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공설운동장 앞 은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국내의 내놓라하는 마라토너들이 모두 모이는 날.. A 급 선수부터 ..나 처럼 참여에 의의두는 사람들까지 모두 다 오는 날 이니 마라톤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회사는 모두 모여들어 상품을 파는데 열 올리고 주경기장의 스피커의 경쾌한 음악까지 들썩들썩...
해마다 이맘때면 나는 춘천엘 왔다. 처음엔 감히 풀코스에 도전도 못하고 우리 동호회 응원하러 왔었다. 그때는 그 누구든 주경기장에서 출발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존경스러워 보이던지.. 처음 배번을 달고 뛰어본게 2003년 ..그 해에는 처음 출전으로 체력안배에 실패하여 39키로에서 포기.. 그 다음부터는 나름의 기술을 익혀 완주는 했지만 5시간내 도착 기록은 한번도 못해보았다. 나의 최대목표는 5시간내 완주를 마치는 것이였다. 어떤일이던 스케즐만 잡으면 꼭 겹치기 일 이 생기듯 이번 춘천마라톤도 마찬가지.. 하지만.....풀코스를 뛴다는게 여간 부담이 되는게 아니여서 밤11시에 집에 들어와도 혼자 나가서 5~8키로 정도는 꾸준히 뛰어주었다. 부슬비가 내리던 날 도...기온이 갑자기 내려가 유난히 춥던 날 도...이렇게 나름의 열심인건 이유가 있었다.. 올해는 꼭 5시간내에 들어오리라........ 일주일 앞두고 설악산 12시간 산행을 한 이유도 지구력을 키워놓기위한 이유도 있었다. 설악산 산행에 다리가 얼마나 아프던지...걸음걸이가 불안전 했는지 ..아차하는 순간에 계단에서 발목이 꺽여버렸다. 구두굽은 부러져서 저만치 나딩글고...부끄럽지만 도저히 일어서지 못할만큼 넘어지는 순간에 아!! 춘천은 다갓구나...이 생각이 먼저 들었다. 여러방법을 동원하여 발목이 괜찮아지길 기대하며 몇일을 지냈지만 풀코스는 영 자신이 없졌었다. 해보는데 까진 해봐야지..하다가 도저히 못하면 할수없지...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면 더 속상하지... 이런 마음으로 춘천공설운동장 앞 에 섰다.
도착하자마자 춘천에 사는 들꽃언니의 응원을 받았다. 인삼달인 물 을 보온병에 담아와서 따라주며 응원해 준다.
동생네 가족들....산악회 회원들....마라톤 동호회 가족들...모두모두 화이팅을 외치며 나 도 운동장 가운데에서 몸풀기에 들어갔다.
참가자 2만2천명 ...응원가족들까지 대략5만명 정도가 모였단다. 5만명 행사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그 가운데 한 명으로 박수를 받으며 힘차게 출발한다. 운동장을 뛰어 나가며 ...다시 이 길로 뛰어 들어올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아쉬움과 두려움이 앞선다. 어디선가 나 를 응원하고 있을 사람들에게 손 흔들며 운동장을 빠져나간다..
3~4키로지점쯤인가 .....언덕 오르막을 지날때 아파트의 주민들이 몇분이 길 건너편에서 응원을 해준다. 특히 ..담요로 아기를 씌운채 업고서서 큰소리로 응원해 주는 아기엄마가 참 고마웠다. 어찌보면 주민들에게는 귀찮고 시끄러운 행사일텐데 춘천시민들은 참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신다. 지난번 어느경기에선가는 도로를 차단했다고 마라토너들이 뛰고있는 주로를 차 를 밀고 들어오며 소리지르는 사람도 있던데 해마다 찾아오는 우리들을 항상 반겨주는 기분이들어 마음이 가벼워졌다. 공설운동장 주변 대우아파트 앞에서 응원해주신 분들께 다시한번 인사드리고 싶다. 길가의 주유소 직원분들께도 감사... 6키로 지점을 넘어서면 여전히 함성을 지르며 지나는 구간도 통과하고.. 7키로 지점 의암댐을 막 접어드는데 누군가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달리다가 뒤 를 돌아보니 사진에 취미가 있으신 오라버니가 마라톤 사진을 찍고 있었다. 손 흔들어 주며 응원을 해준다..
