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 모 전통시장 상인회장이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뒤 코로나 19에 감염돼 병원에 입원 중이라는 `코로나 루머`가 나도는 바람에 당사자는 물론 시장 상인들까지 공황상태에 빠져 있다고 한다. 아무리 방역조치를 취해도 확진자가 거쳐 간 곳은 일단 무조건 기피하는 요즘 분위기를 감안하면 그들의 고통이 어느 정도일지 짐작이 간다. 오죽했으면 상인회장이 자청해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들이 멀쩡하다는 사실을 공표했겠나. 이건 `코로나 사태`가 아니라 `코로나 난국`이라고 봐야 한다. 상인회장을 타깃으로 삼은 걸 보면 같은 직종 사람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 평소 상인회 운영방식에 불만을 품었거나 회장과 개인적으로 다툼을 벌였던 사람이 코로나 상황을 악용해 상대방을 폄훼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는 선거판에 으레 등장하는 흑색 루머는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다.
선거판에선 주로 후보 사생활, 과거 비리, 재산증식 문제 등을 물고 늘어진다. 이번처럼 멀쩡한 사람을 두고 몹쓸 병에 걸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식으로 헐뜯진 않는다. 살아 있는 사람을 이런 방식으로 저주하는 것은 원시 야만시대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근본 요인은 최근 상대적 정치집단들이 벌이고 있는 막무가내 식 행태에 있다. 요즘 광화문 집회 참가자^곧 범죄 집단이라는 인식이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깔려 있다. 물론 집회에 참가한 일부 집단이 코로나 진단검사에 비협조적이거나 아예 신분을 감추는 바람에 코로나 지역 확산 가능성이 크게 우려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집회 참가자 전체를 범죄자 취급하고 폄하하는 자세는 지극히 비천한 사고의 발로일 뿐이다. 그럼에도 여당은 정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야당은 `그런 몰상식한 집단`과 아무 상관이 없다며 발뺌하는데 이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광화문 집회`는 상대방을 저주하고 비난할 때 무조건 들먹이는 용어가 됐고 결국 울산 남구 전통시장 상인회 회장 한 사람이 저주의 물바가지를 뒤집어쓰게 된 것이다.
이대로 두면 앞으로 어떤 몰지각하고 추잡한 일이 벌어질지 예상할 수 없다. 자칫 코로나애 감염돼 이미 수명을 다했다는 모략까지 발생할지 모른다. 벌서 울산지역 다른 전통시장에서 이와 비슷한 일이 발생했지만 `가짜 뉴스`로 판명됐다고 한다. 대다수 시민들이 코로나 19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감염병 자체 때문이 아니라 그에서 연유되는 불안감 때문이다. 코로나 루머를 이대로 방치하면 또 다른 불안 요소를 우리 스스로 생성하는 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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