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생행면(僥生倖免)
요행히 살고 요행히 화를 면한 것 아님이 없다는 뜻으로, 사람에게 일어 나는 일을 요행으로 보면 요행이라 할 수 있으나 그에 짐착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僥 : 바랄 요(亻/12)
生 : 날 생(生/0)
倖 : 요행 행(亻/8)
免 : 면할 면(儿/5)
출전 : 연암집 제1권 연상각선본(煙湘閣選本) 이존당기(以存堂記)
박제가의 처남 이몽직(李夢直)은 충무공의 후예였다. 하루는 남산에 활을 쏘러 갔다가 잘못 날아든 화살에 맞아 절명했다.
박지원(朴趾源)은 '이몽직애사(李夢直哀辭)'에서 '대저 사람이 하루를 살아간다는 것은 요행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썼다.
夫人一日之生, 可謂倖矣.
한 관상쟁이가 어느 여자에게 말했다. '당신은 쇠뿔에 받혀 죽을 상이요. 외양간 근처도 가지 마시오.'
그 뒤 여자가 방안에서 귀이개로 귀지를 파고 있는데 갑자기 밖에서 방문을 확 밀치는 통에 귀이개가 귀를 찔러 죽었다. 살펴보니 귀이개는 쇠뿔을 깎아 만든 것이었다. 같은 글에 나온다.
해괴하고 알 수 없는 일들이 아침 저녁으로 일어난다. 정상 운항하던 여객기가 미사일에 격추되고, 하늘에서 강철 화살이 비 오듯 쏟아진다. 세상 사는 일이 내 의지가 아니다.
박지원은 또 '이존당기(以存堂記)'에서 술로 인한 잦은 말실수로 비방이 높아지자 방에 들어가 나오지 않겠다고 선언한 장중거(張仲擧)란 인물의 일화를 소개하며 이렇게 썼다.
'사해가 저처럼 크다 해도 뭇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거의 발 들일 데조차 없다. 하루 중에도 그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증험해 보니 요행으로 살고 요행으로 면하지(僥生倖免) 않음이 없다.'
방에 틀어박혀 있는다고 쇠뿔의 횡액을 면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어찌할까?
이규보(李奎報)의 '이불 속에서 웃다(衾中笑)' 6수 연작은 밤중에 이불 속에서 세상의 웃을 만한 일들을 떠올리며 혼자 낄낄댄 사연이다. 그중 네 번째는 이렇다.
笑中第四是予身,
涉世無差僥倖耳.
웃는 중에 네 번째는 바로 내 자신이니, 세상살이 잘못 없음 요행일 뿐이라네.
直方迂闊人皆知,
自謂能圓登此位.
곧고 모나 모자란 것 모르는 이 없건만, 원만해서 이 자리에 올랐다고 말하누나.
세상이 험해 요행 아닌 것이 없지만, 어찌하겠는가? 밖에서 오는 환난이야 어찌해 볼 도리가 없으니 그래도 우직하게 내 마음자리를 돌아보며 뚜벅뚜벅 걸어갈 밖에.
僥 : 바랄 요(亻/12)
▶ 生(날 생)은 ❶상형문자로 풀이나 나무가 싹트는 모양에서 생기다, 태어나다의 뜻으로 만들었다. ❷상형문자로 生자는 ‘나다’나 ‘낳다’, ‘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生자의 갑골문을 보면 땅 위로 새싹이 돋아나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生자는 본래 ‘나서 자라다’나 ‘돋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새싹이 돋아나는 것은 새로운 생명이 탄생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生자는 후에 ‘태어나다’나 ‘살다’, ‘나다’와 같은 뜻을 갖게 되었다. 生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본래의 의미인 ‘나다’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姓(성 성)자는 태어남은(生)은 여자(女)에 의해 결정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生(생)은 (1)생명(生命) (2)삶 (3)어른에게 대하여 자기를 낮추어 이르는 말. 흔히 편지에 씀 등의 뜻으로 ①나다 ②낳다 ③살다 ④기르다 ⑤서투르다 ⑥싱싱하다 ⑦만들다 ⑧백성(百姓) ⑨선비(학식은 있으나 벼슬하지 않은 사람을 이르던 말) ⑩자기의 겸칭 ⑪사람 ⑫날(익지 않음) ⑬삶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날 출(出), 있을 존(存), 살 활(活), 낳을 산(産)이 있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죽을 사(死), 죽일 살(殺)이 있다. 용례로 살아 움직임을 생동(生動), 목숨을 생명(生命), 살아 있는 동안을 생전(生前), 생명을 유지하고 있음을 생존(生存),말리거나 얼리지 않은 잡은 그대로의 명태를 생태(生太), 자기가 난 집을 생가(生家),생물의 환경과의 관계에 있어서의 생활 상태를 생태(生態), 세상에 태어난 날을 생일(生日), 사로 잡음을 생포(生捕), 태어남과 죽음을 생사(生死), 먹고 살아가기 위한 직업을 생업(生業), 활발하고 생생한 기운을 생기(生氣), 자기를 낳은 어머니를 생모(生母), 끓이거나 소독하지 않은 맑은 물을 생수(生水), 어떤 사건이나 사물 현상이 어느 곳 또는 세상에 생겨나거나 나타나는 것을 발생(發生), 배우는 사람으로 주로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하는 사람을 학생(學生),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을 선생(先生), 사람이 태어남을 탄생(誕生), 이 세상에서의 인간 생활을 인생(人生), 일단 못 쓰게 된 것을 손질하여 다시 쓰게 됨 또는 죄를 뉘우치고 마음이 새로워짐을 갱생(更生), 다시 살아나는 것을 회생(回生), 아우나 손아래 누이를 동생(同生), 사람이 삶을 사는 내내의 동안을 평생(平生), 어렵고 괴로운 가난한 생활을 고생(苦生), 살림을 안정시키거나 넉넉하도록 하는 일을 후생(厚生), 사람을 산채로 땅에 묻음을 생매장(生埋葬), 생명이 있는 물체를 생명체(生命體), 이유도 없이 공연히 부리는 고집을 생고집(生固執), 날것과 찬 것을 생랭지물(生冷之物), 산 사람의 목구멍에 거미줄 치지 않는다는 생구불망(生口不網), 삶은 잠깐 머무르는 것이고, 죽음은 돌아간다는 생기사귀(生寄死歸), 삶과 죽음, 괴로움과 즐거움을 통틀어 일컫는 말을 생사고락(生死苦樂), 살리거나 죽이고, 주거나 뺏는다는 생살여탈(生殺與奪), 학문을 닦지 않아도 태어나면서 부터 안다는 생이지지(生而知之) 등에 쓰인다.
