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저녁11시.
테레비 앞에 앉아 이미 며칠째 감지 않아 떡진머리를 벅벅 긁으며 감자칩을
주워먹고 있을때였다.언니라는 사람은 어딜 갔는지 여태껏 소식이 없고
아부지는 동창생들과 함께 청계천에 쑥을 캐러 가셔서 돌아오지를 않는다-_-
지금 내곁에 있는건 구질구질한 걸레를 손에 쥐고있는 엄마뿐-_-
방학도 아닌데 온몸에 사무치는 심심함.
"이년아-0-!긁지말고 목욕을해!목욕을!"
걸레로 방문을 닦다말고 내게 소리치는 엄마.
"목욕안해도 잘 살잖어!"
"머리라도 좀 감어-0-!"
"엄만 아무것도 몰라ㅠ0ㅠ!"
"너 나가서 니 언니라도 좀 찾아와-0-!"
"때되면 들어오겠지"
"가서 찾아와-0-!"
"어딨는줄 알고 찾어!"
"여기저기 돌아다녀봐-0-!"
"밤 늦게 위험하잖어ㅠ0ㅠ!"
"니 얼굴이면 안 위험해.빨리 안나가-0-?"
"엄마가 내맘을 알어ㅠ0ㅠ?"
"빨랑 그거들고 나가-0-!"
저 여자가 정말ㅠ-ㅠ
걸레든 손을 내게 휘두르며 나가서 언니를 찾아오라고 소리치는 엄마.
나는 주춤주춤 과자봉지를 끌어안고 엄마가 젤 아끼는 쓰레빠를 집어 급히 신은뒤 대문을 나섰다.
그리고 오늘도 역시 어디선가 옛친구들과 함께 술을 퍼마시고 길바닥에 뻗어있을 언니를
찾아나섰다.사채업자한테 납치당했을 리는 없을테고. . 설마 술에취한채 춘천가는 기차에
올라탄건 아니겠지. . .-_-
엄마에대한 원망이 가득담긴 눈물을 훔쳐내며 시내를 향해 발길을 돌렸다.
여기저기 빛나는 화려한 네온사인.그렇다.여기는 바로 시내바닥.
나는 이제 이넓디 넓은 청춘남녀들의 시내 밤거리에서 나의 언니를 찾아야만 하.는.것.이.다
화려한 밤거리에는 전혀 동화되지 않는 모습으로.빨래더미에서 간신히 건져낸 아빠의
고추장색 추리닝을 입고서.30분쯤을 이 거리에서 헤메고 다녔을까.
언니의 모습은 머리털 한오라기 조차 보이지 않는다.
춥고 배고프고ㅠ-ㅠ거지가 따로 없구나ㅠ-ㅠ.
그냥 들어갈까?아니야.엄마가 날 죽일지몰라. . .
아~언니 찾다가 발목 삐었다고 하면 되겠구낭-0-
으흐흐흐ㅡ.,ㅡ단순한 나는 곧바로 언니찾기를 중단하고 발을 돌려 집으로
향하는 사거리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길 세워진 트럭에서는 핫도그를 팔고있었다.
"아저씨-0-핫도그 하나 주세요-0-"
이히히히.맛있어>ㅇ<핫도그를 입에물고 우리동네 입구에 도착했을때.
맛나는 핫도그가 나의 입에서 바닥을 향해 투욱.추락하는 사건이 발생하였으니. . .
"재.재성아-0-"
". . . . . ."
그렇다.입에 물고있던 핫도그를 추락시킨 사람은 얘도 아니고 쟤도 아닌
한달된 내남자친구 재성이-_-
"우.우리동네 에서 뭐하고있는거니-0-.옆에있는 사람은 누구고-0-?"
정말이지 미치겠구나ㅠ-ㅠ.
나의 사랑 재성이가 내 앞에 두눈 부릅뜨고 서있는
지금 이순간.고추장색 추리닝을 가지고있는 아빠가 밉다ㅠ-ㅠ
단체로 고추장색 추리닝을 맞추어 장만한 우리동네 조기축구회 회원 아저씨들이
너무나 원망스럽다ㅠ-ㅠ.등짝에 가리봉동 개벽 축구클럽 이라는 이름을
노란실로 시원하게 박아주셨던 축구회 회장 아저씨 사모님까지도 미치도록
원망스러워진다ㅠ-ㅠ
"재성아.늦었는데 여기는 웬일이니-0-?"
으흐흐흐ㅡ.,ㅡ혹시 이 늦은 밤에 날 만나러 온건가ㅡ.,ㅡ?
그순간 눈에 들어온건 재성이의 옆에서있는 사람.
자세히 보니 웨이브진 기다란 머리를 질끈 동여맨 여자. . .여자다-0-
캡모자를 푸욱 눌러쓰고있어서 얼굴이 보이지는 않는 의문의 여인.
"재성아-0-?여긴 어쩐 일이냐니까-0-?"
"아.나 너한테 할말이 있어서. . . "
"할말?뭔데?"
"그러니까. . ."
맘 같애서는 어디 쑥다방에라도 데리고가서 재성이와 더 오래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등에 쓰여진 노란 글씨만큼은 보여줘서는 안됀다는 생각에 말끝을 흐리는
재성이를 재촉했다.
"재성아.할말이 뭐냐니까-0-?"
"음.그게. . ."
"뭔데.나 빨랑 들어가야돼-0-"
"우리 깨지자."
". . . . . ."
"그말 하러왔어"
". . . 뭐라고?"
"깨지자고 말하러 왔다고."
"다시한번 말해주실래요?"
"깨.지.자.구.요"
"아. . .깨지자구요?"
"그래.나 원래 너 별로 안좋. . ."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는 그 뻔뻔스러운 표정의 개놈새끼의 얼굴 중앙에 신
고있던 쓰레빠를 벗어 날리고 말았다-_-
". . .-0-"
쓰레빠가 강타한 당황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임재성.
"뭐-0-?깨져?그말 하려고 왔다고?이자식이 먼저 사귀자길래 사겨줬더니 뭐가 어쩌고
어째-0-?
너 담부터 내눈앞에 나타나기만 해봐!가리봉동 개벽 축구클럽 부회장
(아부지가 축구회 부회장임-_-)딸의 이름을 걸고 가리봉동 약수터에 산채로
묻어버릴텡께-0-!"
나는 가운데 손가락과 함께 그말을 남기고 뒤도 안돌아보고 집을 향해
전력질주했다.
아마도 그는 봤겠지.등짝에 쓰여진 노란 글씨를. . .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시작 ]
+★애인을 구합니다★+
왜이럽미니
추천 0
조회 20
04.06.18 18:40
댓글 1
다음검색
첫댓글 on,, 재미있어요..잘봤어요.. 중편 꼭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