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는 유치원에 가서 아가들에게
공주의 효자 상덕이 이야기와
경주의 효자 손순의 이야기를 들려 주며
부모님께 효도하는 사람이 되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병원 장례식장에 들러
돌아가신 불자님을 위하여
아미타경 독경과 장엄염불을 해 드리고
절로 돌아 와서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신묘장구 대다라니를
범서로 둥글게 사경하였습니다
앞으로 있을 공주 지역 불자 단체들의
신구회장 이취임식 행사가 결정되면
그 법회에 찬조로 내놓을 생각입니다
사경을 하고도 먹물이 남아서
작은 종이에다가 덕불고 필유린과
수처작주 입처개진이라는 임제스님의 말씀을
쓰고 보니 모양이 그리 밉상은 아니라서
덤으로 한점 더 내놓아도 되겠다 싶습니다
수처작주 입처개진이라는 글 옆에다가
우리 말로 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고
머무는 자리마다 참되게 하라
라고 적어 놓았으니
굳이 한자를 잘 모르시더라도
그 뜻은 통할것입니다
수처작주 입처개진이라는 말은
임제스님의 어록(임제록)에 나오는 말로
대학 시절 선가의 여러 전적들을 탐독하며
서옹스님 연의로 나온 책을 읽었는데
그후 순천 송광사 대불련수련대회를 가서
지도법사 가운데 수련원장을 맡으신
불일암 법정 스님께서 강의를 하시며
수처작주 입처개진이라는 말씀과
즉시현금 갱무시절 卽時現今 更無時節
이라는 구절을 설하시는데
마음에 쏙 하니 들어 왔던 말입니다
당시 지도법사 스님으로
돈연스님과 도현스님등이 계셨는데
돈연스님은 강원도 정선 첼리스트 메주로 유명하고
도현스님은 동남아로 공부를 하러 가셨다가 오셔서
지금은 지리산 자락에 작은 두어평 아란야를 이루어
공부하고자 찾아 오는 불자들을 지도하고 계시며
그때 칠요일을 칠바라밀법에 맞추어
알아듣기 쉽게 불법의 이치를 설법하셨던
구산 수련 방장스님등이 계셨습니다
두분은 남고 두분은 가셨지만
이미 삼십여년이 지난 오늘에도
그때를 생각하면 맑고 향기롭던 그 모습이
아련하게 남아 생각에 잠기게 하니
몸은 나이를 먹어 변해가도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조금도 다를바가 없습니다
즉시현금 갱무시절이라고 한자로 적고
그 밑에 음을 달아 놓았더니 어느 법우가
우스개 소리로 즉시 현금을 내 놓으라
아니면 다음 기회(시절)이 없다
라고 읽는 바람에 배꼽이 빠질뻔 하기도 하였지만
오직 지금 이 순간 현재 외에는
과거와 미래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니
지금 이순간을 잘 살도록 권하시는 뜻일것입니다
언젠가 한번 적었던 일이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값이 비싼 금이 무엇이냐 물으면
순금 가금등 벼라별 금 이야기가 다 나올 것이지만
정답으로는 "지금"이 가장 값지다는 답을
이야기하기 위한 문제라고 합니다
금강경의 대가인 주덕산 스님이
점심 요기를 할 요량으로 만두집에 들어가니
만두를 파는 노파가 묻습니다
금강경 도인께 묻습니다
경에 과거심불가득 현재심불가득 미래심불가득이라 하셨는데
스님은 어느 마음에 점심을 하시렵니까
덕산스님은 이렇다 답을 못하는 바람에
점심을 굶을수밖에 없었다 하는데
나는 만두 소쿠리를 집어다 놓고
냠냠 짭짭 후루룩거리며 맛있게 먹고
보살님 솜씨가 아주 좋습니다 하렵니다
이 모두가 부처님 덕분입니다 아미타불 ()()()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