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오늘은 더 나은 내일을 만들 것이다
스코틀랜드의 독립 위해 싸운
실존인물 윌리엄 월리스 이야기
제작·감독·주연 모두 멜 깁슨
아카데미 감독상 등 5개 부문 수상
폭정은 민심 이반을 낳고, 민심의 이동은 변화를 가져온다. 변함없는 동서고금의 역사적
교훈이다. 최근 태영호 전 북한 외교관의 탈북을 시작으로 ‘북한 위기론’이 대두했다. 정부가 북한 급변사태 시 군에서 탈북 난민 등을 임시
수용한 다음 정부기관으로 인도하는 조직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특단의 조치에 나선 이유다. 동북아에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와중에 북한
주민의 체제 탈출 등도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브레이브 하트’는 잉글랜드 전제군주의 폭정에 맞선 스코틀랜드의 혁명을
그린 작품이다. 때는 13세기 말. 스코틀랜드인 윌리엄 월리스(멜 깁슨)는 잉글랜드의 전제 군주인 롱섕크(패트릭 맥구한)의 탄압에 맞서 저항군을
조직한다. 저항군은 주민의 삶을 염두에 두지 않는 잉글랜드와 전쟁을 시작한다. 저항군의 위력이 커지자 잉글랜드는 휴전을 제안한다. 롱섕크는
화해의 사절로 이사벨 공주(소피 마르소)를 파견하고, 이사벨 공주는 월리스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월리스는 잉글랜드의 핍박을
벗어나기 위해 저항의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전투에서 패하고 포로로 잡혀 처형된다. 자신들의 자유와 주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월리스의
죽음에 고무된 스코틀랜드인들은 그의 정신을 받들어 저항의 목소리를 높이고, 1314년 마침내 베노번 전투에서 잉글랜드에 승리를
거둔다.
기사사진과 설명
윌리엄 월리스의 희생으로
스코틀랜드는 자유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결국 자유를
얻는다. |
‘브레이브 하트’는 할리우드 스타 멜 깁슨이 다재다능한
매력을 선보인 작품이다. 제작·감독·주연까지 맡았다. 피의 복수를 결행하는 액션부터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카리스마 넘치는 연설, 그리고
비극적인 사랑의 아픔까지 그의 연기력 또한 볼만하다. 영화는 영국에서 가장 높은 벤네비스 산, 유럽에서 최고의 강우량을 기록하는 글렌네비스
계곡, 아일랜드의 중세 유적지인 트림 성 등에서 촬영됐다. 그중 목조 건축물이어서 세월의 더께로 훼손된 트림 성은 약 12주에 걸친 보수공사를
통해 영화 속 웅장한 모습으로 재탄생시켰다. 이처럼 멜 깁슨은 이 영화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그 결과 1996년 제6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 촬영, 분장, 효과 및 사운드 편집, 작품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했다. 서사적 형식으로 풀어낸 이 전쟁영화에서는 절대 굴하지
않는 군인의 용기와 타협하지 않는 인간의 결기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 때문에 ‘브레이브 하트’는 스코틀랜드 주민을 억압에서 해방하기 위해
싸운 전사 윌리엄 월리스에게 찬사를 보낸 작품으로 해석된다.
기사사진과 설명
죽음의 공포에도 위축되지 않는,
자유를 향한 의지는 영화의 전반에 흐르면서 우리 군에 교훈을 준다. |
윌리엄 월리스는 스코틀랜드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잉글랜드에 용감하게 맞서 싸워 스코틀랜드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실존 인물이다. 그의
사후 556년이 된 1861년 6월 24일 스코틀랜드의 스털링에서는 그를 기리는 90m 높이의 기념비가 만들어졌다. 윌리엄 월리스에 대한 기록과
일기 등은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에 사는 그의 후손들에 의해 후대에 전해지고 있다. 이들은 ‘브레이브 하트’ 촬영 동안 영화의 역사적인 배경에
대해 조언했고, 전투 장면에서는 엑스트라로 출연하기도 했다.
당시 스코틀랜드 귀족은 잉글랜드에 아첨하고 기득권을 지키려는 이들이
대다수였다. 몇몇 귀족은 윌리엄 월리스와 함께 잉글랜드에 저항하다 롱섕크가 주는 땅과 금에 회유당하고 배신한다. 스코틀랜드 귀족 브루스는
스코틀랜드의 권력을 차지하는 데만 관심을 쏟는다. 반면 평민들은 자유와 삶의 정체성을 찾는 데 몰두한다. 월리스는 아버지와 형을 전투에서 잃지만
‘자유인이 되라’는 아버지의 말을 가슴속에 새겼다. 영화의 중반 월리스는 스털링 전투에 앞서 스코틀랜드를 상징하는 푸른 염료를 얼굴에 바른 채
자유에 대해 연설을 한다.‘우리는 자유인이며 목숨을 빼앗을 순 있지만, 자유를 빼앗지는 못할 것’이라는 그의 말은 요즘 남북한이 대치하는
상황에서도 유효하다.
<고규대 영화평론가>
브레이브 하트(Braveheart), 1995
감독: 멜
깁슨 / 출연: 멜 깁슨, 소피 마르소, 패트릭 맥구한, 캐서린 매코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