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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어떤것] 24
#1. 호텔예식장
현진이 결혼하는 장면 나오고.
#2. 다현거실
미정 : 두달 사이에 딸 둘을 시집보냈어요.
진만 : 그것도 같은 집으로.
미정 : 아니지요. 두 사람, 집안은 틀리지요. 성도 틀린데.
진만 : 틀리긴 뭐가 틀려, 그 어른이 딱 자리 차지하고 있는거 못봤어.
미정 : 여보, 아무래도 내가 벌 받나봐요.
진만 : 벌? 왜?
미정 : 아니, 내 딸들은 절대 장남인 아들한테는 안보낸다고 그랬더니만 말이 씨 된다고 둘 다 외아들한테 갔잖아요.
그것도 복잡한 집안으로. 아무래도 전부 내 탓 같아요.
진만 : 그게 왜 당신 탓이야. 장남이든 막내든 그게 뭐가 중요해. 둘이 좋으면 된거지.
걱정마. 잘 살거야. 우리 애들 착하잖아. 똑똑하고.
미정 : 똑똑하다고 다 잘 살면 걱정이 없지요. 그게 아니니까 문제지. 그래도 현진인 하나는 걱정 안해도 되겠어요?
진만 : 왠일로 마음에 드는게 다 있대? 그렇게 궁시렁 대놓고.
미정 : 그 집은 사람 쓸 거 아니에요. 안사돈이 입만 열면 전문가 찾는 사람이니까
안그래도 의사생활 하느라 집에도 못들어 오는데 살림까지 시키면 걔, 정말 죽어요. 홀몸도 아닌데.
진만 : 거봐, 찾아보니까 좋은 점도 있잖아. 사람 두고 사는 집 어디 흔해.
미정 : 사람 안두고 살아도 며느리 챙겨주는 집이 더 괜찮아요.
진만 : 둘이 좋다고 해서 한 결혼이야. 그러니까, 이제 지들이 알아서 해 나가야지 부모가 죽을때까지 봐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미정 : 그래도 죽을때까지 자식은 자식이에요.
#3. 제주도 호텔
창문 열면 바닷가 보이는.
현진 : 우리도 내일 아침에 해뜨는 거 보러 가요.
태하 : 해뜨는 거요?
현진 : 다현이네도 일출 구경했대요.
태하 : 아니, 재인이는 왜 그런 쓸데없는 짓을 했답니까? 신혼부부는 좋은 침대에서 푹 자면 되는 거에요.
그런건 애들 때나 하든지, 더 나이 먹어서 하고.
현진 : 그런게 어딨어요? 아침에 새기분으로 새로 시작하면 좋지.
태하 : 어딨긴요. 그리고, 현진씨 홀몸 아니라서 새벽에 움직이고 그러는 거 안좋아요.
현진 : 나 인턴이에요. 서울 올라가자마자 새벽에 움직여야 해요.
태하 : 그게 걱정이에요. 내가 대신 해줄 수도 없고, 정말 버틸 수 있겠어요?
현진 : 그럼요. 걱정마요. 태하씨 옆에 있으면 뭐든지 참을 수 있으니까.
태하 : ....
현진 : 나 포기하지 않아 줘서 고마워요. 아마.. 태하씨가 붙들어주지 않았으면 여기까지 절대 못 왔을꺼에요.
이렇게 행복한 거 평생 모르고 지냈을 거에요.
태하 : 현진씨 내 전부라고 그랬어요. 어느 바보가, 자기 전부를 포기합니까. 나, 바보 아니에요.
현진 : 바보 아니라서 다행이에요. 난 가끔 바보짓하는데.
태하 : 괜찮아요. 그러니까 내가 꼬셨을 때 넘어왔지요.
현진 : 언제 꼬셨는데요?
태하 : 열두시 일분.. 이제 와서 얘긴데.. 그날 처음으로 작정했어요. 이 여자 무슨 일이 있어도 꼬신다고.
현진씨 잠 없는 바람에 남이섬으로 (계획이) 넘어갔지만..
현진 : 태하씨, 생각보다 음흉하네요.
태하 : 음흉한 게 아니라.. 다급했지요. 현진씨 그 전까지 워낙에 끄덕없었으니까. 몸 괜찮아요?
현진 : 괜찮아요. 나 임신한 거에요. 어디 아픈게 아니라.
태하 : 그래도 제대로 뭘 먹지도 못하잖아요.
현진 : 정말 괜찮아요. 바다 바람 마시니까 살 거 같아요.
태하 : 그럼 우리 아예 여기서 살까요.
현진 : 태하씨. (하고 웃고 마는. 태하 농담 아니고)
#4. 재인집
재인 : 힘들지? 왔다갔다 하느라.. 움직이는 거 안좋다는데.
다현 : 괜찮아요. 나 결혼할 때만큼은 안 힘들어요.
재인 : 내일모레부터 출장인데 어떡하냐? .... 혼자서 괜찮겠어?
다현 : 왜 혼자에요. 어머님도 계시고 할아버지도 계신데..
재인 : 그래도 신랑이 옆에 있는 거랑 같아? 인천 가 있을래? 출근하기도 편할텐데..
다현 : 됐어요. 그만 걱정해요.
재인 : 다현아, 뭐 먹고 싶은거 없어?
다현 : 없어요. 호텔 음식 배부르게 먹고 왔는데 뭘.
재인 : 재미없다.
다현 : 왜요?
재인 : 내가 챙겨 줄 틈을 안주잖아.
다현 : 그럼 이 밤중에 족발이나 순대 사들고 다니고 싶어요.
재인 : 응.
재인 고개 끄덕이면, 다현 미소짓고.
#5. 호텔
불빛 예쁘고, 와인잔에 쥬스 담긴.
태하 : 포도쥬스, 사과쥬스에요. 어느 쪽으로 할래요?
현진 : 쥬스요? .... 이런 날은 근사한 분위기 내면서 와인 마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태하 : 임산부는 술 안되잖아요.
현진 : 와인 한잔 마시는 건 괜찮아요.
태하 : 그럼 와인 마시고 싶어요? 와인 마실래요?
현진 : 아니요. 이거면 돼요.
태하 일어나려고 하면 현진 웃고 마는.
태하 : 우리 참, 여기까지 어렵게 왔지요.
현진 고개 끄덕이면.
태하 : 힘들게 온 만큼.. 앞으로는 고생 안시킬게요. 내가, 정말 잘할 겁니다.
현진 : 나도 잘할게요. 태하씨,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가 선택한 가족이에요.
태하 :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에요. 그리고.. 우리 아이는, 진짜 가족을 갖는거고.. 사랑해요. 현진씨.
두사람 분위기 잡는데 전화오고, 태하 무시하는.
현진 : 전화.. 안받아도 돼요?
