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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아침.
느릿하게 의식이 깨어, 느릿하게 몸을 일으킨다.
시간은 8시를 지났다.
지각이다.
학교에는 안 가니까 지각이라는 건 올바르지 않지만, 늦잠 잔 것에는 틀림없다.
「우와. 아침밥, 해야지」
일어나서 옷을 갈아입는다.
파자마에서 보통 때 입는 옷으로 갈아입을 때, 하는 수 없이 천에 감긴 왼팔이 눈에 들어온다.
「………………얍」
아침 준비체조, 라는 듯 왼팔을 쳐들어 본다.
문제 없다.
왼팔은 이쪽 명령대로, 똑바로 어깨 높이까지 쳐들어졌다.
왼팔은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아직 감각은 없지만, 이 상태라면 내일엔
「뭐하고 있는 거야, 시로? 이미 아침식사 끝나버렸는데?」
「에? 어라? 어라라?」
눈앞에는 이리야가 있다.
거실에 갔을 텐데, 뭘 착각했는지 광에 와 있다.
「시로, 사람이 하는 말 듣고 있어? 나, 이런 데서 뭘 하고 있냐고 묻고 있는데?」
「아——응, 듣고 있어. 안녕 이리야. 오늘 아침은 묘한 데서 만나네」
……음.
자신도 엉뚱한 대답이다, 라고 판단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자신은 아직 잠이 완전히 깨지 않은 듯 하다.
「시로. 몸 상태, 안 좋아?」
「에? 아니, 그런 게 아냐. 그저 잠에 취해 멍해져 있을 뿐이니까, 잠깐 기다려 줘」
도리도리 머리를 흔든다.
몸은 매우 지쳐 있었지만, 잠기운은 완전히 없앨 수 있었다.
「———이걸로 됐어. 에에 아까 그 얘기 말인데, 여기에 볼일이 있었던 건 아냐. 좀 잠이 덜 깨서 실수했을 뿐이지」
「그래. 응, 그럼 거실에 가자. 시로 아침밥, 내가 준비해 줄 테니까」
즐겁게 말하고, 이리야는 뜰을 달려간다.
올려다본 하늘은 온통 쾌청했다.
어제까지의 어두운 공기를 씻어내는 듯한 푸르름.
크게 심호흡을 하자, 차갑고도 기분 좋은 공기가 폐를 채워준다.
「———응? 이리야, 지금 아침밥 한다고 했어?」
그리고.
겨우 제 상태가 된 머리에 처음 떠오른 소리는 그거였다.
이리야가 만든 아침 식사……기대되긴 하지만, 동시에 강한 불안도 품게 되고 만다.
단언하지만, 이리야는 부엌에 선 적도 없거니와 식칼을 들어본 적도 없을 거다.
「아?……옆에 붙어서 감독해 주는 편이 좋지, 이런 경우」
따끔따끔한 잔디의 감촉을 참으며 거실로 달린다.
거기서 또 멍해져 버렸다.
잠이 덜 깬 거에도 정도가 있다.
정말, 맨발로 여기까지 오다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걸까……?
이리야보다 4분 좀 넘게 늦어서.
흙이 묻은 발을 닦고 툇마루에 올라가니,
「아, 선배다」
딱, 거실에서 나온 사쿠라와 우연히 만났다.
「안녕, 사쿠라. ……에, 오늘 아침은 미안. 늦잠 자 버려서, 정신이 드니 8시 지나 있었어」
「—————」
……?
말소리가 들리지 않았는지, 사쿠라는 머?엉하니 내 얼굴을 바라본다.
「사쿠라?」
열이 도졌나, 걱정이 돼서 손을 뻗는다.
그러자.
「아, 안녕하세요, 선배!」
이쪽의 쓸데없는 참견이었는지, 사쿠라는 활기차게 인사를 받았다.
「뭐야, 아침부터 활기차네, 사쿠라. 그런 걸 보면 몸 쪽도 컨디션 좋구나?」
「네, 네, 덕분에요, 컨디션은 굉장히 좋아요. 서, 선배가 힘을 나눠줬으니까」
「?」
사쿠라의 목소리는 묘하게 더듬거린다.
……으음. 활기찬 건 좋은 일이지만, 안정감이 없는 건 그건 그거대로 불안하다고나 할까.
「어떻게 된 거야, 사쿠라. 어쩐지 이상한데? 대체, 내가 힘을 나눠줬다니 무슨 이야기야?」
「아, 으——그러니까, 저, 어젯밤에,」
선배의 방에서, 저, 라고.
중얼중얼, 부끄러운 듯이 사쿠라는 말했다.
「—————아」
생각해 냈다.
아니, 생각해 내고 자시고, 잊을 수 있을 리가 없다.
나는 어젯밤,
사쿠라와 마음이이어졌다
그것도 두 번째.
「아———으」
단숨에 머리에 피가 오른다.
이미 끓는점 순간 돌파, 목에서 아래쪽에는 피가 안 남아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안면이 새빨갛게 된다.
「사, 사쿠라, 어제, 그건」
에, 꿈이 아니었던 거, 지?
사쿠라는 볼을 붉힌 채, 어딘가 나를 비난하는 듯한 눈으로, 끄덕, 하고 수긍했다.
「~~~~~~~~~~」
굉장하다.
이 이상 뜨거워지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 얼굴이 뜨거워지고 있다.
……에, 어젯밤에 있었던 일은, 굉장했다.
사쿠라의 봉사와, 그 뒤에 동물처럼 서로 얽혔던 것.
그것이 너무나도 자극적이라, 에미야 시로의 이성이 그건 꿈이라고 레이블을 붙여서, 기억 구석에 밀어 넣었을 정도다———아니 그게 아니라!
「사쿠라, 에. 어, 어제는, 난폭하게 해서, 미안」
열로 어질어질한 머리를 억누르고, 아까의 사쿠라 이상으로 더듬거리는 말로 사과한다.
「——네. 하지만, 저는 기뻤어요, 선배」
이쪽이 간지러워질 듯한 웃는 얼굴로, 사쿠라는 살인적인 대답을 한다.
「아—————으」
……당했다.
지금의사쿠라는 정말로 귀엽다 언젠가 이젠가 이렇게 늘웃어주는날이 빨리왔으면 좋겠다.
혹시 아까 이리야의 얼굴을 안 봤었고, 거실에서 TV 소리 같은 게 흘러오지 않고, 이렇게,
「시로— 아침밥 다 됐는데—」
핀 포인트로 이리야의 목소리가 나지 않았다면, 아침부터 그런다고 하든 여기가 툇마루든 진짜로 이상해져 버렸을 거다.
「그, 그렇게 됐으니까 아침밥 먹고 올게! 이, 이 얘기는 나중에 또 하자!」
빙글, 로봇처럼 몸을 반전시키고 거실로 향한다.
어색하게 움직이는 손발을 필사적으로 움직여서, 어쨌든 머리 속을 점령하고 있었던 미래를 구석에 쫓아 보냈다.
