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색깔
글쓴이 pen[펜]
내가 있는 이곳은 벽과, 바닥, 천장이 대나무로 조각조각 퍼즐처럼 맞쳐 진 구조라서 왠지 아늑하면서도 따뜻하고 마치 우리 집의 온 것…처럼 편안했다. 내가 앉아 있는 의자도 나무로 되어있어서 등 받침이 딱딱하고 차가워서 처음에는 인상을 찌푸리기도 했지만…시간이 지나갈수록 차즘 그 차가움과 딱딱한 것에 익숙해지면서 아무렇지도 않았다.
나는 나의 귓가에 여인의 반쪽이 떠난 사람을 기다리면서…상의는 하얀색의 소매가 긴 옷을 입고, 하의는 발바닥의 질질 끌리는 빨간색치마를 입고 물이 흐르듯이 부드럽게 손을 움직이면서 아련한 눈길로 떠난 님을 기다리는 장면이 저절로 떠오르게 하는 애달프고 고달픈 음악이 흘려 나왔다.
나는 그 음악을 들으면서 둥그런 컵에서 은은한 향이 피워 올라오는 것을 잠시 동안 바라보다가…눈길을 떼고 컵을 잡아서 맑고 청량한 향기가 나는 녹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 따스하고 맑은 물이 나의 목을 넘어서 식도를 타고 밑으로 흘려가자. 나의 마음이 갑자기 안정되고 편안해져서…여기 카페랑 어울리는 분위기가 되었다.
나는 잠시 동안은 아무 말도 없이 녹차만 계속 마셨다. 마치…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없애는 사람처럼….
몇 분이 잔잔한 음악과 함께 흘려갔다. 나의 컵에는 가득 차있던 녹차는 안 보이고, 바닥이 둥그런 모양으로 보였다. 나는 주머니에서 라이터와 담배 한 개피를 꺼내서 라이터의 톱니바퀴를 돌려서, 불이 나오게 한 다음…담배를 입에 물고 갖다 대서 불을 붙였다. 담배가 타들어가면서…하얀 연기가 허공의 수놓았고, 나의 몸에서는 탁한 냄새가 스며들었다.
나는 담배를 한 모금 마시면서 허공을 향해서 동그란 도너츠 모양을 만들어서 허공에다가 날려 보냈다. 도너츠모양은 잠시 동안 허공을 날다가 사라졌다. 마치 일년전에 나랑 헤어진 그녀처럼….
나는 담배를 깊숙하게 들어 마시자. 나의 머리가 잠시 동안 시원해지고 상쾌한 기분이 잠깐 동안 느껴졌다. 나는 왼손에 들고 있는 라이터의 불을 키면서 잠시 동안 그녀랑 헤어지던 날을 회상했다.
매서운 소나기가 우리 몸을 젖셔서 슬픔과 함께 흘려 내리면서 땅으로 스며들고…밤하늘의 달은 우리마음같이 구름에 가려서 조금만한 달빛조차 우리를 비추지 못 하고…늘 푸른 소나무는 여전히 우리에게 시원하고 상쾌한 공기를 주면서 그와 동시에…녹색 잎의 송글송글 맺혀 있는 물방울을 바람과 함께 우리 쪽으로 보내면서…'헤어지지마'라고 혼내는 것…같았고…
달이 보일 때는 풀들이 아름답게 반짝이면서 마치 판타지세계에 나오는 요정들이 사는 곳을 보는 것…같았는데…지금은 달이 가려져서 풀잎위로 이슬들이 초롱초롱 묻어있고…그 풀들 위로 반딧불이 날아다니면서…달 대신에 우리를 비추는 그곳에서 우리는 3류 소설이나…3류 영화에서나 자주 나오는 사랑하기 때문에 라는 이유로 헤어졌다.
나는 떨리는 눈동자의 맑은 액체가 고이고 고이면서 급기야…넘쳐서 흘려 내렸다. 눈물한방울이 나의 꺼칠한 피부를 타고 흘려 내리는 모습이 나무 벽에 붙어있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추하고, 불쌍하게 보였다.
일년 동안 대충 깍은 수염과 코털이 들쑥날쑥 삐져나오고 한쪽은 길고, 왼쪽 오른쪽이 맞지 않은 것…처럼 영~이상하게 보이고…허리까지 오는 긴 생머리를 파랑색 끈으로 동여매서 묶은 모습과 살짝 보이는 목선이 왠지 섹시하고 연약하게 보였다.
그래서 나의 모습은 다…부자연스러워서 나도 모르게 피식하고 입 꼬리를 올리면서 웃어버렸다. 내가 내 모습을 보고 실소를 터뜨리고 있을 때…나의 앞에 5~6살쯤 보이는 꼬마소년이 똘망똘망한 눈동자로 나를 보면서 그 짧은 다리로 아장아장 걸어오는 모습에 저절로 나의 얼굴에 웃음꽃을 피웠다.
