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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장고 (ARC)
지난 12월 초 코엑스에서 열린 'KAMEX2000'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한번쯤 눈길을 줬을만한 타이틀이 있다. 가장 큰 부스중의 하나였던 '에프투'의 '미스터 장고'가 그것이다. 생긴건 아케이드 게임기인데 그 앞에 덩그러니 달려 있는 건 전통적인 국악기인 '장고'. 모니터 속에는 국내 사물놀이의 창시자이자 전파자인 '김덕수'씨의 모습이 있었으니 당연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통상 악기를 이용해 제작된 아케이드 게임기는 일본 코나미사의 타이틀로 대변되는 드럼이나 서양악기 위주의 연주게임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들 외산 리듬악기 게임에 안주하지 않고 한국의 전통악기인 장고를 아케이드게임에 접목시킨 게임이 있었으니 바로 그것이 바로 '미스터 장고'다. 미스터 장고는 서양음악이나 유행가요 일색의 최신경향을 모두 배제하고 기획단계부터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협력관계를 갖고 게임 내부 모든 곡들의 연주 악보와 녹음을 공동작업했다. 미스터 장고는 학교 교육을 받으며 자라는 청소년들이나 사회 일반에겐 장고를 실제로 연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니 교육적인 효과에도 일품이다. 쉽지만은 않은 시도였을 이 게임, 과연 어떻게 접목을 시켰는지 알아보자. |
게임의 기본은 리듬악기게임과 동일
미스터장고는 리듬악기게임에 익숙해있을 게이머들을 위한 기본 배려가 되어 있다. 게임이 시작되면 플레이어는 연습모드나 난이도를 선택한 다음 연주하고 싶은 곡목을 고르고 박자에 맞게 화면 위쪽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박자 바에 따라 손에 쥐고 있는 궁채와 열채로 장고를 치면 된다. 게임의 방식은 리듬악기게임에 익숙한 유저들에게 전혀 낯설지 않은 방식이다. 하지만 여기서 '열편'이나 '궁채'라는 낯선 용어가 등장하는데, 드럼연주 게임에서 드럼을 치는 '채'와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장고는 왼쪽면을 ‘궁편’이라 부르고 오른쪽 면은 ‘채편’이라 부른다. 그리고 왼손에 쥐는 채를 ‘궁채’, 오른손에 쥐는 채를 ‘열채’라 한다. 미스터 장고의 악기 양편에는 센서가 부착되어 있다. 센서는 장고 궁편의 중간에 하나, 채편의 상단과 중간에 각각 하나씩, 도합 세 개가 내장되어 있다. 오른쪽 채편 상단에도 센서가 있는 이유는 장고 연주의 특성상 왼손 궁채는 왼쪽면과 오른쪽면을 번갈아가며 치기도 하기 때문이다.
[궁채와 열채]
드럼이나 DDR 등 대부분의 게임이 박자에 맞게 화면 속의 박자를 정확하게 읽어내면 좋은 점수를 받지만 미스터장고에선 하나가 더해진다. 그것은 바로 연주의 강약까지 기계가 알아채서 점수를 매긴다는 것인데, 미스터장고의 기술적 핵심은 서양 음악의 리듬과는 그 궤가 다른 한국의 전통 리듬과 박자를 게임기 내에서 정확히 구현하고 또한 플레이어가 장고를 두드려 입력하는 연주의 강약을 캐치하여 게임의 점수로 세밀하게 계산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리듬보다는 연주의 강약에 반응하는 센서
장고의 연주는 연주자가 양손에 들고 있는 궁채와 열채로 단순히 "친다"와 "안친다"로 구분되지 않는다. 악기를 치는 것과 안치는 것을 첫째로 하고 둘째는 얼마만큼의 힘을 가해 소리의 크기를 어느 정도로 내느냐 하는 것 또한 핵심적으로 중요한 사항인 것이다. 그리고 한국 음악의 특성상 연주 중간 중간에 다양한 변박이 존재한다.
미스터장고는 장고를 두드리는 양쪽 부분, 즉 궁편과 열편에 센서를 장치하여 플레이어의 입력을 받고 센서에 충격이 가해지는 것을 감지해 현재 순간의 박자감을 체크하며 또한 얼마만큼의 중량으로 가격하였는가를 판단해서 장고 연주의 기량을 점수로 환산하는 게임기이다.
플레이어는 박자에 맞게 화면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떨어져 내리는 박자 Bar에 따라, 왼손으로 쥐는 궁채와 오른손의 열채로 장고의 왼쪽 궁편과 오른쪽 열편을 두드려야 한다. 각각의 박자 Bar는 3가지 강도(강, 중, 약)를 가지고 있어서 정확히 강약에 맞춰 칠 때 높은 점수를 얻게 된다. 해당 곡을 연주하면서 기량에 따라 PERFECT, GREAT, GOOD, BAD, MISS 등이 표시된다. 한 곡의 연주 성공 후 연주를 가장 잘했을 때는 알파벳 S, 그 다음으로 기량에 따라 A, B, C, D 등이 나타나며 연주 실패시엔 F가 나타난다.
미스터 장고의 게임기 구성
본 게임기는 전면에 부착된 장고와, 플레이어에게 게임의 모든 정보를 보여주는 게임기 스크린, 미리 입력된 배경음악을 출력해 주는 스피커 시스템 등으로 구성 되어 있다.
플레이어는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배경음악을 들으면서 양손에 궁채와 열채를 들고 화면 표시에 따라 장고의 양편을 따로, 혹은 동시에 두드리게 된다. 그러면 게임기는 내부적으로 그 타점 시간과 강약을 측정하여 플레이어가 얼마나 정확히 연주 했는가를 판단한 후 점수를 주는 시스템이다.