「자 시로, 아침밥!」
거실에 들어가자마자, 이리야가 그릇을 이쪽으로 내민다.
흰 식기 위에는 검은색 토스트와, 상당히 반숙인 프라이드 에그와, 깨끗이 커트된 토마토가 담아져 있었다.
「응, Thank you」
아직 어질어질 하고 있는 머리로 받아 들고, 자신의 정해진 위치에 앉아서, 아삭아삭 토스트를 씹는다.
토스트는 어쨌든, 프라이드 에그는 잘 요리됐다. 보고 흉내 내서 만들었는지, 사쿠라나 토오사카한테 조리법을 배웠는지.
어쨌든, 이게 처음이라고 하면 백 점을 주지 않으면 안 된다.
「맛있어」
아삭아삭 토스트를 씹는다.
이리야는 뽐내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고, 만족스럽게 이쪽이 식사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그 행복해 보이는 분위기에 꺾인 건 아니지만, 토스트의 식감이 석탄 같은 걸 추궁하는 건 그만뒀다.
그치만 실제로 맛있으니.
검네 단단하네 하는 건, 뭐어 개인의 취향, 기호의 문제다.
「문제 있어. 그런 탄 거 먹고 있으면 몸 망쳐, 너」
「바보 녀석. 밥이든 빵이든, 이 탄 게 맛있다구」
「……이봐. 에미야 군, 머리 괜찮아?」
「그러니까 맛있다니까.」
「본격적으로 잠꼬대 하고 있네. ……이봐, 그런 태평한 소리 하고 있을 때가 아닌데」
슥, TV에 시선을 옮기는 토오사카.
TV에는 전원이 켜져 있고, 아침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데자뷰일까.
바쁘게 흘러나오고 있는 뉴스의 내용이, 오랜 옛날에 본 듯한 생각이 들어서
——급속하게, 완전히 느슨해진 사고가 조여졌다.
화면에 떠오른 문구.
어젯밤 미명, 신토 방면에서 일어난 혼수상태사건.
하룻밤 만에 의식을 잃어버린 주민들.
지금까지 다발하고 있었던 원인불명의 집단 중독과 동일시되는 그것은, 하지만 지금까지의 것과는 무언가가 달랐다.
피해범위, 실로 직경 50미터.
지금까지 건물 하나에서밖에 일어나지 않았던 그것은, 지금에 와서 그 피해범위를 비약적으로 넓히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다.
보도 마지막.
지금도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는, 세 자리를 넘는 피해자들의 옆에, 행방불명자라고 하는 표기가 더해져 있었다.
「토오사카, 이거」
「그래. 행방불명인 사람 14명. 조사하면 더 늘겠지만,
우선은 전체의 10분의 1이라는 걸로 결론이 날 것 같네, 완전히 삼켜진 인간은」
「—————」
의식이 얼어붙는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알겠어? 이게 조켄의 짓인지 그 그림자의 짓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쪽이든 지금까지와는 자릿수가 다른 희생자가 나온 건 마찬가지야.
이 상태로 가면, 몇 일 뒤에는 한 구획 통째로 삼켜질지도 몰라」
천으로 감긴 왼팔을, 세게 쥐고 있었다.
「———토오사카. 행방불명이 된 사람들은」
죽은 거냐, 라고 확인한다.
토오사카는 말로 하지 않고, 시선을 돌리는 걸 통해 그렇다고 수긍했다.
「……얘기는 여기까지야. 시로의 마음은 알겠지만, 죄악감은 뒤로 미뤄.
알겠어? 그 녀석들은 우리들한테 손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고 마음껏 하고 싶은 대로 하기 시작했어.
우리들을 얕보고 있으니까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하고 있는 거야.
그렇다면, 저쪽이 얕보고 있는 우리들이 뭘 해야 하는지, 확인할 필요도 없겠지」
토오사카는 조용히 자리를 뜬다.
……갈 곳은 하나뿐이다.
토오사카는 나를 재촉하지도 않고, 한 발 먼저 도장으로 향했다.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는데, 팔 상태는 어때, 시로」
도장에 도착하자마자, 토오사카는 본 내용을 꺼냈다.
「그래. 보통으로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는 됐어. 하지만, 그런 얘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니지 토오사카는」
「그래. 내가 물어보고 있는 건, 아쳐의 팔로서 이해됐냐는 것뿐이야」
이리야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와 토오사카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
……맹세코 말하지만, 토오사카는 이 팔이 어떤 것인지 모른다.
어젯밤, 내가 뼈저리게 느낀 두려움을 모른다.
이 천을 풀면 끝난다고.
아쳐의 팔을 쓰기는커녕, 그 피부를 드러내기만 해도 에미야 시로의 몸이 무너진다고 알지 못하는 것이다.
———그 감각을 다시 떠올린다.
벗어날 수 없는 죽음.
살아있으면서 흙에 묻히는 듯한 폐쇄감.
자신이라고 하는 세계가 정체 모를 것으로 빈틈없이 칠해져, 세계 자체가 줄어들어가는 조용하고 절대적인 끝.
그 끝을 맛보고, 떨리는 머리로 되풀이했다.
이 팔만은 쓸 수 없다.
쓰면 죽는다.
정말 마법의 도움이라도 없는 한, 절대로 죽어버린다.
「어때. 내 마술각인을 옮기고 나서 하루 지났으니까, 조금은 반응이 있을 거야.
자아 대답해. 너, 아쳐의 팔로 뭘 할 수 있는지 이미 알고 있어?」
「———」
……잠깐 기다려.
토오사카의 질문은, 어쩐지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는 다르다.
틀림없이 아쳐의 팔을 쓸 수 있냐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에에……그건 아쳐의 팔을 제어할 수 있냐는 이야기가 아니라, 아쳐의 보구가 뭐냐는 이야기야, 토오사카?」
「그, 그런 거 당연하지! 시로는 아쳐의 팔을 쓰면 곤란하니까, 쓰게 할 수는 없잖아!
뭐야, 그렇지 않으면 쓸 생각이었다는 거야, 너는!?」
아.
토오사카 녀석, 진심으로 화내고 있다, 어쩐지.
「으——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그런 흐름이려나, 싶어서……」
「그런 흐름이라니 어떤 흐름이야!」
「……정말. 말해두는데, 어떤 상황이 되든 아쳐의 팔만은 쓰게 하지 않을 거야.
시로도 절대 내 허가 없이 쓰려고 생각하지 마. ……에, 아쳐 대신이니까, 멋대로 죽어버리면 곤란하잖아」
「—————」
토오사카는 진심으로 말하고 있다.
……전에 한 말 취소다.
토오사카는 알아채고 있다.
여하튼 나 따위보다 훨씬 우수한 마술사다.
이 팔을 자유롭게 풀어주면 어떻게 되는가 라는 건, 나 이상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어때. 아쳐의 보구가 뭔지 이해됐어?」
질문이 반복된다.
