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거운 물’은 ‘발암물질’(?) ⇒ ‘식도암’의 ‘오해’와 ‘진실’(?)
“뜨거운 물을 훅훅 불면서 마시면 암에 걸린다.”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65°C 이상의 뜨거운 음료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지정한 2A군 발암물질로,
식도암을 일으킨다고도 알려졌다.
정말 뜨거운 음료를 마시면 식도암이 발생할까?
이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알아본다.
뜨거운 음료가 발암물질 2A군으로 지정된 것은 IARC가 국제학술지 ‘란셋(The Lancet)’에 발표한 '온도별
음료의 식도암 위험 연구'에 따른 것이다.
이 연구에서 IARC는 '65도 이상의 아주 뜨거운 차를 마신 그룹'에서 식도암 위험이 8배나 높았으며,
‘60~64도의 뜨거운 차를 마신 그룹’은 식도암 위험이 2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프랜차이즈 카페의 뜨거운 아메리카노는 67~70°C, 음식점에서 갓 나온 찌개는 60~70°C 정도다.
따라서 IARC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식도 건강을 위해 뜨거운 음료뿐 아니라 국이나 찌개 등의 국물요리 또한 식혀 먹는 게 좋다.
다만 IARC 연구팀은 이 결과가 제한된 증거(limited evidence)에 기반 한 결과란 점을 명시하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IARC에서 지정한 다른 2A군 발암물질은 붉은 고기, 튀김, 야근 등이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IARC가 뜨거운 음료를 2A군 발암물질로 지정한 일이 너무 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알렉스 베레조’ 미국 과학‧건강 위원회(ACSH) 생의학 선임 연구원은
“IARC는 뜨거운 음료가 암을 유발한다는 주장에 대한 증거가 거의 또는 전혀 없음을 인정한다.”며
“생물학적으로 타당하다는 이유만으로 대중을 놀라게 하는 걸 정당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과학자로서 지식을 추구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지침을 무시하는 행동이고, 사회적으로도 무책임했다”고 덧붙였다.
뜨거운 음료가 식도암을 유발한다는 점을 IARC가 생물학적으로 타당하다고 본 이유는 식도가 위장과는 달리
점막의 두께가 얇아 없어서 외부 자극에 쉽게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온도가 높은 음식물의 섭취 빈도가 잦으면 식도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겨 식도점막이 손상되고
식도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게 학자들의 가설 가운데 하나다.
다만 이 가설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식도암의 주된 위험인자는 따로 있다.
술과 담배, 위와 식도 역류질환이다.
특히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독주와 과음, 만성적인 흡연을 반복하는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식도암의 위험성이
거의 100배로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국립암센터는 식도암을 예방하기 위해 뜨거운 음료보다는 앞서 언급한 식도암의 위험인자(술·담배·위 역류)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국립암센터 관계자는
“술을 절제하고, 담배를 끊고,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특히 위와 식도 역류나 바렛식도(장기적인 위와 식도역류로 식도 점막 일부에 변형이 일어난 질환)와 같은 질환으로
진단받았다면 적절한 치료를 받고 정기적으로 검사를 하는 게 식도암 예방과 조기발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옮긴 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