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래상어가 유영하는 바다, 츄라우미 수족관
오키나와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츄라우미 수족관이다. 츄라우미는 ‘아름다운 바다’를 뜻하는데 ‘츄라’는 아름다운 혹은 예쁜이란 뜻의 오키나와 방언이다. 여기에 일본어로 바다를 의미하는 ‘우미’를 더했다. 이름에 걸맞게 츄라우미 수족관은 오키나와 바닷속을 본뜬 전시가 많다. 고래상어를 비롯해 약 680여 종의 해양생물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심해에 사는 진귀한 생물도 눈의 띈다.
그중에서도 고래상어가 살고 있는 ‘구로시오해’ 메인 수조는 하루종인 사람들로 붐빈다.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큰 어류로 알려진 고래상어는 물속을 미끄러지듯 유영하는 모습이 우아하다. 원래 여러 마리가 무리 지어 다녔지만 지금은 한 마리만 남아 있다. 고래상어가 수조 앞면에 나타나면 여기저기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고래상어 외에도 거대한 가오리와 화려한 군무를 펼치는 물고기 떼가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메인 수조 옆에는 독특한 다이닝 공간도 있다. 식사를 즐기는 동안 고래상어가 바로 곁을 헤엄쳐 지나가고 가오리가 멀리서부터 커다란 날개를 펄럭이며 다가온다. 야외에도 볼거리가 많다. 바다거북이와 바다사자를 비롯해 돌고래 쇼까지 놓치지 않으려면 바삐 움직여야 한다. 이밖에 해양문화관, 열대·아열대 식물원, 열대드림센터 식물원과 에머랄드 비치 등이 한 공간에 있어 모두 둘러보려면 꼬박 하루를 잡는 것이 좋다.
● 오키나와 속 미국, 아메리칸 빌리지
아메리칸 빌리지는 처음 오키나와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위한 휴양 시설로 건립되었다. 오키나와는 태평양 전쟁 때 일본과 미군 간에 전투가 벌어졌던 격전지로 패전 이후 약 30년을 미군이 점령해 왔는데 섬에 스며든 미국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늘씬한 야자수와 리조트, 각종 상점가들이 밀집해 있는 아메리칸 빌리지에는 특히 스테이크나 햄버거 가게들이 많다. 오키나와 명소 가운데서 미국이나 유럽 관광객들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메리칸 빌리지 밤이 더욱 근사한 곳이다. 노을 무렵부터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는데 선셋 비치나 전망 좋은 펍과 레스토랑들은 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다. 바다를 붉게 물들인 태양이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면 오색찬란한 야경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밤이 깊어갈수록 색색의 건물마다 갖가지 즐거움이 넘쳐난다.
● 하늘과 바다, 그리고 순백의 공간, 우미카지 테라스
나하공항에서 멀지 않은 곳에 다리로 이어진 작은 세나가 섬이 있다. 섬을 한 바퀴 돌아 바다를 향해 뻗은 활주로가 바라보이는 자리에 우미카지 테라스가 있다. 카페와 레스토랑, 소품숍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담한 단지는 바닥부터 건물 전체가 흰색으로 덮여 있어 햇살 밝은 날엔 눈이 부실 정도다. 계단식으로 가게들이 층층이 들어선 모습이 마치 산토리니와 같은 느낌이다.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우미카지 테라스는 순백의 휴양지다. 바다 위로 뜨고 내리는 비행기를 바라보며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들이켜거나 입안에서 살살 녹는 팬케이크와 달콤한 디저트를 맛보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바로 앞에 펼쳐진 바닷가는 이국적인 분위기에 한껏 취하기 좋다.
● 나하 관광 일번지, 만좌모
나하 시내에서 약 1시간 거리에 떨어진 만좌모는 나하 관광 일번지로 꼽히는 명소로 내국인들도 많이 찾는다. 해안 절벽에 형성된 석회암 단면이 코끼리가 바닷물을 마시고 있는 모습처럼 보여 유명해졌다. 오랜 시간 비바람과 파도에 깎여 만들어진 대자연이 빚은 걸작품 앞에서 모두가 탄성을 지르며 사진 찍기 바쁘다. 절벽을 따라 이어진 탐방로를 걷는 동안 짙푸른 바다와 잘 가꿔진 초원을 두루 감상할 수 있다.
흥미롭게도 이름에 얽힌 유래는 이런 형상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18세기 초 오키나와를 지배했던 류큐왕국의 쇼케이 왕이 절벽 위에 펼쳐진 너른 벌판을 보고 ‘만 명이 앉아도 충분할 정도로 넓다’고 말한 것에서 따온 것이다.
● 에메랄드가 깔린 눈부신 바다, 코우리 대교
오키나와 본섬에는 딸린 작은 섬들이 많은데 그중 몇몇은 다리로 연결되어 쉽게 오갈 수 있다. 사진 명소로 유명한 코우리 대교는 야가지 섬과 코우리 섬을 잇는 다리로 약 2km에 걸쳐 이어져 있다. 다리 아래로는 에메랄드 색으로 물든 바다가 현실감을 잊게 할 정도로 아름답게 빛난다. 대교 변에는 고운 모래가 깔린 아담한 해변이 있는데 주말이면 해수욕과 피크닉에 나선 현지인들로 북적인다. 섬 마을을 산책하기도 좋다. 코우리 대교는 츄라우미 수족관 가는 길목에 있어 한 코스로 묶으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