토오사카가 어떤 답을 기대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건, 에,
「정말. 슬슬 말해주는 게 어때, 시로. 그런 거, 아쳐의 팔을 이식 받았을 때부터 알고 있다고」
「잠깐, 지금 그거 정말이야, 시로?」
「으—뭐, 사실이라고 생각해. 아쳐의 보구는 그 녀석의 투영마술이고, 무기를 복제하는 거잖아?」
막연히 알고 있었던 것인 만큼 확증은 없어서, 반신반의인 상태로 말한다.
「……긴장해서 손해 봤네. 요컨대 이미 이어져있구나, 그거랑.
그건 그거대로 다행이지만, 어째서 말 안 하고 있었던 거야, 이리야.
시로가 아쳐의 투영마술을 알고 있었다면, 일일이 확인할 필요 없었잖아」
「어째서고 자시고, 안 물어봤으니까 말하지 않았을 뿐이야.
시로에게 투영을 시키고 싶어하는 건 린이니까, 전하는 건 린의 역할이잖아. 내가 참견할 일이 아냐」
「뭐야 그 말투. 너, 그렇게까지 준비해 놓고 그만두겠다고 하는 거 아니겠지」
「그건 린과 시로가 결정할 일이잖아.
확실히 보석검을 복제할 수 있으면 린의 승리야. 그렇기에 나도 도와줬어. 하지만, 그건 내 의무니까 도와줬을 뿐이야.
결코 네 방침에 찬동했기 때문이 아냐」
「……?」
에에.
둘의 대화로 헤아리건대, 토오사카는 나에게 무언가를 투영시키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물어봐도 될까. 요컨대, 뭔가 복제하고 싶은 게 있는 거야, 토오사카?」
「그래. 시로는 어떤 것을 복제해 줘야겠어.
우리들의 힘으론 세이버도 그 그림자도 당해낼 수 없어.
그러니까 서번트를 대신할, 서번트 이상의 마술행사
———영체인 서번트를 타도하는 개념무장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개념무장——— 그건, 정해진 사항을 실행한다는, 고정화된 마술품을 가리키는 거, 였던가?」
「그래. 물리적인 충격으로 상대를 타도하는 게 아니라,
outbreaker
개념——혼백으로서 가진 무게로 상대를 타도하는 혼을 부수는 것너는 그 중에서도 특수한,
토오사카에 전해지는 단검을 투영해 줘야겠어」
「목표는 세이버의 보구에 대항할 수 있을 정도인 것을 만드는 것.
버서커를 쓰러뜨린 세이버의 보구는 봤지?
단순히 화력으로 말하자면, 세이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해.
그 “검은 그림자”도 세이버의 보구를 맞으면 흔적도 없을 거고, 우리들도 그런 게 휘둘러지면 막을 수도 피할 수도 없어.
하지만 거꾸로 말하면, 급조라 금방 부서지는 모조품이라도, 세이버의 보구를 웃도는 검만 만들 수 있으면,
그 뒤는 전법에 달렸다는 거지」
「———」
……뭐어, 정론이라고 할까 당연한 귀결이다.
저쪽의 최대출력이 세이버의 보구라면, 이쪽은 그걸 조금이라도 웃도는 걸 준비하면 된다.
적의 병기보다 뛰어난 병기를 만들어낸다.
전투에서, 그건 가장 단순하고 확실한 승리에의 방정식이다.
그러나.
「……어떨까. 그 정도 보구를 투영하다니 그런 건 못 하는데, 나. 아니, 애초에 투영마술이 성공한 적 따위 한 번도———」
「그래. 마술사가 알고 있는 투영이 성공한 적 따위 한 번도 없겠지.
하지만 네 투영은 그런 레벨이 아냐. 지금까지는 방법을 몰라서, 잘못된 방법으로 잘못된 투영을 행하고 있었을 뿐이지.
하지만 아쳐의 지식이 있다면, 남은 건 그걸 모방하기만 하면 돼.
아쳐라고 하는 견본을 알고 있는 지금의 너라면, 투영은 반드시 성공할 거야」
「———」
단언하는 토오사카.
그렇게 자신 있게 말해도, 이쪽은 실감이 없거니와 자신도 전혀 없는데.
「알겠어? 전에도 말했지만, 너는 “강화”가 아니라 “투영”의 매직 유저야.
그런 네가 보다 상위의 복제자인 아쳐의 마술이론을 경험하면, 진짜와 같은 능력을 가진 복제……
까지는 못 되겠지만, 진짜와 비슷한 능력을 가진 복제품을 형성할 수 있어」
「그 이외의 보조는 우리들의 역할이야.
나와 이리야는 지금, 네가 투영할『무기』의 재료를, 가능한 한 진짜에 부합되도록 준비하고 있어.
투영할 때의 자료가 될 설계도는 이리야가 reading으로 해석 중이고, 진짜에 사용됐던 재료는 내 쪽에서 준비하고 있어」
「……아직 준비에 시간이 걸리지만, 이게 갖춰지면 남은 건 시로에게 달렸어.
시로가 모양만이라도 대사부의 호부를 복제해 주면, 조켄과 정면에서 부딪쳐도 승기가 보여」
「………………」
에에?.
요컨대, 재료와 설계도는 토오사카와 이리야가 준비할 테니까, 나머지는 이쪽에서 조립하라는 거다.
그걸 통해 조켄을 쓰러뜨릴 수 있다면 나도 이의는 없다.
기쁘게 토오사카의 말에 응하겠지만, 하지만——
「만약, 내가 그 무기를 투영할 수 있다고 치자.
그 경우, 재료는 필요 없잖아. 오리지널이 있다면 그걸 보여주면, 그 뒤엔 이쪽에서 흉내를 낼게.
재료 같은 거 준비하지 말고, 지금 당장 시도해 보면 되지」
「바보. 그게 가능하면 이틀 전에 시도하게 했어.
알겠어? 지금 시로의 상태론 투영은 가능하다고 해 봐야 한 번. 그것도 반드시, 어딘가에 벌어진 곳이 생기는 이미지가 돼.
그래서야 의미 없잖아. 광에 굴러다니는 되다 만 것들이랑 마찬가지로,
형상은 꼭 닮아도 안에 든 게 없는 가짜가 만들어지면 정말 곤란해」
「……음. 하지만, 나는 그 가짜밖에 못 만든다구」
「그러니까, 그 보조를 우리들이 하고 있잖아.
투영에 필요한 마력과 지식을 보충하기 위해서, 가능한 한 진짜에 가까운 소재를 만들어놓고,
그 뒤엔 거기에 네 이미지를 겹쳐서 고정화시킨다는 거지.
간단한 덧셈이야. 시로의 투영과 우리들이 준비한 재료를 더해서, 보다 높은 수치를 구하는 거지」
「……뭐어, 아쳐의 팔로 투영하면 재료나 기원이 되는 설계도도 필요 없겠지만, 그럴 수도 없잖아?
