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시험기간이라이러면안되는데,
갑자기팍떠오른소재를놓칠까싶어서요!
좀 짧을지도 몰라요,
-" 자기야.후문 앞이야.빨리 나와.영화 시간 다 되가니깐. "
" 알았어.조금만 기다려. "
툭.전화를 끊고 거울을 보며 짙은 립스틱으로 마무리 짓는 나,윤 화.
지금 전화를 끊낸 놈은 2년 째 사귀고 있는 남자친구,서강희다.
뭐.특별한 특징 없고,그저 얼굴이 잘생겼고 학교에서 쪼금 논다는 이유로 만난 녀석인데
요즘 새로 만나기 시작하는 놈과 만나다보니 비교되는 점도 많고 슬슬 질린다.
" 조금만 더 놀아주다 끝내지 뭐, "
바람둥이 윤 화의 입장에서 보면 그 녀석은 꽤 오래 사귄 축에 속한다.
그래서 더 질린다.가난한 집이 싫다며 집을 나가버린 엄마.그 후로,난 꽤 삐뚤게자랐다.
남자를 수시로 바꾸고 도둑질도 서슴치 않고 했다.
가방에 화장품을 죄다 쏟아부은 후에 천천히
후문으로 향했다.오늘은 왠일로 혼자서 바위에 걸터 앉은 서강희.
그리고 머리 스타일을 바꿨는지 빨갛게 물들인 머리를 매만지고 있었다.
그러다 나를 발견하고 씨익 웃으며
손을 흔드는 서강희.
" 자기야,빨리와!!!!!!!!!! "
귀여운 축에 속하는 놈이다.이 놈의 친구와,
이 놈은 학교에서 좀 논다하는 놈들이다.웃는 얼굴로 있지만
한 번 싸움터에 끼어들면 순식간에 얼굴이 변하는 놈.
" 영화,예매해 놨어-? "
" 응!!멜로야!!!!자기가,저번에 멜로 보고 싶댔잖아. "
빙긋 웃는 놈의 얼굴에 옅은 보조개가 패였다.
그 웃음이 얼마나 갈까.저 놈의 우는 모습은 어떨까.
새삼 궁금해지며 나는 녀석의 옆에서 걸었다.
" 있지-오늘 준이가 여자친구랑 헤어졌는데.
남자가 여자 때문에 우는게 되게 추해 보이는거 있지이.
그래서 준이한테 그렇게 말했다가 영호한테 맞아 죽을 뻔했어!! "
" 치-나중에 너도 여자한테 차여봐라,뭐.그렇게 펑펑 안 우나. "
" 걱정마.화는 나 안 찰꺼잖아.그럼 됬지 뭐. "
그 놈은 날 믿고 있었다.
조금 미안해졌다.하지만,저번에 만난 그 돈 많던 놈을 떠올리며
마음을 굳게 먹었다.
/영화관
팝콘을 입에 물고 콜라 두 개를 든 채 위태위태하게
내 쪽으로 걸어오는 서강희.나는 콜라를 받았다.
그러자 여유로워진 손으로 팝콘을 드는 서강희.
" 시간 없다,들어가자- "
" 응.내가 들까? "
" 됬어!여자한테 어떻게 그런 걸 시켜.화는 그냥 콜라만 들고 와. "
서강희는 먼저 들어가더니 에어콘 쪽 자리를 비워두고
그 옆에 앉았다.나는 에어콘 쪽 자리에 앉았다.
바람이 시원하다,그러나 입고 있던 잠바를 벗어주는 서강희.
" 이거 추우면 덮어.바람 차잖아.감기 걸려서 콜록 거리는거 도저히 못 보니깐. "
" 넌 안 추워?바람 계속 맞으면 꽤 쌀쌀할텐데 "
내 물음에 그저 손을 저으며 웃는 서강희.
바보같을 정도로 착해 보이는 그 녀석의 웃음이다.
