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의류 기업들, 중국 의존도 낮추기 착수
O 공급망 혼란, 고비용, 근로 조건에 대한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일부 서구 패션 브랜드들이 수십 년간 유지해 왔던 중국 공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시작함.
- 스웨덴의 패션 기업 마르코폴로(Marc O’Polo)의 전 CEO이자 현 이사인 디터 홀처(Dieter Holzer)는 자사가 2021년부터 생산 공장을 튀르키예와 포르투갈로 옮기기 시작했다고 밝히고, 이것이 업계 전반의 분위기이며 “공급망에서 균형을 잡고 위험 요소를 제거하여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함.
- 망고(Mango)와 닥터마틴(Dr. Martens) 같은 유명 의류 기업들도 최근 생산 공장을 중국 및 동남아에서 다른 국가로 이전했거나 이전할 계획을 밝힘. 망고의 토니 루이스(Toni Ruiz) CEO는 지난 12월 “중국 아웃소싱을 줄이고 생산 현지화를 추진할 것을 고려하고 있지만 상황을 예의 주시 중”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밝힘. 반면, 닥터마틴은 케니 윌슨(Kenny Wilson) CEO가 부임한 2018년 이래로 이미 총생산량의 55%를 중국 밖으로 이전했으며, 2020년 가을·겨울 컬렉션의 중국 제조 비율이 27%였으나 올해는 5%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됨.
- 윤리경영 컨설팅 회사인 임팩트(Impactt)의 로지 허스트(Rosey Hurst) 이사는 이 같은 현상이 일반화되고 있다고 말하며, 그 이유 중 하나로 중국의 대표적인 면화 생산지인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강제 노역이 동원되었다는 혐의 때문에 미국과 유럽이 아웃소싱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함. 이 쟁점과 관련하여 공급망의 추적 가능성을 높일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음.
-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상승한 물류비용과 공장 노동자들의 감염이나 격리로 인한 선적 지연 등의 공급망 혼란도 이러한 추세를 가속화함. 물류정보업체 포카이츠(FourKites)의 토드 심스(Todd Simms) 부사장은 “중국에서 모든 제품을 제조하여 전 세계에 실어 나르는 시대는 끝났다”고 평가하며, “시장 교란으로 인해 완제품 납품 비용이 증가했고, 더 탄력성 있는 나라로 생산 기지를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의 정당성이 커졌다”는 점을 그 이유로 제시함.
- 코로나19와는 별개로 중국의 임금 상승도 주된 요인 중 하나임.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공장 노동자의 평균 연봉이 2013년 46,000위안에서 2021년 92,000위안으로 두 배 상승함. 일례로, 온라인 패션 소매업체 아소스(Asos)의 호세 칼라몬테(Jose Calamonte) CEO는 지난해 실적발표회에서 운송비를 고려하면 중국에서 제조한 상품이 유럽에서 만든 상품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언급함.
- 또 다른 이유로, 급변하는 패션 트렌드와 소비자 요구에 맞춰 배송 시간을 단축할 필요성이 커진 것을 들 수 있음. 경영 컨설팅 기업인 알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의 애널리스트 막시밀리언 알브레히트(Maximilian Albrecht)는 급성장 중인 중국 패션 대기업 쉬인(Shein)과의 차별화도 이러한 변화의 이유 중 하나라고 말함.
- 이러한 상황에서 EU 관세 동맹의 일원인 튀르키예가 새로운 생산 기지로 가장 크게 부상함. 물류 컨설팅 회사 프록시마(Proxima)의 사이먼 게일(Simon Geale) 수석 부사장에 따르면, 휴고보스, 아디다스, 나이키, 자라 등이 이미 튀르키예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음.
- 생산기지 이전은 업계의 계획만큼 빠르게 실현되지 않고 있음. 국제경제연구센터(CEPII)에 따르면 여전히 중국과 베트남이 섬유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세계 최대의 패션 소매업체인 인디텍스(Inditex)의 공급업체 중 절반 이상이 아직 아시아에 기반을 두고 있음.
출처: 파이낸셜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