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을 즉각 제정하라
- 5/29 한화방산 대전사업장 폭발사고 희생자를 애도하며
지난 5월 29일 한화방산 대전사업장에서 일어난 폭발사고로 6월 1일 현재 노동자 3명이 숨지고 전신 3도 화상으로 위독한 2명을 포함해 6명이 부상을 당했다. 전신 화상을 입은 노동자 2명은 아직 의식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사망자는 모두 20대, 30대 젊은 노동자들이다. 방위산업체 비밀업무에 종사했던 이들의 노동이 이처럼 위험천만한 일인지 몰랐다는 유족들의 증언은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노동당은 먼저 폭발사고 사망 노동자들을 애도하며, 부상자들이 평범한 일상으로의 회복을 기원한다.
이번 사고 이후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한화방산 대전사업장에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고, 6월 15일까지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방위산업체라는 이유로 기자의 접근조차 허용하지 않는 상황이라 제대로 조사가 이루어질지 의문도 따른다.
모쪼록 이번 폭발 사고의 원인 규명을 통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유해·위험요인 전수조사 등을 통해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확보하기 바란다. 사업주 엄벌과 재발 방지를 위한 조처가 뒤따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문재인 정부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선언했지만, 2017년 8월 STX 조선해양 폭발사고, 2018년 1월 포스코 사내하청 냉각탑 교체 중 질식사고, 2018년 5월 대전~당진고속도로 차동 1교 보수공사 중 추락사고 등 산업재해로 인한 노동자의 사망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의 연간 산재 사망자는 2,400여 명으로, 하루에 7명꼴로 산재 사망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산재로 인한 노동자 사망은 본인의 불행은 물론이고 가정파탄을 초래한다. 기업이나 사회적으로는 귀중한 노동력의 상실이다.
노동당은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즉각적인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한다.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의 취지는 사업주와 법인, 기관의 경영책임자가 위험방지 의무를 위반해 사람이 다치거나 죽는 재해가 발생한 경우 실질적인 책임이 있는 개인사업주, 법인이나 기관의 경영책임자, 공무원 및 법인(기업) 자체를 처벌하자는 것이다.
영국의 경우 이미 2008년부터 ‘기업 과실치사 및 살인법’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이 주의 의무를 위반하여 노동자가 숨지면, 이를 범죄로 규정하고 상한이 없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되어 과거보다 기업 책임을 강화했다. 이 법이 시행된 이후 영국의 산재 사망률이 감소했음은 물론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악의 산업재해 발생국이라는 오명을 벗어야 할 때가 됐다.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을 더는 미룰 수 없는 이유다.
2018년 6월 1일
노동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