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40123. 요즘 유행하는 육각형 인간을 아시나요?
컨썰다방(건설과 사람) 에서 인용
육각형 인간이라는 단어를 접하고는 무슨 의미인가 하고 여기저기를 뒤져 봤다
육각형 연예인, 육각형 남자친구, 여자친구, 육각형 운동 선수 등 ‘육각형’이라는 단어를 많이 쓴다. 외모·집안·성격·직업·학력·자산 등 ‘무엇 하나 빠지지 않고 완벽하다’는 의미로 쓰이는 이 수식어 대로 어느 하나 빠지는 구석 없이 ‘완벽한’ 사람이 있을까?
빈틈없이 꽉 차고, 강하고, 아름다운 도형을 뽑으라면 육각형이 아닐까 싶다. 헝가리 수학자 페예시 토트는 “최소한의 재료로 최대의 면적을 지닌 용기를 만들려 할 때 그 용기는 육각형이 된다”고 했다. 강도 높은 골판지나 신소재, 고속열차 KTX의 앞부분 충격흡수장치에도 육각형이 쓰이며, 건축가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등 다양한 건축물에도 활용된다.
가장 ‘완벽하다’라는 육각형 수식어는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사실 ‘육각형’이란 용어가 처음 사용됐을 때는 완벽하다라는 표현 대신 사람이 어떤 면은 뛰어나지만 또 다른 면은 부족하기 마련이므로 그것을 두루 갖춘 이가 드물다는 의미에서 쓰였다. 그러나 최근엔 그런 의식에 변화가 생겼다. 육각형의 각 요소가 채워져야 이 수식어를 사용할 수 있고, 한 가지라도 부족하면 결격 사유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모든 것이 완벽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육각형 인간’의 사회가 시작된 것이다
요즘 사회에서 사람들은 무엇이든 수치로 평가하며 서열화 하려 한다
유전적으로 본다면 사람들은 큰 키를 가진 인간을 선망의 대상으로 본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키 1㎝가 연봉 몇 천만 원의 가치를 지니는지 설문조사를 했을 정도로 ‘키’는 중요한 특성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요즘 부모들은 자녀가 작은 키를 갖지 않도록 어린 시절부터 성장호르몬 주사를 처방 받는 등 여러 가지 관리를 한다.
경제적으로는 자수성가형 사업가보다 할아버지의 금전적 능력을 따르는 ‘재벌 3세’를 팔로우하고 그들이 사용하는 아이템을 주목해 따라 하기도 한다. 이러한 동경이 ‘올드머니 룩’ 이라는 패션 스타일에도 반영되고 있는데, 굳이 부를 드러내려 애쓰지 않고 아는 사람만 알아볼 수 있는 최고급 스타일로 입는 것에서 단순히 명품을 입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완벽에 가까운 육각형 인간을 우리 사회는 왜 추구하고 있을까? 가장 중요한 요인은 ‘SNS’로 대변되는 시대적 환경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는 SNS에 들어가는 순간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비교 대상이 되곤 한다. 자신의 연봉과 부를 자랑하고, 값비싼 음식을 먹는 사진 등 SNS에서 보이는 완벽한(?) 타인의 모습은 필터링 된 것이지만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 더욱이 나와 비슷한 환경뿐만 아니라 인종, 연령, 계층과 관계없이 무한 비교를 하고 있다. 이전에도 비교는 존재했지만 매 순간 타인과 과잉 비교당하고 좌절하는 SNS시대가 이 문화를 만든 것이다.
과잉 비교는 지양해야 한다. ‘비교’는 사람을 성장시키는 중요한 원동력 중 하나일 것이다. 타인과 비교하며 자신의 강·약점을 인지하고 그것을 보완해 가며 서로를 발전해왔다. 다만 팬데믹 이후 ‘벼락 거지’ 단어가 유행할 정도로 우리 사회는 과잉 비교로 서로를 아프게 한 건 아닌가 싶다. 세상엔 삼각형, 사각형, 원 등등 많은 아름다움 이 있기에 완벽에 대해 집착할 필요 없이 어제 나 자신과의 비교로 나의 아름다움을 다듬는 것은 어떨까 싶다
첫댓글 완벽은 없지만 노력할뿐이고 비교는 늘 바르게 해야되는데 각자의 잘못된 생각으로 사회가 엉망이 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