▶️ 倖(요행 행)은 형성문자로 幸(행)과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幸(행)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倖(행)은 ①요행(僥倖) ②괴다(특별히 귀여워하고 사랑하다) ③사랑하다 ④총애(寵愛)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요행을 바람을 행망(倖望), 죄나 벌을 요행히 피함을 행환(倖逭), 임금의 특별한 은총을 받는 정승을 행상(倖相), 거의 가능성이 없는 어려운 일이 우연히 잘 되어 다행함 또는 뜻밖에 얻는 행복을 요행(僥倖), 우연한 이익을 얻고자 요행을 바람을 사행(射倖), 우연한 이익을 얻고자 요행을 바라는 마음을 사행심(射倖心), 요행이 벗어남을 이르는 말을 행이득면(倖而得免), 요행으로 장원을 함으로 조선 중종 12년 과거에서 허관이 예전 사람의 문장을 훔쳐서 한 구절도 고치지 아니하고 베꼈는데도 장원이 되자 당시 사람들이 이를 기롱하여 이르던 말을 요행장원(僥倖壯元), 요행이 많은 것은 나라의 불행이라는 말을 다행불행(多倖不幸) 등에 쓰인다.
▶️ 免(면할 면, 해산할 문)은 ❶상형문자로 사람인(人=亻; 사람)部와 穴(혈; 구멍)과 어진사람인발(儿; 사람의 다리 모양)部로 이루어졌다. 아기를 낳은 사람의 사타구니의 모양을 나타낸다. 여자(女子)가 '아이를 낳는 것'을 나타내며, 거기에서 '벗어나다'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免자는 ‘면하다’나 ‘벗어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免자의 갑골문을 보면 사람의 머리주위를 무언가가 둘러싸고 있었다. 이것은 투구를 쓴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니 免자는 전장에서 투구 덕에 목숨을 건졌다는 의미에서 ‘(죽음을)면했다’라는 뜻을 갖게 된 것이다. 그래서 免(면, 문)은 ①면하다, 벗어나다 ②용서하여 놓아주다 ③허가하다 ④벗다 ⑤해직하다 ⑥내치다 ⑦힘쓰다, 노력하다 그리고 해산할 문의 경우는 ⓐ해산하다, 아이를 낳다(문) ⓑ관을 벗고 머리를 묶다(문) ⓒ상복(上服: 윗옷. 위에 입는 옷)(문)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맡길 임(任)이다. 용례로는 책임이나 의무를 벗어나게 해 줌을 면제(免除), 체내에 병원균이나 독소가 침입하여도 발병하지 않을 정도의 저항력을 가지는 일을 면역(免疫), 책망이나 책임을 면함을 면책(免責), 특수한 행위나 또는 영업을 특정한 경우나 사람에게 허락하는 행정 행위를 면허(免許), 조세를 면제함을 면세(免稅), 일자리나 직무를 물러나게 함을 면직(免職), 죄를 면해 줌을 면죄(免罪), 면하여 피함을 면피(免避), 바둑 따위에서 곱절로 지는 것을 겨우 면함을 면배(免倍), 경형을 면함을 면자(免刺), 조세를 면제함을 면조(免租), 화를 면함을 면화(免禍), 관리의 직책에서 면직시킴을 면관(免官), 위급한 경우를 면함을 면급(免急), 죽음을 면함을 면사(免死), 시험을 면하거나 면제함을 면시(免試), 죄나 허물을 용서하여 놓아 줌을 사면(赦免), 어떤 일 따위로부터 꾀를 써서 벗어남을 모면(謀免), 직무를 그만두게 함을 파면(罷免), 등급을 낮추어 용서함을 감면(減免), 풀어 내어 줌을 방면(放免), 관직이나 직책에서 물러나게 함을 해면(解免), 임시로 방면함을 가면(假免), 책임이나 맡은 일을 면하려고 꾀함을 도면(圖免), 벼슬자리를 물러나도록 하는 징계를 일컫는 말을 면관징계(免官懲戒), 스승이 예술이나 무술의 깊은 뜻을 모두 제자에게 전해 줌을 일컫는 말을 면허개전(免許皆傳), 호랑이 아가리를 면치 못함 곧 위험을 면치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면호구(不免虎口), 어떠한 일에서 벗어나기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재소난면(在所難免), 솥에 삶아지고 도마에 오른 것을 면치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면정조(不免鼎俎)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