그 꼬마소년은 나의 앞에 오면서 그 조그만 하고 새하얀 손을 나에게 내밀면서 말을 했다.
“엉아. 받아.”
나는 꼬마소년이 내미는 쪽으로 나의 손을 내밀면서 그 속의 무언가를 받았다. 나는 내 손에 그 꼬마소년이 떨어뜨린 물건을 보고 빙긋 웃으면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하자. 꼬마소년은 뒤돌아서서 다시 짧은 다리로 아장아장 걸어갔다.
나는 부드럽게 웃으면서 꼬마가 준 물건을 보았다.
하트모양의 빨간색으로 색칠해있는 스티커…. 나는 그 스티커를 라이터에다가 붙이고…잠시 생각의 빠졌다.
사랑은 왜? 빨간색일까?
심장색깔이 빨간색이라서? 아니면…. 사랑은 정열적으로 해야 하니까…빨간색?
그것도 아니다. 사랑은 누가 제일 먼저 빨간색으로 했을까?
그냥 빨간색이 눈에 잘 보이니까? 그것도 아니다. 사람들은 사랑이 색깔이 빨간색이라고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왜? 일까?? 사랑하고 헤어지면 아파서 어딘가에서 피가 나와서 빨간색일까?
그것도 아니다. 나는 잘 모르겠지만…그냥 어딘가에서 사랑은 빨간색이라고 해서 그 말이 소문의 소문에 퍼져서 전체 나라들이 사랑은 빨간색으로 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우리가 헤어진 이유. 사랑하기 때문에 라는 말이 처음 나온 3류 영화나 3류 소설에서 사랑은 빨간색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3류 영화와 3류 소설이 있어서 1류 영화 1류 소설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3류 영화에서 3류 소설에서 나오는 말들이 1류 영화나 1류 소설에서도 나올 수도 있고….
3류 영화와 3류 소설과 비슷한 내용이 1류 영화나 1류 소설에서도 나올 수도 있다.
아무튼, 나는 아직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렸는데….사랑하기 때문에…헤어졌다는 것이 아직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내가 그녀에게 미련이 있어서…내가 그녀를 보고 싶어서…내가 그녀를 잊지 못 해서…이럴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도 나는 괜찮다고 생각했다. 내가 사랑하는 그녀를 잡을 수만 있다면…내가 그리워하는 그녀를 잡을 수 있다면…무슨 욕이라도 들을 각오가 되어있다.
아니…우리에게 욕 할 사람은 없다.
왜냐…우리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사랑해서 헤어졌고…사랑해서 다시 만나겠다는데…누가 뭐라고 하겠나?
나는 그렇게 생각을 접고 편안하고 아늑하고 나의 집 같은 카페에서 나왔다.
카페에서 나오자. 제일 먼저 나를 반기는 바람은 시원하게 나를 지나치고 어디론가 날라 갔다. 그녀에게 날라 갔을 것이다. 내가 걸음을 걷는 곳은 양쪽주위의 조약돌이 나란히 일자로 붙어있어서 외로움을 덜어주는 느낌이 들고…그 조약 돌 뒤로 소나무들이 서있어서 항상 변하지 않고 나를 기다리겠다는 뜻으로 느껴졌다.
나는 그 소나무와 조약돌을 보면서 나에게 무정하고 헤어지자라는 말도 없이 떠난 그녀가 더욱더 보고 싶어졌다. 지금쯤 내가 저 조약돌이 없었다면…그녀도 나처럼 외로울 텐데…그리고, 그 조약돌 뒤에 서있는 소나무들처럼 아직 그녀의 모습은 변하지 않았을 텐데…그대로일 텐데…….
나는 그렇게 하염없이 그리운 눈길로 하늘을 보았다.
파아란 바다처럼 넓게 수놓은 하늘을 보면서 나는 나도 모르게 허공의 둥실 떠있는 것…면서 해맑게 웃으면서 지상을 보고 있다. 모든 것들이 조금만 하게 보이는 세상. 마치 장난감들처럼 보인다. 내가 저 지상에 걸어 다녔다는 것이 꿈인 것…처럼….
솜사탕처럼 푹신하고 침대처럼 편안한곳에 잠시나마 누워보면서 단잠을 자고 싶다는 꿈을 가지는 곳이 내가 보는 하늘이다. 구름은 내가 배고프면…바나나모양, 사과모양, 초밥모양, 무엇이든 내가 생각하는 것은 다…변해준다. 그리고 내가 사고 싶은…자동차, 큰 궁전, 동물들 모양으로 아무대가 없이 변해준다.
