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릴 지브란의 표현을 빌리자면
"한 가락에 떨면서도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거문고 줄처럼" 그런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거문고 줄은 서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울리는 것이지,
함께 붙어 있으면 소리를 낼 수 없다. 공유하는 영역이 너무 넓으면
다시 범속에 떨어진다.
행복은 더 말할 것도 없이 절제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사람끼리 만나는 일에도
이런 절제가 있어야 한다. 행복이란 말 자체가 사랑이란 표현처럼 범속으로
전락된 세태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행복이란, 가슴속에 사랑을 채움으로써
오는 것이고, 신뢰와 희망으로부터 오고,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데서 움이 튼다.
혹시 이런 경험은 없는가. 텃밭에서 이슬이 내려앉은 애호박을 보았을 때,
친구한테 따서 보내주고 싶은 그런 생각 말이다.
혹은 들길이나 산길을 거닐다가 청초하게 피어 있는 들꽃과 마주쳤을 때,
그 아름다움의 설레임을 친구에게 전해주고 싶은 그런 경험은 없는가?
이런 마음을 지닌 사람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영혼의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있어
좋은 친구일 것이다. 좋은 친구는 인생에서 가장 큰 보배이다.
친구를 통해서 삶의 바탕을 가꾸라.
교회 앞뜰에서 작은 바람에 벚꽃이 눈같이 지상으로 내리고 있다.
그 모습속에서 나는 잠시나마 작은 행복속에 빠져든다.
어제는 100여며의 장애인을 교회로 초청하여 식사를 대접하고 세미나도 개최한
뜻깊은 날이었다. 잠시나마 함께 장애인들의 손과 발이되어 그들을 섬기는 가슴이
뿌듯하면서도 많은것을 생각하게 하는 날이었다.
예배를 함께드리고 교회의 남여 혼성중창단의 아름다운 찬양과 오래전에 한번 소개를
했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멤버로 활동했던 언더그라운드 가수 이경민군의 열창속에는
장애인들의 끊임없는 박수와 앵콜이 끝없이 터져 나왔다.
점심식사는 궁중요리까지 다 섭렵한 우리교회 권사님의 솜씨와 여집사님들의 도움의 손길로
정말 맛있게 먹었다. 장애인 도우미로 왔던 군인 아저씨들은 혀를 내두르면서 몇인분을 먹은지 모를 정도로 먹었다.
이제 내일 토요일은 5월 21일 지역 어르신 초청 경로잔치를 위한 바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8시까지 열릴 예정인데 다양한 물품과 먹거리와 내가 좋아하는 소형 꽃화분등이 마련된다. 혹시라도 관심이 있으신분은 오셔서 즐거운 쇼핑을 하세요.
저녁이 되어가니까 여기저기 안산의 친구들로 부터 전화가 오기를 시작한다.
오늘 저녁에 식사하는것 맞냐고.. 바삐 하루를 보내고나니 오늘 안산 친구들께 전화도
못하고 시간이 많이 흐른것 이었다.
부리나케 일을 마무리하고 정왕동에 위치한 해미랑으로 달려갔다.
향숙이가 먼저 와서 밝은 모습으로 반가이 맞아 주었다. 조금 있으려니 식당안에 들어와서 전화를 해 늦을것처럼 나에게 장난을 거는 이병원이가 만면 가득 웃음을 띠우고 들어왔다.
이어서 여형규와 김주홍이가 늘 변함없는 밝은 모습을 띠고 손을 흔들며 자리를 함께 하였다.
우정출연으로 먼곳에서 부터 종진이와 재철이도 1시간 지나서 도착하여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
재훈이도 동참하려다가 사정상 못 오게 되었다. 가장 우리를 안타깝게 한것은 권정애가 직장에서 생산된 제품에 문제가 생겨 12시에나 퇴근 할지 모른다는 아쉬움의 전화를 주었다.
깻잎에 싸서 먹는 해미랑의 독특한 회무침은 진한 맛의 여운을 지금껏 간직하게 하는 난생 처음 먹어보는 별미였다. 그리고 함께 나온 미역국은 진짜 어떻게 이렇게 끓일수 있을까 할 정도로 기가 막혔다. 안산에 한번 들리신다면 제가 한번 쏠께요....
풍성한 먹거리와 이름답고 진지하면서도 즐거운 대화속에서 경제의 어려움으로 힘을 잃은 모두에게 격의없고 이기심이 없는 순수한 우정의 나눔이 되어 서로 서로가 힘찬 전진을 할수있는 재충전의 자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