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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서민정
책이 실린 카트를 밀고 오는 지호,
마주 오는 준표, 지호를 발견한다. 나름대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아는 척하려는 순간.
지호. 준표를 발견하고 갑자기 홱 돌아 반대방향으로 간다.
준표, 뻘쭘하다.
괜히 주변을 돌아본다.
그때까지 빤히 쳐다보던 간호사, 환자들, 의사들, 안보는 척 외면한다.
준표가 식판을 들고 앉을 자리를 찾는다.
구석진 쪽, 웬일로 밥을 깨작거리며 혼자 앉아있는 지호를 발견한다.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지호 쪽으로 가는데,
준표: (최대한 자연스럽게) 혼자 먹냐?
지호: (부리나케 일어나면서 우물우물 대는) 예....
다 먹었어요
자리의 간호사들, 소리를 죽여 속삭인다.
‘채였나 봐,’. ‘어떡하냐.’
지호가 해바라기를 하며 커피를 마신다. 역시 고민 중이다.
준표: 유지호.
준표가 다가온다.
벌떡 일어나는 지호,
준표: (오면서) 잠깐 얘기 좀 해
지호: (뒷걸음질치면서) 지금은 바빠서..... 나중에요.
지호, 반대쪽으로 급하게 걸어간다.
준표: (뛰어가면서) 잠깐이면 돼.
준표가 쫓아가자.
지호, 아예 뛴다.
준표가 지호를 부르면서 뛰어서 쫓아간다.
지호, 뒤를 돌아보더니 전력질주하기 시작한다.
전력질주 추격 씬이 벌어진다.
(쫓아오느라 헉헉대며) 왜 그래? 왜 도망 가냐?
닥터공이 쫓아왔잖아요?
나는.... 그냥 얘기 좀 할라고 그랬는데...
(겁먹었지만 뻗대는) 할 얘기 뭐요? 해봐요.
준표, 막상 이렇게 나오니 얘기하기가 어려워졌다.
언제나 우위에 섰던 지호도 준표 눈을 못보고 자꾸 딴청 핀다.
아.... 분위기 어색하다.
준표: 그러니까... 지난번에...
지호: (꿍시렁대는) ....할 얘기도 없으면서... 바빠 죽겠는데....
저기...
(끝내 말 못하고) 동진이 말이야.
동진이.... 유경이한테 프로포즈할 지도 몰라. 너 이거 몰랐지?
예....
(뒤늦게 놀라는) 예?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잖아요?
이럼 안 되는데.....
이 사람들이 뭐가 그렇게 급한 거야.
준표가 잠깐 평상시로 돌아온 지호를 물끄러미 본다.
지호: 왜요?
(눈치 보며) 왜 그래요?
(자괴감을 느낀다) 나 혼자 잠 못 자고 끙끙댄 게 바보 같아서 그런다.
준표가 힘없이 돌아선다.
지호, 이게 아닌데 싶지만 어쩔 수가 없다.
이혼확인서.
걸터앉은 은호가 이혼확인서를 노려보고 있다.
자기 상황이 짜증난다.
문득 이혼확인서를 접어 종이비행기를 만든다.
별 생각 없이 홱 날린다.
종이비행기는 공기를 타고 날아가다가 베란다 밖으로 떨어진다.
지호 머리에 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뭐야?
그걸 왜 언니가 갖고 있어?
(눈치 보면서)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됐어.
은호. 지호 눈치를 살짝 보면서 물고기 밥을 준다.
예상과 달리 지호는 소파에 조용히 앉아있다.
은호: 유지호?
지호: 뭐?
은호: 뭐라 안 해?
지호: (한숨을 쉴 뿐)....
은호: 착한 여자 콤플렉스니 이것저것 증후군이니
한참 떠들 줄 알았는데....
지호: (한숨을 푹 쉬면서) 내 주제에 누굴 가르치겠어요.
그동안 미안해.
쥐뿔도 모르면서 아는 척 해서...
지호,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은호: 그 녀석한텐 비밀이다.
지호: 형부? 왜?
내가 이런 거 갖고 있는 거 알면, 귀찮게 할 거 아냐.
이것저것 신경 쓰면서....
지호가 은호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왜?
언니랑 형부, 전에 같이 살 때보다 지금이 더
서로의 행복에 대해 신경 쓰는 거 같아서...
(변명처럼) 이제 정말 남이니까 배려해야지
....형부, 그 여자한테 프로포즈할 거라더라.
(아무렇지 않은 듯) 그래.
너 밥먹었어?
(방으로 들어가며) 아. 난 모르겠다.
나도 언니 일에서 손 뗄 거야.
밥 먹었냐구
은호가 뭔가를 찾는다.
