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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블로그를 꽤 오래 전부터 구독해 오신 분이라면, 예전에 이런 망상을 포스팅했던 걸 기억하실 겁니다. 이른바 서울제2순환선 제안인데, 그 당시에는 대충 지도만 보면서 이 정도 수요처에 인프라가 부족하니 좀 그으면 어떨까... 하고 재원조달이나 형식, 공사난이도 같은 건 쌈싸먹고 줄만 직직 그어서 올려봤죠. (그리고 그 밑에는 철도동호인 지인들까지 해서 댓글의 교통연구원화... 쿨럭)
예, 이번에도 망상의 연속입니다. 그런데 저번보다는 조금 진지해진 망상이랄까요. 사실 해묵은 지도를 새로 포토샵으로 싹 그려서 들고나오는 것이 이유가 있는 게, 그 당시로부터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적으로 몇 가지 '정책제안'을 할 이유가 생겨버렸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지금부터 포스팅하는 내용은 1.비용 산정이나 공사난이도 면에 있어서는 비현실적일 수 있으나 2.수요 예측 중장기적 및 교통인프라 계획에 있어서는 현실의 내용에 바탕한 것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뭔가 말이 꼬입니다. (쿨럭) 일단 아래 지도부터 보시죠.
(경전철 관련 노선도는 한우진님의 미래철도DB가 출처입니다. 도해의 용도 이외의 목적으로는 인용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의 교통난 해소 - 경전철 계획
이것은 현재 서울시에서 사업추진 계획이 수립된 경전철 후보노선을 지도에 표시한 것입니다. 이 중 구상 단계를 지나 계획이 이미 완전히 수립되어 시공만을 기다리고 있는 삼양선 외에도, 최근 4개의 노선안이 더 확정되었죠. (지도에는 후보노선 몇 개가 더 나와있지만...) 이 4개 노선 중 주민 반대가 심하지 않은 노선부터 먼저 설계 및 시공에 들어간다는 것이 서울시의 현재 복안입니다. 각각의 노선은 다음과 같습니다.
0. 삼양선 : 신설동(1,2)-성신여대입구(4)-아리랑고개-화계사-우이동-방학(1)
- 서울시 3기 지하철 계획 중 12호선의 끝자락을 그대로 따라가는 모양입니다. 삼양로를 위시한 강북구 지역의 만성적인 교통인프라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노선으로, 지도에는 가는 실선으로 표시. 원래는 12호선으로서 분당선과 직통운행할 예정이었음.
1. 면목선 : 청량리(1)-전농동-면목역(7)-겸재삼거리-신내(6)
- 서울시 3기 지하철 계획 중 10호선의 끝자락을 그대로 따라가는 모양입니다. 면목동 지역에서 청량리로의 접근성이 증대.
2. 신림선 : 서울대학교-녹두거리-신림(2)-당곡사거리-보라매(7)-대방(1)-동부여의도(9)
- 신림, 관악지역에서 여의도로의 접근성을 증대하기 위한 노선으로 실제 출퇴근 수요가 많습니다.
3. 목동선 : 당산-목동아파트단지-양천구청-신정로-남부순환로-신월동
- 서울시 3기 지하철 계획 중 11호선의 끝자락을 그대로 따라가는 모양입니다.