10키로 지점을 통과하며 컨디션체크를 해본다. 걱정했던 발목은 아직까진 괜찮다...페이스메이커와 발마추며 여기까지는 잘 왔다..
그렇다면 좀 더 가볼까......다시 숨 가다듬으며 뛰기시작.... 서서히 탈락자들이 뒤돌아 오기 시작한다. 20키로지점....조금 발등이 불편해지는거 같다...조금 더 가보기로 한다..포기는 그때해도 늦지 않으므로... 25키로지점 ..발목에 신경쓰다보니 다른곳에 힘이 들어갔는지 새끼발가락 주변부터 쥐 가 난다. 신발을 벗고 발바닥부터 지압을 하듯 눌러주고...종아리를 주물러 주었다.. 조금 걸어보니 괜찮아지는듯 하여 다시 뛰기시작.. 77세되신 할머니께서 저만치 앞서서 뛰어가신다. 출발부터 지금까지 나 와 비슷한 속도로 ...대단하시다..나는 할머님을 보며 더 용기를 가져본다. 탱탱한 근육을 가진 건각들의 힘 찬 발걸음에 나 의 보폭도 넓혀진다.
강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며 찬바람 한줄기가 땀 을 씻어준다. 해마다 ..이즈음에 사진촬영을 하던 장소인데 올해는 보이지 않는다.
날씨가 선선해서 그런지 물 도 많이 마시지 않았다. 바나나 한개..이온음료 한 잔 ..오후 2시30분을 지나고 있다.. 30키로지점인데 이렇게 가면 5시간에는 못들어갈거 같다.
욕심을 내서 스피드를 내볼것인가...아님..포기하지 않은 것 에 만족을 할것인가... 수지침을 맞으며 잠시고민....침을 맞아 새끼손가락에서 피 가 흐르는걸 보며 욕심을 버리기로 했다. 괜시리 욕심을 내다 ..그나마 완주도 못할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말을 벗고 발 을 살펴보니 ..파랗게 멍들은 것 처럼 발등이 부어있다..괜한 욕심으로 이러다가 더 고생하는건 아닐지 걱정도 든다. 그렇지만 ...이제 12키로 남았는데...다시 뛰기 시작...
올해는 유난히 길거리 응원이 없는거 같다..내가 후미라서 그런걸까?? 해마다 목청껏 응원해 주시던 식당 아주머니도 안보이고 사물놀이 가족도 안보인다. 급수대에서 봉사활동 하는 학생들만이 목청껏 응원해준다. 우리 딸 또래들인데 춥지는 않을런지...꼴찌무리에서 이렇게 늦으니 학생들까지 고생이구나 싶다. 다른때보다 몸의 컨디션은 아주 좋다. 고통의 느낌을 전달받으면 뇌에서 엔돌핀을 만들어 고통을 못느끼게 해준다더니 통각기능이 마비된것일까.. 아님..아침에 마신 인삼차가 기운을 주는것 일까.. 어쨋든 나는 이제는 포기할수없는 거리에 와 있었다. 이제부터 혼자와의 싸움이 시작되는 구간이다. 나보다 훨씬 등치좋고 젊은 남자들도 서서히 내 뒤로 쳐진다.
