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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한국영화 결산 ⑨
2006.12.30 / 편집부
다사다난했던 2006년 한국영화계. 110편의 한국영화 가운데서 FILM2.0 편집부가 선정한 '올해의 베스트 5'를 소개한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충만함 <가족의 탄생>
제작사 블루스톰 ㅣ 감독 김태용 ㅣ 출연 문소리, 고두심, 엄태웅, 봉태규, 정유미
누가 이런 가족을 상상했을까? 누가 이런 영화를 예측했을까? 나이에 맞지 않게 소녀 같은 누나와 예측불허 사고뭉치 남동생, 그리고 그의 스무 살 연상의 연인, 줄기차게 사랑에 빠지는 엄마와 이런 엄마가 지겨워 가출한 딸, 지나치게 소심한 남자와 정이 너무 헤픈 여자. 하나의 이야기로만 이뤄진 것도 아니었고, 한 명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영화도 아니었다. 참으로 심상찮은 그 이야기들이 한순간 서로를 관통하고 참으로 야릇한 그들이 결국 모두 타인이 아님을 깨닫게 되는 순간, <가족의 탄생>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충만함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했다. 가족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또한 선택할 수 없는 것도 아님을 말하는 이 영화의 설득력은 대책 없는 현실을 바탕으로 했기에 그 울림이 더욱 컸다. ‘가족이 된다는 것’에 대한 사랑스럽고 냉철한 시선은 지금껏 나온 충무로의 가족영화들 사이에서 신기원을 이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증으로 점철된 누군가를 잃었을 때 내뱉을 수 있는 가장 슬픈 울음, 가장 괴로운 상황에서 내뱉을 수 있는 ‘사랑한다’는 한마디, 가장 어이없는 가족을 받아들이는 이상한 여유. 슈퍼 16mm의 화면이 만들어내는 몽환적인 가족의 일상은 천체 망원경으로 바라본 밤하늘의 풍경처럼 셀 수 없이 많은 편견을 하나로 묶어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으로 변화시켰다. 우주적인 포용력을 지닌 감독과 그것을 완벽하게 이해한 배우들이 만들어낸 <가족의 탄생>은 그러나 투자가 어려웠고, 캐스팅도 어려웠고, 크랭크인도 어려웠으며, 하마터면 만들어지지 못할 뻔했다. 엄청난 관객들이 <괴물>을 통해 가족의 사투를 보았지만, 또 다른 많은 이들은 <가족의 탄생>의 행복한 비밀을 지지했다. 김태용 감독은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이후 6년 만에 만든 두 번째 장편영화 <가족의 탄생>으로 그간의 공백을 훌쩍 뛰어넘었다. 가장 보편적인 소재를 가장 특별하게 끌어안은 영화, 가장 전통적인 이야기를 가장 자유롭게 한 영화. <가족의 탄생>은 그래서 망설임 없는 올해의 영화다. 김혜선 기자
2006년 한국영화의 ‘주어’ <괴물>
제작사 청어람 ㅣ 감독 봉준호 ㅣ 출연 송강호, 박해일, 배두나, 변희봉, 고아성
올해 가장 많은 사람들이 보고, 듣고, 말하게 됐던 영화. 그래서 지겹기도 했던 영화. 영화관을 뛰쳐나와 살아 있는 사람들의 입 속에서 살아 움직인 영화. 바로 <괴물>이다. 극장에서만 1,301만 9,740명이 봤다고 한다. 2006년 한국영화는 <괴물>과 함께 영화에 대한 모든 것들을 다시 썼다. 개봉일 최다 관객 동원부터 역대 최다 관객 동원까지 갖가지 박스오피스 기록을 갈아치웠다는 얘기만은 아니다. <괴물>은 테크놀로지에 대해, 장르 영화에 대해, 사이즈에 대해, 영화가 사회적 소재를 취하는 방법과 사회적 기능에 대해, 관객의 선택권과 독과점, 그리고 영화 다양성에 대해, 한국영화의 국제경쟁력에 대해, 반미와 북핵에 대해, 영화의 힘과 영화감독이라는 존재에 대해 쓰는 새로운 기록의 첫 줄이 됐다. 한강변에 살았던 한 고등학생이 봤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괴생물체 목격담이 19년 동안 죽지 않고 무럭무럭 자라 결국 ‘믿기지 않는’ 성공을 거뒀다. 필시 오인이라 할 만한 목격이 무겁게 흐르는 한강과 그곳에 있을 법한 이야기와 함께 상상력의 꼬치를 뚫고 터져 나왔다. 본격적인 한국 SF 괴수영화의 효시가 됐으며,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에 이은 봉준호 감독의 솜씨 좋은 영화 맛을 국제적으로 알렸다. 한승희 기자
