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1일연중 17주간 목요일
- 이영근 신부 복음; 마태13,47-53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47 “하늘 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 48 그물이 가득 차자 사람들이 그것을 물가로 끌어 올려놓고 앉아서,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49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천사들이 나가 의인들 가운데에서 악한 자들을 가려내어,50 불구 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51 너희는 이것들을 다 깨달았느냐?” 제자 들이 “예!” 하고 대답하자, 52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그러므로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 모든 율법 학자는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53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들을 다 말씀하시고 나서 그 곳을 떠나셨다.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
우리는 <마태오복음> 13장에 나오는 ‘하늘나라에 대한 비유’에서, 마지막 일곱 번째인 “그물의 비유”를 들었습니다. 이 비유는 지금까지의 하늘나라에 대한 비유들에 대한 결론에 해당한다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날에 있을 “심판”을 강조하시면서, 하늘나라의 비유를 마무리 지으십니다.
“하늘나라는 바다에 그물을 쳐서 온갖 것을 끌어올리는 것에 비길 수 있다.”(마태 13,47)
사실, 그물 속에는 “온갖 것”이 한데 섞여 있습니다. 마치 밀밭에는 밀과 가라지가 함께 자라듯이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그물이 가득 차면, 어부들이 그물을 해변에 끌어올려 좋은 것은 추려 그릇에 담고 나쁜 것은 내 버린다.”(마태 13,48)
“세상의 끝날”이 오면, 하느님의 천사들이 밀밭에서 가라지를 따로 뽑아 묶어서 불에 태워버리고 밀은 하느님의 곳간에 거두어들이듯이, 하느님의 사명을 받은 어부들이 바다에서 그물을 끌어 올려 쓸모없는 나쁜 고기를 추려내어 해변에 죽게 내버리고, 좋은 고기는 “하늘나라”라는 그릇에 담는다는 말씀입니다.
결국, 이 “그물의 비유”는 의인과 악인의 종국적인 결말이 준엄함을 말해줍니다. 사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바다에 생명의 물을 부으시어 우리를 살게 하시고, 그 물속에서 생명을 모아들이십니다.
곧 우리를 살리려고 당신 생명의 그물에 몰아넣으십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이미 ‘당신의 그물’ 속에 들게 하셨습니다.
이 ‘그물’은 욥을 찾아와 충고했던 친구(빌닷)의 말을 떠올려줍니다. “모르겠는가? 나를 이렇게 억누르는 이가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나를 덮어씌운 것이 그분의 그물이라는 것을!”(욥 19,6)
시편 작가도 이렇게 노래합니다. “실족하여 죽을세라 염려하여 주시며 우리의 목숨을 되살려 주셨다. ~우리를 그물에 몰아 넣으셨으며 짐을 등에 지우셨다.”(시 66,10-11)
이처럼, ‘그분의 그물에 든 물고기’인 우리는 동시에, 하느님께서 “바다에 처져 있는 그물”, 곧 ‘이 세상에 쳐놓은 그물’이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이 세상의 바다에 처져서 온갖 것을 끌어올리는 사명을 받았습니다.
그러니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의 비유 일곱 가지를 마치신 다음, 제자들에게 그 사명을 상기시켜주십니다. “너희는 이것들을 다 깨달았느냐? 하늘나라의 교육을 받은 율법 학자는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마태 13,51-52)
그렇습니다. 우리는 하늘나라의 교육을 받은 예수님의 제자들입니다. 그러니, “하늘나라”의 의미를 깨닫고, 또한 가르치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먼저’ 우리의 곳간에 ‘하늘나라의 복음’이 채워져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하늘나라는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마태 13,47)
주님! 하늘나라의 그물에 저를 몰아넣으소서. 당신 말씀의 그물로 덮어씌워 당신 뜻 안에 가두소서. 세상의 바다에 저를 던지시어, 당신의 그물이 되게 하소서. 온갖 고기를 모아들일 뿐, 제 입맛에 맞게 고르지 않게 하소서. 제가 그물일 뿐, 주인이 아니듯 고기의 주인도 아님을 잊지 않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이영근 아우구스티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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