4. 서부선 : 새절(6)-명지대-모래내-연희동-연세대-신촌(2)-광흥창(6)-국회의사당-여의도(5)-노량진(1,9)-장승배기(7)
- 서부지역의 열악한 교통인프라 해소 및 네트워크 효과가 기대됩니다만, 과연 이게 경전철인지 아닌지 의심될 정도로 대공사가 예상되는 노선입니다. 경(輕)전철이 현재 서울시에서 굴러가고 있는 중(重)전철에 비해 미래의 교통수단으로 각광받는 이유는 차량 규격이 작다는 것에서 시작하여, 터널 단면적을 비롯한 각종 부대시설 공사비와 인프라 운영비가 적게 든다는 점인데..... 경전철 주제에 무려 한강을 하저터널로 도하하려는 작정을 하고 있는 듯.-_-;;
이외에도 월계선(왕십리-미아사거리-하계-은행사거리), 정릉선(홍제-길음), 그리고 서북선(진관내동-독바위-불광-세검정-광화문-시청)이 있는데..... 이 중에는 월계선 정도가 이후 착공 가능성이 있겠군요. 아무래도 도심 쪽으로 직접 진입하기 편해지니까, 아마 사업계획이 수립되면 중계동, 상계동 쪽 주민들은 쌍수 들고 환영할 듯....? 단지 최우선 순위에서 밀린 이유는 차량기지를 어디에 두느냐에 대한 난관에 부딪혀서인 듯합니다. 차량기지 예정지로 된 곳을 실제로 답사해 보면 공터가 아니라 꽤 높이가 있는 야산(이라기보다는 수락산 줄기)입니다-_-;
그리고 서북선은 왠지 '진관내동'이라는 점에서 은평뉴타운에 붙어 가는 월척용 떡밥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대단위 아파트단지에 교통인프라 하나 더 들어온다 하면 프리미엄이 뛸테니... 실제로 한우진님의 미래철도DB에 정리되어 올라오는 계획들은, 올라오는 족족 부동산업자들이 멋대로 퍼가서 홍보에 이용해먹고 있죠. (그것도 제대로 인용하면 말도 안해... 개통시기를 앞당겨 써놓는다든가 기타 자잘한 내용들을 자기들 입맛에 맞게 날조해서 써먹고 있습디다. 예컨대 7호선의 포천 연장 계획은 현재 구상단계일 뿐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사업이 추진될 가능성이 적은데 이걸 들고가서 포천에 지하철 들어온다... 뭐 이딴식으로 써먹고 있음.) 단지 지난 서울시 기초단체선거의 각종 정당의 공약이나 교통연구원의 연구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볼 때, 굳이 경전철이 아니더라도 녹번, 불광 지역에서 삼청동을 경유하는 신규 교통축에 대한 연구 자체는 이루어지고 있는 듯합니다.
어차피 수요는 같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서울시에서 수립된 경전철 계획은 서울시 3기 지하철 계획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서울특별시의 교통계획은 1960년대 중반 수립된 이래 많은 변천을 거쳐 왔습니다. 제3공화국 당시 원래 5개 노선으로 계획되었던 지하철은 전두환 시절 구자춘 시장이 2호선을 순환선으로 만들면서 상당 부분 바뀌었으며 총 3기에 걸쳐 12개 노선을 깔기로 계획이 잡혀 있었습니다. 이 중 1기인 1~4호선과 2기인 5~8호선은 공영(원래 3, 4호선은 대우 컨소시엄의 민영 사철이 될 예정이었음)으로 완성했지만, 3기 지하철로 계획되었던 9~12호선은 1994년 사업계획이 확정되었으나, IMF의 영향으로 인하여 1997년 타당성 재조사를 거쳐 9호선 계획만 살아남고 죄다 폐기되었습니다. 당시 나라가 망하네 어쩌네 하는 판국에 대규모 자본이 들어가는 지하철 계획은 재정상 무리였겠죠.
대신 이 계획은 '광역전철'과 '경전철'로서 부활하게 됩니다.
그럼 지하철과 광역철도의 차이는 뭔가 하면, 건설비와 운영비 문제. 2개 이상의 광역자치단체를 지나가는 지하철 노선은 정부(건설교통부)에서 자금지원이 빠방하게 되는 광역철도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1호선의 경우 명목상으로는 서울역-청량리간이지만, 사실상 수도권 대부분을 커버하며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철도공사 차량 내 노선도에 "광역전철 노선도"라고 써놨죠.
