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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노무현', 대통령 당선되다
'정몽준 폭탄' 악몽 딛고 '국민의 승리' 이끌어
[제16대 대선] 이회창 "국민 뜻 겸허히 받아들인다"
특별취재팀 ohmynews@ohmynews.com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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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괄/ 오연호 정운현 김병기 기자
▲ '당선자 확실' 보도 이후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민주당사에 들어서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 부인 권양숙씨. |
ⓒ 마이너 |
바보 노무현, 대통령이 되기까지 / 강수연 PD |
민주당사 앞은 축제중 / 김정훈 PD |
대통령 당선 확정 후 연설 / 김정훈 PD |
6시 출구조사, 엇갈린 명암 / 곽기환, 김용남 PD |
[종합해설] 대한민국 '주류'가 교체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주류'가 마침내 교체됐다. 12.19 선거혁명이 이를 이뤄냈다.
20대, 30대, 40대가 주류를 이룬 새로운 세대는 돈과 조직으로 얼룩진 이 땅의 선거문화에서 분명하고도 바람직한 '선거혁명'을 이뤄냈다.
그리고 그들은 '개혁'을 원했다. 분단 50년 냉전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21세기의 새로운 시대를 "우리가 열겠다"고 선언했다. 그들은 "21세기의 대한민국을 '이회창 상품'으로 열 수는 없다"고 판단하고 이에 걸맞는 심판을 내렸다. .
그들은 노무현이 비록 가끔, 아주 가끔 불안하기도 하지만 원칙과 소신을 지키왔으며, 남북통일시대의 평화노선을 지속시킬 수 있고, 심지어 '장사꾼' 정몽준에게 선거 마지막 순간 사기 당하고 문전박대 당해왔지만, 그 '바보'같은 노무현을 새시대의 지도자로 선택했다. (아래
관련기사 <젊은표가 낡은 세대 물리쳤다, '이회창 상품'은 21세기에
안맞았다> 참조)
이번 선거는 정치권력에 이어 언론권력을 교체했다는 점에서 또다른
의미를 갖는다고 하겟다. 그동안 한국언론계의 주류를 자처해온 보수적 종이신문 '조중동'이 독점하고 있던 언론권력을 시민의 품으로 안겨줬다. 즉 전통적 언론권력은 마침내 네티즌과 인터넷 시민기자의
손으로 이양됐다. 조중동은 선거 막바지 한나라당이 폭로한 '도청의혹사건'을 수 개 면에 걸쳐 도배질했지만 유권자들은 이를 외면했다.
민심은 그들을 향해 "니들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댄데 아직까지 이짓하니?" 하며 되레 규탄했다.(아래 관련기사 <언론권력 교체되다, 인터넷과 네티즌이 조중동 이겼다> 참조)
이번 선거는 무엇보다도 젊은 세대들에게 정치냉소주의를 극복하고
'혁명적 낙관주의'를 확산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대한민국 자산'을 생산해낸 셈이다. 즉 "우리가 나서면 된다"는 자신에 찬 생활낙관주의, "우리는 분단 50년의 사슬을 끊을 수 있다"는 통일낙관주의, "미국이 막판에 북한선박을 나포하든, 북한이 뭐라고 하든 우리는 중심을 잡고 우리의
운명을 개척하겠다"는 외교낙관주의. 그것은 세계로 수출해도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는 것으로, 한국의 대표기업 삼성도 도저히 생산해낼
수 없는 '대한민국 젊은 세대'가 만들어낸 '세계적 특허품'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미국 변수로부터 자유로운 노무현 당선자는 돈과 조직이 아닌,
인터넷을 활용해서 이번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은
어쩌면 김대중 대통령에게 고마움을 표시해야 할지도 모른다. 김대중
정권의 흔들림없는 햇볕정책이 있었기에 이번 대선전에서 북한-미국
변수는 조중동의 부풀리기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또 김대중 정권이 기반을 닦아놓은 정보화인프라는 노무현 후보의 선거운동에서 최대의 원군이 된 셈이다.