태하 : 안받아도 돼요. 신혼여행 온 사람한테 전화하는 매너 없는 사람들하고 나 별로 안친해요.
현진 : 그래도요. 집일지 모르잖아요. 오자마자 연락했어야 했는데..
태하 : 아, 현진씨 옆에 있으니까 너무 좋아서 깜빡했어요. 우리가 전화드렸어야 했는데.. 걱정하실지 모르겠다.
(호텔 + 태하집 거실)
태하 : 네. 잘 도착했습니다. 예. 현진이도 괜찮아요? 바꿔드릴까요?
수영 : 아니야, 됐어. 전자파 몸에 나빠.
태하 : 예?
수영 : 핸드폰에 전자파 나온다잖아.
태하 : 어머니. 그럼 전 전자파랑 상관없구요?
수영 : 넌 임신 안했잖아. 혹시 친정에 전화하려고 하면, 호텔 전화로 해 알았어?
태하 핸드폰 들고 웃고 마는데. 현진 옆에서.
현진 : 그냥 끊었어요? 나도 인사드려야 하는데.
태하 : 어머니, 당신 전화 안받으시겠대요.
현진 얼굴 굳어지고.
현진 : 뭐라고 그러세요?
태하 : 네, 핸드폰에서 나오는 전자파, 손주한테 안좋으니까, 앞으로는 유선전화만 사용하래요.
현진 마음 전해져서 고맙고, 그런 현진 바라보면서 태하 농담하는.
태하 : 앞으로 우리 집에 들어가서 살려면 현진씨.. 고생 꽤나 하겠어요. 우리 어머니 일일이 간섭하고 나오실텐데.. 어떡해요?
현진 : 그런 고생..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나 이렇게 행복해 본 적 없는 거 같아요.
태하 가만히 현진 바라보고, 안아주는. 밤 지나가고.
#6. 재인 거실
재인 책 같은거 잔뜩 들고 성큼 거리고 들어오는. 다현 뒤쫓아오고.
재인 : 할아버지는?
다현 : 서재에요. 이게 다 뭐에요?
재인 : 당신도 들어와.
#7. 규철 서재
규철 : 뭐냐, 이게 다?
재인 : 이름 짓는 책입니다. 한글이름, 영어이름, 몸에 좋은 이름.. 다 있어요.
규철 : 이름?
재인 : 네. 할아버지, 증손주 이름 지어주세요.
다현 : (재인씨) 너무 빨라요.
재인 : 뭐가 빨라, 아이가 있으면 부를 이름이 있어야지.
규철 : 그럼, 당연히 이름이 있어야지. 당장 생각 해봐야겠다. 뭐가 좋을지.
책 하나 펴들고 고민스러운 얼굴이면, 다현은 황당하고.
다현 : 할아버지, (재인씨) 아직, 아들인지 딸인지도 모르는데 뭐라고 부르게요?
규철 멈칫거리고, 재인은 당당한.
재인 : 두 개 번갈아 가면서 부르면 되지, 할아버지 아들, 딸 두 개 다 지어주세요.
규철 고개 끄덕이고, 다현 두 사람 마주보고 웃어버리는.
#8. 재인 주방
선희 : 사람을 써?
재인 : 네. 다현이 홀몬 아니잖아요.
선희 : 다현이.. 많이 힘드니?
다현 : 아니에요. 방학 얼마 안남았어요. 괜찮아요.
재인 : 괜찮긴 뭐가 괜찮아. 어머니, 다현이 혼자 이 집 살림 다 못해요. 우리도 태하네처럼 사람 써요.
다현 : 재인씨, 왜 그래요. 나 하는 일도 없는데.. 어머니가 다 하시는데.
재영 : 오빠 어쩜 그러냐?
재인 : 뭐가?
재영 : 엄마랑 나랑 둘이 살림할 때는 아무 소리 안하고 있다가 새언니 들어오니까, 사람 쓰자는 얘기가 나와.
(선희 향해) 엄마, 이래서 아들은 하나 소용없어.
선희 : 듣고 보니까 나도 서운하기는 하다.
재인 : 죄송합니다. 어머니.. 그래도.. (사람 썼으면 좋겠고.. 다현 얼른 말 자르고 사과하는)
다현 : 죄송해요, 어머니.. 본인이 잘못하니까 괜히 찔려서 저래요. 나 걱정되면 좀 일찍 들어와요.
다들 잘해주셔서 재인씨만 잘하면 나, 아무 문제없어요.
재영 : 맞아, 오빠만 잘하면 돼. 2층 청소나 빼먹지 말아.
재인 : 아, 맞다. 청소.. (재인 벌떡 일어나 올라가는)
남은 가족들 웃는.
#9. 태하 거실
현진 한복 입고, 가족들 모인.
혁주 : 그래, 잘들 갔다 온거야? 몸은 괜찮구?
현진 : 네.
수영 : 뭐 좀 먹었니? 어째 갈수록 얼굴이 쪼그매져. 임신한 아이가.
태하 : 제주도에서 아무것도 못먹었어요. 냄새도 싫대요.
수영 : 어쩌니.. 내일부터는 병원도 나가야 하는데.. 그 몸으로 버틸 수 있겠어.
현진 : 걱정마세요. 그 정도 아니에요.
혁주 : 의사니까 니 몸 니가 알아서 챙겨라. 절대 무리가지 않게.
태하 : 뭘 먹어야, 기운을 내지요.
수영 : 먹고 싶은거 있으면 말해. 내가 아줌마한테 부탁할테니까.
현진 고개 흔들고, 태하 걱정스러운.
#10. 태하 거실
현진 출근 준비하고 나오면 수영 외출준비하고 따라 나오는.
태하 : 어머니. 아침부터 왠일이세요?
수영 : 왠일은.. 현진이 출근한다는데 데려다 줘야지. 먹지도 못하는데 버스 태워 보내?
혁주 : 그래. 사람 많은데, 괜히 쓰러지거나 하면 어떡해. 지금도 얼굴이 하얀데.
태하 : 제가 할게요. 병원 들렸다 출근하면 됩니다.
수영 : 됐어. 방향도 틀린데 괜히 왔다갔다 하지 말고.
태하 눈치 보면.. 현진 괜찮은 얼굴로.
현진 : 어머니. 고생 되시잖아요. 그냥 태하씨 차 타고 갈게요.
수영 : 고생은 무슨.. 집에서 하는 일도 없는데.. 태하, 너 뭐해. 출근 안하고.
혁주 : 그래, 우리도 가자.
태하 : 어머니, 제가..
수영 : 관 둬. 내가 해. 아가, 나가자.
현진 : 네. 어머니.
#11. 병원주차장
수영 차 내려주면서.
수영 : 오늘도 병원에서 자야하니? 퇴근 못하는 거야?
