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시시때때로 늘 항상 분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것만은 꼭,하고 분명해야 될 때 분명할 수 있는 기반을 닦게 해주는 소설이다
<토지>를 읽은 후는 산천초목에 대한 애정, 인간에 대한 애정이 진해졌다.
<토지>는 살만큼 살고나서야, 그리고 나이들어 살아갈수록 애정이 솟구치는 소설이다. 고로 젊어서 읽어야, 그리고 지식인보다 보통사람들이 읽어야 보다 풍요롭게 이 땅과 이 세상을 살게 될지도 모른다
<토지> 에서 발견한 아름다움
절제의 아름다움이 절절히 흐른다.
<토지>속의 좋은 사랑, 좋은 사람들은 다 절제가 되어 있다. . <토지>속의 모든 사랑은 절제함으로해서 절정에 오른다. 뜨겁지 않은 진득한 사랑의 여운은 절절히 깊을 수밖에 없다. 이런 구절이 있다. "끈질긴 생명력, 생식력, 쾌락이 지나칠 때는 아름답지가 않다. 아낌과 보살핌이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면 길상과 서희는 갑갑할 정도로 서로의 마음을 털어놓지 않는다. 미치도록 사랑한다는 말도, 미치도록 미워한다는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서로의 마음은 통하고 있는 듯한 내면묘사가 감칠맛나도록 아껴아껴 몇 줄로. . . . . 또 하나 더 예를 들면 별당아씨는 어떤 아름다움의 소유자였기에 최치수의 아내였다가 김환의 사랑을 받게 되었는지, 어떤 연유로 어떤 경로로 그들의 사랑이 시작되고 교류되었는지었는지, 그런 의문들을 여지없이 속시원하게 절대 풀어주는 법이 없다. 내 스스로가 상상으로 그려나갈 수밖에 없다. 그 외에도 예는 많다. 그래서 여운이 오래오래 깊디깊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또한 소설 <토지>는 읽는 사람도 함께 써 나가는 소설이기에 맛이 특별나다.
도도한 아름다움이 도도히 흐른다
하지만 박경리가 도저히 절제 못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일본문화와 우리문화의 비교우위를 논하는 부분이다. 절제가 되지 않는 모양이다.
우리가 답답한 모양이다. 그녀는 우리 문화는 주장하지만 역사는 주장하지 않는다. 즉 자기 주장에 끼워맞춰 독자들을 교화시킨다든지 이끌려고 하지 않고 그냥 적나라하게 보여줄 뿐이다.(특히 동학부분에서) 어떻게 역사를 받아들이느냐는 독자인 우리의 몫으로 남기고 있다. 그러기에 사유의 폭은 더 더욱 넓어질 수밖에 없다.
유교의 아름다움이 유유히 흐른다
<토지> 속에서 길상, 환, 강쇠, 짝쇠, 용, 영활, 홍, 등 호쾌한 남아들도 울어야 할 때 울었다.그들은 진정으로 남자답기에 울었고, 그들의 눈물은 남자의 눈물이 아니라 인간의 눈물이었다 또한 <토지>속의 여자들은 턱없이 순종적인 것은 아니었다. 할말은 하고 살았고 끝내 해야 할 일은 하고야 말았다. 유교의 참된 맛을 내 나름대로 걸러서 음미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사명을 위해 목숨을 버렸으면 버렸지, 하고 정조를 중히 했던 옛어르신들의 가치관을 닫힌 가치관으로 답답하게 여겼던 것에서 그 나름대로 결벽의 아름다움, 낙조의 아름다움으로 되새겨 보게 했다.
생활의 아름다움이 생생히 흐른다.
<토지>는 책맛에 젖었다가도 툭툭 털고 일어나 삶의 현장으로, 생활 속으로 뛰어들도록 유도한다. <토지>에는 아름다운 생활이 들어 있고 그 생활로 끊임없이 유혹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토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박경리는 활자에 묻혀 사는 작가이면서도 '생활'이란 그 진귀한 보석을 찾아낼 줄 아는 참으로 위대한 작가이다. 박경리는 "생활이 살아나 꽃이 피는 것 같다"는 표현을 하고 있다. <토지>의 그 어떤 부분보다도 감동의 극치로 가슴이 뭉클한 것은 바로 생활이 있는 곳이었다
순리의 조화로움 순순히 흐른다
<토지>는 인간학에 관한 탁월한 고전이라 할 만하다. 남성은 남성다움으로서 아름다울 수 있고, 여성은 여성다움으로서 아름다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남성 속에 여성이, 여성 속에 남성이 내재해 있는 성의 순리를 자연스레 받아들인 조화로운 인간들의 한마당이 바로 <토지>였던 것이다. 그 조화로운 인간이 한국인의 속성이다..
성의 순리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소설이기에 다른 성에 대한 반감이나 거부감보다 오히려 이해와 사랑으로 다독거려주고 싶어지며 전반적으로 인간전체에 대한 정으로 마음이 따뜻해진다.
정이 무엇이고 한이 무엇이기에 그 아름다움이 한이 되어 흐른다
핏줄의 불가사의한 힘의 신비로움을 천지만물의 생명이 움직이는 근본으로 보는 정의 문화로, 삶의 본질에 대한 원력이랄 수 있는 슬픔과 외로움을 한의 문화로 승화시켜 식힌 것이 우리네 심도 높은 정신 문화의 아름다움인 것을 이미 박경리는 포착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한 있는 삶이 한 없는 삶이고, 한없이 산 것이 한이 될 수 있다는 깨우침을 던지면서 우리 모두의 삶을 한차원 높은 삶으로 격상 시켜준 한의 아름다음을 뒤늦게 발견하게 된 것이 한스러웠다 용의 죽음을 두고 말한다.
" 남보다 별나게 살은 것 같다, 생시에는 한이 많고 액운도 많은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한이 많은 것은 그냥 돼지처럼 먹고자고 자식내지르고 그렇게 늙은 우리가 더 한이 많구나 싶다."
첫댓글아- 이곳에서도 토지를 만나네요... 순간 눈이 번쩍 띄었습니다.. 반가워서,, 산중문답에서 환이가 강쇠에게 말합니다. "한 이라는 것은 생명있는 모든 것과 더불어 있다"고....용이는, 산다는 것에 대한 목마름... 정말,삶에 단내가 났을 겁니다.그렇지만 치수가 말했듯이 이땅의 몇 안되는 복 많은 농부였습니다....
첫댓글 아- 이곳에서도 토지를 만나네요... 순간 눈이 번쩍 띄었습니다.. 반가워서,, 산중문답에서 환이가 강쇠에게 말합니다. "한 이라는 것은 생명있는 모든 것과 더불어 있다"고....용이는, 산다는 것에 대한 목마름... 정말,삶에 단내가 났을 겁니다.그렇지만 치수가 말했듯이 이땅의 몇 안되는 복 많은 농부였습니다....
한 동안 토지를 가까이 하지 못했는데 또 다시 토지가 그리워집니다....
처음 토지를 읽던 날, 도저히 손에서 놔 지질 않아서 밤새고 또 새고 한 2박 3일 정도... 5권까지 한참에 읽고 된통 몸살을 앓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남자들도 토지를 좋아하나요? 대부분의 여자들은 토지를 읽으면서 빠져듭니다..저 또한 그랬고.....이유가 뭘까??? 언제 날잡아서..토지 전권을 다시 봐야겠는데...올해는 안되고..내년에...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