어느새 영화가 상영되고 나는 정신 없이 영화에 빠져들었다.
아삭아삭-서강희 쪽에서는 팝콘 씹는 소리만 난다.
영화는 점점 클라이막스를 향해 다가갔고
이제는 아삭 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대신 내 어깨가 조금 무거워졌다.고개를 돌리자 서강희가
어느새 콜콜 내 어깨에 기대어 자고 있다.
나는 고개를 돌려 다시 스크린을 쳐다보았다.
여자의 우는 모습과 떠나가는 남자의 뒷 모습이 보였다.
나로서는 도저히 겪어볼 수 없는 일이다.남자를 버리는건 항상 나였으니깐.
...
..............
......
영화가 끝나고 웅성이는 소리에 잠에서 깬 서강희가
졸린 듯 눈을 비빈다.나는 자리에서 일어났고 서강희는 곧
내 뒤를 바싹 쫓아왔다.
" 영화 재밌게 봤어-?난 졸아버렸어.씨- "
" 응.재밌었어.고마워- "
아무것도 아니라며 싱긋 웃는 녀석의 모습
아직도 졸린 듯 풀린 눈과 보조개가 들어간 미소는 꽤나 귀여운 편이였다.
갑자기 내 손을 잡는 서강희.
" 뛰자!! "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뛰기 시작했다.
난 숨을 헉헉 몰아쉬며 서강희를 따라 뛰었다.
곧,어느 가게에 도착했다.사람들이 웅성웅성 터질 것만 같이 많았다.
" 이 집 꼬치가 끝내주게 맛있거든.벌써 사람이 이만큼 있다. "
내심 근사한 레스토랑을 기대했던,
나는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지 못 했는지
벌써 줄을 서 있는 서강희.어쩔 수 없이 나도 서강희의 뒤에 섰다.
서강희가 내 어깨에 대충 걸쳐진 자신의 마이를
조금 더 끌어당겨 확 덮어주었다.
그리고 쉴 새 없이 내 앞에서 조잘거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 많던 줄이 짧아질 때 까지 녀석의
수다를 들어주어야 했다.여자인 나보다 말이 더 많은 서강희다.
꼬치를 잔뜩 사서 벤치에 앉았다.서강희는 꼬치 하나를 입에 물며
내게 하나 건내주었다.양념이 듬뿍 뿌려진 꼬치였다.
" 머어봐!!어처마이어!! "
" 치.다 삼키고 말해.무슨 말이지 못 알아듣겠다구. "
내 말에 꼬치를 꿀꺽 삼키는 서강희 .
난 서강희가 건내준 꼬치를 받았다.
" 치,맛있으니까 어서 먹어보라구 했어! "
" .응.그래.얼른 먹을께,너도 많이 먹어. "
그렇게 맛은 꽤 있지만,그렇게 배가 부르지 않은
꼬지를 실컷 먹었다.서강희는 그게 뭐가 그리 좋은지
웃고만 있었다.이 녀석의 웃음이 이제 바보같이 느껴진다.
...
.....................
......
" 나랑 사귀자. "
서강희와 영화를 본지 일주일 뒤.
나는 드디어 그 재벌 2세에게 고백을 받아냈다.
꽤 무뚝뚝하고 말이 없는 놈이였지만 난 싱긋 웃으며 녀석의 고백을 받아들였다.
이제 서강희와도 끝이다.
" 좋아- "
..
........
" 얼른 와,할 말이 있어 "
전화로 할 말 만을 하고 끊어버렸다.
곧 숨을 헉헉 몰아쉬며 도착한 서강희.
땀 범벅이 된 채로 내 앞에 앉는다.
" 히유,얼른 오라고해서 되게 뛰었어.화야. "
" ..응,그래.나 할 말 있어 "
" 응,해도 되.화 말은 뭐든 들어줄 수 있어! "
서강희의 말에 한참을 뚫어져라 서강희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빙긋 빙긋 끊임없이 웃으며
역시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서강희.난 물 한 모금을 마신 후 입을 열였다.