바닥을 보기도 하고, 주머니를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밖으로 나간다.
윤희씨
은호: 마스터 키 갖고 있지?
윤희: 왜요?
락커 열쇠를 잃어버렸네.
머리속에 지우개가 있나...
지호가 카트를 밀면서 온다.
맞은편에 준표가 온다.
지호. 우물쭈물 눈치를 보는데.
준표, 지호를 보고 씁쓸하게 웃더니 그냥 지나친다.
지호, 준표의 냉정한 태도가 뜻밖이다.
멍하니 보는데 핸드폰이 진동한다
여보세요? 언니......어디?
미연에게는 일하는 자의 자신감과 활기가 느껴진다.
크기 조절 실패...........;;;
미연: 들어와
미연: 오면 온다고 말을 해야....
은솔: 엄마?
은솔, 은호를 보고 멈춰 선다.
은호: 은솔이, 오랜만이네.
(예전과 똑같은 얼굴, 말투로) 안녕하세요.
은솔이 이뻐졌다.
은솔이 배시시 웃는다.
은솔: 고맙습니다.
은호: (믿기지 않는다) 우와.... 방금 웃은 거 맞지?
미연: 말했잖아. 많이 변했다고.
미연: 근데 얼굴이 그게 뭐냐? 너 관리 전혀 안 하지?
은호: 그렇지 뭐.
미연: 내일 아침에 우리 가게로 가자. 전신 마사지 해줄게
은호: 됐어. 오늘 보니까 다들 바쁘던데....
잘 되나봐?
미연: 응.... 지방이라 이런 게 아직 드물거든. 그러지 말고 내일 나랑 같이 가.
미연의 핸드폰이 울린다.
미연, 번호를 확인하고 귀찮다는 듯 수신 보류한다.
받어.
괜찮아
누군데?
이 근처 주유소 사장.... 여기 와서 한두 번 만났는데....
연애?
아니.... 나 요새 돈 버는 재미로 살아.
은솔이 아빠가 준 카드도 돌려줬어.
미연이 맥주를 들이킨다.
은호, 건강해 보이는 미연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다.
자, 이제 말해봐.
응?
뭔가 할 얘기가 있어서 왔을 거 아냐?
그냥. 너 어떻게 지내나 보고 싶어 온 거야.
...동진씨. 잘 지내?
그럭저럭.
은호, 캔맥주를 마신다.
은호: 그 녀석 여자 생겼어.
미연: ....그래?
은호: 괜찮어?
미연: 좀 분한데.
은호: ...
미연: 넌 괜찮어?
은호: 나야 뭐....
미연. 똑바로 말하라는 듯 은호를 쳐다본다.
안 괜찮아도 할 수 없지 뭐.
뭐가 할 수 없는 건데?
(대답을 회피하듯 웃다가) 너.... 그 녀석 진짜 좋아했지?
왜?
은호: 근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 정리가 됐어?
미연: .....................내성의 문젤까?
사랑도 처음 할 땐 헷갈리잖아.
자기감정이 어떤 건지 몰라 헤매고,
상대방 행동 하나 하나에 웃었다 울었다....
첫사랑 지나가고
두 번째 세 번째 하다보면.... 익숙해지고, 여유도 생기고....
이별도 그런 거 같어.
처음 이별하면 죽을 거 같지?
근데 그 슬픔도 시간 지나면 옅어지거든.
그러니까 두 번째 세 번째 이별할 땐 쉬운 거지.
내성의 문제라구?
넌 동진씨가 몇 번째였어?
은호: (생각해본다) 네 번째!
미연: 혼자 좋아한 거 빼고, 한두 번 만나다 그만둔 것도 빼고.
은호: .....첫 번짼.... 창피하게....
(피식 웃는다) 내성의 문젠가 부다.
사람은 추억만으로도 살만하단다
은호가 뒤척인다. 잠이 오질 않는다.
00초등학교 문집이다.
김미연의 것을 찾는다.
나의 꿈.
첫줄은 ‘나의 꿈은 사장 부인입니다’
은호가 피식 웃는다.
은호, 벽에 기대앉아 읽기 시작한다.
창밖으로 5월의 풍경이 지나간다.
은호가 차가 흔들리는 대로 흔들리면서 창밖을 본다.
은호. 많이 편안해진 느낌
은호가 걸어온다.
고개를 들면 동진의 빌라다.
오래전에 자기가 살았던 집을 은호가 오래도록 바라본다.
은호: ‘기억이란 늘 제멋대로다.’
'초등학교 5학년 문집 속에서 본 ‘나의 꿈’은 타인의 꿈처럼 생소하다.
그 글을 쓴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는 얼마나 같을까?'
조심스럽게 초인종을 누른다.
