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마 전 전자책 리더기인 리디 페이퍼 프로를 구매했습니다. 구매 이유로는 1. 책장의 부족 2. 아이들이 잠든 후 소등 독서 3. 멋과 호기심입니다.
예상했던 것처럼 장단점이 뚜렷했습니다. 우선 장점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장점>
1. 가독성 및 피로도. 이 두가지는 어떤면에서는 종이책 보다 더 뛰어난 것처럼 느껴집니다. 전 줄을 찾지 못하는 어찌 보면 난독증이 있습니다. 첫 줄을 읽고 두 번째 줄이 아닌 3~4번째 줄로 넘어가는 경우죠. 근데 이런 불편함이 상당히 해소되더군요. 아무래도 양쪽이 아닌 한 페이지만 읽음으로써 집중이 잘 되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2. 부동산의 해소. 늘어나는 책만큼 책장을 늘이기엔 한계가 있는데 이 문제를 아주 만족할 만큼 해답을 얻었습니다. 아마도 기존 책들도 필요에 따라 전자책 구매를 할 것 같습니다.
3. 자유로움. 휴대가 간편하고 프론트라이트 방식이라는 빛 발생 방법이 상당히 좋더군요.
4. 멋. 전문용어로 뽀대가 납니다.
5. 유지비의 절감. 리디북스의 경우 타이밍만 맞추면 종이책 기준 50%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6. 몰입감. 많은 분들이 아이패드나 갤럭시탭 등으로 보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나?라는 질문을 하시던데, 맞습니다. 다음에 열거할 단점을 커버할 수 있는 측면에선 패드가 훨씬 현명한 판단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웃기게도 패드보다 부족하기에 독서의 목적을 달성하기엔 더 없는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인터넷 유명무실! 컬러 안됨! 타자 속도 100타만 나와도 오타 발생! 이 획기적인 기능으로 인해 오로지 독서만 해야 하니 방해 없이 몰입이 가능합니다.
이제 단점을 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단점>
1. 한정된 자유도. 당연히 예상되었던 사항이지만 역시 아쉽습니다. 종이책을 읽을 경우 밑줄, 별표, 귀퉁이 접기, 페이지 반쪽 접기, 무지개 빛깔 색칠하기 등 수많은 스킬들을 쓸 수 있지만 전자책은 그 한계가 뚜렷합니다. 하지만 독서노트를 활용하시는 분들껜 어떻게 보면 더 효율적일 수도 있을 듯합니다.
2. 부담되는 초기 구입비. 책을 구매하는 유지비용은 저렴하지만 제가 구매한 모델은 꽤나 비싼 편이라 분명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다양한 모델이 있기에 부담을 줄일 수는 있습니다.
3. 비싼 유지비. "이게 무슨 말이지? 저렴한 유지비라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 같은 경우 한 달에 적게는 10권 많게는 20권 이상을 책장에 넣습니다. 맞습니다! 생각하시는 것처럼 당연히 다 읽지는 않습니다. 제가 그리 무식하진 않거든요. 책에 따라 하루 50~100페이지 정도 읽으니 한 달 8~12권을 읽더군요. 나머진 컬렉션입니다. 이 많은 구매의 상당수는 중고나라나 중고서점에서 1000~3000원 선에서 구매 가능한데 전자책은 중고가 없습니다.(다행이 제가 인간관계론처럼 오래전에 출판된 책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비싼 유지비는 구매방법의 다양화가 없다는 뜻입니다.
4. 감각 불만족. 종이책에 비해 청각, 시각, 촉각이 당연히 어색합니다. 독서 특유의 손맛이 떨어집니다.
5. 표현의 한계. 장점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기능적인 제약이 많습니다. 흑백의 화면으로 인한 동화책과 같은 컬러책과 궁합이 부족하고, 느린 타자 인식으로 인해 메모가 힘듭니다. 리디북스의 경우 5대까지 가능하기에 패드종류를 함께 활용한다면 어느정도 해소는 할 수 있을 듯합니다.
6. 마지막 페이지의 짜릿함의 부재. 종이책은 본능적으로 마지막이 다가옴을 몸으로 느낍니다. "저기 보이는 노란 찻집.... 그녀를 만나기 곳 100m 전" 이상우 씨의 노랫가사에 담긴 설렘처럼요.(모르신다면 젊음 인정입니다) 그런데 전자책은 마음의 준비가 잘 되지 않더군요. 아무생각 없이 길을 걷다가 갑자기 코끝을 스쳐 지나가는 매혹적인 향수의 향기를 맡고 뒤돌아보면 이름 모를 여인의 뒷모습만 보이는 아쉬움 처럼요. 그래서인지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책을 내려놓은 후 피는 그 꿀맛 같은 담배 연기와 함께 오는 뿌듯함의 여흥이 부족합니다.
정리하자면 장점과 단점이 공존합니다. 제가 생각하기로는 방해받지 않을 독립된 서재나(너무 부럽습니다) 년간 10권 내외라면 종이책이나 패드 종류가 더 좋은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전자책 리더기의 가장 큰 장점이 가독성과 눈의 피로도(장시간) 와 공간 해소이기 때문입니다.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팁을 드리자면 전자책 리더기는 중고 가격 방어도가 높으니 중고로 사셔서 2~3개월 사용하신 후 재판매를 하신다면 부담 없이 즐기실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요즘 너무 정신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어 멍 때리고 싶다는 욕망에 아무 글이나 적어봤습니다. 멍 때리며 집중하는 몰입감의 쾌감을 느끼기엔 글 쓰기가 최고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양해 부탁드립니다
첫댓글 저도 망설였는데 결정적으로 내가 원하는책들은 전자책으로 발행이 안되어 있다는거...ㅠㅠ
네 맞습니다. 그래서 저도 혼용해서 쓰고 있어요. 과학같은 최신의 근거가 중요한 책은 전자책으로 우선 구매하는 중입니다. 물론 둘다 선택이 가능하다면 전자책을 먼저 선택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