" 헤어지자- "
" ..응..? "
서강희가 못 들었다는 듯,잘 못 들었다는 듯
내게 다시 되물었다.난 한숨을 쉬고 다시 입을 열었다.
" 헤어지자고.서강희.새 남자 생겼어. "
" 화야-무슨 말이야...헤어지자니...새..남자라니.. "
" 너 이제 질렸어.질렸다구,바보야.돈 훨씬 많고 나 훨씬 사랑해주는 사람 만났어.
그러니깐 이제 그만 만나자. "
더 이상 구차하게 매달리는 모습이 보기 싫었기에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빠르게 서강희의 옆을 지나치려는데
서강희가 내 팔을 잡았다.난 자리에서 멈추어 서강희를 내려다보았다.
녀석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울고 있었다.
" ...하...화야..다시....다시..생각해 보면 안 될까?.......다시..한..번만... "
" 미안.서강희.우리 제발 쿨 하게 깨지자.응? "
" ......하... "
서강희는 힘 없이 내 손을 놓았다.
난 서둘러 까페에서 빠져나왔다.
내가 문을 닫기 무섭게 서강희의 목소리가 까페에 울려퍼졌다.
" 아아아아악!!!!!!!!!!!!!!!!!!!!!!!!!! "
...
................
...........
....................
........
서강희와의 이별은 생각처럼 쉬웠다.
녀석은 다시는 후문 앞에 나타나지 않았고
학교 근처에도 나오지 않았다.아이들의 수근 거림을 들으면서도 나는
새로 사귄 남자 박재웅과 연애를 끊지 않았다.
무뚝뚝하면서도 자상한 남자였다.
그리고 그는 무엇보다 돈이 많은 남자였다.
나이도 2살이나 많은 대학생이였고 나 외의 여자는 만나지도 않았다.
행복했다.하지만,뭔가 비어 있는 느낌이였다.
..
" 내일 영화 보러 가자. "
" 영화?좋아.멜로.. "
" 공포영화 어때?요즘 재미있는거 나왔던데? "
그 말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뭐라고 대꾸할 수도 없어서 순순히 고개만 끄덕였다.
사귀게 된지 1년이 넘었지만,난 아직 내 의사도 제대로 표현 못 하고
그에게 눌려살고 있다.
약속 시간이 되고 영화를 보러 온 날.
나는 의자에 앉아 그를 기다렸다.
그러나 그는 콜라 하나만을 가지고 올 뿐이였다.
" 들어가자 "
내 손에 쥐어주는 콜라도,맛있어 보이는
팝콘도 전혀 없었다.다시 그의 손에 끌려 나는 영화관 안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우뚝.자리에서 멈추어섰다.우리 자리는,그 때 그 자리였다.
나와 서강희가 헤어지기 전에 영화를 보러 왔을 때 앉았던 자리.
꾸욱.
괜히 주먹이 쥐었다 펴지면서 그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이상하다.나 지금 그 때를 그리워하고 있는건가?
" 앉아. "
먼저 나더러 들어가라는 그 남자.
난 안 쪽으로 들어가 앉았다. 내 옆에 앉은 다른 남자.
그래,그 때 날 안 쪽으로 안 보낸건 에어콘 때문이 아니라 다른 남자가
앉을지도 모른다는 것 때문이였구나..서강희..
영화가 시작됬다.지루하고 끔찍한 장면들이
연달아 나오고 나는 영화가 무슨 내용인지조차 알지 못 했다.
서강희는 멜로 영화를 싫어했었다. 닭살스럽다면서,똑같은 장면만
나오다면서 말이다.그러면서도 내가 보고 싶다고 했을 때는 아무 말 없이 따라와줬다.
갑자기 눈물이 날려고 한다.
이상하게 서강희가 그리워지고 있다.
" 오빠..우리,그만 보자.. "
내 말에 오빠는 아무 말 없이 순순히 따라나와주었다.