아쳐의 팔에 의지하지 않고 “싸우는 무기”를 준비한다고 하면, 이제 이 방법밖에 없는 거야」
「원래부터 있는 걸 “투영”으로 “강화”한다는 건가.
……그래, 그거라면 조금은」
현실감이 있다고 할까, 연습하면 가능할 것 같은 레벨이긴 하다.
「하지만 성공할지 어떨지 모른다구.
강화도 마스터가 되기 전까지 제대로 성공하지 못했어.
그런 어려운 거, 준비 없이 바로 시작해서 가능할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데」
「아, 그건 괜찮아.
시로를 이제부터 투영 연습이랑, 아쳐의 지식을 끌어내는 걸 맹특훈시킬 테니까」
「……그러냐. 나도 그 편이 좋지만, 어쩐지 즐거운 것 같은데, 토오사카」
「서얼마아. 요즘 계속 이리야랑 블록 쌓기 놀이하고 있었으니까,
시원찮은 제자랑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도 괜찮으려나 라고 생각하고 있을 뿐이야」
「…………」
……으으. 어제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감촉을 다시 떠올리고, 부르르 떨었다.
토오사카 녀석, 사람을 벗게 하고 다가오지, 뱃속에 손가락 넣지 해서 고생이었다.
그 때는 아무 일도 없이 끝내줬지만, 오늘도 그렇게 된다고 하면
「——으」
에, 객실에서 쉬고 있는 사쿠라한테 무지 혼날지도 모른다.
「그래서, 농담은 미뤄두고, 얘기는 이해했어?
그러면 마지막 확인을 해 두고 싶은데」
「응, 마지막 확인?」
「그러니까 이 작전으로 가도 되냐는 거지.
결국 우리들은 시로의 투영에 의지할 수 밖에 없어.
아쳐의 팔은 쓰게 하진 않을 거지만, 그래도 아쳐에게서 마술을 모방하는 이상,
시로의 몸에는 아쳐라고 하는 서번트의 독이 섞여. 그래도, 시로는 이 방침에 따라줄 거야?」
「아니, 따르고 자시고 조켄을 쓰러뜨릴 수 있다면 불만은 없어. 마술의 단련도 토오사카가 지도해 준다면 믿음직스럽고」
「……확실히 말할게. 아쳐의 마술을 모방한다고 하는 건, 아쳐의 팔의 속박을 푼다는 거야.
요컨대 말야. 여기서 투영 단련을 하는 동안엔, 그 성해포를 풀라고 하는 거야, 나는」
「—————」
들떠 있었던 사고가 얼어붙는다.
성해포를 풀어?
어젯밤, 약간 헐겁게 했을 뿐인데 겁내고, 눈물을 흘리고, 계속 떨었던 이 팔을 해방해?
———그런 건, 생각할 필요도 없다.
「———그래. 그걸 통해, 어떻게든 된다면」
있는 모든 힘, 울부짖을지도 모를 정도로 힘을 담아서,
「토오사카의 방침에 따르겠어. 이 천, 풀면 되는 거지」
간신히, 머리를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었다.
「…………그래. 역시 그렇게 나왔다는 거지」
「뭐야, 토오사카. 지금 그 대답으론 불만이야?」
「별로. 너한테 협박 따위 의미 없었다고 재인식한 참이야.
성해포를 풀어도 좋다, 라고 시원스럽게 말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뿐이고, 대답 자체에는 만족이야」
흥, 하며 얼굴을 돌리는 토오사카는 분명히 기분이 좋지 않다.
「음. 이상한데, 토오사카. 이쪽이 각오를 하고 끄덕였는데도, 내가 잘못한 것 같잖아」
「그래, 이상한 건 내 쪽이야.
그 대답을 원하고 있었는데도, 막상 들으니까 울컥하다니 정상이 아니지」
「하지만 시로. 아까도 말했지만, 나는 절대 네가 아쳐의 팔을 쓰게 하진 않을 거야.
그건 결코 성해포를 풀게 하지 않는다는 거지.
네 각오를 시험한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두 번 다시 성해포를 푼다고 하지 마.
……그걸 푼다는 건, 이제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는 거니까」
그건 충고가 아니라, 간절히 애원하는 듯한 진지한 말이었다.
「—————」
붉은 천을 두른 왼팔을 세게 쥔다.
확실히 나도 이 녀석을 풀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그러면———
「……아쳐의 마술을 모방한다, 라는 건 어떻게 할 거야.
천을 안 풀면 그 녀석의 마술구성은 끌어낼 수 없는 거 아니냐」
「물론. 그러니까 지금은 무리인 걸 잘 알지만, 아주 조금 성해포의 구속을 헐겁게 해 줘야겠어.
그렇게 하는 거라면 봉인을 푼 건 아니고, 아쳐의 팔로부터 오는 반동도 극력 작게 만들 수 있잖아?」
「…………그렇지. 그럼 아까 토오사카가 말한, 천을 풀라고 하는 건」
「그래, 아주 조금 천을 헐겁게 하라는 거야.
하지만 그것도 중대사니까, 우선 시로의 각오를 시험해 본 거지」
「하여간, 이건 언젠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이기도 해.
시로도, 언제까지고 천을 두른 상태 그대로라니 싫잖아?
하다못해 자기가 다시 감을 수 있는 정도는 되지 않으면, 앞으로 살아갈 수 없으니까.
목욕 문제라든가, 어떤 사고로 풀어졌다든가」
「아——그렇구나. 그건 확실히」
「그렇지? 그러니까 지금, 하다못해 천이 헐거워진 정도 반동에는 견딜 수 있게 돼 둬야지.
어제 심은 각인은 잘 융화돼 있는 듯 하니, 대마력도 올라가 있을 테고. 의식의 보호는 이리야가 해 줄 테니까,
지금이라면 5분 정도는 헐겁게 해도 OK 아닐까」
「이리야가 보호한다니……에, 이리야랑 둘이서 아쳐의 팔을 억누르라는 거야?」
아까부터 계속 입을 다물고 있는 이리야에게 시선을 옮긴다.
「조금 달라. 내가 지키는 건 어디까지나 시로의 정신뿐이고, 아쳐로부터 오는 역류를 견디는 건 시로의 역할.
시로는 아쳐의 경험을 끌어내지 않으면 안 되니까, 막는 게 아니라 견디지 않으면 안 되잖아」
……그런가.
이리야가 아쳐로부터 오는 마력의 역류를 막아버리면, 나는 아쳐의 마술구성을 모방할 수도 없다는 거다.
나에게 그것이 독이라고 해도, 어떤 독인지 맛보지 않으면 내용을 알 수 없으니까.
「……알았어. 그럼 나는 천을 느슨하게 하고, 가능한 한 왼팔에서 오는 역류에 견디면 되는 거지」
「그래. 그 때는 눈을 감고 안쪽에 의식을 돌릴 것.