틀림없는 박찬욱표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제작사 모호필름 | 감독 박찬욱 | 출연 임수정, 정지훈, 오달수
과거 <복수는 나의 것>이나 <올드보이>가 보여준 누아르적 파괴력에는 미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역시 ‘복수’라는 중요한 모티브를 덜어냈지만 박찬욱 감독이라는 이름과 더없이 들어맞는 영화다. 과거 그의 작품들 중 단편들인 <심판>과 <컷>처럼 신세계 정신병원이라는 특정 공간에 눌러앉은 그는, 마치 인물들을 프로시니엄 무대 위로 올려놓은 것처럼 그들의 내면 속으로 더욱 침잠한다. 영군(임수정)과 일순(정지훈)은 박찬욱 영화의 주인공들 중 가장 어린만큼 보다 큰 동정심을 불러일으킨다. 다시 말해 이전 ‘복수 3부작’이 척력의 영화였다면 이번에는 인력의 영화라고나 할까. 그 스스로는 ‘쉬어가는 영화’라는 말로 애써 영화의 무게를 덜어내려 하지만, 그가 이전 영화들에서 보여준 기이한 상상력과 서늘한 평정심, 그리고 인물들을 감싸 안는 연민의 정서는 더욱 도드라져 새로운 영화를 이루고 있다. 정신병원이라는 관습적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비전형적 스타일의 줄다리기는 그의 영화들 중에서 사실 가장 흥미진진하다. 그 역시 매번 새로운 경지로의 전이를 보여주는 우리 시대 변함없는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하나다. 주성철 기자
반짝반짝 빛나는 소년의 뒤집기 <천하장사 마돈나>
제작사 싸이더스FNH, 반짝반짝ㅣ감독 이해준, 이해영ㅣ출연 류덕환, 백윤식, 문세윤, 이언, 박영서
<천하장사 마돈나>를 떠올리면 아직도 머리털이 곤두선다. 이토록 정제된 균형감각을 가진 성장영화를 보는 건 일생에 몇 번 없는 진귀한 경험이다. 여자가 되고 싶은 소년과 폭력 이외 다른 언어를 배워본 적이 없는 노동자 아버지, 어딘가 사연 있어 뵈는 고등 씨름부 코치, 그리고 죽도록 노력해도 2등밖에 할 수 없는 주장 등 하나같이 주류세계와는 거리가 먼 인간 군상들이 고된 어둠이 내리깔린 밤하늘에 반짝반짝 작은 별 하나씩을 꾹꾹 찍어 박아내듯 조금씩 시야를 환하게 밝혀 나간다. 성전환수술을 받기 위해 씨름대회에서 1등을 해야 하는 소년의 이야기가 판타지와 현실반영, 성장물 장르와 시장논리 가운데서 묘할 정도로 무게중심을 잡으면서, 급기야 소년을 둘러싼 세계와의 풍요로운 화해로 치닫는 것이다. 여기에 결말을 위한 화해, 완결을 위한 판타지의 위험에 빠져드는 기존 성장영화의 궤를 벗어나 끝까지 아버지와 아들을 화해시키지 않는 결연한 정직함이야말로 <천하장사 마돈나>의 화룡점정이다. 이 같은 맥락들의 선상에서 바라볼 때 <천하장사 마돈나>의 후일담 같은 마지막 시퀀스는 (아무도 날아다니지 않았지만) 실로 에밀 쿠스트리차적인 신명의 결말이라 할 만하다. 놀랍다. 허지웅 기자
홍상수의 견고한 성 <해변의 여인>
제작사 영화사 봄 | 감독 홍상수 | 출연 김승우, 고현정, 송선미
홍상수는 '진화'를 논하기 힘든 감독이다. 홍상수의 세계는 생성과 발전이라는 진화론에 입각해 읽히지 않는다. 홍상수의 인물들은 변하지 않고, 목적을 가지고 전진하는 내러티브를 거부하는 그의 영화적 화법도 좀처럼 변경되지 않는다. 그러니 홍상수의 일곱 번째 영화 <해변의 여인>을 <서해안의 힘> 이나 <오! 문숙>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홍상수는 차이와 변주를 통해 더욱 단단하게 자신의 성을 쌓아가는 감독이다. 불변하는 홍상수의 완강한 영화세계 안에서의 미세한 차이를 구경하는 것은 흥미롭다. <해변의 여인>에서 그는 자신의 세계를 좀 더 열어 보였다. 영화감독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사악한 이미지'와 지난하게 싸워가는 자신의 분투를 설명하는 장면이 아니더라도, <해변의 여인>은 세계와 이미지의 본질에 대한 홍상수의 관념을 정치하게 펼쳐 보인다. 동일한 공간, 상이한 시간 위에 흩어진 인물과 행위, 이미지들을 보여주는 이 영화에도 세상과 인간은 완전한 꼴로 그려지지 않는다. 홍상수는 늘 미스터리를 남긴다. <해변의 여인>은 우연하고 모호한 세계의 본질에 조금 더 다가갔을까? 홍상수의 영화는 올해만의 영화라기보다 '우리 시대의 영화'다. 장병원 기자
첫댓글 헐 ~ 다 극장에서 본 것들이네요 ~ 전 괴물이 가장 좋았음 ! ㅎㅎ
누가뭐래도 가족의 탄생이 ?오야!! ㅠ_ㅠ저도 우연찮게 다 극장에서본것들.비슷한시기에 개봉한것들이 많네..