하지만,연달아 내 옆에서 불평을 털어냈다.
그 말을 모두 듣고 있을 수만 없었다.
" 오빠.나 배고파 "
" 그래?그럼 저녁 먹자. "
그러고 앞 서 걸어가는 그 남자.
내 발을 맞춰주려는 생각조차 없는 남자다.
곧,들어간 곳은 사람이 많고 시끌한 꼬치집이 아니라,
조용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이다.내가 원하는 고급스러운 음식들을
먹으면서도 왠지 가슴이 답답하다.
..
.....
이제야,알겠어.
나 실은,서강희를 아주 많이 좋아하고 있었는지도 몰라.
이렇게 작은 것 하나하나 까지도 서강희의 자상함이 떠올라서.
그 애가 떠올라서 미칠 것만 같아.
....
...이제야,알았어.
나 그 애를 사랑하고 있었단 걸.
..........
쨍그랑.
나이프와 포크를 떨어트려버렸다.
부들부들 온 몸이 떨린다.바보같이,내가 그 애를 울렸어.
그리고 이제서야 그 사실을 알아버렸어.
..툭,툭.
쉴새없이 눈물이 흐른다.
바보.바보,넌 바보야.넌 바보라고,윤 화.
그렇게 널 사랑하고 또 내가 그렇게 그를 사랑했는데 난 이제야
그 사실을 알아버렸어.미안해.미안해,서강희.
" 오빠.미안해,우리 그만 만나자.. "
오빠에게 이별을 고하고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재빨리 레스토랑 밖으로 뛰었다.
바보바보바보바보,윤 화.
그 애의 학교로 뛰었다.
아직까지 환희 불이 켜진 학교.
문에 기대었다.한명 한명 학생들이 나오는 것이 보인다.
그를 보면 말할 거다.
나도,너를 사랑한다고,죽어도 좋을 만큼 사랑한다고.
..그 빈자리를 이제야 알았다고.
미안하니,받아달라고 말이다.염치 없지만.
난 지금 그가 아니면 안된다.이제야 알아버렸다.
그 때.
저 멀리서 그 애의 빨간 머리가 보인다.
나는 웃으면서 그 애에게 돌아섰다.
그러나.
" 꺄악,강희야.같이가!! "
" 준이,너 자꾸 민영이 괴롭히면 가만 안 놔둔다? "
" 아.치사한 새끼.누가 괴롭혔다는거야.그냥 머리결이 얼마나 좋나 싶어서- "
...
..
그 애의 곁에 이제 다시 그 애를
웃게 만드는 다른 여자가 있다.
..
난 교문 뒤에 숨었다.
그들이 천천히 학교에서 멀어졌다.
그리고 난 들리지 않을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
미안,
미안해.서강희.
나 이제야 널 사랑한단 걸 알아버렸어.
하지만,
나도 널 위해서
널 놔주어야 하나봐.
행복해.
서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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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소닷단편소설
[단편]
[김거울.] 난 나쁜 여자,넌 착한 남자
김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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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1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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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으악.생각나는데로끄적이다보니이상하군요.나중에시험끝나면제대로수정해서올리겠습니다!
해피엔딩안될까요???ㅠㅠㅠ잘됬으면 좋겠는데ㅠㅠㅠㅠㅠㅠㅠ
번외편 써주세여 ㅜㅜ . 슬프네여 ㅜㅜ
번외 기다릴께요~~ ㅠㅠ 재밋엇어요~
번외편 써주세여 ㅜㅜ. 슬프네여..
잘 읽었어요^^ 번외도 남주번외부탁 ~
번외부탁드려요ㅠㅡㅠ
노무노무 재밌어요ㅜㅜㅜㅜㅜ번외 완전 부탁드립니다ㅜㅜㅜ
번외 꼭 써주세요,,ㅠㅠ
으엉 ㅠㅠ여주 안타까워요..남자번외편 보러가야지 ㅎㅎ 수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