마술회로를 열 때랑 마찬가지니까 간단하지?
어쨌든 시로는 아쳐의 투영기법을 체험하기만 하면 돼.
몸에 물들게 하기만 하면 되니까, 절대로 이해하려는 생각 따위 하지 마」
「———미안, 잠깐 자리를 뜰게.
뒤는 잘 부탁해, 이리야. 금방 돌아올 테니까, 그 동안에 시로를 단련시켜 줘」
그리고.
그 말만 하고, 토오사카는 갑작스럽게, 서두르지도 않고 도장에서 나갔다.
「……? 왜 저러는 거지, 저 녀석?」
「글쎄. 뭔가 잊고 온 거라도 있는 거겠지, 틀림없이.
그런 것보다, 시로한테는 할 일이 있잖아.
구속을 푼다는 바보짓은 반대지만, 시로가 약속했다면 도와줄게. 자, 린이 돌아올 때까지 끝내자」
이리야는 내 등뒤로 돌더니, 착, 차가운 손을 등에 꽉 눌러왔다.
「이리야……?」
「됐으니까 눈을 감아, 시로가 가장 자신 있는 명상을 해.
마술회로가 열리면 이쪽에서 시로의 의식을 프로텍트하고, 성해포의 구속을 느슨하게 할게.
타이밍은 이쪽에서 잴 테니까, 시로는 흘러 들어오는 마력에 견디고 있기만 하면 돼.
하지만, 부디 죽을 힘을 내서 견뎌. 왼팔에서 오는 반동에, 시로는 틀림없이 삼켜질 테니까」
감정이 없는 이리야의 목소리.
거기에 수긍만 가지고 대답하고, 천천히 눈꺼풀을 감는다.
……조용히, 빠르게 의식을 통괄해, 신체에 다른 신경을 만들어 낸다.
겨우 며칠 새에 용이해진 의사신경의 작성.
그, 등에 달리는 빛의 선을 완성시켰을 때.
「쓸데없는 충고를 할게, 시로.
린이 아는 건, 영령의 팔을 이식 받은 인간의 아픔뿐이야. 그러니까 린은 이게 어떤 사태가 될지 모르고 있어.
시로가 어떻게 돼 버리는지도 모르는 거야.
하지만 그것도 어쩔 수 없어.
그것도 당연한 게 시로랑 아쳐의 관계를 알고 있는 건, 이 세상에서 나뿐이니까」
잘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이리야는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었다.
「———자」
둘을 도장에 남기고 안뜰로 나간다.
「어쩔 생각이야, 사쿠라. 몸이 안 좋아서, 얌전히 방에서 쉬고 있는 거 아니었어?」
배려하는 말도 없이, 토오사카 린은 차가운 시선으로 눈앞의 소녀를 내려다봤다.
「……………………」
린에게 응시 당해, 마토 사쿠라는 불안한 듯이 시선을 떨군다.
「—————」
「—————」
둘 사이에 말은 없다.
린은 용서 없이 관계 없는 외부인인 사쿠라를 타박하고,
사쿠라는 언니에 대한 부담감과 열등감 때문에, 자기 쪽에서 발언할 기력이 꺾여 있다.
「사쿠라. 에미야 군이 걱정 돼서 보러 왔다면 돌아가. 이유가 그저 그뿐이라면, 나도 못 봤던 걸로 해 줄 테니까」
「윽…………」
사쿠라의 몸이 약간 떨린다.
언니는 신랄했다.
마토 사쿠라가 등에 진 불안과 부담감을 알면서, 용서 없이 소녀를 몰아넣는다.
「아녜요, 언니. 저는, 그저」
린에게 압도 당하면서도, 사쿠라는 온몸에 기력을 불어넣고, 자신의 이상인 언니와 시선을 마주했다.
그러나.
「설명은 필요 없어. 나는 방에 돌아가라고 했어.
여기서 무슨 말을 하든지, 너를 도장에 들이는 것만은 하지 않을 거야」
소녀가 있는 힘껏 한 저항을, 린은 한 마디로 베어 쓰러뜨린다.
「그럴 수가——안에 들여놓을 수 없다니, 어째서인가요」
「어째서고 자시고 할 거 없지. 마스터로서 행동할 때, 우리들에게 너는 적에 지나지 않을 뿐이야.
알겠어, 사쿠라? 전투에 참가하지 않고 라이더로 이 집을 지킨다고 해도, 네가 조켄의 수하인 건 변함없어.
그런 상대 앞에서 단련 같은 거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
냉철한 목소리에 사쿠라는 가만히 서 있을 수 밖에 없다.
토오사카 린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에미야 시로와 다르게, 언니는 언제 자신이 마토 조켄의 손에 떨어져 적으로 돌아설지 위구하고 있다.
……아니.
그녀는 틀림없이, 자신이 적으로 돌아설 거라고 단정마저 하고 있는 건 아닐까.
「………………」
분해서 입술을 깨문다.
하지만 반론은 할 수 없다.
린 말대로, 마토 사쿠라는 언제 마토 조켄의 손아귀에 떨어질지 알 수 없는 몸이다.
날이 갈수록 몸은 말을 듣지 않게 되고, 기억도 조각조각 나 가고 있다.
유일하게 쉴 수 있었던 수면마저, 요즘은 무서운 꿈뿐이라 편안하지 않다.
……그런 자신은, 확실히 언제 이성을 잃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 거야. 무엇보다 그런 마력 부족인 몸으로 서성거리면 성가셔.
지금 너는 언제 쓰러질지 알 수 없어.
뭐, 지금은 안정돼 있는 것 같으니까 쓰러지거나 하지 않겠지만, 무리를 하면 할수록 에미야 군이 걱정해.
……그렇게 되면 그는, 지금 이상으로 궁지에 몰리게 돼. 그건 너도 바라는 바가 아니잖아, 사쿠라」
「………………」
린의 주장은 정말로 옳다.
사쿠라는 자신이 무력하다는 것 때문에 입술을 깨문 채, 더욱 깊이 머리를 숙였다.
「이해했어? 그럼 빨리 돌아가. 점심이 되면 부르러 갈 테니까, 그 때까지 확실하게 쉬고 있을 것」
끄덕, 하고 작게 수긍한다.
린은 동생인 소녀에게 등을 돌린다.
너는 방해돼, 라고.
서 있는 마토 사쿠라에게 말하는 듯이.
「자……잠깐, 잠깐만요, 언니……!」
「뭐야? 아직 뭔가 할 말 있어, 사쿠라?」
「네. 언니 얘기는 알았어요. 저도 방에는 돌아갈게요.
……하지만, 확실하게 들려주세요. 언니는 선배한테 뭘 시킬 생각인 건가요.
언니, 선배는 이제 싸울 수 없다고 알고 있는 거죠?