가다 서서 스트레칭하고 ...수지침 한 번 또 맞고...다시 뛰고....아니 뛴다기 보다는 걷는거 보다 조금 빠른걸음이란 말 이 맞을듯.. 이제는 땅 만 보고 뛰었다. 어디쯤일까..........어디선가 ....이모~~~이모~~~언니~~~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들어보니 동생네 가족들 모두 길거리에서 나 를 기다린 모양이다. 아침에 얼굴보았으니 일행들과 다른곳 둘러보며 놀으라 했더니 결국 공설운동장 주위를 못떠나고 기다린 모양이다. 이럴줄 알았으면 좀 더 힘차게 뛰어오는 모습을 보여줄걸.. 우리 이쁜조카들에게 더 멋진 모습을 보여줬어야 하는건데.. 비실비실 뛰어오는 모습보구 실망한건 아닌지.. 한바탕 응원을 받으며 다시 다리에 힘이 실린다..옆에서 뛰던 어느 분 이 부러움에 한마디 하신다..``힘 나시겠어요 ,, 정말 힘 이 낫다. 가장 힘들고 지루한 구간을 가족들의 응원이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듯 내게 힘 을 주었다. 동생이 같이 뛰어주고 싶었는데 언니를 보니 눈물이 ?아져서 못 뛰었다며 아쉬워했다. 왜 ? 눈물이 낫어? 하고 물으니...모르겠단다..남들보다 훨씬 늦게 후미에서 오고있긴 하지만 뛰어오고 있는 모습을 보니 왈칵 눈물이 나더란다.. 유난히 형제들이라면 끔찍이 챙기는 동생이 항상 고마울뿐이다.
40키로지점... 힘 내세요 !!! 다 왔어요~~~ 앞으로 2키로만 가면 된다.. 지금까지 뛰어오며 나는 무슨생각을 했던가...그리고...무슨 결론을 냇던가...지금은 아무 생각도 안난다. 그 어떤 결론이 나올만한 고민도...고민을 해결할만한 방법도 ..명쾌한 해답도 얻은게 없다. 다만................혼자서 몇시간 동안 이런...저런...생각에 잠겨만 있었을 뿐... 인생이란게 매일매일 번뇌하며 살아가는게 아니던가.. 생명을 다 하는 날 까지 우리는 많은 고민속에서 살아가겠지.....오늘도 역시..그런날중에 하루였을 뿐..
도데체 몇시간만의 귀환일까.. 아주 먼 거리를 달려준 힘 은 어디서 나온것일까..멈추고싶은 많은 유혹을 외면하고 왜 이토록 힘들게 달려왔을까.....? 지독하게 쓸쓸하고 외로운 달리기를 왜 하는것일까...? 깨달음이 있슴도 아니요...내 욕심이 비워진것도 없는데.. ...... 내가 달려온 거리 ........42.195km....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은 다했다..
아직도 도착하지 않은 가족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박수를 보내준다.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인사까지 하는 여유를 가지며 트랙을 한바퀴 돌아 골인지점에 힘차게 발을 딪었다. 아마도...여섯시간 가까이 걸린거 같다.
기록엔 욕심을 내지말자...라 했었어도...숨고르며 시계를 올려다 보며 아쉬움이 많이 생겼다. 완주 만 해도 감사하겠다던 생각은 어디로 사라지고 ... 항상.........아쉬움에 다시 도전이 시작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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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열심히 일 한 그대 떠나자 ~ 원문보기 글쓴이: 윤주
첫댓글 장한 우리 미숙님멋집니다. 부럽기도 하구요
ㅎㅎ 언니도 안하셔서 그렇지 하시면 저보다 잘 뛰실거에요 .
수고하셨습니다...완주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축하받으니까 굉장히 쑥스러워요..ㅎㅎ
와~~대단하시네요...전 감히 엄두도 못낼 마라톤...몸은 괜찮으신거죠? 완주 축하드려요. 미숙님 글은 많이 봤지만 사진으로 첨 뵙는데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이 참 예쁘시고 좋으네요.
