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에 몇 번씩을 엘에이 공항을 드나들던 때가 불과 엊그제 같은데
오년만에 나를 태우고 갈 국적기는
화려하게 리모델링한 공항만큼이나 낯설었지만
오랜 이웃을 만난 듯 반가웠답니다
미국 생활이
얼마나 타인의 삶에 개입하지않고 살고 있는 가를 증명이라도 하듯
30분 거리에 살고 있는 여동생 부부를
각기 한국을 향하는 두 국적기 앞에서 만나 어찌나 놀랐던지 ㅎㅎ
요샌 기내식으로 쌈밥도 나오네요
시청 앞 P호텔을 숙소로 정했는데
자사 호텔을 첫 방문 장기 투숙자라고 스페셜 룸을 준다길래 기대를 하고 올라갔더니
와~남산이 코 앞에
저 방의 비밀 하나
뛰어내릴 것같지 않게 보였는지
개폐식 창문이 있다는 것입니다
서울광장에선 체류하는 기간 내내
매일 다른 이벤트가 열려 어침부터 매일 밤 10시까지 불야성을 이루며 꽝꽝 거렸지만
주말엔 뭔 페스티발이었는지 한류 아이돌들 나오고 엔딩으로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따라 부르며 지냈던 나날들
그 창를 통해 서울의 공기를
그 창을 열고 시청과 을지로를 내려다 보던 날들도
벌써 추억이 되었네요
다음날 아침부터 먹방 시작
그 유명하다는 청진동 해장국집
제 입맛이 변한 것일까요
별로 였어요
지나다니기만 했던 청계천도
정말 관광객이 된 기분으로 걸었습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그런 마음이 들더군요
내친 김에 광화문까지
이곳도 서울식 추어탕으로 엄청 유명하다는데
재료 아끼지않는 미국식 푸짐함에 비해
양도 적은데 내용물이 부실하다는 느낌이 살짝..
그래도 미국에선 구경하기 힘든 것이니 감사하는 마음으로^^
대한문 앞에서 사진을
남편에게 언제 이곳을 와 본 적 있었는가 물었더니
50년은 되었을꺼라더군요
이렇게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언제 또 만나게 될까요
덕수궁
배달하는 맥도널 햄버거 오토바이가 신기하게 여겨지니..
이곳은 청진동의 북어 해장국 집인데 시원하고
정말 맛이 좋았습니다
미국 촌사람들의 인증샷ㅎㅎ
가격대비 맛도 괜찮았던 맛집에 나왔다는 연남동 기사 식당의 조식
저물어 가는 것이 아니라
여물어 가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요?
산낙지도 먹었어요
세상에나..
불과 오년만에 도시가 어찌나 변해 있던지
이곳을 찾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통오리 전문점..막걸리가 일품이었던
저 사는 곳에 디즈닐랜드가 있어
저녁 9시 30분이면 매일 30여분동안 폭죽을 터뜨리거든요
몇 번 구경을 하기도 했고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엔 온 도시가 폭죽소리와 매캐한 연기로 몸살을 앓아 별 감흥이 없을 줄 알았는데
한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불꽃축제는
뭐랄까..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동을 받았습니다
흠..아주 맛있었던 ^^
숙소에서 바라본 남산의 야경
돌아오는 날
추석연휴와 겹쳐 공항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재료가 떨어져 주문을 받지 못하는 식당도 있었고
좌석 확보를 해야만 식권을 판다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한 삼십분 기다려 냉면 한그릇 먹고
앉을 곳이 없어 헤메던 중
외국인에게 한국 체험을 해주는 부스가 텅 비었길래
그곳에 자리를 잡고
한시간동안 칠하고 붙이고 만든 사방 탁자 액자
참 예쁘지요?
돌아와 멕시칸 직원에게 선물했어요
엘에이가 내려다 보입니다
이십년을 넘게 살아도 건물 한 두개 들어선 것 외엔
변하는 것이없는
어찌보면 답답하게 느껴지는 곳으로의 귀환에 왠지 모를 안도감이 ㅎㅎ
온 도시가 고층 아파트 숲으로 변해있고
재건축의 크레인이 설치되어있지 않은 곳이 없는
경제적으로 외적으로 화려하게 변하는 첨단도시 서울과
대한민국이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뭐랄까 새로운 것만을 지향하는 것에 대한
우려와
떠날 땐 많은 분들을 만나고
남대문 동대문 시장도 들리려고 숙소도 시청 앞에 정하고
티브이에서 보았던 무슨 둥둥 섬인가와
새로 건축되었다는 롯데 타워
서울 살면서도 가본 적없는 올림픽공원을 가보고자 하는 계획이 있었는데(진짜 촌스럽지요 ㅎㅎ)
너무 혼잡해서 근처 이동하는 것만으로도 지치고
걷는 것이 힘들어서 아무 곳도 둘러보지 못하고
돌아온 것이 너무나 아쉽네요
언제 또 가게될지..
아마 그때는 더 많은 것이 달라져 있을테지요
그러나 여전히 사오모는 서로 사랑함에 부족함이 없을테고
그때까지 여전히 그 행복한 만남들을 부러워만하게 될테지만
모두 늘 건강하시기를
지금처럼 행복하시기를 멀리서 빕니다
파스텔
첫댓글 새끼 발꼬락이 이쁘다이...
하이고 첫 댓글을..
여전히 감사하고..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언제 한번 엘에이 방문해 주셔요^^
아이고 서울에 살아도 구경 못 한 것들 알차게 보고..알차게 드시고 갔네요.
파스텔님도 건강히 지내다 우리 다시 꼭 봐요.^^
그러게요
서울에 살아도 한번도 가본 적없던 곳들
늘상 먹던 음식들이 이리 마음에 와 담길 줄 몰랐습니다
훗날에 꼭 만나요^^
바쁜 일정을
그래도 알차게 보내신듯하여 고맙네요
만나지못한것은 참말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고마워요~올리브님
있을 땐 일정이 짧았던 터라
시차도 그렇고 너무 달라진 환경에 별로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왔는데
돌아오니 급 후회가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다시 만날 때까지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아니 대관절 뗏냐파스님이 서울에 소리 소문없이 없이 다녀 가졌다는 말씀?
시방 날마다 보는 저 남산타워, 고양시의 너른마당 새로 옮겨지은 저 식당을 댕겨서 콤새 LA로 가졌다는 말씀.
쵸코렛 얻어 먹으러 가긴 가야겠다는 말씀만 답글로 드립니다.
남산 타워는 눈이 무르도록 바라보다 왔고
엄마 산소 다녀오다
자주 가던 너른마당 옥호가 생각 안나
마치 다른 나라처럼 변해버린 아파트 숲을 뚫고 저집 찾느라 엄청 헤멨어요 ㅎㅎ
환영합니다~언제든 오세요 ^^
오랫만에 다녀 가셨군요.
평안하시지요?
참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것 같아요
엊그제인 것 같았는데 벌써 다녀간지 오년이 지났더군요^^
참 궁금했던 분인데..
글표현이 참 아름다우시네요.
아쉬움은 항상 남겨두는게 좋은거라던데요
잘지내시다가 다음에 오시거들랑 꼭 뵜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언젠가 꼭 뵙게 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매우 반갑습니다~~~사진을 보니 기억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