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서 -
얻어온 개가
울타리 아래 땅그늘을 파댔다.
짐승이 집에 맞지 않는다 싶어
낮에 다른 집에 주었다.
볕에 널어두었던 고추를 걷고
양철로 덮었는데
밤이 되니 이슬이 졌다.
방충망으로는
여치와 풀벌레가 딱 붙어서
문설주처럼 꿈적대지 않는다.
가을이 오는가,
삽짝까지 심어둔 옥수숫대엔
그림자가 깊다.
갈색으로 말라가는
옥수수 수염을 타고 들어간 바람이
이빨을 꼭 깨물고 빠져 나온다.
가을이 오는가,
감나무는 감을 달고 이파리 까칠하다.
나무에게도 제 몸 빚어
자식을 낳는 일 그런 성싶다.
지게가 집 쪽으로 받쳐 있으면
집을 떠메고 간다기에
달 점점 차가워지는 밤 지게를
산 쪽으로 받친다.
이름은 모르나
귀익은 산새소리 알은채
벌처럼 시끄럽다.
- 문 태준님 글에서 -
[처서 ㅡ 입추가 지나고
더위가 누그러지는 시기. 8월 23일]
사랑의 주님,
오늘도
귀한 하루를 허락하여 주시고
날마다
우리를 새롭게 하시니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하루가 주님의 뜻에 따라
우리에게 주어진 분량만큼
귀하게 쓰임 받게 하시기를 원합니다.
오늘도, 우리의 계획보다
더 아름다운 계획이 있으신
주님을 의지합니다.
우리보다 한발 앞서 가시는
주님을 바라보며 나아 갑니다.
우리의 삶이
오직,
주님안에서
새 생명으로 거듭나
주님의 은혜로만 살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주님을 사모한다고 말하면서도
우리의 생각은
늘 세상만을 바라보며
걱정과 근심, 염려로 살아갑니다.
이러한,
우리의 연약함이
주님을 향한 열정으로
더욱 깊어지는
이 가을이 되기를 원합니다.
더욱 낮아지게 하시며,
죽어짐이 있게 하셔서
무슨 일에서든지
온전한 믿음으로
주님만을 바라보게 하옵소서.
올 여름을 지내며,
온 세상을 다스리시는주님의 섭리를
더욱 새롭게 깨닫게 하시고,
우리의 힘과 능력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과,
주님의 은혜가 아니면 ,
살아갈수가 없음을 알게 하시니
또한, 감사를 드립니다.
극심한 무더위와 장마로
우리를 힘들게했던 여름이 지나고
이제,
다가오는 가을의 계절에
우리 모두가
믿음안에서 승리하게 하셔서
참 기쁨과 참 소망을 이루어
귀한 열매로
주님을 기쁘시게 하기를 원합니다.
날마다,
주님과 동행하는 기쁨,
주님과 교제하는 기쁨,
주님의 인도하심을 체험하는,
기쁨 안에 살게 하시고,
나뭇잎들이 노랗고
붉은 색깔로 채색이 됨같이
오직,
그리스도의 보혈로
우리를 물들게하여 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