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1. 문진
대개 환자분들은 흔히 있는 허리 통증으로 생각하고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진통제 등을 먹고 그냥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침에 허리가 더 아프고, 움직이면 좋아진다는 이야기가 단서가 돼 의사가 병에 대해 의심을 하고 여러 가지 검사를 하여 이 병을 찾아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의사는 환자의 통증에 대해 묻고 그 통증이 잠을 자고 난 아침이나 같은 자세를 오래하고 있을 때 심해지며, 움직이면 좋아지는지 확인합니다. 그리고 몇 가지 피검사와 엉덩이와 허리, 팔 다리 관절염에 대해 X-선 촬영을 합니다.
허리 통증을 일으키는 다른 질환들과 구분되는 특징은 증상이 서서히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주로 40세 이전에 발병하고 대개 병원에 오기 전 3개월 이상의 증상 기간이 있습니다. 운동과 활동에 의해 증상이 좋아지는 점 외에도 허리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등을 검사해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진단합니다. 혈액 검사나, X-선 검사 한가지만으로는 이 병을 진단할 수 없습니다.
2. 신체 검사
환자의 허리를 구부려 허리의 유연성을 측정하는 검사인 쇼버(Schober) 검사가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양측 엉덩이 뒤에 튀어나온 뼈인 후상장골극이라는 뼈를 연결한 수평선과 척추가 만나는 지점에서 위로 10cm, 아래로 5cm를 표시하면 전체길이가 15cm가 됩니다. 최대로 허리를 굽히게 한 후 늘어난 거리가 5cm 이상이면 정상, 4cm 이하면 강직성척추염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그림 1). 하지만 병의 초기에는 정상인 경우가 많고, 유연성이 부족한 정상인도 이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가슴흉곽확장도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최대로 숨을 들이마셨을 때와 최대로 숨을 내쉬었을 때 가슴둘레의 차이를 남자는 4번째 갈비뼈 사이, 여성은 가슴 바로 밑에서 측정해 보면 정상인은 5cm 이상이고, 진행된 강직성척추염 환자는 그보다 줄어들게 됩니다. 그 외에도, 엉치·엉덩뼈의 염증을 보는 패트릭 검사 (Patrick's test 혹은 FABER test) 가 있습니다. 이런 신체검사들은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면서 검사하게 됩니다.
3. 유전자검사 (B27 또는 HLA-B27 검사)
대다수 강직성척추염 환자의 혈액검사에서 HLA-B27라는 유전자가 양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진단에 이용합니다. 그러나 일부 강직성척추염 환자는 이 유전자가 양성으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인구의 2~8%에서 HLA-B27 양성률을 보이나 모두 강직성척추염을 앓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것 하나만으로 강직성척추염을 진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HLA-B27은 강직성척추염의 발병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인 만큼 진단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됩니다.
4. 혈액 검사
강직성 척추염의 활성도를 판단할 수 있는 특이적인 혈액 검사는 없습니다. 그러나 관절염증이 심한 경우 염증의 정도를 보는 혈액 검사인 적혈구침강속도(ESR)나, C반응단백(CRP)검사 등을 시행해 보면 질병 정도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으므로 도움이 됩니다. 이 검사에서 수치가 증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도 많이 있으므로 검사가 정상이더라도 질병이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5. 골반(엉덩이) X-선 사진
골반 X-선 사진을 찍는 것은 중요합니다. 골반을 이루고 있는 뼈 중 엉덩뼈와 엉치뼈 사이는 인대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곳을 엉치·엉덩 관절이라고 합니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강직성척추염은 이 관절에서 염증이 발생해 병이 진행됩니다. 그래서 이 관절의 상태를 아는 것이 아주 중요하나 질병 초기에는 정상 소견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6. CT, MRI
단순 X-선 검사에서 증상이 발견되는 환자들도 있지만, 단순 X-선 사진에서 진단이 애매한 경우에는 컴퓨터 촬영(CT), 자기공명촬영(MRI)을 해보는 것이 조기진단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특히 증상이 발생한 지 얼마 안된 초기 환자에게 이 검사는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