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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우린...보이지 않는 운명의 실로 이어져 있다...
대표실 문을 박차고 나오는 율.... 문밖에서 모든걸 다 들은듯한 민준을 향해 걸어가더니, 그를 스쳐지난다.
"이쯤에서...은수....그냥 놔줘... 어떻게든...내가 찾아 되돌려놓을테니까, 당신은....당신인생 살아... 더는
은수인생, 당신맘대로 휘저어 대지 말란말야...."
"찾는것도...되돌려 놓는것도....그리도 다신.... 내곁을 떠나지 못하게 하는것도 내가 해.... 내가 한다구...."
민준을 뒤로 하고, 곧장 자신의 차에 올라타는 율.... 그의 차가 굉음을 내며, 건물을 벗어난다.
지금의 혼란에 떨리는 손으로 은수에게 전화를 하는 율....늘 받겠다던 전화는 언젠가 부터 자동메시지로 넘어가고
있다.
젠장...젠장.... 차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핸들을 내리치는 율.... 왜 자신에게 아무말도 하지 않은건지... 왜 그렇게
달콤한 행동으로 자신을 안심시키면서 까지 떠난건지....한대표보단, 은수가 더...원망스러울 지경이다.
"은수야...하은수...."
쾅쾅쾅.... 인터폰을 누르고 현관문이 부서져라 내리치는 율.... 아무런 인기척도 느낄수 없는 현실에 나지막히 한숨을
내쉬며, 고갤 떨군다.... 대체 어딨는건지.... 어디서 어떻게 헤매고 다니는건지.... 그렇게 떠나기만 하면 모든게
끝난다고 생각한 그녀의 못난 이기심이 율을 미치게 한다.
드라마 단막극
주연은 아니지만, 꽤나 비중이 큰 주조연급으로 캐스팅 된 율... 일찌감치 촬영장에 나가 스텝들과 인사를 나누며,
연습에 박차를 가한다.
강원도 첩첩산중까지 찾아온 수많은 사람들...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대기하던 차에서 내려서는 율을 향해 사람들이
하나둘 그의 주위를 에어싼다.
차세대 유망주 스타 한율.... 매스컴에서 과찬을 아끼지 않은 그의 스타성이 유감없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작은 민박집 방안....
"안돼....안된다구.. 아....아악...."
피투성이가 된 율의 모습..... 그를 향해 뛰고 또 뛰어가지만, 제자리임에 은수는 절망하며, 악몽에서 깨어난다. 아직은
이른 새벽임을 확인하고는 방을 나서는 은수, 다시 잠들수 없다는걸 알기에 근처를 산책하려 발걸음을 옮긴다.
깊은 산중이라 늘 조용했었는데...왠일인지 알수 없는 인파에 은수의 발걸음이 그곳을 향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은수가
어느세 그들의 행렬에 휩쓸려 걸어간다.
간발의...차이로 서로를 보지 못한체 스쳐지나는 두사람....
"형, 뭐해요 안오고...?"
알수없는 끌림에 돌아서는 율.... 준영이 다가와 율의 팔을 잡아 끈다.
"다음촬영 이동이래요....서둘러요 형...."
준영의 재촉에 다시 발걸음을 옮기는 율....은수와 율이 서서히 등진체 멀어져간다.
콜록...콜록....
촬영장비들을 싣고 지나가는 차들의 행렬이 일으키는 먼지를 피하려 고갤 돌리는 은수,
사람들을 뒤로 하고, 다시 민박집으로 되돌아온다.
"아이고마... 이런 촌구석에 볼게 뭐있다고 저리 난리들이고?"
머리위에 광주리 가득 뭔가를 이고 들어서는 주인할머니를 보고는 냉큼 다가가 광주리를 받아드는 은수,
제법 묵직한 무게에 , 냉큼 평상위로 내려놓는다.
"와...이게 다 뭐예요 할머니?"
"뭐긴...다 텃밭에서 키우는것들이지... 우째 이리 빨리 일어났노? 배안고프나? 쫌만 기다리라...내 얼른 밥차려
줄테니께..."
"천천히 하셔도 되요....저도 도울게요 할머니..."
마치, 외갓집에 와있는듯한 편안함에 미소짓는 은수, 굴뚝에 밥짓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도란도란 이야기꽃이
오래된 부엌가득 훈훈하게 피어오른다.
철썩....철썩....
운동화를 벗어 손에 들고, 길다란 백사장을 따라 걷는 은수, 가디건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들고는 사진속
율의 모습을 바라보다, 이내 화면을 꺼버린다.
