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세계 클린테크 초강대국으로 도약 추진
○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러스트벨트(사양화된 공업 지대)에 활력을 불어넣고 미국 경제를 탈탄소화하여 세계 클린테크 강국인 중국으로부터 21세기 에너지 공급망의 주도권을 빼앗는다는 목표하에 태양열, 원자력, 탄소 포집, 친환경 수소 등 다양한 청정에너지 부문에서 새로운 혁명을 진행하고 있음.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기후변화에 관한 파리 협정을 폐기하고 미국의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 시대를 선전했던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및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클린테크 보조금을 통해 민간 부문의 투자를 촉진하고 미국의 탈탄소화 노력을 가속화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 중임.
- 새로운 세제 혜택으로 미국이 클린테크 개발 기업들의 눈길을 끄는 매력적인 국가로 부상함. 글로벌 비영리 환경단체인 클라이밋 파워(Climate Power)에 따르면 2022년 IRA가 통과된 이후 벌써 900억 달러의 자본이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입되었음.
- 이는 미국에 있어 모험이기도 함.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은 IRA가 "서구를 분열시킬 수 있다"고 말했으며,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불공정 경쟁과 시장 폐쇄를 가져올 것”이라고 불만을 제기하는 등 미국의 동맹국들조차 경계하고 있음. 저가 아시아 부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노력에 대해서도 분석가들은 회의적인 입장임.
- 영국의 에너지컨설팅 업체 우드 맥켄지(Wood Mackenzie)의 애널리스트 다니엘 리우(Daniel Liu)는 “청정에너지를 위한 글로벌 경쟁은 물론 가능하지만, 다른 국가들과 어느 정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함.
- 기후 변화 대응과 함께 IRA의 또 다른 중요 목표는 미국의 낙후된 인프라를 개선하고 과거 제철 산업의 중심지였던 러스트벨트 지역에 첨단 제조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임.
- IRA는 총 3,690억 달러의 세금 공제, 보조금, 대출 및 보조금을 제공하며, 이 중 상당수는 2030년 이후까지 보장됨. 세액 공제는 판매도 가능하므로 납세 능력이 충분한 투자자가 세액 공제를 구매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개발 기업에 더 많은 자본을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음.
- 스위스의 금융기관 크레디트 스위스(Credit Suisse)는 IRA로 인한 공공 지출이 8,000억 달러, 대출과 보조금으로 인한 민간 지출까지 포함하면 1조 7,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함.
- 배터리 공장의 경우 적정 임금, 재료의 국내 소싱, 화석연료 업계 공동체에서의 위치 등 몇 가지 기준을 충족하면 기본 비용의 최대 50%에 대한 세금 공제를 혜택을 누릴 수 있음. 법률 회사인 Vinson & Elkins에 따르면, 이는 프로젝트 공정 시장 가치의 60~65%를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음.
- 우드 맥켄지는 에너지 저장에 대한 투자가 10년 후에는 3배 이상 증가한 15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2030년까지 추가되는 에너지 저장 용량은 연간 5GW에서 25GW로 증가하여 약 2,0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함.
- 보조금은 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 부문에도 충분히 지급되지만, IRA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은 아직 규모를 갖추지 못한 탄소 포집 및 바이오 에너지 분야임. 제철산업 등에서 천연가스의 청정 대안으로 여겨지는 그린 수소의 경우 보조금을 통해 프로젝트 비용의 절반을 절약할 수 있음.
- 유럽 내 친환경 수소 공급을 확대하고 탈탄소화를 가속화하고자 하는 유럽에는 미국의 움직임이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음. 유럽연합이 이에 대응하고 있지만 미국의 포괄적인 인센티브와 경쟁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됨.
- 또한 중국 대비 경쟁력을 갖추기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됨. 현재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의 약 66%와 전체 태양광 모듈의 약 75%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중국이 2022년 에너지 전환에 5,460억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임.
- 원자재, 부품 및 가공 능력의 미국 내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며, 리튬 정제소, 배터리용 니켈과 코발트, 태양광 모듈용 희토류, 해상풍력발전용 나셀과 모노폴 등 거의 모든 원자재를 해외에서 더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음.
- 중국과 유럽이 전 세계 코발트의 80% 이상을 생산하고 있는 반면, 북미는 생산량의 5% 미만을 차지하고 있음. 또한 중국은 전 세계 리튬 정제 산업의 60%를 차지하고 있음.
- 2023년 1월 GM이 미국 최대 리튬 공급처로 알려진 네바다주 태커 패스(Thacker Pass) 광산 개발을 위해 6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함. 혼다, 현대, BMW, 포드도 IRA 법안 통과 이후 미국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배터리 생산 계획을 발표했으나 중국의 지배력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임.
- 중국과의 클린테크 경쟁에는 대대적인 인프라 확장이 필요하지만, 거주 지역에 관련 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원치 않는 지역 주민들의 반대 여론 또한 문제임.
- 건설 허가 역시 또 다른 문제로 작용하고 있으며, 규제를 완화 노력은 거의 진전을 이루지 못했고 주와 지방 당국이 프로젝트를 차단할 수 있는 상당한 권한을 갖고 있음. 일부 기후 운동가와 환경 보호론자들은 허가 제도가 완화될 경우 오히려 화석연료 프로젝트가 더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함.
- 폴 블레드소(Paul Bledsoe) 워싱턴 진보정책연구소(Washington’s Progressive Policy Institute) 연구원은 현행 허가 규정으로 인해 프로젝트들의 95%가 요구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5년 이상 지연되고 있다고 언급함.
- 컬럼비아대학 글로벌에너지 정책센터(Center on Global Energy Policy)의 멜리사 롯(Melissa Lott) 연구 책임자는 생산 세액 공제나 인센티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제 생산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라고 지적함.
- 미국건설협회(Associated Builders and Contractors)는 미국이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2023년에 50만 명의 건설 노동자가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추정함. 청정 에너지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신호이지만, 개발 기업에는 우려스러운 전망임.
출처: 파이낸셜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