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창 고등학교 원서 쓸 시즌이어서 고민이 많이 되시죠?
벌써 가고 싶은 학교에 합격한 친구도 있을 거고, 아직 인문계와 실업계 사이에서 갈등하는 친구도 있을 거예요. 그래서 중학교 3학년 친구들의 생각을 간단한 설문조사로 알아봤습니다. 얼마나 많은 친구들이 어느 계열을 선택하고 어떤 학교를 지망했을까요? 인천 부일중 학생 40명에게 물어봤습니다.
1. 현재 인문계와 실업계 고등학교 중, 어느 곳으로 결정했나요?
인문계를 지망한 학생은 26명, 실업계를 지망한 학생은 12명, 아직 고민 중인 학생은 1명, 고등학교 진학을 하지 않는 학생은 1명 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많은 학생들이 인문계를 지망했으나 성적이 낮은 실업계 지망 학생들은 지망 학교에서 많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성적이 비교적 높은 학생이 실업계를 많이 지망했기 때문이죠. 때문에 인문계 분위기가 흐려질 듯 한데, 분위기에 휘둘리지 않고 더욱 더 열심히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2. (인문계로 답하신 분만) 인문계를 선택하셨는데, 이유는?
인문계 지망 이유로 가장 높은 것은 ‘열심히 공부해서 명문대 가려고.’였습니다. 대학이 한참이나 남은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잘 아는 것 같네요. 벌써 무슨 대학 얘기냐고 하던 친구들도 역시 명문대의 꿈은 가지고 있군요. 다음으로 친구 따라 강남 가는 사람이 없어서 다행입니다. 가끔 친구가 가는 곳에 같이 지망하는 학생들도 있더군요. 제가 아는 예로는 두 친구 A, B가 있었는데, A는 과학고를 지망하려고 했었어요. 하지만 B는 성적은 높았지만 과학에는 흥미가 전혀 없었어요. 그런데 둘은 절친한 친구여서 A는 B에게 과학고를 같이 쓰자고 했어요. 할 수 없이 B는 A와 함께 과학고를 지망했어요. 그런데 어이없게도 A는 떨어지고 B가 붙게 되었어요. 나중에 B는 중학교 선생님을 찾아올 때 마다 힘들어 죽겠다며 울상을 하고 온다고 해요. 이처럼 친구 따라 강남 가다가는 잘못해서 진로가 원하지 않는 쪽으로 확 바뀔지도 몰라요. 자신의 적성과 실력을 생각해보고 진로를 신중히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실업계를 가고 싶지만 성적이 너무 낮아서 갈수 있는 실업계가 없는 친구들도 있는데요, 여학생은 보통 95%이상, 남학생은 보통 98% 이상이면 인문계를 지원해야 한다고 해요. 남학생의 경우 ‘강남고’나 ‘운봉고’는 커트라인이 약 99%지만 실제 성적이 99%라면 떨어질 확률이 95%라고 봐야 합니다.
실업계를 가고 싶지만 부모님의 절대 반대로 가지 못하는 친구들도 3명 있네요. 예상 했던 것보다 비교적 적은 수여서 놀랐어요. 그만큼 부모님들이 우리들의 의견을 많이 존중하신다는 거겠죠?
3. (실업계로 답하신 분만) 실업계를 선택하셨는데, 이유는?
실업계 지망 이유로 가장 높은 것은 ‘성적은 되지만 인문계가서 살아남을 자신이 없음’과 ‘기타이유’였습니다. 실업계 고등학교에서 홍보를 올 때마다 듣는 멘트. “저희 학교는 다른 학교에 비해 취직이 잘 됩니다. 월수입 000만원. 저희 학교를 제외하고 아직까지 이렇게 많이 버는 학교는 없습니다. 대학도 쉽게 갈 수 있어요. 힘들게 인문계에서 대학 가려고 하지 말고, 차라리 실업계에서 대학 쉽게 가는 게 훨씬 좋아요.”
거의 모든 학교의 홍보 대사였는데,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학교의 학력이 월등한지 등을 잘 알아봐야겠죠?