부서지는 파도를 바라보며, 마주앉는 은수, 핸드폰속 그의 메시지를 들으며, 바람에 나부끼는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쓸어넘긴다.
[어디야? 얼마나 더 걱정시켜야 직성이 풀릴건데...연락이라도 하던가... 내가 너때문에 ....]
[(술에 취한 목소리)은수...야....하은수.... 어딨는 거니? 너....나한테 왜이러는건데? 날 왜 이렇게 힘들게 해....
얼마나 더 기다리면.... 되는거냐? 얼마나 더.... 애태우면....널 볼수 있게 되는거냐구? 밥은 먹니? 잠은자? 살아는
있는거냐구.... 전화통화라도 하자....제발...니목소리만이라도....듣게 해달란 말야....]
[하은수, 너 ...나 죽는거 보고싶어? 당장 안나타나?]
[대체...어쩌다 우리가 이렇게 힘들어야 해야 하는거니? 왜 이렇게 서로한테 상처만 주게 되는지
모르겠다....이럴려고... 나한테 오라는게 아니였는데....널 웃게 해 주고 싶었는데.... 결국 내가 다 망쳐
버렸나 보다.... 혼자 힘들어 하지 말고... 헤매고 다니지도 말고... 돌아와...은수야.. 어딘지도 모를곳에
너혼자 있단 생각만으로도 불안해서 미칠것만 같아....하루하루가...지옥이다... ]
[보고싶다....보고싶어....은수야...]
...................
수많은 메시지속 그의 목소리에 다시 마음이 흔들리는 은수, 이렇게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어버렸는데....
그사람이 행복할수만 있다면....자신쯤은 상관없다 생각하고, 그를 떠나온건데..... 자꾸만 그에게로 향하는 자신의
맘이 절망스럽기만하다.... 수십개의 그의 음성메시지들.... 그의 문자메시지들....
휴대폰을 움켜쥐고는 손을 뻗어 파도속에 던지려다 순간, 걸려온 전화에 손을 멈춘다.
발신자속 그의 전화번호.... 모래사장위 작은 모래성을 쌓아 올리는 은수... 모래성 속 깊숙히 자신의 휴대폰을 집어
넣는다. 그리고는 자신의 맘처럼, 꼭꼭 그틈을 모래로 가득 쌓아 올리는 은수....
그녀의 발자국이 모래성과 멀어져가더니.... 이내 그녀의 모습이 파도속에 사라져간다.
살인적인 스케줄을 모두 소화하고는 오피스텔로 돌아온 율... 밀려드는 고단함에 옷조차도 벗지 못하고
침대위로 뻗어 버린다. 실낱같은 정신력으로 은수에게 전화를 하는 율....여전히 은수는 자신의 전화를
받지 않는다.
"아직도.... 여행이 끝나지 않았나 보구나... 니가 없는 난...하루하루 피가 마를것처럼 힘겨운데.... 넌....
아무렇지도 않니? 내 생각은 안해? 내 존재자체라도 까맣게 잊어야 돌아올거냔 말이야?"
휴대폰에 대고 푸념아닌 푸념을 하는 율....불현듯 스치는불안감에 율이 자동차키를 가지고, 밖으로 뛰쳐나간다.
은수의 집앞...
"은수야...하은수....안에있으면...이문좀 열어...제발 좀....내눈앞에 나타나란 말야..."
나지막히 고갤 떨구며, 현관문에 기대 주저앉는 율.... 어둠속으로 그의 모습이 서서히 젖어든다.
"안돼....안돼....하...하악...."
악몽을 꾼듯, 벌떡 꿈에서 깨어 나는 은수, 온몸이 땀에 젖은체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꿈을 떨치려,
머릴 저어댄다.
끝을 알수없는 사막한가운데....그길위에 은수 자신이 걸어가고 있다....꿈속에서 마저도 아득함이 밀려드는
은수....
"가지마...거기있어...은수야..."
그리운 누군가의 목소리에 멈춰서는 은수.... 그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오래동안 남겨진체
그녀를 잠들지 못하게 한다.
스튜디오 촬영장
찰칵찰칵...쉴세없이 카메라 셔터가 눌려지고, 율의 손짓하나 표정하나까지 섬세하게 고스란히 카메라안에
담겨진다.
작업한 영상을 확인하는 사진작가의 곁으로 한대표가 다가와 커피를 건넨다.
"어쩐일입니까? 이런 누추한데 까지 행차하시고..."
"수고많으십니다. 저친구, 어떻습니까?"
"유치원생 보낸 부모맘, 처럼 신경쓰이십니까?"
