륭한 실력의 소유자였지만 대표팀에서의 활약은 거의 없었던 불운한 선수였다. 신 태용은 좋은 감독일까? 현재로서는 이에 대한 해답을 알 수 없지만 좋은 조짐들이 보이는 것은 긍정적이다. 신태용은 선수 생활 동안 동료와 팬들로부터 많은 존경을 받았다. 최고로 유명한 스타는 아니었지만 수준 높은 프로페셔널리즘을 보여준 진정한 K리거였다. 성남에서 나온 후에는 호주로 갔다. 호주를 세계 축구의 강국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게 그리 중요한 사실은 아니다. 어쨌든 그는 해외에서 선수와 지도자로서의 경험을 했고 다른 문화에 적응하는 과정을 거쳤다. 신 태용의 최대 장점은 성남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성남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그는 팬과 후배들에게 즉각적인 지지를 받을 것이 예상된다. 선수로서의 신태용은 매우 지능적이었다는 느낌인데, 지도자로서의 그 역시 황선홍처럼 새로운 에너지를 몰고 올 가능성이 있다. 신태용 감독이 좋은 역량을 보이는 것은 K리그에도 축복이 될 것이다. 젊은 신임 감독이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면, 다른 팀들도 기존의 감독 그룹에서 눈을 돌려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될 것이다. 젊은 감독은 신선한 마인드로 요즘 선수들의 행동과 생각을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보다 현대적이고 열린 축구의 구사가 가능하다. 신태용은 자신이 가진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보여줄 멋진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와 같은 인물들을 인내심과 함께 지켜봐야 한다. =존 듀어든은 런던 정경대학(London School of Economics) 을 졸업했으며 풀타임 축구 저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가디언, AP 통신, 축구잡지 포포투(영국, 한국), 골닷컴에 아시아 축구에 대한 심도 있는 기사를 송고한다. 현재 서울에 거주 중인 그는 호주 ABC 라디오와 CNN에서도 활약하는 국제적인 언론인이다. http://cafe.empas.com/duerden 번역: 조건호 (스포츠 전문 번역가) 출처: http://news.empas.com/show.tsp/cp_jd/20081209n12009/?kw=%B5%E0%BE%EE%B5%E7+%B5%E0%BE%EE%B5%E7+%B5%E0%BE%EE%B5%E7+ |
첫댓글 잘해줬으면....
개인적으로 잘 해주었으면 하네요. 파이팅.
호들 ㅋㅋㅋㅋ
그런데 듀어든 한국 프로축구에 대해서 칼럼 쓴 거 언제부터죠? 정확히 K리그 언제 시점부터 알고 있는건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