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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말아톤'이라는 영화 이야기 많이들 하더군요. 그 영화의 실제주인공이 바로 '배형진'이라는 청년인데 얼마 전에서야 형진이가 영화의 주인공이었음을 알았답니다…….^^ 제가 장애인복지관에서 직업재활교사로 근무할 때 형진이가 어머니와 함께 취업의뢰를 하러 방문을 했었답니다.
당시 저의 일이라는 게 정신지체, 자폐 등의 장애를 가진 친구들에게 일정기간 직업훈련을 시킨 후 취업을 시키는 일인데 그 친구도 입소를 하겠노라 찾아왔었고 얼마 후 취업을 나갔지요…….^^ 형진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정확한 친구거든요……. 예를 들면 전자회로기판에 순서대로 20개 정도의 부품을 꼽는 작업을 하게 되면, 처음 접하는 작업일지라도 1~2번 정도 시범을 보여주면 그대로 틀림없이 작업을 해 낸답니다. 운동과 작업 이외에 동료들과 어울리는 경우가 없다는 게 좀 아쉽긴 했지만 참 훌륭한 일꾼이었답니다. 그런 형진이도 훌륭하지만, 그의 어머니께서도 참 대단한 분이시랍니다....
혹시 자폐에 대해서 얼마나 아시나요? 'autism'이라고도 하는데요. 그 어원이 바로 oyster(굴 -먹는굴)에서 기원한 것이라 하네요. 굴……. 말 그대로 깜깜한 자기만의 굴속으로……. 그 속으로 끊임없이 빠져들어 가서……. 혼자만의 세상에 갖쳐버리고마는... 어찌 보면 더 이상 비참할 수 없는 무서운 질병중의 하나 가 바로 자폐라는 질병이랍니다. 자폐의 특성상 특정한 자극이나 상동행동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답니다. 때문에 부적절하고 이해할 수 없는 반향어나 행동을 반복하는데 그 특성은 가지각색이랍니다. 영화 레인맨에서 보시듯 숫자에 대한 집착(강박이라고도…….)이 있는 경우에는 실제로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기막힌 샘을 해 내기도 하지요. 일종의 사진처럼 그 친구들은 우리가 지나가는 형상으로 보는 장면을 사진처럼 고정시켜서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답니다. 때문에 자신이 집착을 보이는 그 순간에는 사진처럼 정지된 이미지처럼 그 숫자를 알 수 있는 것이죠……. 수백 명이 넘는 사람들의 생년월일, 심지어는 배우자와 자녀들의 것뿐만 아니라 가정사까지 줄줄 꿰는 친구들도 있고요. 백과사전이나 전화번호부를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암기해 버리는 경우, 어제본 야구중계를 그대로 재연해서 중계해 버리는 경우도 볼 수 있답니다. 어찌 보면 더 이상의 천재가 없을 듯 하지만. 실상은 그저 그것에 집착을 할뿐 실질적인 생활이나 관계에 있어 그러한 능력들이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게 문제인데, 이를테면 숫자에 그리도 능통한 친구가 돈에 대해서는 전혀 개념이 서있지 않기에, 지하철이나 버스 요금은 계산을 할줄 모르지요...
중증의 자폐일 경우 자해까지 하게 되고, 그 때문에 목숨을 잃게 되기까지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장애이자 대표적인 소아정신과 질환이기도 한 무서운 장애이지요……. 이렇듯 심각하고 절망적인 임상적인 예후를 보이기에 자폐판정을 받는걸 흔히들 사형선고를 받는 다고들도 한답니다. 형진이 역시 중증의 자폐아였지만, 그런 그의 특성이 오히려 장점이자 세상을 향해 나올 수 있는 창이 될 수 있도록 무던히도 격려하고 키워주신 분이 바로 형진이의 어머니시랍니다.
형진이는 스포츠 광이랍니다.^^ 말아톤(?^^) 뿐만 아니라 수영에 스키까지 못 하는 게 없어요……. 아마 올림픽에 출전하더라도 금메달감이 아닐까 싶네요……. 그렇게 지켜봤던 형진이와 그의 어머니였는데 이렇게 영화로 나오게 되었다니 참으로 감개무량하네요…….^^ 형진이는 자신이 영화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지…….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을지……. 형진이와 어머니 그리고 세상의 모든 장애아와 그들을 위해 혼신을 다해 애쓰시는 어머니들께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가족 여러분들께서도 꼭 ‘말아톤’보시구요 자폐인을 비롯한 장애인들과 그들의 부모, 그리고 형제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그들이 그토록 아파하고 절망하지 않도록 작은 힘을 보태어주세요...
덧붙이자면, 자폐아들 둔 부모는 돌아가실때 눈을 감지 못하신다고 하시고요 영화에서처럼 자식을 먼저 저 세상에 보낸후, 장사를 지낸후 다음날 죽는게 소원이라고 실제로 말씀들을 하신답니다. 자폐를 가지고 있던, 그 밖에 그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건 그들 역시 그들 나름대로의 삶을 만끽하며 편안하고 즐거운 인생을 향유할 권리가 있는 하나님의 소중한 피조물들이랍니다... 부디 모두에게 보다 공평하고 따뜻한 세상 만들어갈 수 있도록 기도와 관심을 모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s. 이젠 컴퓨터도 ‘말아톤’을 더 이상 오류로 인식하지 않게 되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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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진이와 그의 어머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