"그러게요...하하하하"
"요즘 핫한 친구잖아요. 한율....어린친구인데도, 마스크도, 체형도 뭐하나 빠질것없고...눈빛도
깊은게... 한대표가 기대할만하겠어요"
"LK,얼굴이 될 녀석으로 키울생각입니다. 그러니까 잘좀 부탁드립니다"
"어쩐지, 한대표가 이런곳까지 행차한게 놀랍다 했어.... 괜찮아요. 저정도면....아주 기대해 볼만해...앞으로
부탁은 내가 드려야 할것 같은데..."
유명사진작가의 말에 율을 보는 한대표의 표정이 밝기만 하다. 카메라가 꺼진뒤 녀석에서 느껴지는
어두운 그림자를 느끼는 한대표....처음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그의 눈빛과 행동에, 때론 그의 눈빛에
한대표의 간담마저 서늘하게 한다.
"도대체, 죽은거야 살아는 있는거야? 나한테 전화정도는 해줄수 있는거잖아..."
유라역시 은수에 대한 걱정에 두발만 동동 구른다. 안되면 실종신고라도 할맘에, 자신의 앨범을 펼쳐보는 유라....
순간, 어떤 사진을 보던 유라의 눈빛이 멈추더니, 이내 앨범속 사진을 꺼내든다.
LK, 안무연습실
뼈와 살이 부서질듯한 혹독한 트레이닝에 율은 지쳐만 가고, 온몸이 땀에 샤워라도 한듯 푹젖어서야, 가뿐숨을 몰아쉬며
바닥에 주저 앉는다.
"형.... 강유라씨라고....전화왔는데...급한일이라고..."
"이리내..."
유라라는 준영의 말에 휴대폰을 낚아채는 율....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는, 발걸음을 서두른다.
"어디가요 형?"
"비켜...중요한 일이야"
"어디가는건데요? 제가...모셔다 드릴게요...형지금 힘들어서 운전못해요... 그러니까
같이가요...대표님께는 아무말 안해요 저...."
걱정하는 준영의 말에 그제야 운전석을 내어주는 율... 검은 색밴이 주차장을 벗어나 도로위를 질주한다.
"가는데 두세시간은 잡아야 하니까 좀 자둬요. 형...도착하면 깨울게요"
[한율씨....한군데 놓치고 있었던 곳이 있어요. 정확히 거기에 은수가 있단 확신은 없어요. 대학MT때 묵었던 곳인데
주인할머니가 무척 은수를 이뻐하셔서....은수가 친할머니처럼 따랐었어요. 그후에도 몇번 인사간적도 있었고....
암튼, 거기주소 찍어드릴게요..]
서울 톨게이트를 벗어나는 율의 차..... 어슴푸레 저문 하늘을 뒤로 하고, 그의 차가 빠르게 질주한다.
타닥타닥....
마른나무가 타들어 가는 아궁이를 바라보고 앉은 은수, 나물을 가지고 부엌으로 들어서던 할머니가 은수의 곁으로
다가와 앉는다.
"그러고 있다, 재라도 눈에 들어가면 어짤라고...눈 안맵나?"
"괜찮아요. 할머니... 따뜻하고 좋은데요 뭘.... 안주무세요?"
"초저녁에 좀 자다 일어나서 그런가... 원래, 늙으면 잠도 없어 지는기라... 근데 니는 언제까지 여서
이래 있을거고? 젊은 사람이 이런데서 갑갑지도 않나?"
"빨리 갔음 좋겠어요? 좀만 더 있다 갈래요 할머니.... 여긴 파도 소리도 좋고....산새소리도 좋고 산책하기도 좋고...
할머니가 해주는 밥도 맛있고... 여기처럼 편하고, 한없이 느긋해지는곳은 없는거 같아요...그냥 이대로 여기서
살까요? 할머니랑 같이..."
"별소리 다한다... 젊디 젊은게 이런 촌구석에서 뭐할라고....연애도 하고 , 좋은시절 보내야지..."
"에이...그런거 해서 뭐하게요... 난 할머니랑 있는게 더 좋은데..."
할머니의 팔짱을 끼며 미소짓는 은수, 툇마루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은수의 시선이 어딘가로
향하고, 순간 은수의표정이 굳어진다.
"거그...누고?"
문안으로 들어서는 율을 바라보는 은수, 자신의 눈을 믿을수 없는 현실에 얼른 자리에서 일어선다.
"와? 니가 아는사람이가?"
"아...아뇨...모르는 사람이예요...할머니....가라고 해요...저사람...."
"하은수...."
"보고싶지 않아....돌아가요...."