7호선 또한 광역전철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서쪽으로 온수-부평구청간 연장계획은 이미 확정되어 있고, 이후 인천 청라지구 신도시까지 연장되는 안이 적극적 검토 단계에 있는데다가, 심지어 포천 연장안까지 구상되는 중이라... (단지 7호선 포천 연장은 사실상 어려운데, 이유가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로는 의정부-포천간의 축석고개를 넘어간다는 문제. 지형도 그렇고 지질도 영 개판이라 공사비가 어마어마하게 깨지는 데 반해 포천은 이걸 보충할 만한 수요가 되지 않습니다. 경원선 전철이 의정부에서 소요산까지 금새 깔린 것과는 대조적이죠. 또한 의정부시 측에서는 이미 경기도 제2청사를 비롯하여 신도시 쪽에 이미 자체 경전철 계획을 잔뜩 짜놓고 있기 때문에 중복투자의 문제가 있습니다.)
어쨌든 광역전철로 부활하게 된 두 노선 중 11호선은 원래 신월동-양천구청-마포구청-연세대-독립문-서울역-녹사평-한남-신사-강남-양재로 이어질 예정이었고, 10호선은 KTX광명역-석수-시흥대로-신풍-여의도-공덕-염천교(서울역)-명동입구-청계천-용두-청량리-면목-신내로 이어지는 노선이었습니다. 6호선 역 중 녹사평역이나 마포구청역은 11호선과의 환승에 대비하여 미리 크게 지어놓았던 역이었죠.
이제 이들은 각각 신안산선(안산-KTX광명역-여의도-청량리)과 신분당선(정자-양재-강남, 추후 신사-용산으로 하여 경의선과 직통운행 계획)으로 부활할 예정이고, 신분당선은 판교신도시 때문에라도 2011년을 목표로 이미 시공에 들어가 있는 상태입니다. 이후 신안산선은 이름 그대로 안산 쪽으로, 또한 신분당선은 용인 수지 지구를 지나 장기적으로는 북수원을 거쳐 화서까지 이어질 예정입니다. (맨 위 지도에서 신안산선은 감청색으로, 신분당선은 갈색으로 표기해 놓았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자아, 이처럼 IMF로 인해 표류하거나 백지화되었던 3기 지하철 노선은 수도권을 X자로 가로지르는 광역전철(신안산선, 경의선-신분당선)과 기타 짜잘한 경전철 노선들로서 그 흔적이 남아있게 되었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얘기입니다. 왜냐하면 10년 전 서울의 교통 인프라 부족이 21세기에 이르러 저절로 해소되지는 않기 때문이겠지요. 혹시나 서울시 인구가 획기적으로 줄어들면 모를까.... 한 몇만 명 정도 줄었다고는 하는데, 수도권 전체로 보면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니까 사실상 계속 팽창이 일어나고 있다고 봐야죠. 물론 지방과의 균형적인 발전을 통해 수도권의 과도한 팽창은 지양되어야겠지만, 그렇다고 꾸준히 수요가 요청되는 교통인프라를 그대로 놔둔다는 것은 '관(官)의 존재 이유'를 놓고 볼때 어불성설이죠. 요즘 세상에는 관료가 '목민관'이라기보다는, 납세자가 원하는 공공적 서비스를 시행하기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자세히 보면 경전철의 경우 개인적으로는 뭔가 계획이 상당히 근시안적이고 효과도 낮게 설계되어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서부선의 경우는 경전철 주제에 무려 고심도 하저터널로 한강도하를 계획하고 있고, 월계선의 경우 4호선과 환승이 되지 않으며, 목동선도 5호선과 별개로 운행되는 것 같습니다. 즉 표면적인 기대수요치 외의 부대효과는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은 것 같은 인상에다가 투자효율도 낮은 것 같다는 인상을 받고 있는데, 이래서는 생긴 건 지하철인데 하는 짓은 마을버스 노선 같은 요상한 인프라가 구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죠.
광역철도로서의 서울 제2순환선을 제안한다
"그렇다면, 차라리 구간구간의 경전철 노선을 연결해서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현재 계획중인 경전철 노선들 중 목동선과 월계선을 제외하고 대순환선으로 만들어 본 것이, 이 포스팅의 맨 위 그림인 것입니다. 차랑규격이나 제원은 현재의 경전철 계획인 중(中)형 경전철로 하되, 표준궤 1435mm에 대응한다는 설정으로 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부산 2호선 정도 규격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우선 경전철 중 서부선과 신림선을 연결한다는 아이디어에 착안하여 보았습니다.
