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학 공동연구팀 실험 액체 결정 막 통과 뒤에
초속 30만km보다 느려져 "극초단거리 정밀 측정 가능"
인간이 사상 처음으로 자연상태의 공기 중에서 빛의 속도를 늦췄다.
영국 그래스고대학과 헤리엇와트대학의 공동연구팀은 특정한 매개
물질이 없는 순수한 공기 중에서 빛의 속도를 인위적으로 늦추는 살험에
성공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자유공간에서 빛의 속도보다 느리게 이동하는 변형 구조 광양자'라는
제목의 연구팀 논문은 세계적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리기 앞서 이날
온라인판에 먼저 공개됐다.
지금까지는 빛의 진공상태 또는 매개 물질이 없는 공기 중에선 언제나
초속 약 30만km라는 불변의 속도로 이동한다는 게 정설이었다.
빛의 물이나 유리 등 특정한 매개 물질을 통과할 땐 속도가 미세하게
느려지는 굴절효과가 나타나지만, 해당 매개 물질을 통과한 뒤엔 즉시
광속을 되찾았다.
그러나 연구팀은 두 개의 빛줄기를 서로 다른 조건에서 동시에
계측 목표물에 투사하고 관찰하는 실험을 통해 빛의 속도에 대한 기존의
관찰 결과와 지식을 뒤집는 획기적 결과를 얻었다.
한쪽 빛은 자연상태로 진행하고, 다른 한쪽은 빛의 액체결정의 막을 통과했다.
그런데 결정막을 통과한 빛줄기의 양자들이 늦춰진 속도를 유지하면서
그렇지 않은 쪽의 광자들보다 목표물에 늦게 도착한 것이다
연구팀의 실험은 빛이 '입자'와 '파동'이라는 두 가지 특성을 동시에 갖고 있으며
양자역학의 물리 원칙에 따라 운동한다는 사실에 바탕한 것이다.
양자는 더는 나눌 수 없는 물리량의 불연속적 최소 단위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을 사이클 경기에서 처음에 한 그룹의 선수들이 함꼐 움직이는 속도를,
그 그룹 안에서 개별 선수들이 앞서거나 뒤처지는 움직임을 광자의 움직임으로 설명한 것이다.
연구팀의 다니엘 조반니 박사는 "이 연구는 정말로 정말로 흥미롭다"며,
늦춰진 빛의 속도를 이용해 극히 짧은 거리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여러 실용적 응용이 기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