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시청각장애인 자립지원 체험홈, 헬렌켈러홈을 소개합니다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센터가 지난 4월 국내 최초로 시청각장애인 자립지원 체험홈인 ‘헬렌켈러홈’을 개소했습니다. 헬렌켈러홈은 자립 생활을 희망하는 시청각장애인이 독립적인 생활에 필요한 사회적 기능들을 배울 수 있도록 만들어진 거주공간입니다. 입소한 시청각장애인들은 실생활에서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체험하며 자립생활 능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진행된 헬렌켈러홈 개소식 현장.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홈은 시청각장애인들과 보호자들이 맞닥뜨리는 어려움을 개선하고자 만들어졌습니다.
시각과 청각 기능이 함께 손실된 시청각장애인들은 소통이 어려운 중증의 장애임에도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자립을 위해 훈련을 받고 싶어도 헬렌켈러홈과 같은 자립생활 체험홈이 없어 어려움을 겪던 장애인들이 많았습니다.
이에 헬렌켈러홈은 시청각장애인들이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맡아 해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마련됐습니다.
헬렌켈러홈은 시청각장애아동 보호자들을 위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시청각장애뿐만 아니라 다른 장애를 동반하고 있는 희귀난치성질환 시청각장애아동들은 치료를 위해 서울 내의 대형병원을 방문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단기적인 치료 기간 동안 지낼 곳을 찾기 어렵고, 찾더라도 경제적인 부담이 만만치 않은데요. 헬렌켈러홈은 그러한 부모의 걱정을 덜어주고, 안전한 환경에서 아동의 치료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합니다.
스마트한 설계로 시청각장애인의 편의를 높인 헬렌켈러홈. ©밀알복지재단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과 함께 첫발을 내딛은 헬렌켈러홈은 시청각장애인 맞춤형으로 설계되었습니다.
공간마다 몰딩을 다르게 해 촉감으로 각각의 공간을 구별하기 쉽게 만들었으며, 시설 내 모든 물품에 점자스티커를 부착해 어떤 물건인지 알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현관벨을 누르면 입소자의 손목시계로 진동이 울리는 시스템을 도입해 사람이 방문한 것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같은 최적화된 설계에는 ‘시청각장애인 맞춤형 자립생활 복지주거모형 개발연구’의 공동 연구원인 윤영삼 건국대학교 연구교수의 인테리어 및 시스템 자문이 뒷받침되었습니다. 또한 공간을 기부해 준 익명의 후원자를 포함해 프롬어스 이혜나 대표 등 여러 후원자들의 소중한 후원으로 시청각장애인들에게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헬렌켈러홈에는 시청각장애인의 자립을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됩니다. 점자 교육·점자정보단말기 사용법을 교육하는 의사소통 훈련과 보행 훈련, 빨래·청소 등의 일상생활 훈련, 은행 업무 보기 등과 같은 지역사회 적응 훈련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시청각장애인들이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는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일상생활 훈련(청소하기)중인 이용자. ©밀알복지재단
시청각장애인은 장애인복지법에서 규정한 장애유형 15종 중 어디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장애인 통계조사에서도 제외되어 그 수가 얼마나 되는지조차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으며, 저시력+난청, 맹+농 등 시청각장애 안에서도 다양한 장애유형에 맞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센터는 이처럼 정책적, 제도적 사각지대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청각장애인들을 위해 어둠속 빛이 되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헬렌켈러센터는 국내 최초의 시청각장애인 지원기관으로서 사명을 갖고 시청각장애인이 우리 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시청각장애인 권리보장을 위해 앞장서겠습니다. 헬렌켈러센터의 행보에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