이것이 현재 확정되어 있는 신림 경전철 노선도.
분홍색이 기존의 경전철 노선이고, 붉은색이 제안하는 대(大)순환 노선입니다.
버스개편 이전의 구 142번이나 얼마 전 폐선되고 153번 장거리노선으로 통합된 7011 등, 성업중인 버스 노선들을 살펴보자면 서울대에서 신림9동, 신림본동, 당곡사거리와 모자원고개를 거쳐 여의도로 가는 수요는 꾸준히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신림 경전철이 가장 먼저 계획이 확정된 것이겠지만.... (이미 이 동네는 이러한 효과를 노리고 벌써부터 부동산 경기가 폭증하는 추세입니다-_- 여기저기 올라가는 원룸들 보면 대부분 땅 주인이 외지인들이죠. 당분간 고시촌 없어도 잘먹고 잘살 듯....) 또한 이 노선은 2호선, 7호선, 1호선, 5호선, 9호선을 잇는 막강한 네트워크 효과와 더불어, 건설 당시 예측수요의 다섯 배 가까운 수송량을 보여주는 '만년 지옥철'인 2호선의 혼잡도를 한층 줄여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한편, 난곡을 거쳐 신대방으로 가는 노선은 기존 지하철에 더불어 신안산선까지 이어 준다는 점에서 네트워크 효과 면에서는 더 나아 보입니다만, 영등포시장 근방과 영등포역 지하 통과에서 대단한 난공사가 예상되는데다가, 이미 난곡지역에는 BRT(Bus Rapid Transit)가 시범설치될 예정이므로 일단 대안노선으로 표기해 둡니다.
또한 이것이 서부선 계획에 따라 광흥창-홍대입구로 이어지면 그 효과는 극대화될 것 같습니다. 특히 경의선, 공항철도, 2호선이 동시에 만나고 신안산선이 살짝 비껴가는 홍대입구역(동교동삼거리)은 앞으로 서울 서부의 교통인프라 중심지로 거듭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이 곳과 여의도를 직접 이어주는 노선이 있다면 네트워크 효과는 훨씬 증대될 것임이 분명합니다. 결국 신림-대방-여의도-동교-연희를 잇는 서울 서부 거대 간선축이 생겨나는 것이지요. 또한 도시철도 비수혜 지역이었던 연희동, 모래내 방면으로도 교통인프라가 구축되는 효과 또한 노릴 수 있습니다.
은평구 방면으로는 어느 쪽으로 노선을 제안하는 것이 수익효과가 더 나을지 선택하기 어려운 감이 있어서, 두 가지 지선안을 내놓았습니다. 서오릉을 거쳐 차량기지로 연결한다는 점은 같으나, 구산동을 거치느냐 아니면 응암동 쪽을 거치느냐에 따라 노선효과는 달라질 것 같습니다.
편의상 제2지선이라 이름붙였습니다만, 2호선의 신정지선이나 신답지선처럼 입출고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영업적 측면을 고려해 본 것입니다. 서오릉의 군사지역은 지하로 통과한 후 현재의 3호선 일산선처럼 지상으로 연결(회색)하는데, 서오릉에 기지를 둘 수도 있고, 그림처럼 원당역과 연결하여 원릉을 지나 기지를 둘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차후에 중장기 계획으로는 일산 동부 개발계획과 연계하여 노선을 연장하거나, 마두, 정발산 등과 연결해도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체계적인 도시개발계획 없이 노선이 늘어는 경우에는 지나친 시설비용 때문에 투자 대 수익비율 면에서 현실성이 떨어질 것 같습니다. (아무리 지상화를 한다고는 하지만, 철도 1Km를 까는 데는 수십억 원이 들어갑니다. 게다가 경의선 전철화에서 보여 준 일부 일산 동부 주민들의 '개념없는' 지하화 요구를 보건대, 이 곳에 삽을 뜨면 그렇게 만만하게 끝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한편, 순환선인 본선은 연희동에서 홍제-세검정-정릉을 지나 길음역에 닿아 동북과 서부를 잇는 역할을 합니다. 고심도 터널로 뚫을 경우에는 굳이 정릉길을 따라가지 않고 서경대-미아삼거리역 축을 그대로 이어버릴 수도 있겠죠. 이 경우엔 4개인 역을 2개로 줄일 수 있어서 전철의 표정속도(평균속도)가 향상됩니다. 그러나 미아삼거리역 근방은 고심도 터널이라고 해도 매우 난공사가 될 것이 뻔하게 예상되므로 이 안은 타당성이 떨어진다 하겠습니다. 좌우간 홍제와 길음, 월계선을 이어 주며, 이 때 자연스럽게 3-4-6-1호선을 잇는 네트워크가 형성됩니다.