카메라 앞에서만 웃었어요.....울며 찍으면 창피하잔아여...ㅎㅎ
정말.대단하십니다.화이팅!,
에잉.........마라톤 하시면 저보다 훨씬 더 잘하실거면서...ㅎㅎ
마라톤완주를 하다니 대단해요 미숙님 몇년전에 4k 도전해서 낑낑거리던 생각이 너무 멋져요 미숙님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나두 낑낑...
불편한몸으로 완주에 성공하셨다니드립니다 역시 미숙님은 의지의 한국인 이십니다
완주도 완주 나름이죠....저 는 실실 걷다시피 했어요....ㅎㅎ
최선을 다하신 미숙님의 끈기와 용기에를 드립니다 미숙님
에공...........부끄러워...
고생하신 미숙님 사진과 글을 보구 다짐했습니다. 모든 운동 하더라도 마라톤만은 절대 하지말자!! 보기만해도 힘든데... ㅠㅠ 수고하셨습니다. ^^
ㅎㅎㅎㅎㅎㅎㅎㅎ쌍쌍파티님은 더 잘하실거에요..몸 이 날렵하시잔아요...
아니 마라톤 완주를 하셨다구요 우와 대단 하십니다 짝짝짝 앞으로는 미숙님이 무서울것 가토 히힛
왜 무섭다는것이여요?....독한 뇬 이다 이거죠...ㅎㅎㅎㅎ
장하십니다...미숙님의 해맑게 웃는 모습도 참 이쁘고..노란색만 잘어울리는줄 알았더니 흰색도 너무 잘 어울리네요..멋져요^&^
ㅎㅎㅎㅎㅎ언니.........멋져보일려다 죽을뻔했슈~
참 아름다운 모습이네요. 무언가를 최선을 다해 다다르고자 한다는 것! 그 열정과 몰입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을 듯 하네요. 오늘 시사회 당첨으로 단성사에서 "에비앙 로즈(장밋빛 인생)"-에디뜨 삐아프의 일생을 그린 영화_라는 영화를 보고 왔답니다. 영화를 보면서 울컥 뜨거운 것을 느꼈는데... 미숙님 모습에서 그 감동을 다시 느끼게 되네요. 열정이상의 그 무엇이 있는 인생이란 서로 닮은 꼴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우앙...제 가 영화의 주인공으루 느껴지네..ㅎㅎ 언니..여행갈거죠?
미숙님 대단하십니다.....늘 미소띤 얼굴이 하나도 힘드신 표정이 아니시네요....^^* 축하해요 그리고 멋지십니다.
ㅎㅎ고맙습니다.........카메라 앞에서만 웃었어요..
장한 대한민국 미숙님 끝없는도전에 박수을보냄니다.
감사합니다...ㅎㅎ
자신과의 가장 처절한 싸움을 통해 진정한 승리자가 된다는 마라톤을 완주하신 누님께 창을and 내년 일탈 체육대회땐 꼬옥 마라톤 목이 추가되길 바라며
ㅎㅎㅎㅎㅎㅎ처절하진 않았슈....에잉..꼴찌루 들어와 놓구 일케 응원받으니 부끄러워 죽겟슈~
저눈 생각두 못할일을...대단하시네여...손에 드신 목걸이 저두 함 걸어보구 싶네여...나와의 싸움에서 당당히 이기신 미숙님에게 뜨거운 를 보냅니다...^^
정말 멋지시네요!! 대단하십니다 부럽구요
끝까지 포기하지않고 최선을 다함에 열렬한를 보내며ㅉㅉㅉㅉㅉ
아이고 세상에나... 땀한방울 흘리지 않고^^ 42미터 뛴 모습이래요... 정말 뛴거 맞아요... 완주 하며^^ 늘 지금처럼 건강하길 바래요
새롭게 봐 집니다 몇시간이 뭔 문제입니까 완주 했다는 것이 중요 하지요 마지막 골인점에서 동생분 가족들의 환영도 받어시고 어쨋던 드립니다 늦었지만 실은 거의 한 일주일 만에 들여다 보는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