현진 : 네. 죄송해요. 어머니.
수영 : 그게 왜 죄송해. 놀면서 못 오는 것도 아니고.. 그나저나 어쩌니 힘들어서, 먹지도 못하고
점심때 내가 도시락 좀 사가지고 올까?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현진 : 없어요.
수영 : 없다고만 하지 말고, 그래도 뭘 먹어야지. 기운을 내지.
현진 : 네.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씀드릴게요. 아님, 태하씨한테 부탁해도 돼요.
수영 : 생각나는 거 있으면 바로 전화해. 내가 잘하는 전문집에서 골라 사줄 테니까. 알았지.
현진 : 네. 어머니.. 저기 어머니.
수영 : 왜? 뭐 먹고 싶어.
현진 : 아니요. 어머니 고맙습니다. 저, 정말 어머니한테 잘할게요.
수영 : 별소리를 다한다. 당연한거지. 그럼, 자식이 부모한테 잘해야지. 너 그런 아인 줄 알고 데려온거야.
#12. 병원
서현 가만히 현진 모습 바라보다가. 웃는.
서현 : 좋은 가 보다.
현진 고개 끄덕이는.
서현 : 그래, 니가 좋으니까 나도 좋다.
서현 정말 기분좋은 얼굴이고 현진도 행복한.
#13. 재인 거실
다현 전화기 들고 있는.
다현 : 전화 좀 그만해요. 재인씨 때문에 무슨 일을 못하겠어요.
재인 : 내가 얼마나 했다고 그래?
다현 : 오늘만 벌써, 다섯 번째에요.
재인 : 걱정이 되니까 그렇지.. 괜찮아?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다현 : 없어요. 지금 우리 김장한단 말이에요. 얼른 끊어요.
재인 : 홀몸도 아닌데.. 무슨 김장을 해. 무거운 거 들면 절대 안된단 말이야.
다현 : 나도 다 알아요. 내가 알아서 할게요.
재인 : 당신이 뭘 알아. 임신을 했는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다현 : 걱정마요. 어머님 힘든 거 안시켜요. 재인씨, 안 바빠요?
재인 : 바빠.
다현 : 그러니까, 일 열심히 하고 내일 봐요. 네?
다현 전화 끊고 주방 들어가는.
#14. 재인 주방
김장 준비하고 있는.
선희 : 또 재인이니?
다현 : 네. 잘있냐구요.
재영 : 오빠, 정말 열심히 전화해댄다. 출장 간 사람이 일이나 하지. 우리 오빠 안같아.
다현 : 그러게요. 일할 때는 옆에 사람이 있어도 잊어먹는 사람이.. 이러니까 이상해요.
재영 : 우리가 언니 고생시킬까봐 그러는 것 같애. 엄마, 오빠 없을 때 새언니 시집살이 좀 팍팍 시키자.
선희 : 재인이 하는 거 봐서는 그러고 싶은데 우리 손자 때문에 아무래도 안되겠다.
(화면 바뀌고)
세사람 김장하는, 선희 버무리고, 쌈같은 거 싸서 다현 입에 넣어주는.
선희 : 간 어떠니?
다현 : 좀 싱겁긴 한데 제 입맛에는 맞아요.
선희 : 그래.. 그럼 이번 김장은 니 입맛에 맞추자.
다현 : 예? 어머니.
재영 : 왜 언니 입맛대로 해. 그것도 임산부 특권이야?
선희 : 앞으로 이 집 살림, 나보다 니네 언니가 더 오래 할거야. 며느리도 하나 밖에 없는데.. 그러니까 새사람 입맛에 맞춰야지.
다현 : 제가 어머니 솜씨, 배워야지요. 재인씨, 어머니가 해준 음식 제일 좋아해요.
나중까지도 그 사람 좋아하는 거 해주고 싶어요.
재영 : 언니, 그럼 안돼. 아무거나 먹어버릇해야, 나중에 언니가 편하지. 남자랑 차는 길들이기 나름이래.
엄마 그냥 싱겁게 하자.
선희 : 시집가면, 신랑 해달라는 데로 꼼짝없이 해 줄거면서. 큰소리는.
재영 : 아니야. 형준이 오빠는 우리집 입맛에 벌써 길들여 있어서.. 내 입맛대로 해도 돼.
선희 그냥 웃는. 또 전화오는.
선희 : 니가, 나가봐. 또 재인이나 보다.
다현 눈치보고 한숨 푹 쉬는. 선희 웃고.
#15. 다현 거실
서현 : 유진아, 자, 생일선물.
유진 : 나, 오늘 생일 아닌데요.
서현 : 너 오늘 생일이야.
미정 : 오늘이 생일이었어. 그럼 진작 말을 하지. 아침에 미역국이라도 끓이게. 주니야. 얼른 나가서 케익이라도 하나 사와.
희진 : 아니에요. 오늘 유진이 생일.. 선생님, 헷갈리신 거에요?
서현 : 최종결과 나왔어요.
희진 : 네? 뭐래요? 뭐라고 그러세요?
서현 : 호흡곤란 증세도 없고, 씨티결과도 이상소견 없답니다. 혈액검사도 다른 문제 없고 완전히 완쾌됐어요.
이제.. 6개월에 한번씩만 체크하면 돼요.
준현 : 와우! 유진아. 잘됐다.
미정 : 어머, 잘됐다.
희진 : 고맙습니다.
서현 : 나한테 고마울 거 없어요. 전부 유진이가 한 일이니까.
유진 : 그럼 이제 병원 또 안가도 돼요?
서현 : 응, 한참 있다 한번만 가면 돼.
유진 : 그럼 아저씨 집에서 이제 못사는 거에요? 또 다른데 가서 살아야 돼요?
진만 : 그게 무슨 소리야. 집 놔두고 다른데 어디가서 살아?
유진 : 여기 우리 집 아니잖아요.
준현 : 여기 니네 집이야. 너 아직 그것도 몰랐어?
유진 : 정말, 우리 집이에요?
서현 : 그래, 정말 우리집이야.
유진 : 언니는요? 언니도 여기서 살아도 돼요? 여기 언니 집도 되는 거에요?
진만 : 언니도 당연히 여기서 사는 거지.
희진 : 저기.. 올 겨울만 유진이 여기 있게 해주세요. 저, 방 마련할 때까지만요.
미정 : 넌 어떡하게? 어디 가려고? 또 미장원에서 먹고 자게?
희진 : 저야.. 이제 유진이 돌 볼 일도 없고, 병원 다닐 일도 없는데.. 더 신세 질 수 없잖아요.
#16. 집앞 공원
서현 : 정말 나갈 거에요? 유진이 여기 혼자 두고.
희진 : 일주일에 한번은 올 거에요. 유진이 보러..
서현 : 그냥 있어요. 누가 뭐라고 안 그래요.
