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년의 전통을 이어가는 청련사, 학술대회 개최로 한국불교 발전을 위한 발판 마련
사단법인 청련사 예수시왕생칠재보존회는 범음범패에 이어 예수시왕생칠재의 유구한 역사를 잇고 불맥을 지켜나가고자 해마다 학술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에는 지난 1월 19일 대적광전에서 행사가 펼쳐졌으며 제1부 입재식을 시작으로 제2부 학술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날 상진스님은 개회사에서 벌써 2회째를 맞이하는 학술세미나를 통해 오랜 시간에 걸쳐 설립된 각기 복잡하고 다양한 예수재의 설행에 있어 청련사의 고유한 의례내용이 포함되어 매우 의미 있는 학술대회가 될 것이라며 그간 조명받지 못했던 생전예수재에 대한 관심과 그 역사와 문화적 의의가 새롭게 인식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자리를 통해 우리 전통불교문화에 대한 대중적 이해와 가치를 높이는 디딤돌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청련사는 1200년의 역사와 함께 한국불교의 많은 문화적 유산을 간직해 왔다. 유형문화재 뿐 아니라 범음범패를 전승하고 발전시켜왔으며 포교와 교육불사에 매진하는 문화중심 사찰로 거듭나왔다. 2회째를 맞이하는 학술대회로 영산재, 수륙재와 함께 불교의 3대 의례 중 하나인 생전예수재의 가치를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되었으며 엄숙한 분위기의 천도의식과 달리 밝은 분위기의 축제로 승화시켜 보다 많은 불자들과 대중들이 함께 동참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 신라시대에 창건되어 그동안 우리 불교의 역사와 함께 달려온 청련사는 도성의 비보 사찰로써 많은 유산을 간직해왔다. 이번 학술세미나를 통해 불교 의례문화의 역사
적·문화적 가치가 더욱 조명 받는 계기가 마련되고 불교 의례문화의 전통이 올곧게 전승될 수 있는 공감대로 확산되어 그 의미가 남다른 학술대회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예수재의 성립부터 의의까지 총 6발표로 진행되며 성공적으로 마쳐
현대인들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팽배와 갑질과 불공정 횡포 그리고 사회적 갈등이 가속화되어 있는 혼돈의 시대에 살고 있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스트레스도 상당하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속에 천년고찰의 청련사에서 마련한 학술대회가 시사하는 것은 단순히 예수시왕생칠재에 대한 의미를 넘어서 우리 불교의 정신과 문화를 통해 깨달음을 전하는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동국대 홍윤식 불교민속학회장은 축사에서 “최근에 개봉된 '신과 함께‘ 영화에서도 이를 모티브를 두고 제작하였으니 살아생전에 복덕이 사후에 나타남을 우리는 좌시해선 안되며 안정사의 의례전통을 이어받는 청련사의 발전을 기원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순천대 이종수 교수는 한국 불교 예수재의 성립과 전승이라는 주제로 제1발표자로 나서 인간의 죽음과 관련되는 불교의식은 칠칠재가 대표적으로 49일간 행하는 의식이라 그렇게 불렀다고 말문을 열며 재는 불보살에게 음식을 올려 공양하는 것을 의미하며 칠칠재는 49일간 명부의 시왕에게 죄를 용서받고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천도재를 의미한다고 소개했다.
덧붙여 예수재에 대한 연구는 2000년대 이후 본격화되어 왔으며 역사와 의식 그리고 교리와 민속적 관점에서 여러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국가 불교가 쇠퇴하고 일반 백성의 서민 불교가 일상화되는 시기인 조선중기에 이르러 칠칠재 구도가 완성되었으며 임진왜란 후 전쟁에서 사망한 고혼을 위한 의식으로 전국 사찰에서 수륙재의 설행이 정책되고, 조선시대 유교적 가례가 보급되며 조상에 대한 제사가 일상화되었지만 윤회 사상에 대한 관념을 떨치지 못해 전국 사찰에서는 망자를 위한 사집구재가 여전히 설행되고 전승되어 왔다고 짚어주었다. 이러한 시기에 죽음을 준비하는 중생들에게 염불수행을 가르치며 생전예수재와 천도재가 함께 전승됨으로써 이 의식이 단순한 의식을 넘어 수행의 방법으로 의미를 갖으며 발전되었다고 강조하였다.
즉 예수재의 성립은 생자와 망자와 고혼에 대한 개별 재의식의 완성이라는 것. 이어서 2발표자로 나선 이성운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예수재의 의문 구성과 의례 설행의 특성에 대해 발표하였다. 인간은 종교적 존재이며 불교의 출현은 중생의 구원에 있다고 서언을 열며 예수재 성립의 특성과 의문 구성의 특성을 각각 시왕신앙과의 변별점, 수륙재와의 관련성, 의례 등장의 역사적 경위와 공양 중심성 등 밀도높은 내용으로 예수재에 대해 보다 심도있는 발표를 진행했다. 제3발표는 구미래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교수의 청련사 예수시왕생칠재의 의례주체와 설행양상을 4발표는 청련사 예수재 법맥과 예술적 세계에 대해 윤소희 위덕대 교수가 발표했다. 5발표는 국립중앙박물관 유경희 박사의 청련사 소장 감로도(1880년)를 통해 본 19세기 불교의식을 마지막 6발표는 동국대 유근자 교수가 조선시대 명부전 도상과 예수재에 대해 발표하며 심도있고 전문적인 식견을 나누며 성공적인 학술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