"아니....싫어... 이대론 못돌아가....죄송합니다...이여자 제가 데려가야 겠어요..."
다짜고짜 은수의 팔을 잡아 끄는 율, 차에 태우려는 그의 손을 은수가 세차게 뿌리친다.
"진짜...왜이래요? 여긴 어떻게 알고 온건데요? 제발 날 좀....그냥 내버려 둬요..."
"여기가 외국이야? 고작 온데가 여기였어? 날 피해 도망쳐 온데가 이곳이였냐구? 내 문자 받았어? 내가
너한테 남긴 수많은 음성메시지들 듣긴 한거야? 내걱정, 불안... 따윈 넌 안중에도 없지? 대체 무슨생각으로
이딴짓을 벌인건데? 정말...날...떠나기라도 할작정이였어? 그래?"
"놔요....아파...아프다구..."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은수의 어깰 쥐고 흔든 율.... 은수의 외마디 비명에 천천히 그녀에게서 손을 내려 놓는다.
"난... 시간이 필요했고...돌아가지 못한건....아직난 아무것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던것 뿐이라구요..."
"무슨시간? 무슨 결정? 고작 너와는 상관도 없는 인간이 한 말에 흔들렸다고 말하는 거야? 도대체 넌
어디까지 날 미치게 하려는건데? 그만 돌아가자..."
"싫어...안돌아가.... 적어도 여기있는 동안 한율....당신이랑 잘해보겠단 맘보단, 당신을 떠나겠단 맘이 더커져 버렸어.
이런 내가....당신이랑 돌아가야할 이유....없는거잖아"
"지금그걸...말이라고...."
"그러니까...왜 날 당신인생 걸림돌이나 되는 여자로 만드는 거냐구? 만인의 남자가 될 당신을 내가 무슨수로
감당해 내? 어차피 사는 세상이 다르고, 가야할길이 다르다면.... 이쯤에서... 그만두는게...맞는거라구...당신을위해서...
그리고 날 위해서.... 여기까지...가 끝이라고... 생각해요...우리..."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고갤 돌리는 은수, 어떻게 해줄수도 없을 만큼 깊은 상처를 받아버린 은수의 모습에 율은
감당할수 없는 분노를 느끼며, 차문을 세차게 내리친다.
손에 느껴지는 고통보다, 은수의 눈물이... 자신을 버리려는 그녀의 맘이 자신을 더욱 고통스런 절망에 빠지게 한다.
"더는...숨지 않을거예요...여기서 좀더 있다가 내자리로 돌아갈거예요...그러니까....이대로 돌아가요. 당신자리로..."
자신에게서 돌아서는 은수의 모습을 바라보는 율.... 집안으로 사라져가는 은수의 모습을 오랫동안 자신의 눈에 담는다.
그토록 찾아 헤맸는데.... 미친듯이 그녀가 그리웠는데... 자신을 향한 맘을 닫은 은수의 모습에 쉽사리
그녀를 두고 발길을 돌릴수가 없다.
첫댓글 안타까워요ㅜㅜ
비온뒤에 땅이 굳어지듯...두사람의 사랑도 깨질수 없을만큼 단단해지길 바래봅니다. 행복한 하루되시길....-한율올림...-
ㅜㅜ빨리율이가자리잡앗음조캣다
그러게요...은수 빨랑 데려다 알콩이 달콩이 했으면 좋겠네요. 좋은 하루되세요....
날씨도 이런데 너무 짠하네요...
다들 이러다 지쳐 제글 안보시면 어쩌나 걱정됩니다... 하지만 그래도 끝까지 쓰는게 맞겠죠? 두사람 사랑을 너무 힘들게 하는 제가 미우시겠지만....끝까지 함께 해주세요. 행복한 하루되시길....
둘 사이가 더 단단해지리라 믿어요 흑흑
스타와의 사랑이 힘들건 불보듯 뻔한 현실...율이 얼마나 은수에 대한 마음이 확고한지가 가장 관건인거 같아요. 사방이 적이니... 분발해야 겠지요. 좋은하루 되세요.
어떡해..ㅠㅠ 너무 안됐어요
그래도, 이대로 끝나진 않을거란거 아시죠? 마지막까지 고고싱 해주세요. 온통 꽃들로 넘쳐나는 계절입니다. 꽃만큼
예쁜하루되세요.
서로 한걸음만 더 다가가길
곧...해피한 시간도 오게되겠지요... 매일매일이 해피하시길....
한대표 미워~~
저도...시러요~ㅋㅋㅋ
둘이언제쯤햏복래질수있을까요???율에게무슨일이일어나는건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