그런데도 오늘도 선배를 불러내서, 이 이상 뭘 시키려는 건가요……!」
「—————」
떠나려고 했던 등이 멈춘다.
마토 사쿠라의 호소는, 필사적이었다.
평소 조용한 동생이 보인, 다른 사람 같은 격정.
거기에 눈을 크게 뜨면서도, 린은 변함없이 차갑게 대응한다.
「뭐냐니, 마술강좌야. 이 상태론 조켄에게도 세이버에게도, 그 검은 그림자에게도 못 이기잖아.
그러니 시로는 아쳐의 팔에서 마술을 끌어내 줘야겠어. 아쳐의 팔은 경험치 덩어리니까 말야.
성해포의 구속을 헐겁게 하면, 시로가 잠들어 있어도 일방적으로 경험치가 흘러 들어가서, 억지로 레벨업 시킬 수 있잖아」
「무슨———」
그게 얼마나 무모한 시도인가 따위, 마토의 마술사인 사쿠라에겐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
언니가 하려고 하는 것은, 그저 고문이다.
에미야 시로라고 하는 10의 용량 밖에 들어가지 않는 그릇에, 끊임없이 100의 연료를 흘려 넣는 거나 마찬가지다.
다 들어가지 못한 가솔린은 당연히 넘쳐, 설령 1만이나 되는 경험을 부어봐야, 용기에 남는 것은 10의 경험뿐.
그런 건, 그저 괴로울 뿐이다.
에미야 시로가 얻는 것은, 맛본 고통의 1할에도 미치지 않겠지.
아니, 무엇보다——그건, 보통 정신으로 견딜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해일에 진흙인형을 맞서게 하면, 인형은 흔적도 없이 무너진다.
그 성해포를 느슨하게 한다는 것은, 즉 그런 것인 거다———
「무모해요, 그런 걸 계속하면 선배의 몸이 못 버텨요……!
아니, 그것만이 아니에요! 선배는 언니를 믿고 있어요. 믿고 있으니까 그런 당치 않은 것도 받아들이죠.
하지만, 그런 걸 하고 있으면 결국——마지막엔 언니의 한 마디 말로, 저 천도 풀어버릴 게 뻔해요……!」
「———사쿠라」
시선은 내리지 않고.
사쿠라는 정면에서, 자신의 이상인 언니를 응시한다.
그런 그녀에게,
「……그래. 하지만 사쿠라. 내가 말하지 않아도, 저 녀석은 자진해서 성해포를 풀었을 거야.
아까 이야기하고 그걸 알아버렸어.
……정말, 정상이 아냐. 내가 어떻게 충고해도 말야, 틀림없이 마지막엔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처럼 풀어버릴 거야, 저 녀석」
힘 없는 목소리로, 토오사카 린은 대답하고 있었다.
「에……언, 니?」
「그래. 그걸 아니까, 그런 짓을 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제시할 수 밖에 없었어.
풀지 않아도 어떻게든 된다고 알고 있으면, 저 녀석도 한계까지 참겠지.
그러니까 내 역할은, 그 한계 상태에 있는 동안에 싸울 도구를 만들게 하는 거야.
그게 끝나면 시로는 쉬게 할 거야. 가둬서라도 얌전히 시키고, 성배전쟁이 끝날 때까지 싸우게 하지 않겠어」
「—————」
언니의 말은 진실이다.
토오사카 린은 토오사카 린으로서, 가능한 한 최대한의 배려를 해 주고 있다.
……하지만, 그건 토오사카 린으로서의 마음.
같은, 오랜 가계의 후계자인 사쿠라는, 그 이외의 마음도 알고 있다.
「언니. 언니가 선배를 걱정해 주고 있는 건 알아요.
하지만, 언니는 그것뿐이에요. 혹시 지금 그 방법으로 할아버님을 쓰러뜨릴 수 없다고 알면, 언니는 틀림없이 쓸 거에요.
당신은 토오사카의 마술사니까.
이기기 위해……마술사로서 지워진 규율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언니는 선배를 도구로서 쓸 사람이에요」
그건 물음이 아니라, 그저 사실을 고하는 말이었다.
토오사카의 후계자는 딱 한 번 눈꺼풀을 감고,
「———그래. 지금 이 방법이 실패하고, 조켄과 그 그림자가 어젯밤 같은 흉행을 되풀이한다면——
시로는 아쳐의 팔을 써 줘야겠어. 그 한 사람의 목숨 가지고 해결된다면 당연하잖아」
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선언했다.
「……그런 거 염치없어요. 선배는 처음부터 성배 같은 건 원하고 있지 않았죠.
마스터가 된 것도 우연이 아닌가요. 그럼, 이 이상 억지로 싸우게 하다니, 잘못이에요」
「———하아.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같네, 사쿠라」
「잘 들어. 나는 시로에게 강요 따위 하지 않고 있고, 애초에 본래 같으면 시로에게 발언권은 없어.
시로는 내 아쳐한테서 팔을 받아서 목숨을 건졌어. 그 뒤도 그 팔을 잘라내려고 하지 않아.
그럼, 그 시점에서 저 녀석의 목숨은 내 거잖아.
시로가 그 팔을 버리지 않는 한, 저 녀석은 내 아쳐야」
「알겠어? 이 싸움이 끝날 때까지는, 시로는 내 패밀리어라는 거야.
사쿠라에게 참견 당할 이유는 없어. 나는 저 녀석이 싸움을 원하는 이상, 전력으로 힘을 빌려줄 거고, 빌릴 뿐이니까」
「윽………………」
대꾸할 수 없다.
위압과 자신을 가지고 단언하는 언니에게, 소녀도 무엇 하나 대꾸하지 못하고, 그저 멍하니 서 있을 따름이었다.
「——할 말은 그것뿐이야? 그럼 방으로 돌아가. 여기에 있으면 성가시다고 했잖아」
등을 돌리고, 토오사카 린은 도장으로 돌아간다.
그 뒷모습을, 소녀는 먼 풍경처럼 바라보고 있다.
……익숙해져 있을 터인 안뜰이, 넓다.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고, 손에 닿는 것조차 없는 듯한 착각.
그, 거짓 고독 속에서,
「——그래. 선배까지 뺏어가 버리는 거야? 언니」
감정이 결여된 목소리로, 소녀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그리고.
어느 새 돌아왔는지, 바로 눈앞에 토오사카의 얼굴이 있었다.
「——어라? 뭐하고 있는 거야, 토오사카」
「 」
「 」
「 뭐지, 기색 하지 않아?」
「 그것보다 점심은 린과 사쿠라의 사쿠라 쪽이 」
「…………」
……이상한데.
둘 다, 어째서 눈앞에서 비밀 이야기 같은 거 하고 있는 거지.
「토오사카, 이리야」
……?
목 상태가 이상한지, 큰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음……하나, 둘……
어?이, 무슨 얘기 하고 있는 거야, 둘이서?!」
딱 둘의 비밀 이야기가 그친다.