희진 : 알아요. 그래도 너무 좋은 분들 만나서 자꾸 기대다 보면, 나중에는 혼자서 이어나지 못할 거에요.
서현 희진 가만히 바라보다가.
서현 : 내일 놀이동산 갈건데, 우리 유진이 데리고 같이 갈래요?
희진 : 놀이동산요?
서현 : 친구랑 약속했는데.. 같이 가도 상관없어요. 유진이 회복기념으로 같이 가요.
희진 : 유진이가 좋아하겠어요. 그런데 가는 거 소원이었는데.
서현 : 희진씨는 안좋아요?
희진 : 네?
서현 : 놀이동산 싫어하냐구요?
희진 : 아니요. 저도 좋아해요.
서현 : 잘됐네요. 그럼 같이 갑시다.
#17. 놀이공원
재영 : 서현씨 많이 기다렸어요.
서현 : 아니요. 온지 얼마 안됐어요. 오빠 되시는 분은 자주 봅니다.
형준 : 흠.. 그냥 시간이 나서.. 오랜만에 나왔습니다.
재영 : 갑자기 왜 이렇게 한가해진거야? 언제는 일요일도 바쁘더니만.. 희진씨도 오랜만이에요?
희진 : 네.. 유진이 회복기념으로.. 방해하는 거 아니지요?
재영 : 그럼요. 유진아, 축하한다. 우리 오늘 재미있게 놀자.
유진 : 고맙습니다.
하는데, 형준 재영 손 잡아 끄는. (조금 떨어져서)
재영 : 왜? 또?
형준 : 뭐야, 이제 사돈도 부족해서 애딸린 유부남인거야?
재영 : 말 좀 조심해. 변호사가, 동생같은 사람이래.
형준 : 남녀간에 동생 같은게 어딨어. 피도 안 섞였는데.
재영 : 왜 없어. 우리도 그런데.
하고 뒤돌면, 재영이 얼굴 웃음있고.
#18. 태하네 주방
수영 : 새아기는 또 물만 마시겠대?
혁주 : 뭐 먹고 싶은 거 없대니? 입덧을 너무 심하게 한다.
태하 : 네. 큰일이에요. 아무것도 먹지를 못해요. 음식냄새는 다 싫대요.
혁주 : 그래도 뭘 먹어야 버티지.. 저 몸으로 병원생활을 어떻게 해. 안그래도 바람 불면 날아가게 생겼는데.
수영 : 우리 핏줄은 우리 핏줄이다. 입덧하는 거까지 나랑 똑같은거 보면..
태하 : 어머니는 뭐 드시고 싶으셨어요? 어머니도 아무것도 못먹고 내내 저러셨어요?
혁주 : 그렇지, 니 엄마도 물만 마셔댔지. 아, 장모님이 해주신.. 약밥! 그건 좀 먹었잖아.
태하 : 약밥이요?
혁주 : 그래, 그럼 새아기도, 그거 해준다고 그럴까.
수영 : 아니.. 우리가 해봤자 소용없고, 친정엄마가 해줘야 해요. 그건, 나도 우리 엄마가 해준거니까 먹었어요.
태하 : 그럼 장모님 오시라고 그럴까요?
#19. 다현 거실
미정 : 제가 사돈댁을 왜 가요? 안그래도 어려운데.
수영 : 어렵긴요. 꼭 와주셔야 해요. 현진이, 물도 못먹고 있어요. 저러다 쓰러지면 어쩔까 싶어요.
미정 : 쓰러지다니요? 아니, 애를 뭘 먹여도 먹여야지요. 홀몸도 아닌 애를..
수영 : 뭘 먹어야 먹이지요. 냄새도 못 맡는데.. 사돈이 오셔서 애, 입맛에 맞게 좀 챙겨주세요.
진만 : 그래, 당신이 좀 갔다 와.
미정 : 내가 사돈네 가서 뭘 어떡해요? 내가 간다고 입덧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수영 : 그럼 우리 애 저렇게 둘거란 말이에요. 아무것도 못먹는다니까요.
미정 : 사람 쓰신다면서요. 출장뷔페를 부르던지. 전문가를 쓰던지 하시면 되잖아요. 집에서 괜히 번거롭게 하실게 아니라.
수영 : 현진이가, 다 싫대요. 여기 음식 말고는.
미정 : 걔가 워낙 입맛을 볼 줄 알거든요.
수영 : 그럼 와주셔야 할 거 아니에요?
미정 : 내가 거길 어떻게 가요?
수영 : 저희 차로 가면 돼요. 제가 모시고 갔다 모시고 오면 되잖아요.
미정 : 그럴 것 없이, 현진일 데려 오세요. 그럼 제가 챙겨서 데리고 있을테니까.
수영 : 그건 안돼요.
미정 : 왜 안돼요?
수영 : 병원이 여기서 얼마나 먼데, 홀몸도 아닌 애를 왔다갔다 하게해요. 그리고 현진이 우리 며느리에요.
우리 식구를 어디 다른 집에 보내요.
미정 : 어디 다른 집이라니요. 여기도 현진이 집이에요. 결혼했다고 해서 친정이 남인가요.
수영 : 안사돈, 정말 이러실거에요. 현진이, 정말 물 한모금 못 마시고 있단 말이에요. 제발 좀 와 주세요. 네?
사돈이 안오면, 우리 애 정말 큰 일 나요.
#20. 놀이공원
두 사람이 붙어서 타는 놀이기구 타는.
유진이, 희진이랑 타고, 서현, 재영과 타고, 형준 혼자 타는.
형준, 서현이 뒤에서 두 사람 붙어서 타는 거 보고 신경 쓰이는.
재영, 서현 둘이 나란히 나오면, 유진 얼른 달려가 두 사람 사이에 나란히 서고 형준 다행이다 싶은데..
희진이 얼른 유진 손목 잡고.
희진 : 유진아, 언니 손잡고 가자.
유진 : 싫어, 아저씨랑 갈거야.
재영 : 괜찮아요. 우리가 데리고 다닐게요.
희진 조금 미안한 얼굴이고 형준, 유진이 마음에 드는데.
형준 : 그냥 두세요. 유진이가 좋아하는데.. 너 참 예쁘다.
재영 : 네. 상관없어요. 우리 셋이 이렇게 다니니까, 남들이 다 가족인 줄 알아요.
서현 : 정말 그러고 보니까, 유진이 재영씨 닮았네요.
형준 : 닮긴.. 어디가 닮았다고.. 너 나이가 몇인데 널 애엄마로 보니? 희진씨라면 또 몰라도.
형준 재영 손 잡아서 얼른 옆에다 끌고, 서현이랑 희진이 가리키면서.
형준 : 이분들이 훨씬 더 가족같다.
다들 내름대로 얼굴 바라보며 웃는.