노무현 후보는 국민경선을 통해 탄생했음에도 김대중 대통령의 두 아들 구속을 계기로 추락하고, '김심'(김대중 대통령 마음)과 동교동계의
'오락가락', 그리고 '후단협 일당'의 도전을 받고 후보 직위를 박탈당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네티즌과 젊은세대들의 성원으로 노무현은 다시 기사회생했다. 역설적이게도 그 네티즌과 젊은세대들은
김대중 정권이 만들어낸 햇볕정책 지속과 인터넷 인프라에 의해 역량을 키워온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일제시대와 독재정권을 거쳐 이 땅의 실세로 행세해온 '구세대 주류'는 '상고출신 대통령 시대'를 맞아 새로운 국면을 맞게될 것이다.
이제 지역과 학력, 계층간의 갈등을 토대로 군림해온 '껍데기 주류'는
사라져야 한다. 새로운 대한민국은 그에 걸맞는 새로운 주류를 갈망하고 있다. 이제 건강한 상식과 원칙에 기초한, 반듯한 개인과 집단이
'새시대의 주류'로 등장할 것이다.
▲ 노사모 회원들이 "노무현 당선 확실" 자막이 뜨자 감격스러워 하고 있다. |
ⓒ 오마이뉴스 김지은 |
<19신: 밤 11시 50분>
"아, 노무현 대통령 눈물난다!… 노무현은 행복한 정치인"
축제의 광화문, 시민들이 말하는 '노무현 대통령에 바란다'
서울 광화문 네거리 <동아일보> 전광판에 "노무현 대통령 당선 확실"
자막이 뜨자 노사모를 비롯한 노무현지지 시민들은 일제히 "노무현!
대통령!"을 외쳤다.
시민들은 "이제 노무현 후보가 아닌 대통령"이라며 노 후보의 당선을
자축했다. 일부 시민들은 "아, 눈물난다!""노, 짱∼!" 등을 외치며 얼싸안고 눈물을 흘렸다.
노무현 역전하는 순간 민주당 행정실 / 공희정 기자 |
민주당사 앞을 꽉메운 노사모 / 공희정 기자 |
▲ 김원웅 개혁당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돼지저금통으로 만들어준 화환을 걸어주며 축하하고 있다. |
ⓒ 마이너 |
▲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개혁당 당사에서 '잔이 없으면 그냥이라도 마셔야 한다'며 샴페인을 병째 마시고 있다. |
ⓒ 마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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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광화문 동화 면세점 앞에서 노 후보의 당선에 감격스러워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시민들은 "노무현은 정말 행복한 정치인"이라며 "처음처럼 끝까지 국민과 함께 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은 동화 면세점 앞 광장에서 들어본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바란다'와 '노 당선자에게 전하는 축하 메시지'이다.
◆ 이제균(39·회사원)
- "언론·군대 개혁해달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 달라. 희망이 있는 사회를 만들어 달라."
- "끝까지 변치 말고 국민과 함께 하시길 바란다."
◆ 정덕군(43·공무원)
- "영·호남 갈린 것 가슴이 아프다. 지역통합에 헌신해달라. 남북관계 긴장완화도 시급한 문제이다. 평화통일의 초석을 마련해달라. 국민들이 정치인 사랑할 수 있게 해달라."
-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 땅의 힘없고 소외받는 자들과 함께 기쁨 나누고 싶다."
◆ 이영순(42·직장인)
- "지금까지 소신껏 밀고 온 것 처럼 앞으로도 그렇게 변함없이 길 걸어달라. 우리 국민들이 뜨겁게 지지한 것 임기말까지 잊지 말아달라.
처음처럼 임기말까지 변치 말라."
- "눈물이 나도록 감동적이다. 정말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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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기철(32·직장인)
- "공약 최대한 지켜달라. 그것이면 된다.
- "정말 고생이 많았다. 국민통합으로 정치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달라."
