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장수 상회"..........민솔
화창한 9월의 토요일 오후..
젊은이들이 북적대는 대학로에서 해수랑 같이 "장수상회" 란 연극을 봤는데
마로니에 야외 공연장은 언제나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붐비는 곳이라
사시사철 내내 가리지않고 공연이 열리고 있었다
시간 마추러 나온 친구랑 오랫만에 마로니에 공원의 이모저모를 둘러보았다
사물놀이패의 공연이 한창 연습 중에 있었고 우린 의자에 앉아 쉬었다가
해수와의 약속 장소인 우리가 관람할 연극 공연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장수 상회는 치매가 걸린 어느 중년 남편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으로
가족들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치매에서 걸린 남편을 위해 노력하고
또 아버지를 위하는 자식들의 애텃한 맘을 한편의 연극으로 다루고 있었다
지하 4층에 마련된 공연장은 의외로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들어서고 보니 내 생각과는 다르게 꽤나 젊은 층의 관람객에 놀랐으며
작은 소극장일줄 알았는대 마치 어느 넓은 영화관 같음에 재차 놀랐다
나도 친구랑 같이 왔지만 해수도 가까이 사는 친구 한명을 데리고 왔었다
자그마한 체구의 아우 해수지만 마음 씀씀이는 정말 칭찬이 모자랄 지경이니
내 어찌 해수를 끔찍히 이쁘하지 않을 수가 있으랴!
공연이 끝나고 바깥을 나오니 해수와 친구는 눈가가 붉어져 있었다
나이든 부모님이 생각나서 였기도 하지만 치매에서 탈출시키고 싶은것을
중년의 사랑으로 승화시키려는 그 아름다움에 매력이 넘쳤다고 한다
아직 나보다 한참이나 더 어린 연령들이 무슨 중년의 사랑을 안다고 ㅋㅋㅋ
우리 넷은 어느틈에 생맥주집에 자리를 하고 있었다
무언가에 매료되어 저가끔 울고 나온 지금의 이 분위기로선
그냥 헤어지기는 어딘가 아쉬웠다고나 할까?
우리가 자리한 맥주집의 정경이 마치 몽골의 주거지인 "게르"를 연상한 탓에
이야기가 몽골로 이어졌고 해수랑 동행한 친구의 몽골 여행담이 펼쳐졌다
언젠가 몽골을 가서 그곳의 어린 조랑말과 경기용 말을 다 타본 무용담을
정말 신명 나듯 들려 줄때 우리 모두는 그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들고 말았다
해수랑 헤어지고 친구와 나는 근처의 이화장을 끼고 낙산공원을 올랐는데
공원 무대에는 어머니와 어린이들을 위주로 하는 공연이 열리고 있었다
우린 한켠에 물끄러미 앉아서 가쁜 숨을 내벹으며 구경을 하였다
가랑비가 한,두 방울씩 뿌린다
길을 재촉하며 걸어 내려오는데 낙산공원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이미지 조각품이
불안스러운 모습을 하고 오늘도 그곳에 의연히 자리한채 서 있었다
재작년 초봄에 초딩 친구들과 같이 이곳에 와서 초로의 모습을 잠깐 잊은채
여고 시절의 교복들을 걸치고 거리를 활보하는 기념 사진들을 찍으며
가시나들 끼리 킥킥거리곤 했었는데 ...
가을은 저마다의 느낌을 안겨주며 소리없이 익어 가는듯 했다
초연하리만큼 살며시 ....
첫댓글 ㅎ
때는 바야흐로 가을 이구먼
봄 을 살고 있습니다
계속
앗싸 !!!
언니....
진정 가을 맞아요
오늘은 가을비가 오네요