#21. 유령의집 (아니라도 컴컴한 비밀의 방.. 같은데 입구)
형준 : 잠깐만.. 저기 둘이 들어가려고?
재영 : 응? 왜?
형준 : 컴컴하잖아. 무슨 짓을 하려고.
재영 : 무슨 짓은.. 오빠는 저런데서 무슨 짓 했어?
형준 : 나야.. 이재영. 절대 안돼, 겁도 많은게 어딜 들어가.
재영 : 안되긴. 서현씨 있는데.
서현이랑 재영 표 끊는.
형준 답답한데 둘러보면 희진, 유진있는.
형준 : 유진아, 너 안들어가? 아저씨 가는데. 저기 재미있어.
희진 : 유진이 무서운거 싫어해서 저기 못 들어가요.
형준 : 아저씨랑 언니랑 둘이 들어가도 괜찮아?
유진 형준 바라보면.
형준 : 유진아, 갔다오면 아이스크림 사줄게. 아니, 인형 사줄게.
유진 형준 마음 알아채고 세사람 들어가고, 남아있는 희진, 형준에게 음료수 건네주면.
형준 : 아, 고맙습니다.
형준 음료수 열심히 마시면서 기다리고 있는.
세사람 얼굴 환해서 나오고.
형준 더 인상쓰고 재영, 서현 다정하고, 형준 또 벌떡 일어나는.
언니 하고 유진 달려오는.
형준 : 유진아, 저기.. 저 두사람.. 안에서 아무일 없었지?
유진 : 무슨 일이요?
형준 : 아니.. 뭐.. (아이니까 설명하기 곤란한데 유진 눈치챈)
유진 : 언니가 무서워해서 그냥 아저씨랑 손만 잡고 다녔어요.
형준 : 손? 손을 잡았단 말이야?
유진 : 네.
형준 음료수 벌컥 거리는.
재영, 서현 걸어오면, 형준 눈흘기는.
#22. 유람차 앞 (천천히 돌아가는 회전유람차)
유람차 앞에서 서현, 재영 있으면, 둘이 같이 차 탈거 생각하니까 형준 얼굴색 변하고 얼른 다가서는.
재영 : 왜?
형준 : 오랜만에 왔는데 하나는 같이 타야지? 우리 어려서 이거 많이 탔잖아.
재영 : 오빠, 이런거 안좋아하잖아.
형준 : 좋아해.
재영 이상하게 바라보면 형준 시선 돌리고, 재영 미소짓는.
재영, 형준 유람차 올라타고.
서현 : 저, 두사람 어울리지요?
희진 : 네. 재영씨도 너무 이쁘고, 형준씨도 재미있는 분 같아요.
유진 : 언니, 아저씨랑 나랑도 어울리지.
유진, 서현 팔짱끼는. 서현 그런 유진 바라보고 웃는.
#23. 유람차 안
재영, 형준 바라보면서 눈 깜빡이며, 귀엽게 미소짓는, 형준 인상쓰고.
형준 : 재영이, 너 저 의사선생님 앞에서도 이랬어?
재영 : 왜? 뭐 이상해?
형준 : 이상해. 왜 그렇게 생글거리고 웃어? 웃지마.
재영 : 왜 웃지도 못하게 해.
형준 : 누가 웃지말래, 다른 사람 앞에서 그렇게 웃지 말래는 거지. 특히 저 의사선생님.
재영 : 치.. 아무튼 우리 정말 오랜만이다. 이런 거.
창가쪽으로 다가서고. (형준 옆에 가까워지는)
형준도 창가 쪽으로 얼굴 향하는. 두 사람 안에서 기분 좋고.
#24. 혁주 거실
현진 : 어머니.. 뭐하러 오셨어요?
미정 : 뭐하러 오긴.. 아주 얼굴이 반쪽이 됐네. 너, 정말 아무것도 못먹는거야.
현진 : ....
수영 : 그래, 현진아 먹고 싶은 거 말해.
미정 : 사돈이 해주실 거에요?
수영 : 아니..
하고 눈치보는데, 태하 들어오는.
미정 : 아니, 이 시간에 왠일이야? 벌써 퇴근한거야.
태하 : 아니요. 어머님 오셨다고 해서 잠깐 들렸습니다. 걱정도 되고.
미정 : 걱정이 되면 진작에 챙겨 먹였어야지. 인천을 데려오던지. 현진아, 뭐 해줄까? 뭐 먹고 싶어.
태하 : 말해요. 어머님이 해주시겠다잖아요.
현진 : 만두 먹고 싶어요.
수영 : 만두? 그럼 말을 하지. 만두도 잘하는 전문 가게 많아.
전문점이라는 얘기에, 미정, 수영 노려보고.
미정 : 그럼 그러시던지요.
태하 얼른 개입해서.
태하 : 어머님. (현진 향해 말하는) 어떤 만두 먹고 싶어요? 말해요. 사줄 수 있는 거면 사줄게요.
현진 : 아니요. 그런 거 말고.. 호박이랑 부추랑 넣고 어머니 여름에 해주시던거 있잖아요. 그거 먹고 싶어 죽겠어요.
미정 : 그럼, 그건 절대 전문가가 못만들지. 그게 파는 게 아니거든요.
#25. 혁주 주방
수영 : 사람 좀 부를까요? 만두가 손이 많이 가잖아요.
미정 : 만두 하나 하는데 무슨 사람을 써요?
수영 : 그래도 혼자 하시기 힘드실텐데..
미정 : 아니 왜 나 혼자해요. 사돈이랑 같이 해야지. 뭐하세요. 반죽부터 시작하지요.
(화면 바뀌고)
미정 : 만두피를 이렇게 두껍게 밀면 어떡해요. 안되겠어요. 이건 내가 할테니까, 만두 빚는 걸 사돈이 하세요.
수영 : 속을 얼마나 넣어야 하는 건데요?
미정 : 터지지 않게 넉넉하게 넣으면 되요. 물 묻혀서 꼭꼭 눌러야해요. 아참, 만두 찔 솥은 있어요.
수영 : 솥이요?
아줌마 하는, 그럼 미정 한심스럽게 바라보고.
수영 어쩐지 시선 거리고.
미정 : 살림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혼자 중얼거리는)
#26. 놀이공원, 벤치
서현 : 정말 (우리집) 나가서 살거에요?
희진 : 저, 돈은 없어도 양심은 있어요. 우리 유진이 하나만으로 너무 많이 큰 신세 지는 거에요. 그런데 저까지 얹혀 살아요?
서현 : 신세 아니에요. 우리 부모님, 유진이 정말 좋아해요. 그리고.. 두 사람 또 떨어져 살아야 하잖아요.
희진 : 적금 탈때까지만, 그때까지만 참으면 돼요.
