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롯데 '톱타자 실험' 나섰다
LA 다저스가 최근 몇 년간 고전한 이유 중의 하나가 확실한 톱타자가 없어 서였다.1번타자가 신바람을 내지 않고서는 강팀이 될 수 없다.
다저스가 조니 데이먼의 영입에 실패하자 올 시즌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진 출이 어럽다는 전망이 나온 까닭이다.
LG와 삼성,롯데가 시범경기 동안 톱타자 실험을 하고 있다.실험결과가 어 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누구를 톱타자로 낙점하느냐에 따라 팀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다.톱타자 선 택을 놓고 고민에 빠진 것은 비슷하지만 내용은 사뭇 다르다.
LG와 삼성이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 롯데의 심정은 절박하다.
LG는 유지현과 이병규를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롯데와의 두 차례 시범 경기에 유지현과 이병규를 한차례씩 톱타자로 내보내 장단점을 비교했다.
누구를 톱타자에 배치해도 다른 팀에 비해 비교 우위에 있다.
지난해까지 톱타자 자리를 지킨 유지현이 예전처럼 빠른 발로 상대 수비진 을 뒤흔들지 못하는 데다 출루율에서도 이병규에 미치지 못해 톱타자 교체론 이 고개를 들었다.이병규는 한창 물이 올라 있는 호타준족의 대명사.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유지현은 타율에서는 이병규에게 뒤지 지만 여전히 국내 최고수준의 선구안과 ‘기다림의 미학’으로 상대투수들을 괴롭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병규를 톱타자로 기용하면 타선의 파괴력은 향상된다.그러나 이병규는 적극적인 타격을 펼치는 스타일이어서 출루율을 최고의 미덕으로 치는 톱타 자에 제격인지는 의문이다.
삼성은 신인 박한이와 매니 마르티네스의 경중을 따지고 있다.박한이는 애 리조나 전지훈련 때부터 신바람나는 타격과 주루플레이로 김응룡 감독의 눈 도장을 받았고, 마르티네스는 최근 방망이를 달구면서 의문부호를 떼내고 있 다.
박한이가 톱타자에 우익수,마르티네스가 6번타자에 중견수로 출장 중.
삼성은 박한이와 강동우가 톱타자로서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마르티네스를 수입했지만 박한이가 공수주에서 기대 이상으로 활약해 행복한 고민이 생겼다.김 감독은 박한이에게 무게중심을 두고 있지만 마르티 네스의 타격이 계속 상승세를 그릴 경우 생각을 고쳐야 할지도 모른다.
롯데의 과제는 톱타자 보강이었다.
톱타자인 김대익이 출루율과 주루플레이에서 만족스럽지 못해 타선의 활력 이 떨어졌다.넓디 넓은 사직구장의 특성상 야구감각을 갖춘 톱타자가 필요하 다.97년 전준호를 현대에 준 뒤 제대로 된 1번이 없던 롯데였다.
롯데는 새로운 해답을 신인 신명철에게서 찾으려고 한다.신명철이 초반 부 진을 털고 공수에서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지만 만족스러운 단계는 아니다.아 직도 많은 검증을 거쳐야 한다.
톱타자에 따라 팀 색깔이 달라지는 게 야구다.해태의 9차례 우승은 톱타자 김일권 이순철 이종범이 있었기에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