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8월 8일
연지 센터 아이들은 정은혜님의 그림집 "니 얼굴"을 읽었다. 우리들의 블루스에 출연하여 얼굴을 알린 다운증후군 은혜씨가 자신의 그림도 싣고 간략한 글들도 엮은 책이다.
이 책을 읽으라고 하면 처음에는 다들 좋아한다. 글도 별로 없고 대부분 그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골머리를 앓는다. 차라리 기승전결 줄거리가 있으면 좋은데 이 책은 오롯이 자신의 생각, 감상으로 글을 채워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나름의 함정이다.
아이들은 은혜씨의 그림을 보면서 이 분이 세상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그렇게 자신을 싫어하고 거울도 보려 하지 않고 그래서 더 타인을 가까이 하지 않아 마음에 병이 있던 은혜씨는 그림으로 자신을 보고, 타인을 똑바로 직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자기를 긍정하니 마음이 병도 치유되고 삶에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들에게 자신을 똑바로 보고 있느냐고 물어보았다. 대부분 잘모르겠다고 했다. 자신을 바로 보고 있는 줄 알았는데 이 책을 보니 자신이 그렇지 않은 것 같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스케치로 되어 있고 작았던 그림들이 점점 채색이 되어지고 커지는 것은 작가의 마음이 그러해서 일것이다.
우리는 글로 자신을 보자고 했다. 은혜씨는 그림이라는 거울을 가졌다면 우리는 책과 글의 거울이다. 더 밝게 빛나는 자신을 보게 되는 날이 오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