서현 : 적금 얼마나 많이 타는데요? 아마.. 집 구해도 유진이 못데리고 갈거에요.
우리 부모님 자기 자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아무한테나 안내줘요.
희진 : 유진이 제동생이에요.
서현 : 그러니까요.. 그러니까 동생이랑 한집에서 같이 살아요.
희진 가만히 서현 바라보는.
서현 : 유진이 남겨두고 혼자 나가면, 다시 우리집 못들어와요. 우리 부모님, 자기자식 내주지도 않지만,
가족 버린 사람 다시 보지도 않으실 분들이니까.
희진 : 버리는 거 아니에요. 잠깐 맡겨두는 거에요. 이 세상에 재랑 나랑 둘밖에 없는데 내가 유진일 어떻게 버려요.
서현 : 유진이.. 이미 우리한테도 가족인 거 몰라요? 희진씨도 그렇고.. 가족은 같이 사는게 최고에요. 같이 삽시다.
같이 살자는 이야기에 희진, 서현 바라보고..
유진이랑 재영, 형준 음료수 하나 들고 걸어오는.
#27. 놀이공원 입구
형준 : 정말 같이 안 가실래요? 우린 상관없는데.
서현 : 괜찮습니다. 우리끼리 알아서 갈게요. 재영씨 부탁합니다.
하고 인사하고 형준, 재영 주차장 향하는데.
유진, 가다말고 형준한테 달려가는.
유진 : 있잖아요. 아까요.. 언니가 내 손 잡고 다녔어요.
형준 : 뭐?
유진 : 아까 유령의 집 갔을때요. 언니랑 아저씨랑 다, 내 손 잡았다구요. 두 사람이 손잡은게 아니라.
형준 아, 하고 웃는. 유진 한마디 더하는.
유진 : 어린이 눈이 정확한데요. 제가 더 걱정 안해도 되겠어요. 우리 아저씨는 저랑 결혼할 거거든요.
유진 진지하게 얘기하면 형준 다행이다 싶고, 서로 웃는.
#28. 재인거실 (2층)
다현 : 왠일이에요? 곧장 집으로 온거에요? 호텔 안가봐도 돼요?
재인 : 호텔 들어가기 전에 잠깐 들렸어.
다현 : 왜요?
재인 : 왜요는? 출장갔다 이제 온 남편한테 그게 할 얘기야?
다현 : 미안해요. 그래도 당신이 자꾸 안하던 일을 하니까 그렇지요.
재인 : 나 오니까 좋지?
다현 고개 끄덕이면, 재인 와서 안는.
재인 : 오랜만에 보니까 그래도 이쁘네.
다현 : 나, 원래 예뻤어요. 그게 임신한 아내한테 할 얘기에요?
재인 : 전화하면 매일 끊어요.. 이러니까, 그때는 별로 안이뻤단 말이야.
다현 : 누가 그렇게 시간마다 전화를 하래요?
재인 : 걱정되는데 어떻게 안해.
다현 픽하고 웃으면.
재인 : 왜?
다현 : 우린 이쁘고 좋아도 싸워요, 그치요? 나, 재인씨 이틀만에 봐서 정말 좋은데.
재인 : 나도 좋아. 그런데 어쩌니? 호텔 들어가봐야해. 지금 우리 전쟁중이야.
다현 : 알아요. 가서 이기고 와요.
#29. 재인사무실
창수 : 아니, 이걸 왜 내가 해야 돼. 이런 것까지 대리가 해야하나.
유경 : 그럼 월급 더 받는 대리님이 하셔야지. 누가해요?
인규 : 아니, 두 사람 왜 그래? 싸웠어. 한참 잘 지내더니.
유경 : 누가 잘 지내요. 이 바람둥이랑.
창수 : 누가 바람둥이라는거야.
유경 : 비서실 이수진씨랑 호호 거리고 있던 사람이 누구더라.
창수 : 잠깐 결재 올리느라 얘기 좀 한거 가지고.
이부장 : 시끄러워. 두 사람, 사랑싸움은 밖에 나가서 해. 안그래도 일이 쌓여서 정신없어 죽겠구만.
흥하는데, 재인 들어오고.
재인 : 사무실 분위기가 왜 이래요. 나 없는 동안 무슨 일 있었어요?
인규 : 걱정마십시오. 일이 부족해서 그런거니까.
재인 : 그래요, 그거 잘됐네요. 오픈 이벤트 리허설은 유경씨랑, 창수씨 두 사람이 주관해요.
창수 : 그걸 저희 둘이 어떻게 주관해요?
재인 : 해봐요. 우린, 내년도 마스터 플랜 따라잡기도 시간없으니까.
이부장 : 두사람 들었지? 행사 펑크만 나봐. 가만 놔두나.
#30. 커피숍
재영 : 오늘 하루 뭐 느낀 거 없어?
형준 : 뭘 느껴?
재영 : 오빠, 정말 선수 맞아? (한심스럽게 바라보고)
형준 : ?
재영 : 아니, 그렇게 경험이 많다면서 어떻게 자기 마음에 대해서는 모르냐?
여자들 마음만 신경쓸게 아니라 오빠 마음도 좀 신경써. 그동안 연애하면서 뭘 배웠어?
형준 : 너, 갑자기 연애의 달인이 된 거 같다. 그 의사선생님, 도대체 너한테 뭘 가르쳐 준거야?
재영 : 오빠, 있지. 여자는 태어날때부터 여우야. 그런거 안가르쳐줘도 알아서 다 알아서 해.
재영 말에 형준 픽하고 비웃는.
형준 : 너 여우라고? 니가 무슨 여우냐? 곰이지. 아니 곰은 그렇고 토끼쯤 된다.
재영 : 오빠 순진하구나. 여자는 딱 두종류야. 곰의 탈을 쓴 여우랑, 토끼의 탈을 쓴 여우 그것도 아직 몰라.
형준 : 그게 무슨 소리야.
재영 : 서현오빠랑 아무관계 아니야. 내가 오빠 정신 좀 차리라고 잠깐 빌렸어.
형준 : 빌려?
재영 : 응, 내가 사돈오빠한테 무슨 관심이 있어. 얼마나 봤다고..
형준 : 뭐야? 그럼?
재영 : 뭐는.. 아직도 모르는 거야? 변호사라면서 일일이 전부 설명해줘야 알아들어?
(화면 바뀌고)
형준 얼굴 심각한, 재영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이고.
재영 : 왜 이렇게 화를 내?
형준 : 내가 화 안나게 생겼어? 사람을 그렇게 깜쪽같이 속여도 돼.
재영 : 오빠가 신경 안쓰면 이렇게 화 낼일은 아니지.