[게임기 정면 사진 / 측면 사진]
미스터 장고 플레이 방법
초기에 모니터 화면에는 데모가 출력되고 플레이어가 정해진 동전을 투입하면 데모가 중단되면서 타이틀 화면이 나타난다. 이때 SELECT 버튼을 누르면 게임이 시작된다.
게임기 전면에 부착되어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버튼은 아래와 같다.
버튼이름(좌측부터) |
버튼 동작 내용 |
X2 X4 X8 |
화면 상단에서 하단으로 스크롤 되는 박자 Bar의 속도를 2배, 4배, 8배로 선택한다. (곡 연주 시작 전 선택) |
VANISH |
화면 상단에서 하단으로 스크롤 되는 박자 Bar를 화면 중간에서 사라지게 하여 게임 난이도를 높인다. (곡 연주 시작 전 선택) |
MOVE |
게임 모드나 곡명 선택 시 선택 위치를 왼쪽으로 이동한다. |
SELECT |
게임을 시작하고 모드나 곡명을 선택한다. 곡명까지 선택하면 곡 연주가 시작된다. |
MOVE |
게임 모드나 곡명 선택 시 선택 위치를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
BAR CHANGER |
화면 상단에서 하단으로 스크롤 되는 박자 Bar의 모양은 , 의 두 가지가 있고 그중 하나를 선택한다. (곡 연주 시작 전 선택) |
ALL CLEAR |
1번 버튼, 2번 버튼, 6번 버튼의 선택 사항을 모두 취소한다. |
게임이 시작되면 제일 먼저 자신이 난이도 선택 화면이 나온다. 난이도는 기본적인 타법을 연습할 수 있는 연습(Practice)모드, 따라치기 쉬운 우리노래로 구성된 초급(Easy)모드, 궁편과 열편의 한부분씩만 사용하는 우리장단의 중급(Normal)모드, 장고의 3가지 편을 모두 사용하는 대중곡과 퓨전곡으로 구성된 고급(Hard)모드의 네 가지로 나뉘어 있고 플레이어는 MOVE 버튼을 이용하여 자신이 하고 싶은 난이도를 반전시킨 다음 SELECT 버튼으로 선택한다.
난이도 선택 후 각각의 난이도에 따라 곡의 리스트가 나오면 사용자는 연주하고 싶은 곡을 고른다 . SELECT 버튼을 이용하여 선택하고 선택 가능한 곡명은 표3과 같다.
[곡 선택 화면]
선택가능곡명 |
모드 |
장고의 타법 , 장고의 기본 연습곡 3곡 |
연습모드 |
입소리 따라치기, 휘모리 따라치기, 휘모리 연습하기, 동살풀이 따라치기, 동살풀이 연주, 굿거리 따라치기, 굿거리 연주, 덩더궁 따라치기, 덩더궁 연주, 세마치 따라치기, 세마치 연주, 미스터 장고, 아리랑, 도라지, 색시풀, 동당기 타령, 방패연, 아침해, 둥게둥게, 참새야, 떡노래, 나물노래, 벌아 꿀떠라, 새는 새는, 비자나무, 두꺼비, Nasty, Y, 뱃놀이, 해변으로가요, 사랑가, 코메리칸, 아이랑, Into the Arena, 악몽, Champion Title Song, 쾌지나칭칭나네, 야누스, Intro. |
초급, 중급, 고급에서 선택 가능하고 모드별 난이도가 초급에서 고급으로 갈수록 점점 어렵게 게임이 진행 된다. |
난이도 선택과 곡 선택 도중에 사용자는 표1에서 설명한 X2 X4 X8 버튼, VANISH 버튼, BAR CHANGER 버튼을 눌러 자신의 취향에 맞게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각 옵션 선택시 화면상에 나타나는 그림은 아래와 같다.
X2 X4 X8 버튼 누를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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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ISH 버튼 누를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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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 CHANGER 버튼 누를 시 |
노래가 연주되면 플레이어는 박자에 맞게 화면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떨어져 내리는 박자 Bar에 따라, 궁채와 열채로 장고의 궁편과 열편을 두드려야 한다. 각각의 박자 Bar는 3가지 강도(강, 중, 약)를 가지고 있어서 정확히 강약에 맞춰 칠 때 높은 점수를 얻게 된다.
각각의 곡이 끝난 경우 연주에 성공했을 때는 그림8의 화면이 나타나고 다음 곡으로 넘어갈 수 있다. 플레이어가 연주를 계속 성공할 경우 최대 연주할 수 있는 노래의 수는 네 곡이다.
[연주 결과 / 실패시의 화면]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
미스터 장고는 “사물놀이” 연주에서의 장고를 기본 컨셉으로 제작됐으며, 한국 전통의 민요 연주나 사물놀이 등에서 장고라는 악기의 위치는 국악 연주의 핵심이다. 양편으로 나뉘어진 가죽 타편은 두 손을 이용하므로 북이나 꽹과리 등과는 또다른 무척 섬세한 연주 감각을 필요로 한다. 그만큼 연주에 있어 다양하고 한계 없는 표현을 할 수 있는 악기인 것이다.
이처럼 한국적인 내용의 게임기가 출시됐다는 건 서양악기 일색인 아케이드 리듬 게임기의 현실에서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앞으로 북이나 꽹과리 등 다른 악기 버전이 등장할지는 모를 일이나 한국적인 것을 찾아내어 게임에 접목시켰다는 것은 우리의 김치를 세계가 다시보듯 국내의 청소년 층, 아니 세계의 대중들이 우리의 것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미스터 장고를 계기로 우리이 것이 게임속에 폭넓게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