하지만, 내가 보고 싶은 그녀는 변해주지도 변할 수도 없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들이 내가 보고 싶은 그녀로 변하려면 나의 생명을 바치라고 한다. 그러면, 나는 기꺼이 받칠 것이다. 하지만, 내가 생명을 바쳐서 그녀의 모습으로 변해도 내가 죽고 나서 변하는데…어떻게 그녀를 볼 수 있을까? 내가 죽고 나서인데….
나는 허공을 더 이상 보다가 한쪽가슴이 너무 아플 것…같아서 접었다.
그리고 나는 길을 걸어가면서 생각을 했다.
나는 하늘을 보다가…문득…하늘만큼 사랑할게. 라는 말은 떠올랐다. 그 넓은 하늘만큼 사랑한다면, 더 이상 헤어지는 일도, 더 이상 아픈 일도, 더 이상 우는 일도 없는데…사람들은 왜? 헤어지고, 아프고, 우는 것…일까?
그것은 사람들이 만든 말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에…하늘만큼 사랑할 수 있다면, 이 세상 사람들은 행복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이룰 수 없기 때문에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다.
힘들고, 괴롭고, 아프고, 서글프고, 애달픈, 사랑은 시련을 겪은 자만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다.
나는 터무니없는 생각을 접고 나무위로 올라가는 붉은 등에 검은 점이 여기저기 붙어있는 딱정벌레가 위만 보면서 걸어가고 있다. 딱정벌레는 그 나무꼭대기까지 올라가서 다른 곳으로 날아간다. 절대로, 밑을 보지 않고 위만 보고 간다.
나는 그 딱정벌레가 갑자기 불쌍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위로만 올라가면 후회하기 때문이다. 때때로 뒤를 돌아보면서 지난날의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생각을 하면서 깨닫는 것이 좋다. 그리고 헤어진 여자와 추억을 되새겨보면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지난사랑에서 내가 무엇이 부족했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데……딱정벌레는 그럴 수도 없이 앞만 보고 간다는 것이 나랑 비슷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눈물이 흘려 내리고…그녀의 모습이 딱정벌레와 겹쳐 보이는 이유가 뭘까?
나와 그녀도 같은 것이다. 이때까지 앞만 보면서 사귀어고 그리고 헤어졌다….
나는 천천히 길을 걸어가다가…늙은 소나무가지에 둥지 속에 아기새끼가 얼굴을 내밀면서 어미에게 밥 달라고 아우성치는 모습. 저쪽 3m밖에서 토끼한마리가 귀여운 눈길로 나를 보고 있고, 하늘에 수많은 철새들이 떼를 지어서 날라 다니면서, 거대한 종이비행기모양으로 뭉쳐진 모양에는 예전 내 동심의 세계 마음을 자극을 하고…들판의 핀 노랑꽃들이 왠지 그녀가 서있으면 어울리는 풍경을 보는 것…같았고…
그 들판 앞으로 노랑꽃들을 헤치고 지나가면…물이 억세게 쏟아지는 폭포주변에 무지개가 떠있고…사슴과, 기린, 코뿔소들이 물을 분홍색혓바닥으로 핡아 먹고 있는 모습이 왠지 평화로워보였다.
나는 사랑에는 색깔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의심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누가 고의적으로 색깔을 만든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해본다. 그녀가 있는 곳은 여기처럼 평화로우면서, 사랑이 없고, 상처와, 슬픔, 고독, 아픔이 없는 곳….
내 마음속에 있을 테니까…………….
***
나는 연필을 놓았다.
3류 소설가로써 오늘이 마지막으로 쓰는 단편. 사랑의 색깔….
내 책상 밑에는 수많은 구겨진 종이뭉치들이 바닥의 펼쳐져있다.
나는 이만 책을 덮는다. 이로써…내가 쓰는 마지막 3류 단편일 것이다.
3류 단편 pen[펜] …. 이만 사라질 것이다.
영원한 작가는 없는 법이니까….
나는 3류 작가로써 독자들에게 기쁨, 슬픔을 주지 못 했지만…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지고 단편을 썼었다.
이로써….3류 작가는 죽는다.
1류 소설의 뒷받침을 해주던 3류 소설은 여기서 생을 놓아버린다.
그게 글이고…그게 나의 마음이다….
이 글 읽으신 분들이 제가 글을 그만 쓰는 줄 알면 큰 오해이십니다.
약간의 현실성 있게 하기 위해서 마지막의 제 닉넴을 넣었을 뿐이니까...오해하지마세요!
긴 이야기 읽으신다고 수고하셨습니다.^^
댓글은 글쟁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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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노래랑 디게 글이 잘 매치되는것같아요 ^^ 재밌게 읽고가요-
아~감사합니다. 읽어주시고, 이렇게 댓글까지 달아주셔서요. 더 나은 단편으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