또 다른 이유인 ‘인문계에서 살아남을 자신이 없다’를 지망한 학생은 다시 한 번 잘 생각해 봐야 할 거예요. 이 문항에 답한 친구는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잘 하는 것도 뭔지 잘 모를 거예요. 하지만 중학교 때는 벼락치기가 시험에 잘 통했고 비교적 내용이 쉬웠기 때문에 성적은 잘 나오는 편이였을 거예요. 하지만 보통 이런 친구들의 취약한 과목은 주요 과목인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중 특히 수학과 과학. 국어처럼 단기간에는 절대 실력을 쌓을 수 없는 과목이죠. 의욕이 없는 데다 싫어하는 과목을 어렵다는 고등학교에서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많이 들었을 거예요. 하지만 그 이유만으로 실업계로 진학을 한다는 것은 너무 아쉽다고 생각해요. 취약한 과목은 학원을 다니며 보충하고 많이 풀어보면 되요. 물론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인간이 할 수 없는 것은 없대요. 중요한 겨울방학을 잘 활용하면 실력을 쌓을 수 있을 거예요.
4. 지망 고등학교의 첫 번째 고려사항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첫째로 꼽는 지망 고등학교는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학교였습니다.
학교가 멀면 여러 가지로 손해이죠. 교통비 3년 치는 10만원이 넘습니다. 또 등교 시간의 혼잡함과 공부할 시간의 낭비 등도 있습니다. 고로 학생들은 근거리 학교를 선호하는데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있네요. 학교의 학력을 보고 가는 학생은 공부에 대한 열의가 뛰어나고 최상위권의 학생들 위주로 추측됩니다. 공부 하고자 하는 욕심이 많은 학생이라면 민족사관고나 외고, 특목고, 명신여고 등에 지원해 보는 것도 좋겠죠? 제일 슬픈 답인 ‘내 성적이 되는 곳’. 이런 일이 없도록 미리미리 내신을 잘 받아 두세요. ‘내가 원하는 과의 활성화’를 선택한 친구들은 정말 확실한 목표가 있을 듯해서 부럽네요.
5. 고등학교 진학선택이 고민이 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그런데 많은 친구들이 고등학교 진학선택을 왜 고민할까요? 그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앞으로의 진로가 달라지니까’였습니다. 선생님들에게 항상 듣는 말이고, 또 사실이죠. 두 번째는 ‘내가 잘하는 것이나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잘 몰라서’입니다. 이건 대부분의 친구들이 그럴 거라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을 확실히 아는 사람은 몇 안 되니까요. 하지만 목표가 있으면 성적이 바뀐다는 거 아세요? 목표 없이 방황하는 것보다는 몇 배의 효과를 가져 온답니다. 진로검사와 직업검사, 상담, 취미생활 등을 통해서 자신의 재능과 흥미, 특기를 알아보는 것이 좋겠네요.
다른 이유로는 부모님과의 갈등도 있어요. 보통은 부모님은 인문계를 원하시고 우리들은 실업계를 원하는 패턴이죠. 하지만 이 문항은 한명 밖에 선택을 하지 않았네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부모님들의 생각이 많이 변하셨다는 걸 알 수 있죠?
이런…. 가고 싶은 학교는 있는데 성적이 안 돼서 못 간다는 친구도 있네요. 방법은 한 가지! 미리미리 공부하셔서 내신을 잘 받는 수밖에 없어요. 앞으로는 내신의 비중이 점점 더 커져가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런데요, 별 수 있나요. 지망한 학교가 마음에 안 차도 내가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탓을 하며 고등학교에서라도 열심히 해야겠지요!
지금까지 다섯 질문을 통해 간단하게나마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생각을 알아보았습니다.
모두 비슷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지만 결론은 여러 가지네요. 아무쪼록 응답해 준 인천 부일중학교 학생 40명을 비롯하여 그 외의 모든 중학교 3학년 진학 반 학생들은 현명한 선택을 하여 후회 없는 고등학교 생활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