◆ 김동민(45·교사)
- "보수층·기득권으로 횡행으로 산적한 문제 해셜이 시급하다. 그래야 우리 사회가 분열하지 않고 평등사회로 거듭날 것이다. 몇몇 기득권 언론을 비롯한 사회 분열 세력 개혁해달라."
◆ 안향순(26·직장인)
- "공약 잘 지켜달라. 거짓말 하지 않는 대통령이었으면 좋겠다. 실망
시키지 말아달라."
- "고맙다. 그것 밖에 할 말이 없다."
◆ 안진희(26·직장인)
- "뒤끝없는 대통령이 돼 달라."
- "노, 짱이다. 진짜 진짜 축하한다."
◆ 서지영(29·직장인)
-"잘 하실 거라 믿는다. 5년 동안 다 이루진 못하겠지만 다음 세대 위해 기틀을 잘 다져달라."
-"노, 짱! 파이팅!"
◆ 윤수진(29·직장인)
- "젊은 정치·새로운 정치 해달라. 통일 이뤄달라."
- "사랑한다."
◆ 김상일(한신대 철학) 교수
- "노무현 후보의 당선의 의미는 우리 민족혁명이자 서민에 의한 민중혁명, 그리고 젊은이에 의한 청춘혁명이라 할 수 있다. 과거 '민족·민중·청년'은 결코 어울릴 수 없는 3박자, 즉 엇박자였다. 그러나 노무현 당선장는 이 3가지의 조화를 이룰 수 잇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또하나 간곡히 바라는 것은 미국앞에 비굴하지 않는 대통령이 돼 달라. 그런 의미에서 취임식에 넥타이가 아닌 한복에 두루마기를 입어주길 바란다."
- "정말 그동안 천신만고, 고생 많았다. 그것에 위로의 말을 드린다.
노무현 당선자가 그동안 겪은 어려움은 이 나라 민중이 극우·보수세력으로부터 겪은 고통을 대변하는 것이다. 그래서 시민들이 그간의
울분을 이렇게 거리에서 풀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동안 국민에게 한 약속 잊지 말고 지켜주길 바란다. 그래서 역대에
길이길이 남는 대통령이 돼 달라."
◆ 이성은(이화여대 초등교육, 한국열린교육학회장) 교수
- "소외된 사람, 없는 사람 대변하는 교육제도 이뤄주길, 그래서 학벌없는 사회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또한 한국의 순수한 풀뿌리 교육인
열린교육을 실현시켜달라. 여성을 위해 여성이 전문성 펼 수 있는 장을 마련해달라."
- "진심으로 축하한다. 노 후보의 당선은 개인의 당선일 뿐 아니라 민족·민중·젊은 마음 가진 사람들의 승리다. 그동안 수고 정말 많으셨다. 이를 바탕으로 당당한 대통령이 돼 달라."
한편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다녀간 여의도 민주당사 앞은 말 그대로 흥분의 도가니였다. 밤 10시부터 모여든 2000여명의 노사모 회원과 개혁국민정당 당원들은 당사 앞마당은 노란색을 물들였다. 이들은
한 시도 쉬지 않고 노무현을 외치대며 자축의 향연을 벌였으며 개혁당과 노사모 깃발을 흔들어대며 축제를 즐겼다.
일부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이 통단을 박힌 <한겨레> 펼쳐들며 환호성을 질렀으며 일부는 폭죽을 터뜨려 올리며 노무현 당선자의 대통령
당선을 기념했다. 이들은 목이 터져라 '국민통합! 노무현짱!'을 외쳤고
이에 호응하는 듯 폭죽 소리도 계속됐다.
11시15분께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떠난 자리에는 노사모 회원들의
'조선폐간!'이 크게 울려퍼졌으며 아리랑목동을 함께 불르며 축제를
즐겼다. 이어 명계남, 문성근씨는 확성기를 꺼내들어 힘있는 민주정권을 탄생시키기 위해 다함께 노력하자고 외치자 2000여명의 환호성이 여의도를 떠나보낼 듯 터져나왔다. 그리고 그들의 발걸음은 새로운 축제의 장으로 옮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