또한 이 노선은 대중교통의 사각지대인 장위동을 지나 면목, 전농동을 수혜 지역으로 끌어들이는 효과 또한 노리고 있습니다. 장위동이나 전농동, 장안동은 뭐 전철 들어오면 쌍수 들고 만세 부를 동네일테니.... 사실 이 서울 동부 쪽 동네들은 서울 도심이 가까운 시내임에도 불구하고 좀 비정상적으로 낙후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죠.
제3지선은 면목경전철의 예상노선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어차피 이 정도의 대순환선이면 이쪽 지역에 간단한 경검수를 할 수 있는 차량기지가 하나 필요하고, 신내동은 그런 환경에 아주 적합합니다. 또한 중앙선 전철과 망우역에서 출발하는 경춘선 전철, 그리고 6호선에 신설될 신내역까지 네트워크 효과를 노릴 수 있겠죠. 면목선이 가져다 줄 수익증대효과는 이미 검증된 것이거니와 예전과 달리 중앙선 전철이 청량리 방면으로는 어느 정도 수요분산을 시켜주기 때문에 굳이 면목경전철이 청량리로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면목지선은 면목동 일대에서 이를테면 7호선, 중앙선, 6호선으로 여객수요를 분산시켜 주는 네트워크 기능을 담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 노선은 순환선으로서 서울 동북부와 서남부를 잇는 간선축의 일부를 담당함과 동시에, 이미 제2의 도심으로 커져 버린 강남 내부의 순환노선 기능 또한 담당할 수 있습니다.
서울 동북-서남을 잇는 간선축으로서는 7호선이 개통됨으로서 상당 부분 해소된 감이 있지만, 앞서 살펴본 것처럼 앞으로 7호선은 서울도시철도가 아닌 수도권 광역전철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그만큼 수요가 늘어나고 혼잡해진다는 얘기죠. 또한 2호선은 하루 승객 145만명 - 이는 계획 당시 수치인 30만명의 5배에 달합니다 - 의 초 혼잡 노선이어서, 가히 "한국의 야마노테선"이라 부를 만한 대박노선이기도 합니다. 또한 중요한 수도권 남북간선축 중의 하나인 신분당선이 강남대로를 통과하여 장기적으로는 경의선 전철이 이 곳으로 들어올 예정이기에, 이 두 노선은 앞으로 더욱 혼잡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이 노선은, 이러한 2호선과 7호선의 수요를 덜어 주면서, 강남 방면 여러 곳의 네트워크 효과를 동시에 노리는 포석입니다. 실제로 방배-남부터미널-양재 사이의 구간은 서울시 교통연구원측에서도 지선을 계획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외에 서울역-독립문간, 약수-동대문운동장 사이 구간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전철의 운행계통을 다변화하여 특정 지점에 몰리는 과밀화된 수요를 막는다는 계산이지요.)
편의상 제4지선이라고 이름붙인 압구정-청담간은, 계획만 있고 실행이 안 되어 지지부진한 강남권 모노레일의 대안노선 성격입니다. 강남 도심의 비즈니스 수요 폭증을 못 따라가서 10차선 도로가 하루종일 막혀 있는 이 곳 또한, 공사 구간에 비해 그 네트워크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이 제4지선에 대해서, 혹자는 "지나치게 시설투자를 많이 하는데, 이쯤 되면 철도매니아의 과욕 아닙니까?" 라고 물을 수도 있겠습니다. (사실 따지고보면 철도매니아의 망상이 맞습니다-_-;;) 하지만, 완전 허무맹랑한 계획(ex: 마산에 지하철을 5호선까지 놓는다든가-_-;;)이라기보다는, 나름대로 어느 정도 이유가 있는 구상입니다. 이는 다음 항목에서 마저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림을 보시죠.
