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아이가 굴뚝 청소를 했다 한 아이는 얼굴이 새까맣게 되어 내려왔다...제군은 어느 쪽의 아이가 얼굴을 씻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학생들은 교단위에 서 있는 교사를 바라보았다...아무도 얼른 대답을 하지 못했다...
잠시후에 한 학생이 일어섰다...
얼굴이 더러운 아이가 얼굴을 씻을 것입니다...
그런데,그렇지가 않다...
교사가 말했다...
왜 그렇습니까??...
다른 학생이 말했다...
교사는 말했다...
한 아이는 깨끗한 얼굴, 한아이는 더러운 얼굴을 하고 굴뚝에서 내려왔다... 얼굴이 더러운 아이는 깨끗한 얼굴의 아이를 보고 자기도 더럽다고 생각할 것이다...
학생들이 놀람의 소리를 냈다...그들은 교단위에 서 있는 교사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한번만 더 묻겠다...
교사가 말했다...
두 아이가 굴뚝 청소를 했다... 한 아이는 얼굴이 섀까맣게 되어 내려왔고, 또 한 아이는 그을음을 전혀 묻히지 않은 깨끗한 얼굴로 내려왔다...제군은 어느쪽 아이가 얼굴을 씻을 것이라고 생각 하는가??...
똑같은 질문이었다...이번에는 한 학생이 벌떡 일어나 대답했다...
저희들은 답을 알고 있습니다...얼굴이 깨끗한 아이가 얼굴을 씻을 것입니다...
학생들은 교사의 말을 기다렸다...
교사는 말했다...
그 답은 틀렸다...
왜 그렇습니까??...
더 이상의 질문을 받지 않을 테니까 잘 들어주기 바란다...두 아이는 함께 굴뚝을 청소했다...따라서 한 아이의 얼굴이 깨끗한데 다른 한 아이의 얼굴은 더럽다는 일은 있을 수가 없다...
교사는 분필을 들고 돌아섰다...그는 칠판 위에다 '뫼비우스의 띠'라고 썼다...
제군이 이미 교과서를 통해서 알고 있는 것이지만, 이것 역시 입학 시험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주기 바란다... 면에는 안과 겉이 있다...예를 들자...종이는 앞 뒤 양면을 갖고 지구는 내부와 외부를 갖는다...평면인 종이를 길쭉한 직사각형으로 오려서 그 양끝을 맞붙이면 역시 안과 겉 양면이 있게 된다...그런데 어느것을 한번 꼬아 양끝을 붙이면 안과 겉을 구별할 수 없는, 즉 한쪽면만 곡면이 된다...이것이 제군이 교과서를 통해서 잘 알고 있는 뫼비우스의 띠이다...여기서 안과 겉을 구별할 수 없는 곡면을
생각해보자...
교사는 두손을 교탁위에 얹었다...그는 제자들을 향해 말했다...
끝으로 내부와 외부가 따로 없는 입체는 없는지 생각해보자...내부와 외부를 경계지을수 없는 입체,즉 뫼비우스의 입체를 상상해보라...우주는 무한하고 끝이 없어 내부와 외부를 구분할 수 없을 것 같다...간단한 뫼비우스의 띠에 많은 진리가 숨어 있는 것이다... 내가 마지막 시간에 왜 굴뚝 이야기나 하고, 띠이야기를 하는지 제군은 생각해주리라 믿는다...
차차 알게 되겠지만,인간의 지식은 터무니 없이 간사한 역할을 맡을 때가 많다...제군은 이제 대학에 가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제군은 (결코 제군의 지식이 제군이 입을 이익에 맞추어 쓰여지는 일이 없도록 하라)..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공 중에서 조세희(내용중에서)...
영화 '엠퍼르스 클럽'의 교훈이기도 하는 교육의 진정한 가치와 내면을 보여주는 너무 좋은 얘기인것 같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