「아?. 아?, 아?」
오, 원래대로 돌아왔다.
아무래도, 큰 소리를 내서 목이 트인 듯 하다.
「뭐야, 아까까지는 내가 간 맞추는 것도 신선하다든가 했으면서. 시로, 매운 거 싫다는 거야?」
「린이 하는 간은 매운 게 아니라 저려.
이미 점심은 사쿠라한테 맡긴다고 결정됐으니까, 적당히 포기해. 시로도 사쿠라가 만든 스튜가 좋다고 했으니까」
둘은 점심 식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듯 하다.
「이봐. 지금은 그럴 때가 아———」
니잖아, 라고 말하다 말고 멈췄다.
문득 시야에 들어온 시계는, 벌써 12시가 되려 하고 있다.
「—————」
……뭔가 걸린다.
그렇게 이상한 것 따위 없는, 여느 때의 도장인데도 매우 한기가 든다.
그게,
토오사카가 나간 건 9시 좀 지나서
머릿속에 모르는 지식
지금부터 음식 재료를
둘의 대화에 대답을 하고
그러고 보니 무언가
머리에는 이미 모든 무기의 상세 가
이리야가, 마음에 걸리는 말을
그, 새하얀 팔의 아픔을 통해
분명히 40 건너뛰고 26번
기억이 사라지고, 원래대로 돌아왔다.
「————」
톡톡 이마를 손가락으로 두드린다.
괜찮다.
일단, 현기증은 가라앉았다.
「시로? 왜 그래, 이리야랑 상점가까지 장 보러 가는 거지?」
기억을 더듬는다.
조금 미간에 주름을 짓자, 확실히 자기 쪽에서, 이리야랑 장보러 간다고 말한 걸 생각해 냈다.
「그래. 그럼, 갈까 이리야」
머리를 흔들고 걷기 시작한다.
「……잠깐. 어쩐지 이상해, 너. 성해포를 원상태로 되돌렸을 때는 건강했는데, 지금이 돼서 피로가 나타났다든가?」
「응? 아?…………그래, 확실히 좀 혼란된 상태야. 하지만 뭐어, 별 일 아냐, 이런 거」
어젯밤에 느낀 아픔에 비하면 하잘것없고, 몸 상태도 좋다.
아주 약간 현기증으로 멍해져 있었을 뿐이니까, 문제 따위 있을 리가 없다.
이리야와 같이 밖으로 나온다.
그렇게 빈번하게 장보러 갈 수 있는 여유는 없으니, 무리해서 3일분 정도 음식 재료를 사들여 두지 않으면 안 되겠지.
「자. 그럼 화끈하게 사들일까.
이리야는 뭐가 좋아? 당면한 건 점심밥 메뉸데」
「어라, 점심은 스튜 아냐? 시로, 아까 그렇게 말했는데」
「아——그래, 그랬지. 뭐, 결정돼 있다면 확실해서 좋아. 사쿠라의 스튜라고 하면 화이트니까, 닭고기를 보러 가자」
단골 정육점으로 발을 옮긴다.
아무튼 3일분 음식 재료다.
돈은 헛되이 쓸 수 없고, 가능한 한 싸고 좋은 게 손에 들어온다면 발로 뛰지 않으면 안 되지.
———그래서, 뛰어서 상점가를 이 집 저 집 다니기를 30분.
「아하, 잔뜩 샀네, 시로!」
장보는 중엔 재미없는 듯이 행동하고 있었는데, 막상 짐을 들자 즐거운 듯이 웃는 이리야다.
「——미안, 너무 많이 샀어. 이리야, 그쪽 무겁지 않아?
이쪽 봉지가 가벼우니까 바꾸자」
손에 든 일곱 개 비닐 봉지 중, 가장 가벼운 걸 내민다.
「아니, 안 무거우니까 괜찮아.
그것보다 하나 더 들까? 시로, 잔뜩 봉지 늘어뜨리고 있어서 포도 같아」
「아니, 내 쪽도 괜찮은데. 포도라는 건 또, 굉장한 비윤데」
「응. 사실은 풍선 든 피에로 같지만, 포도 쪽이 귀엽잖아?」
즐겁게 말하고, 이리야는 다다다? 상점가를 달려간다.
「잠깐, 기다리라니까, 이리야. 무겁지는 않지만, 달리는 건 역시 힘들다니까」
중량적으로 힘든 게 아니라, 이만큼 쑤셔 넣으면 달걀이나 두부가 부서질 것 같아서 두렵다.
두렵기에, 한숨을 쉬면서 빠른 걸음으로 이리야를 쫓는다.
이게 장보기 부대를 맡은 자신에게 가능한 최대의 양보다.
……그런 이유로, 짐에 신경을 쓰면서 탁탁 이리야를 따라간다.
그런 내가 마음에 들었는지,
이리야는 묘하게 즐거운 듯 했다.
상점가를 통과해 교차점으로 나오자, 이리야는 달리는 걸 멈추고 이쪽에 딱 붙어왔다.
「♪~Die Luft ist kuhl und es dunkelt,
Und ruhig fließt der Rhein.
Der Gipfel des Berges funkelt
Im Abendsonnenschein~♪」
슈퍼에서 장본 봉지를 손에 들고, 이리야는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다.
어딘가에서 들은 기억이 있는 멜로디.
어릴 적, 이런 노래를 학교에서 들은 듯 하다.
「♪~Die schonste Jungfran sitzet
Dort oben wunderbar.
Ihr goldnes Geschmeide blitzet,
Sie kammt ihr goldenes Haar~♪」
나란히 걷고 있으니, 이리야의 표정은 알 수 없다.
어떤 표정으로 부르고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돌아가는 길을 걷고 있는지,
나에겐 확인할 방법이 없다.
「♪~Den Schiffer im kleinen Schiffe
Ergreift es mit wildem Weh.
Er schaut nicht die Felsenriffe
Er schaut nur hinauf in Hoh~♪」
그리운 멜로디.
소박한 곡은 부드럽고 간단해서, 그렇기에 쓸쓸했다.
———이리야는 틀림없이 즐거워하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노래를 흥얼거리며 귀로에 오르고 있다.
그렇게 생각한 반면, 이렇게도 생각하고 말았다.
노래를 흥얼거리는 건 이리야에게는 당연한 일이다.
돌아가는 길에 이야기할 상대도 없고,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버지도 없었던 이리야가 할 수 있는 건,
이렇게, 누구에게 들려주는 것도 아니면서,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밖에 없었던 건 아닐까 하고.
「♪~Ich glaube die Wellen verschlingen
Am Ende Schiffer und Kahn
Und das hat it ihrem Singen
Die Lorelei getan~♪」
도로 끝.
높은 커브 미러를 올려다본다.
거기에 비치고 있는 것은, 많은 짐을 든 자신과, 꿈이라도 꾸고 있는 듯이, 눈을 감고 노래하고 있는 소녀의 모습이었다.
