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날 사람 없어지는데”…노인들 채팅하면 인지기능 향상된다
10분씩 영상 채팅한 노인, 정서적 웰빙도 좋아져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대화가 사회적으로 고립된 노인의 인지 기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나이가 들수록 주변 사람과의 만남이 줄어드는데 이러한 사회적 고립은 인지 저하와 치매의 위험 요소가 된다. 이 가운데 학술지《노인학자(The Gerontologist)》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대화가 사회적으로 고립된 노인의 인지 기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무작위로 선정된 75세 이상 참가자 186명을 실험 그룹과 통제 그룹으로 나눴다. 두 그룹의 참가자들은 훈련된 면접관과 6개월 동안 주당 4회 인터넷과 웹캠을 통해 인지 자극을 주는 대화를 했다. 이후 6개월 동안에는 같은 방식으로 주당 2회 대화를 했다. 실험 그룹과 통제 그룹 모두 매주 10분간 전화로 체크인을 받았다.
연구 결과 실험 그룹은 통제 그룹에 비해 전체 인지 검사 점수가 높았다. 정상적인 인지를 가진 실험군 참가자는 언어 기반 실행 기능이 더 높았다. 모든 실험이 끝났을 때 경도 인지 장애 대상자 실험군은 더 높은 인코딩 기능을 보였다. 또 통제 그룹과 실험 그룹 모두에서 정서적 웰빙 측정이 향상됐다.
연구진은 “1년에 걸쳐 이러한 상호 작용은 인지 점수를 증가시켰을 뿐만 아니라 정서적 웰빙을 향상시키고 주의력과 관련된 뇌 영역의 연결성을 증가시켰다”며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사회적으로 고립된 노인들의 뇌 기능이 다르게 자극될 수 있으며, 상호 작용이 인터넷 기반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이번 연구 결과는 디지털 대화가 사회적 고립과 그로 인한 인지적 영향에 맞서기 위한 실행 가능한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사람이 아닌 인공 지능 훈련 로봇인 챗봇을 통해 대화 상호 작용을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연구진은 “인간의 접촉이 정서적 웰빙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인지 자극의 경우 챗봇이 인간만큼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으며 현재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현 기자
sabina@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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