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곳에도 먼지가 날리고 더러운 곳에도 먼지가 휘날린다. 먼지는 비껴가거나 거리끼지 않는다. 먼지는 먼지대로 태연하게 제 갈 길을 가듯 떠다닌다. 먼지가 많이 날리는 일상이다. 먼지 같은 인간도 있다. 그러려니 수시로 탁탁 털어내고 닦고 씻어내면 된다. 모르는 척할 수 없고 그렇다고 호들갑 떨 일도 아니다. 나만의 세상이 아니듯 그들만의 세상도 아니다. 피할 일은 피하고 삼갈 일은 삼가며 살아간다. 그들의 변명 같은 이야기를 들어본다면 억지 같아도 그럴 듯 갸웃거려지기도 한다. 왜 하필이면 그 시간에 그곳에 있었느냐고 한다. 그런 줄 알았으면 미리 피했어야 할 것 아니냐고 다그친다. 나만의 일방적이면서 편의적이고 이기적인 마음이 슬쩍 스쳐 갔을 뿐이다. 옳다 그르다 다툴 일이 아니고 사실 다툴 수도 없는 일이다. 그래서 걱정스러우면서도 차라리 마음 편하다고 자위할 수 있지 싶기도 하다. 조용한 듯 험난한 세상 살아가면서 어디 이런 일이 한둘인가. 비일비재해서 당연하고 그러려니 지나치기도 한다. 바쁜 세상에 보고 듣는 데도 한계가 있다. 끼어들거나 간섭할 일이 아니다.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 부딪치는 일마다 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참고 견디든 일방적으로 손해 보든 서로 교묘하다 싶고 아무렇지 않게 피해 가면서 혹은 대처하면서 지금껏 잘 견뎌 왔다. 그만큼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다만 번연히 그럴 줄 알면서도 시침 뚝 떼고 일방적인 권위를 내세우거나 억압적으로 찍어 누르려고 억지 부리면 안 된다. 아주 작정하고 한바탕 붙어보고자 할 때 어쩔 수 없이 엉뚱하게 토라지고 붉어져 시빗거리가 된다. 어제오늘 달라진 것이 없으면서 갑자기 균형을 잃거나 평정을 잃으면 곤란하다. 마치 처음 생겨난 것처럼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면서 화근이 폭발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근본적인 해결이 아니라 감정만 쌓이면서 일이 더 꼬이게 된다. 한쪽으로 기울기보다는 양쪽 모두 합리적인 방법을 모색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