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녘글밭] 2019.04.04(목) '제주 4.3항쟁과 보궐선거'
제주 4.3항쟁일인 어제, 창원·성산과 통영·고성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졌읍니다.
그 결과는 창원·성산에서 정의당의 여영국 후보가 504표 차이로 간신히 당선되었으며
통영·고성에서 자한당의 정점식 후보가 무려 23.48%라는 엄청난 표 차이로 당선되었읍니다.
여영국 후보는 민주당과 정의당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았지만 초라한 결과를 얻은 셈입니다.
이에 비하면 정점식 후보는 엄청난 득표 차이로 여유있는 승리를 거머쥔 셈입니다.
이러한 결과를 두고 제 좋은 대로 해석하는, 웃기는 그야말로 씁쓰레한 선거판이었읍니다.
민주개혁 세력으로 묶을 수 있는 민주당과 정의당은 반성하기는커녕
아직도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고 있는 인식 수준에 머무르고 있읍니다.
잘못하다간 촛불 시민혁명은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결국, 죽을 쒀 개 주는 꼴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겨 줍니다.
그 까닭은 선거의 결과를 두고 내 뱉는 저들의 말에서 그대로 읽을 수 있으니까요.
여영국은 ‘반칙정치, 편가르기정치를 일삼은 한국당에 대해 준엄한 심판을 내렸다‘
‘권영길-노회찬으로 이어온 진보정치 자부심에 여영국의 이름을 새겨 주셨다‘
‘창원 시민들이 힘들게 살아가는 민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 힘을 바치겠다‘
‘가장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원내 교섭단체를 만들어 민생 경제를 주도하겠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번 결과는 민주당과 정의당 공동의 승리이자
창원·성산의 미래를 선택한 시민 모두의 승리다‘
‘민주당의 불모지에 가까운 지역에서 큰 성과를 남겼다’
‘통영·고성의 지역경제 회생과 현안 해결을 위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지원하겠다’
제주 4.3항쟁일에 치른 선거에 대한 그 어떤 반성은 찾을 수 없읍니다.
이런 정도 수준의 민주개혁 세력을 믿고, 내년 총선을 치러야 하다니 걱정이 앞섭니다.
하나로 똘똘 뭉쳐 힘을 모아야 해 낼 수 있을까 말까하는 이즈음에
얼어 죽을 얼빠진 ‘원팀’이라는 말장난만을 일삼는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은
중심을 잃고, 기우뚱거리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전광석화같은 적폐청산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주춧돌을 놓듯 차곡차곡 기초를 쌓았으면 좋으련만 작은 공을 취하는 데만 정신을 팝니다.
삼성 이재용은 덮어 주고, 일 잘하는 도지사 이재명은 죽이려고 허둥댑니다.
언제부터인가 ‘더불어’는 떼어내고, 민주당에만 머뭅니다.
이러고도 보권선거에서 이기려는 꿈은 헛꿈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따위 정도로 내년 총선에서 승리를 꿈꾸는 것은 허망한 짓일 뿐입니다.
100년이나 기다려 온 ‘사람이 주인인 나라’의 촛불민심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면
어쩌면 또 다시 100년을 더 기다려야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얼을 다시 찾자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우리들의 말부터 바로 쓰고, 바로 써야 합니다.
그래서 우뚝 서는 우리가 되자는 말씀입니다.
거기에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는 누리’를 여는 열쇠가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목요일 새벽인 오늘도 이렇게 슬프게 열어 갑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