초인종 소리가 한번 두 번. 세 번, 인기척이 없다.
은호, 가방에서 열쇠를 꺼낸다. 문을 열고 들어간다
저녁 햇살이 비친 거실.
자연스런 빛과 어둠.
남의 집에 들어온 긴장감 속에서 은호, 조심스럽게 서재 쪽으로 향한다.
구석진 곳에서 ‘초등학교 5학년 문집’을 찾아낸다.
가방에 넣고 밖으로 나온다.
서재에서 나온 은호, 이번엔 여유를 갖고, 거실을 둘러본다.
깨끗하다.
문득 식탁 옆의 얼룩이 눈에 띈다.
'기억이란 늘 제멋대로다.'
은호와 동진이 밥을 먹고 있다.
젓가락질이 서툰 동진이 깍두기를 집다가 튕겨져 날라가 벽을 맞는다.
새로 도배한 벽지에 얼룩이 묻자 급하게 닦는 은호
'지난날의 보잘것없는 일상까지도 기억이란 필터를 거치고 나면 흐뭇해진다.'
18일 정기검진일!
"우리 아기 오는날!!!"
야구보느라 대충 개키는 동진
연기지만 존나웃곀ㅋㅋㅋㅋㅋㅋ
은호가 왼쪽 가슴에 손을 얹는다.
은호가 찌개 냄비를 옮기는 동안
동진, 신문을 보면서도 찌개 받침대를 식탁 중앙에 밀어놓는다.
은호가 화장실 문을 열고 고개를 내민다.
‘휴지 좀 줘’
동진, 코를 막으며 휴지를 갖다 준다.
햇빛 잘 드는 날.
은호와 동진이 나란히 낮잠을 잔다.
오이마사지를 하면서.
기분 좋은 오후,
tv는 혼자 떠들고 있다.
동진이 통화하며 걸어온다.
경비아저씨가 인사한다.
문이 열리고.
동진이 들어오자,
현관의 자동센서에 불이 들어온다.
신발을 벗으며 무심코 고개를 들던 동진.
기절할 듯 놀란다.
거실 바닥에 태아처럼 웅크리고 누워있던 은호가 부스스 일어난다.
(부시시 일어나며) 왔어.
왔어가 아니잖어, 왔어가?
놓고 간 물건이 생각나서.
(가방에서 문집 꺼내 보이면서) 이거 내 거지? 가져간다.
동진. 은호의 행동이 이해가 안 가서 멍하다.
일단 거실의 불을 켠다.
은호: 그리고 이거...
(열쇠를 테이블에 놓는다) 돌려줄게.
동진: 이런 걸 아직도 갖고 있었어?
은호: 버린다는 걸 깜박했어.
동진: 나 몰래 계속 들락거린 거야?
은호: 뭐 집어 갈게 있다고? 처음이야.
(방안을 휙 둘러보고) 갈게.
동진: (급하게) 야 잠깐만.... 있어봐.
(이대로 보내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다급하게)
그게..... 그러니까.... 차 마시고 가. 차 마셔.
됐어.
내가 마실 거야.
나 마실 때까지 있어.
넌 너만 아냐, 애가?
동진. 부엌 쪽으로 간다.
은호, 할 수 없이 식탁 의자에 앉는다.
동진: (물을 받으며) 불이라도 켜고 있던가?
은호: 불 켜진 창 보고 놀랄까봐.
동진: (불을 켠다) 깜깜한 데서 불쑥 일어나는 게 더 무서워. 니가 링이냐?
너 나 놀래켜서 죽일려고 그런 거지.
눈치 챘어.
농담을 주고받으면서도 열의가 없다.
예전의 집에 마주앉은 두 사람.
시선이 마주치자 서로 외면한다.
둘 다 어색함을 느낀 듯 말이 없다.
주전자가 하얀 김을 내뿜으며 울어댄다.
주전자 우는 소리에 은호와 동진 동시에 일어섬
앉아있어
'기억이란 늘 제멋대로여서 지금의 나를 미래의 내가 제대로 알 리 없다.
먼 훗날.... 나는 이때의 나를 어떻게 기억할까?'
13회 끝!
첫댓글 아 재밋오 ㅠㅠ 어떻게 될까...
아 넘 기다렸오 ㅠㅠㅠ 은호 맴찢
으앙ㅜㅜㅜㅜ너무재밋어 고마워 여시얌
너무너무 기다렸어ㅜㅜ 고마워~~ 은호 너무 마음아프다ㅠ
갸아 ㅠㅠ 여시야 잘봐또.... 정주행했어유ㅠㅠㅠㅠㅠㅠㅠ
여시덕에잘봤어ㅠㅠㅠ!! 고마워!!
정주행해따 여시야 넘 잘봐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