대규모의 차량기지에다가 입출고 기능도 같이 담당하기 때문에 편의상 제1지선이라고 이름붙여 두었습니다만.... 솔직히 지선 치고는 구간이 꽤 길어서 이게 제대로 시간표 짜서 운행이 되겠냐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사실 이 순환노선의 강남 구간은 순환선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두 개의 노선이 직결운행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서울 1호선의 구로-청량리 구간이나, 뉴욕이나 도쿄 쪽 전철 시스템에서 자주 보는 것처럼 말입니다. 즉 이 노선은 사실상 인천대공원-압구정간을 운행하는 광역철도인 것입니다.
뜬금없이 웬 광역철도냐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림에서 보듯 이 노선은 의외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봅니다. 서쪽으로는 인천2호선(구 인천3호선, 현재 노선이 확정되진 않았음)과 직결되어 인천 쪽 수요와 연결되고, 철도교통의 비수혜 지역으로서 상습적 교통체증을 겪는 시흥시와 광명시(하안동)를 거칩니다. (시흥시는 이후 소사-원시간 전철이 통과하며, 이는 장기적으로 수도권 화물 순환노선으로 기능하면서 중요한 교통인프라로 부상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광명 하안동, 소하동 쪽에서 전철을 이용하려면 연계교통도 변변히 없이 안양천을 도보로 건너 1호선을 이용하거나 버스를 타고 7호선 철산역까지 20분 넘게 이동해야 합니다. 즉 이 노선의 경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얘기죠.) 그리하여 이 노선은 서쪽으로는 인천, 동쪽으로는 1호선 독산역과 신안산선, 그리고 "강남권"으로 연계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이 구간은 경전철이 아니라 일반 중(重)전철로 놓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쯤에서 위의 그림을 다시 한 번 살펴보면, 지금 제안하고 있는 이 노선은 사실상의 '제3경인간선축'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제1축이 기존 경인선이고 제2축이 현재 부평구청-청라지구로 연장되는 7호선인데, 지도에서 보듯 이들은 각각 경인가도와 인천북부, 부평, 부천 지역에서 서울 구도심과 강남으로 이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경인선의 과포화상태는 새삼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되리라 믿습니다.) 7호선의 연장으로 수도권 서부지역의 교통난은 어느 정도 해소될 여지가 있지만, 그뿐이어서는 곤란합니다. 인천 남동구에는 '송도신도시'라는 거대한 도시가 곧 새로 생겨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일산과 분당, 산본같은 베드타운이 아니라 송도는 대한민국의 관문을 노리는 새로운 개념의 신도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인천 남부와 서울 남부를 철도로 잇는다는 계획은 이미 '제2공항철도'가 있습니다. 현재의 공항철도가 인천 북부를 거쳐 김포공항, 서울역을 잇는다면 제2공항철도는 KTX광명역으로 가게 되는 것으로서, 현재 3개 계획안을 놓고 검토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 중 어떤 안도 공항철도와 송도신도시, 인천 남부, 시흥시, 광명시, 금천, 신림, 강남을 한꺼번에 잇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현재는 시흥시, 광명시 일부 지역이 그린벨트에 묶여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이 축선으로 철도교통을 놓음으로서 간선을 확장하는 계획은 투자액이 좀 세더라도 어느 정도 그 타당성이 있다고, 개인적으로는 보고 있습니다. (시흥까지 연결하는 안으로 인천 3호선 계획이 있었으나 현재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사정상 폐기되었음.)