형준 : 니가 걱정되니까 화를 내는 거지. 나도 걱정스럽고. 애들 눈이 정확하다니까.. (하고 혼자 중얼거리는)
재영 : 그래? 그럼 이제 걱정마.. 그렇다고 또 오빠 귀찮게 안쫓아다녀.
가만 생각해보니까 오빠보다 훨씬 좋은 괜찮은 남자 쌔고 쌨어.
형준 : 나보다 괜찮은 남자?
재영 : 그럼, 오빠보다, 능력있고 나이도 훨씬 어리고, 바람도 안피고 나, 아껴주는 남자.
그런 남자 찾아서 나도 여봐란 듯이 연애하고, 결혼하고..
형준 : 하지마.
재영 : ?
형준 : 그딴 짓 하지 말라고. 이번 일만으로도 충분하니까.
재영 : 무슨 뜻이야?
형준 : 너 바보니? 대학원 어떻게 다니는 거야. 엉뚱한데다, 둔하기까지 한거야?
재영 : 진짜야? 그럼 이제 나도 여자로 보여? 나한테 다른 남자 생기고 그러니까 현실이 팍팍 와 닿아.
형준 : 누가 그렇대. 잠시도 한눈을 못 판다는 거 하나는 분명히 알겠다.
어려서도 사고뭉치 드니 나이를 먹어도 변하는 게 없어 어떻게 된게 그렇게 다양하게 사고를 치냐.
재영 눈 흘기면서 웃고.
#31. 재인방
재인 : 당신도, 남들처럼 한밤중에 산딸기가 먹고 싶다거나.. 아님 현진씨처럼 만두가 먹고 싶다거나 뭐 이러면 안돼.
다현 : 난 먹는데는 지장없어요. 잠이 쏟아져서 문제지.
재인 : 다른 사람들은 와이프 임신하면, 음식 퍼나르기 정신 없다는데.. 난 이게 뭐니.
내가 중학생 내신정리에 대해서 뭘 알아?
다현 : 그러니까 내가 옆에서 보고 있잖아요. 그냥 다른건 하지 말고 통계만 내요.
하면서 다현 하품하고, 재인 바라보면 기가 막히고 안되기도 하고.
재인 : 또 졸려?
고개 끄덕이고.
재인 : 뱃속의 아이, 효자다. 엄마, 아무것도 안시키고 잠만 재우는 거 보면. 자, 그래, 다 해놓고 깨울게.
다현 : 있다 검사 받아요.
#32. 재인거실
재인 2층에서 내려오면, 재영이 들어오고.
재영 : 다녀왔습니다.
재인 : 일찍 일찍 다녀. 지금 몇시야?
재영 : 잔소리 좀 그만해. 할아버지도 아무 말 안하시는데..
규철 : 니 오래비가 나보다 먼저 선수 친거야. 너무 늦지마.
재영 : 네. 일찍 올게요.
선희 : 다현인(뭐하니)?
재인 : 자요. 저한테 숙제 시켜놓고.
재영 : 새언니, 밥 먹으면서도 졸아. 아무튼 임신도 특이하게 하는 것 같아.
재인 : 워낙에 조금 특별해.
규철 : 그럼, 내가 평범한 손주며느리를 골랐겠니? 재인이, 넌 나한테 한참 고마워 해야해.
재인 : 다현이가 할아버지 보고 저랑 결혼했겠어요. 제가 마음에 드니까, 했지.
규철 : 뭐야, 이 녀석아. 누가 소개시켜줬는데.. 이제 와서 딴 소리야. 너 나한테 큰 빚 있는거야.
재인 : 할아버지가 저한테 갚을게 있으신거지요. 할아버지 소원대로 다 됐잖아요.
선희 : 그만들 하세요. 다현이 우리식구 됐으면 된거지요.
재영 : 언니가 특별하긴 해요. 우리 집 남자들 큰 목소리 다 참는 거 보면. 남들은 그런거 힘들텐데..
재영 중얼거리면, 재인 규철 마주보고 횡하는.
#33. 재인방
재인 열심히 노트북 키고 일하고 있는데 다현 벌떡 일어나는.
재인 돌아보고.
재인 : 왜? 다했어. 숫자 다 맞으니까 걱정말고 자.
다현 : 아니요. 배고파요.
재인 : 배고파? 내려가서 밥 먹을래?
다현 : 아니, 밥 말고, 쫄면 먹고 싶어요.
재인 : 쫄면? 이 시간에 어디서 그걸 사.
다현 : 먹고 싶은 거 다 말하라면서요.
재인 : 자다말고 봉창 두드리는 것도 아니고.. 뭐 우동이나 그런거면 안되니?
다현 단호하게 고개 흔들면. 재인 한숨 쉬고 일어나는.
재인 : 그래, 어디 한군데는 팔겠지. 있어. 갔다 올게.
다현 : 같이 가요.
재인 : 당신은 여기서 기다려. 밖에 추워.
다현 : 그거 말고 떡볶이도 먹고 싶단 말이에요. 야채 많이 들어간 즉석 떡볶이. 또 비빔냉면도 먹고 싶고.
재인 : 그게 한꺼번에 다 먹고 싶어?
다현 고개 끄덕이면, 재인 한숨 쉬고.
재인 : 아까 한 말 다 취소야. 그냥 자는게 낫다.
재인 혼자 중얼거리면 다현 웃으며 입 삐죽이고, 두 사람 픽하고 웃는.
#34. 태하거실
수영 : 얘, 만두하는 거 손이 좀 가서 그렇지, 내가 해도 하겠더라. 먹고 싶으면 언제라도 얘기해.
이번 참에 확실하게 배웠으니까.
현진 : 어머니..
수영 : 니 친정엄마 없어서 하는 얘기지만 솔직히 솜씨는 내가 낫더라. 내가 안해서 그렇지 하면 뭐든지 완벽하거든.
혁주 : 그럼요. 당신이 뭘 못해요. 니네 엄마 못하는 거 없다.
수영 : 별것도 아닌 거 가지고 그 생색을 다내고.. 여보, 이번 참에 요리학원을 다닐까.. 얘 먹고 싶은 것도 해주고..
나도 소일거리도 좀 하고.
혁주 : 뭐 그러던지요.
수영 : 그럴까봐요. 내가 요리에 소질이 있는 거 같아요. 내가 빚은게 훨씬 먹음직스럽지 않아요.
현진이랑 태하 얼굴 마주보고 조금 곤혹스럽고.
#35. 다현거실
진만 : 그렇게 갔다 올걸 왜 그렇게 튕겨. 그러고 가면 좋아?
미정 : 그럼 내가 왜 순순히 거길 가요? 사돈 생각하면 안가요. 현진이 때문에 할 수 없이 가지.
미정 목소리 조금 커지면 진만, 유진 한번 바라보고 얼른 인상쓰고.
진만 : 쉿! 조용히 해. 애 깨겠어. 어째 나를 먹어도, 그러냐, 현진이는 좀 어때?
