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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광복절 특별사면(특사) 대상 발표를 앞두고 기업들의 촉각이 쏠리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이 대상자 명단으로 거론된 가운데 1년 전 대기업 총수로는 유일하게 사면받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다시금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 회장은 출소 당시 왼손에 성경을 들고 나와 많은 해석을 낳았다. 이에 본지는 특사 이후 최 회장의 행보와 남은 과제를 짚어봤다. |
▲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8월 17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본사에 출근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
SK하이닉스·텔레콤 실적 ‘부진’
SK머티리얼즈·이노베이션 ‘상승’
출소 후 공백 메우 듯 광폭 행보
내연녀 등 도덕성 해결과제 남아
[천지일보 특별취재팀=백지원·이솜 기자] ‘2020년까지 매출 200조, 세전이익 10조 달성.’
지난해 SK그룹이 내건 청사진이다. 당찬 포부를 밝혔지만 최근 주력 계열사들이 고전하며 SK그룹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에 최 회장은 최근 ‘서든 데스(Sudden death, 돌연사) 위기’를 언급하며 경영진에 변화와 혁신을 강도 높게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최 회장의 도덕성 문제 등은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어 그룹의 리스크로 지적되고 있다.
SK주식회사가 지난해 합병 후 첫 인수한 반도체 소재 전문기업 SK머티리얼즈는 올해 2분기 실적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좋은 성적을 나타냈다. 이 같은 성과는 최 회장의 과감한 투자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SK 매출의 효자 노릇을 해왔던 주력 계열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 1조 3832억원, 4분기 9889억원으로 1조원 가까이를 찍었다가 올 들어 하락하고 있다. 올 1분기 561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4분기 대비 반토막 났고, 2분기엔 452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67.2%나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5000억원 미만으로 떨어진 건 2013년 1분기(3170억원) 이후 처음이다.
▲ ⓒ천지일보(뉴스천지) |
SK그룹의 대표적인 통신회사인 SK텔레콤의 실적도 암울한 편이다. 올 상반기 매출은 8조 495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8조 4960억원) 수준에 머무르며 답보 상태다. 당초 국내 증권사들이 SK텔레콤의 2분기 영업이익을 작년 동기보다 3.3% 증가한 4265억원으로 예상했으나 4074억원을 기록하며 전망치를 밑돌았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유가 급락으로 고전했던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실적 상승으로 그나마 체면을 세우고 있다. 올 상반기 누적실적으로 1조 964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반기사상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지난달 22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2분기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액은 10조 2802억원,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한 1조 1195억원을 기록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출소 후 지난 2년 7개월간의 공백을 메우려는 듯 거침없는 경영 행보를 보였다.
중국과 중동 등 직접 국내외 주요 현장을 오가며 해외 사업을 챙기는 것은 물론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그룹의 체질을 바꾸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은 ‘서든데스’ 등 위기의식을 강조하며 주요 경영진에 그룹의 ‘혁신’과 ‘변화’를 주문하고 있는데, 이는 오는 10월 SK 정기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이 이같이 경영 복귀 후 ‘광폭 행보’를 이어 감에도 한편에선 SK그룹의 가장 큰 위험은 최 회장이라고 보고 있다.
횡령 등의 문제로 징역을 산 문제는 둘째 치더라도 출소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지난해 12월 최 회장의 내연녀와 혼외자식 고백은 국민들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또한 최 회장은 결혼생활을 정리하기 원하는 의사를 비친 반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이를 거부했지만 이혼으로 재산분할이 이뤄질 경우 그룹의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등이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최 회장과 SK그룹에 주홍글씨처럼 따라붙는 도덕성 문제 등 ‘오너 리스크’를 어떻게 극복할지 또한 주목되고 있다.
천지일보: http://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367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