그리고.... 이런 광역철도가 좋은 게, 정부 투자가 팍팍 들어오거든요(......) 음, 농담같이 써 놓았지만 이 제3경인간선축은 앞으로도 공항철도나 제가 지금 제안하는 노선 뿐만 아니라, 어떻게든 중장기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국가적 과제라고 봅니다. 쓸데없이 행정도시를 짓네, 경부운하나 파겠네 하는 예산낭비 삽질 말고 말입니다.... 지금도 예산이 없어서 꼭 필요한 사업이 좌초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반면에 신분당선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하다가, 판교신도시가 급물살을 타면서 같이 삽 뜨고 열심히 건설하는 중이죠. 정치논리에 국가사업이 이리저리 좌지우지되고 있는 셈입니다.
어쨌든 다시 한 번 전체적으로 제안한 노선을 살펴보면 이런 모양새가 됩니다.
◆본선(순환선):
홍대입구-여의도-신림-사당-남부터미널-삼성-청담-성수-장안평-중랑-신이문-장위-길음-세검정-홍제-연희동-홍대입구
◆제1지선, 제4지선(광역철도):
(至.인천공항) 인천대공원-시흥-하안-독산-난곡-신림-사당-남부터미널-싸리고개(양재)-삼성-청담-압구정
◆제2지선(경전철서부선 대안):
(至.일산) 원당-서오릉-역촌-명지대-모래내-연희동
◆제3지선(경전철면목선 대안):
전농동-면목-겸재삼거리-망우-중랑구청-신내
뭐, 망상은 망상으로 끝내야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속에 슬그머니 제안된 몇 가지 교통정책이 빛을 보았으면 하는 바램은 있습니다. 진짜로 제대로 자료조사 해서 다듬어서 서울시에서 공모하는 대학생 논문에 한번 투고해볼까 싶기도 하고... (귀찮아서 수치 조사는 대충 인터넷으로 긁긴 했지만, 일단 노선이 지나는 지역은 노온사 쪽을 제외하고는 전부 제 발로 답사를 했던 지역입니다. 그러니 수요가 있겠네 없겠네, 공사가 난공사겠네 아니네 얘기가 나오는 거죠... 쿨럭)
첫댓글 잘하셨네요 그렇게 되면 강남구간도 종로구간처럼 확대지도를 해야될 많큼 짜증나게 되겠군요 고양시 지선은 잘은 모르겠는데 경의선 1차개통 이전에 만들어진다면 효율은 있겠네요 원당의 짜증나는 교통을 해결하는데..
어차피 강남은 이미 3핵도시론으로서의 부심이 아니라 사실상 제2도심으로 커버렸습니다. 그리고 이 추세는 향후 10년 이상은 꺾이지 않으리라 보입니다. (당장 굵직한 기업들의 태평로 탈출이 지속되고 있죠.) 뭐, 이 제안노선이 아니더라도 어차피 9호선과 분당선 나머지 구간, 신분당선 2차 구간이 개통되면 확대지도가 필요할 겁니다. :)
좋은 생각입니다. 경전철 노선을 보니까 연결되지 못하고 중간에 끊겨진 부분이 많은데, 승객들의 환승편의를 위해서라도 연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여담이지만, 신월선하고, 상계역으로 가는 노선을 각각 제4, 제5지선으로 계획했으면 좋겠습니다. 그쪽도 교통편의가 필요하거든요.
그쪽은 경전철로도 충분하리라 여겨지고, 특히 월계선은 그 자체가 왕십리로 연결되는 만큼, 월계시장 인근에서 환승역으로 처리하고 놔둬도 된다고 보았습니다. 아, 그리고 제 블로그 쪽의 안모군님이 지적한 바에 의하면 지선이 많아지면 본선 영업시간 단축 문제가 제기된다고 하더군요...
사실, 제가 꾸준히 신안산선의 여의도역 경유를 제안하는것이, 이 글에서도 말씀하신 영등포지하상가 지하통과 문제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신안산선을 영등포역에서 저렇게 급턴-_-을 해버리시는 것도 공사 빡세긴 마찬가지일 듯... 게다가 급턴후 서울교 부근 경유면 더 막막해집니다.. 환승동선도 안습스럽게 나올것 같구요. 그래서 사심이 약간 결합되어-_- 신안산선의 도림사거리 경유를 주장하는 거구요. 그 후 1호선 선로 동쪽으로 진행하여, 경인로가 아닌 영등포공원쪽으로 해서 여의도 진입하는.. 어쨌든간에 신안산선과 이 대순환선이 영등포 부근에서 환승되어야 할텐데, 그래서 저는 대방역-여의도역-광흥창역이 낫다고 봅니다.