「—————」
특별할 건 없다.
그건 특별할 건 없는, 장보고 돌아가는 남매의 모습이었다.
그게 너무나도 자연스러워서, 저도 모르게 몽상했다.
……짐을 든 청년과, 신바람이 난 듯 귀로에 오른 소녀의 사이에.
혹시 키리츠구가 있다면, 그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 라고.
「이리야」
불러 세운다.
「응? 왜, 시로?」
천진하게 돌아보는 모습.
……그건, 그녀가 그녀의 본심을 억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리야는 자신의 마음을 억누르고 있다.
아쳐가 사라지고 나서, 이리야는 어떤 것을 계속 억지로 눌러 참고 있다.
그렇기에, 이렇게 맞닿을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진짜 마음을 숨기지 않으면, 이리야는 이렇게 웃을 수 없다.
「—————」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이미 진작에 알고 있었던 걸, 계속 뒤로 미루고 있었다.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에서 눈을 돌리고 있었다.
이리야가 그렇게 해 줬으니까, 나도 그 거짓말에 맞춰주고 있을 수 있었다.
「……시로?」
……이리야는 틀림없이, 포기한 거다.
그 문제를 들이대는 걸 그만두고, 우리들의 끝에 함께 해 주고 있다.
그렇다면 그걸로 됐다.
이리야가 지금 이 관계를 좋다고 인정하고 무시해 준다면, 그걸로 아무도 잃지 않고 끝난다.
하지만, 그래도,
「이리야. 이 싸움이 끝난 뒤, 혹시 돌아갈 곳이 없으면——」
나는, 이상하다.
하지 않아도 되는 소릴 하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하게, 이러고 있을 수 있는 동안에 말해두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이상하게 된다.
이상하게 될 테니까, 분명하게.
「이리야. 이대로, 우리 집에서 살지 않을래」
이 머리가 어떻게 되기 전에, 이리야에게 말해둬야 한다.
……발이 멈춘다.
이리야는, 감정 없는 목소리로
「그건 키리츠구의 아들로서 하는 말이야?」
조용히 내 얼굴을 바라봤다.
「—————」
키리츠구의 아들.
키리츠구가 하지 못했던 것, 키리츠구가 버리고 떠난 것.
나는 에미야 키리츠구의 아들이니까, 피가 이어져 있지 않아도 아들이니까, 그 책무를 이어받지 않으면 안 된다.
에미야 시로의 의사가 아니라, 에미야 키리츠구의 아들로서, 눈앞의 소녀와 대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리야가 묻고 있는 건 그런 것이다.
그래, 그런 건 물론———
「그래. 나는 키리츠구의 아들이고, 이리야가 좋아. 같이 살고 싶은 이유는 그것뿐이야」
「——진심이야? 시로가 키리츠구를 대신하는 거야?」
「아니. 나는 키리츠구는 될 수 없고, 키리츠구를 대신할 수도 없어.
나랑 키리츠구는 다른 인간이야. 키리츠구로서 이리야에게 되돌려 줄 수 있는 것 같은 건, 나에겐 없어」
「하지만 나는 키리츠구가 좋아. 키리츠구가 하지 못했던 걸 완수해 주고 싶어.
그러니까, 이리야가 키리츠구를 미워하는 마음 속에, 조금이라도 용서해 줄 수도 있다는 마음이 있다면———」
「—————」
「나는 이리야와 같이 살고 싶어.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만큼, 이제부터 만회해가는 건 안 될까.
지금 그대로라도 상관없으니까, 이리야랑 같이 살면 안 되는 거니」
……대답은 없다.
이리야는 고개 숙이고, 머리를 약간 좌우로 흔든 뒤.
「그건 무리야. 나는 오래 살 수 없고, 시로도 오래 살지는 못 해. 그러니까 절대 같이 살 수 없어」
꽃 같은 웃는 얼굴로, 거절하는 말을 했다.
「——오래, 못 살아?」
「그런 거 이미 알고 있잖아, 시로?
……그래, 한쪽이 다른 쪽을 희생으로 삼으면, 조금은 살 수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둘이 함께는 무리라고 생각해. 이 싸움이 끝났을 때, 내가 살아있다는 말은, 시로는 이미 없다는 말인걸」
「봐, 그래서 그럴 수 없는 거야. 시로가 없는 에미야 가에는, 내가 있을 곳은 없으니까」
「—————」
이리야의 말은 확신에 차 있다.
은발 소녀는 예언자처럼, 그런, 불길한 운명을 입에 올렸다.
「……에헤. 하지만 조금 유감일까나. 지금 그 말, 좀 더 빨리 말해줬으면 좋았는데.
그랬으면……응, 그랬으면 아주 조금, 운명은 변해 있었을지도 모르니까」
「—————」
이리야가 하는 말은 알 수 없다.
나나 이리야 중 한쪽이 죽는다고 하는 것도, 그런 소리를 웃는 얼굴로 할 수 있는 포기도.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그런 상황은 안 될 거야.
조켄이 이리야를 노리고 있다고 해도, 그 전에 우리들이 조켄을 쓰러뜨릴 거야.
이리야도 그러기 위해서, 토오사카에게 협력해 주고 있잖아」
「……그래. 하지만 그게 문제야.
이건 린에게는 말하지 마, 시로.
보석검의 투영. 토오사카의 유산을 복제하는 건, 린의 방법으론 불가능해」
「왜냐면 시로의 투영은 투영마술이 아닌걸.
보통 투영마술이라면, 어느 정도 오리지널과 비슷하게 만든 것에 “투영”을 겹쳐서 “보강”하는 건 가능해.
하지만 시로의 투영은 달라. 시로는 1부터 10까지 전부를 자신의 이미지로 만들지 않으면 형상화 할 수 없어.
왜냐하면——네 마술은 투영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구현화하는 거니까」
「뭐———이리야, 어떻게」
그것——아쳐의 마술이, “마음의 형상을 구현화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는 거지.
「……그러니까 무리야. 린이 필요로 하고 있는 걸 만들려면, 시로는 아쳐의 팔을 쓸 수 밖에 없어.
하지만 그게 어떤 의미인지, 시로는 이미 알고 있어.
……아까처럼 일시적인 기억의 결손 따위로 안 끝나. 한 번이라도 쓰면, 시로는 이제 시로로 있을 수 없게 돼」
「시로는 자신에 대한 거, 사쿠라에 대한 거, 나에 대한 걸로 가득 가득 차서, 좀 혼란돼 있을 뿐이야.
그러니까 지금 그 권유는 잊어줄게.
시로도 알잖아? 모든 것을 선택하는 건 불가능하고, 구할 수 있는 건 한 사람뿐이라고」
이리야는 등을 돌리고 비탈길을 올라간다.
그리운 노래는 이미 들리지 않고, 귀에는 이리야의 말만이 남아 있었다.
첫댓글 이리야 졸귀엽다~ ㅎ
시로 죽겟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