독특하긴했지만 사이보그...
다 좋지만 가족의 탄생 생각할수록 좋은 영화
가족의 탄생!!!!!!!!!!!!!
나도 그렇게 생각해. 틀림없는 박찬욱표 영화 싸이보그.
마돈나랑 싸이보그 최고 ㅋㅋㅋ 임수정 러블리한거봐 ㄷㄷㄷㄷ
괴물+라디오스타/솔직히 천하장사는 생각보다는 별루..
22저도 천하장사 별로였어요
앗,,,,,,,저는 천하장사 정말 좋던데ㅠㅠㅠ 이 다섯 영화에서 천하장사가 제일 좋았어요ㅠㅠㅠ
가족의 탄생, 괴물, 천하장사 마돈나.....ㅠ
싸이보그와 삼거리 극장 가족의 탄생 난 이 세개가 괜찮았어요^^개봉하자마자 봐서 다행.ㅠ.ㅠ
전 싸이보그랑 괴물 넘 좋았어여 ^^
진짜 싸이보그랑 삼거리 극장 가족의 탄생은 개봉하자마자 봐서 정말 다행 ㅠ 일찍 내려버려서 ㅠ
저두 싸이보그랑 가족! 삼거리 극장은 개봉한 지도 몰랐삼ㅁㅁ
괴물!!!!!!!!!!!!!!!!!!!!!!!!! 정말 최고...
타짜는 ㅠㅠ?
가족의 탄생,괴물,사이보그.. 제 best3
라디오스타는?-_ㅜ
해변빼고 라디오 스타 넣어주세요....
임수정 피부봐 ㄷㄷ 전 우행시랑 괴물 ~~
가족의탄생 구타유발자들 천하장사마돈나
괴물 탄생 배경이 너무 멋진거 같아요. 보통 사람들은 헛것을 봤겠거니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경험을 다듬고 발전시켜 영화로 만들고 많은 사람의 눈과 귀를 붙잡았다는 게....... 봉감독님 넘 멋져요.
사이보그 트플에서도 올해의 영화로 뽑혔는데ㅠㅠ역시 이영화 재밌게 본건 내가 팬이라서가 아니었어ㅠㅠㅠㅠ괴물도 괜찮았구..근데 라디오스타랑 삼거리극장 은 왜 없냐구ㅠㅠ
나두사이보그괜찮았음..a 사람들이 막 이상하다고 몰아서 으찌나 안타깝던지 ;
해변의 여인 빼고는 다 본 작품들~~ 싸이보그 커플은 사진만봐도 웃기고 귀여워요..ㅋㅋㅋ
저중에서 괴물이랑 마돈나가 최고 !!!!!!!!!!!!!!!!!!!!!!
괴물밖에 못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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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기 다섯편 다 봤는데 전부 기억에 남는 영화. 괴물 빼고는 다들 흥행을 못해서 매우 아쉬웠음. 특히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사람들이 이해를 못하겠다고 해서 안타까운 영화. 같이 공감했으면 좋았을텐데ㅠㅠ
해변의 여인 빼고는 다 봤어요. 이런 영화들..괴물빼고 다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음이 아쉬워요...특히나 싸이보그..해외선 꼭 제대로 평가받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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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여인 괴물 가족의 탄생 본거네 ~ 셋 다 좋앗음 ㅋㅋ
짝패두 끼어줘삼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 삼거리극장 / 타짜 / 가족의 탄생 / 괴물
마돈나 가족의탄생 쵝오
싸이보그 ,삼거리 극장 쵝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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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보그/괴물/천하장사!
싸이보그 ㅠㅠ 가족의탄생 못봤는데 꼭 보고말텨..ㅠㅠ
싸이보그와 가족의 탄생이 젤로 좋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