어차피 1, 5, 9호선은 대방역과 여의도역에서 각각 다 만나는 거고, 저렇게 하는게 오히려 더 직선에 가깝거든요. 사실 여의도역 경유 제안은 저의 꾸준한-_- 여의도역 환승집중화 및 환승센터 연계안에 걸쳐 있는 이야기입니다. ㅋ 저는 이번에 서울 서부지역 경전철 3개노선 개선안에 대한 논문을 제출하려고 하는데... 만약 이거 내실꺼면 1주일밖에 안남았으니 서두르셔야 하지 않을까요.. ㅋ; 아 그리고 보니 제가 2005년에 난곡선의 시흥대로축 연장을 시정개혁논문에 냈다가 탈락한 적이 있다는.. -_- ㅋㅋㅋㅋ
그리고 점선표시된 신안산선에 대해서.. 윗쪽 노선의 경우 어떻게든 혜화역이나 창신역과 연결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신안산선은 앞으로 변동이 많을 테니 일단 점선표기를 해 두었는데, FRDB에 올라온 계획안을 참고해보니 혜화는 환승시에 좀 길고, 아마 창신에서 만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 제 얘기는 둘 다 어떻게든 연결시켜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동묘역(1호선 역을 신설해가면서까지 환승시킴)이나 삼각지역(1호선 역이 없어서 6호선 환승이 불가..)을 생각해보시면 쉽게 제 취지를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주변을 지나가면서 환승을 못한다면 그 불편은 엄청납니다. 신안산선을 안국역 이후에서 조금 더 북쪽으로 빼서 혜화-창신을 모두 연결시키거나, 아니면 4호선 (가칭)이화동역을 신설하더라도 4호선과의 환승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6호선도 어떻게든 만나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구요(하다못해 안암오거리역과 6호선 안암역을 환승통로로 강제로 잇는 한이 있더라도 -_-).
동남부 지역 노선대안에 대해서, 송파신도시를 염두에 두고 좀더 원을 크게 그리는 방향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시에서 동대문운동장-(삼성)-복정-과천의 광역전철노선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차피 건설할 것이라면 제안하신 선형에서 삼성-사당-서울대 선을 이 선으로 대체하는 것도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과천-서울대 간 관악산 지하터널이 난코스?)
어쩌면 제2공항철도의 3가지 안 중 마지막과도 겹치는 노선이군요.(혹자는 이걸 두고 중부내륙선 연장 구상이라고도 하던데) 제 구상의 경우는 영업이익을 위해 강남으로 집어넣는 방안을 택한 거죠. 사실 지상권 설정의 문제나 공사기법 등을 머릿속으로 생각해보느라 애먹긴 했습니다(.....) 그런데 관악산 밑으로 뚫으면 대단히 난공사가 되지 않을까요...?;; 완전 암산이던데;
마지막 인천대공원-금천-사당-남부터미널 구간에 저로서는 흥미있는구간이네요 저 구간만 생각하면 경전철이 아닌 중전철급 이상으로 지어야 할거 같은데요. 특히나 가장 중요한게 속도라고 봅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승용차에 뒤지지 않을 정도의 속도라면 폭발적인 수요를 기대할수 있을겁니다. 현재의 도시철도 공사가 역을 과도하게 많이 설치를 하였기 때문에 신속성이 떨어지는것이 흠이죠...
논점에서 약간 벗어날수도 있으나 스칼렛님 글 중 경의선 지하화요구. 솔직히 지역민들로서는 충분히 제기할수 있는 사안입니다. 실제로 경의선 선로와 일산 신도시 아파트촌과의 거리가 그렇게 멀지 않기에, 무조건 무개념적이다 라고 논평하는것은 무리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저는 지하화 반대론자이긴 하나, 그렇게 개념없다고 치부해버리는것은 옳지 않은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