미정 : 어떻긴요. 아주 핼쑥해서.. 그래도 이제 현진이 걱정은 안해도 되겠어요.
진만 : 왜? 핼쑥하다면서.
미정 : 핼쑥한거야 아이를 가졌으니까 당연하지요. 그래도, 안사돈, 바깥사돈 할거 없이 아주 끔찍하더라구요.
진만 : 거봐, 사람은 겉으로 봐서는 모른다니까, 안사돈 잘하잖아.
미정 : 안보이는데서는 우리 애가 훨씬 잘할 거에요. 현진이가 좀 야무져요.
진만 : 고슴도치다. 뭘 해도 내자식이 이쁘지.
미정 : 당연하지요.
#36. 코엑스
형준 영화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재영 나타나서 홱하고 팔짱끼는.
형준 놀라서 바라보고, 그러다가 그냥 웃고 마는.
형준 : 너 뭐하니?
재영 : 뭐하긴, 이래야, 남들이 우리 연애하는 거 알 거 아니야.
형준 : 이게 무슨 연애야?
재영 : 그럼 뭐야?
형준 : 그거야.. (뭐라고 얘기하고 싶어도 특별히 할 말 없고)
재영 : 그거야.. 뭐 할 말 없지? 혹시 오빠, 동생 소리 한마디라도 해봐. 가만 있나.
형준 : 내가 어쩌다가 너한테 잡혔냐?
궁시렁거리면서 형준 웃고마는, 두 사람 팔짱 낀 채 들어가고.
#37. 학교앞
차에 올라타며.
다현 : 왠일이에요? 호텔 요새 전쟁이라면서요. 끝난거에요?
재인 : 잠시 휴전.
다현 후하고 숨쉬는.
재인 : 힘들어?
다현 : 조금이요. 애들이 시험 끝나니까 다 붕떴어요. 방학도 얼마 안남고 해서.
재인 : 그래, 조금만 참자, 당신도 방학 얼마 안남았으니까, 오늘도 배고파?
다현 고개 끄덕이면, 재인 웃는.
재인 : 뱃속의 아이가 천하장사 될건가 보다, 이렇게 잘 먹는 거 보면 가자. 저녁 사줄게.
다현 : 안돼요. 들어가서 식사 준비해야 해요.
재인 : 어머니한테 허락 받았어. 우리 둘이 밥 먹고 오라고.
#38. 레스토랑
다현 혼자 잘먹고, 재인 바라보는.
현진 접시 그대로 남겨진, 태하 걱정스럽고.
현진 : 내거 더 줄까?
재인 : 아니 됐습니다. 워낙에 식성이 다양해서, 이거 다먹고, 후식 챙겨 먹어야 해요.
태하 : 정말 잘드시네요? 입덧 전혀 안하세요?
다현 : 네. (대답은 하지만 조금 민망하고, 그래도 열심히 먹는)
재인 : 이게 입덧이야. 아마 소도 한 마리 그냥 먹을걸.
하는데, 현진 인상쓰고 일어나는, 태하 따라 일어나는.
태하 : 괜찮아요?
다현 : 제가 가볼게요. 서방님.
태하 : 부럽다. 형수는 따로 걱정안해도 되니까.. 저 사람은 냄새도 못맡는데.. 얼음생수가 전부야.
재인 : 모르는 소리 하지 말아. 한밤중에 어디 들어보지도 못한 음식 사나르려고 해봐. 그거 황당하니까.
태하 : 나도 좀 그래봤으면 좋겠다. 아무것도 못먹는 사람, 옆에서 지켜보는게 더 힘들어.
#39. 드레스트룸
자리에 주저 앉은 현진 후하고 한숨쉬면, 다현 걱정스럽고.
다현 : 괜찮아?
현진 : 아니.. 음식 얘기만 들어도 속이 미식거려.
다현 : 그럼 먼저 일어나지 그랬어.
현진 : 니 얼굴 오랜만에 보잖아. 이렇게 안보면 또 언제 봐.
다현 : 그래도 냄새나는 걸 참고 있었어?
현진 : ....
다현 : 서방님, 잘해주지?
현진 : 응, 너무.
다현 : 그래.. 밥만 잘 먹으면 걱정이 없는데.. 아, 한식집 갈래? 뜨거운 밥에다, 버섯전골 같은거.. (그건 먹을수 있을지 모르잖아)
현진 : 다다야. 그만.. 밥 얘기 하지마.
현진 인상쓰는, 다현 얼른 고개 끄덕이고.
#40. 거리
재인, 다현 두사람 걸어가는.
재인 : 뭐 또 먹고 싶은 거 없어? (농담 섞인 진담이고)
다현 : 또 구박하려고 그러지요? 소도 한 마리 먹는다고.
재인 : 그게 구박이야. 놀리는 거지.
다현 : 그래도요.
재인 : 구박 아니야. 태하네 보니까, 잘 먹는게 훨씬 나아. 그러니까 말해 들어가기 전에 사가지고 들어가게.
다현 : 음.. (다현 서서 고민하는)
재인 : 뭐야, 정말 또 먹고 싶은게 있는 거야?
다현 : 붕어빵 먹고 싶어요.
재인 : 아주 다양하다니까, 이번엔 그나마 쉬워서 다행이다. 가자.
두 사람 팔짱끼고 걷는.
#41. 스티커 사진찍는
재영 : 우리도 이거 찍자.
형준 : 야, 내 나이가 몇인데 이런걸 찍재?
재영 : 사진찍는데 나이가 어딨어. 그냥 찍으면 되지.
형준 : 그래도, 애들처럼 이런걸 어떻게 하냐.
재영 : 왜 못해. 여태 내가 오빠한테 맞춰왔으니까, 오빠도 나하고 싶은거 해. 빨랑 찍자.
들어가서 사진 찍고, 재영 형준 볼에 입맞추고 눈 동그래지는.
#42. 집앞
재영 : 오빠? 그냥 들어가?
형준 : 그럼 뭐?
재영 : 우리 사귀잖아.
형준 : 근데? 어쩌라고.
재영 : 다른 여자친구 집에 데려다 줄때도 이렇게 밍숭밍숭 끝냈어?
형준 : 야, 그거야..
이러다 형준 씩 웃고, 재영 어깨에 손 올리고, 입 맞추려고 하는데.
자동차 라이트 비추고 두 사람 놀라서 떨어지는.
차에서 동석 내리고. 얼굴 못마땅한.
#43. 형준집
동석 : 재영이는 아니다 싶다.
형준 : 예?
동석 : 다른 여자 찾아봐. 재영이는 그냥 동생이다, 생각하고.
형준 : 아버지?
동석 : 난, 두 사람 만나는 거 절대 반대야.
형준 멈칫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